2022/09 5

60년간의 My Home 변천사

60년 넘게 살면서 60년동안 내 집은 어떻게 변했을까? ​ 아직 한번도 생각해 본것을 쓸려니 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도 모르겠다. 왜 이런 것을 부모님이나 형님들에게 물어보지 않았을까? 아주 어린 시절 내가 살던 동네밖에 기억이 없으니 내가 장가가기 전까지 살던 집에서 태어난 것이 맞는 것 같다. ​ 1. 고향집 (50년대 ~ 80년대 초) ​ 인천의 동구 화수동 130번지. 초가집이었다. 삐거덕 거리는 검은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른쪽에 아궁이가 있는 작은 사랑방, 전면에는 안방이지만 부엌은 없었다. 그 앞에 커다란 광(창고)이 있어 나무나 톱밥등을 쌓아 두었고 그 왼쪽에 작은 문을 지나면 개울 옆에 변소(화장실)가 있었다. 그 반대편에도 대문같은 문이 달린 곳을 넘어서야 우리 집의 고운 찰흙이 깔린 ..

카테고리 없음 2022.09.04

나 어린 시절의 기억

마당과 뒷뜰이 넓은 집이 있었다. 장독대에는 어릴때 내 키만큼이나 큰 장독에 누런 메주와 빨간 고추 새까만 숯가락이 둥둥 떠다니던 새까만 간장독 뜨거운 햇살에 잘 익은 고추장 항아리에 어느 날 날아드는 새까만 눈먼 풍뎅이가 있는 날은 온종일 그 녀석을 장애아로 만들어 놓고 놀던 우리 집 안마당. 그리고 장독 뒤의 벽돌 담벼락은 가끔 형님이 연 날린다고 올라가서 늘 흔들 흔들. 집을 새로 짓는다고 형님과 내가 그 담을 손으로 밀어서 쓰러뜨려 버렸을 정도로 허술한 담이 있었다. 뒷 뜰에는 채송화, 맨드라미, 봉숭아, 분 꽃, 피마자 등의 꽃들이 자랐고, 때로는 돼지감자라는 씨알이 무척 굵은 감자를 심기도 했다. 특히 누님이 그 화단을 잘 가꾸어 해마다 가을이면 씨앗을 모으느라 신경을 쓰기도 했다. 마루에서 ..

내고향 인천 달동네 화수동

2013년 6월 22일 토요일 인천에 있는 교회에서 합창단 친구의 아들이 결혼식한다기에 결혼식 참석하여 축가부르는 것 보다 오랜만에 내 고향을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기분좋게 했다. 미리 다음 지도의 도로검색기능으로 내가 살던 집은 그대로인 것을 확인해 보았지만 그래도 직접 가봐야지. 결혼식 후 동생부부와 같이 찾아가는 내고향 화수동. 인천의 대부분 동네가 시대의 흐름에 맞게 알아 볼 수 없도록 변했지만 내 고향 화수동 달동네는 거의 변함이 없다. 길을 찾아 가는 것도 새로 생긴 도로와 변해 버린 주위 환경으로 도무지 방향을 못 잡을 정도라 네비게이터의 안내로 따라 찾아 간 내 고향. 이 곳에서 태어나고 학창시절을 다 보내고 결혼하고나서야 떠나왔다. 이전에는 어느 집이나 모두 대문을 열어 놓고 ..

Dixit Dominus 공연, 2022. 9. 4

2022. 9. 1 ​ 세라믹팔레스홀의 앞자리에 혼자 연주를 들으며 내 얼굴에는 계속 미소가 흐른다. ​ '그래 이게 내가 원하는 음악이야.' ​ 내가 한국에서 가장 사랑하는 연주 단체가 콜레기움 보칼레서울과 콜레기움 무지쿰서울이다. 초기에는 대우합창단이 좋았고, 이후 모텟트합창단 그리고 이제는 내 딸이 연주자로 있는 이 연주 단체다. ​ 주로 고음악을 연주하는 이 연주 단체는 내가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레퍼터리들을 주로 연주한다. 아빠의 음악 취향 때문인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유학을 다녀온 딸도 이 연주 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연주하고 있다. 이번 연주는 처음 가보는 세라믹팔레스홀이라 집에서 거리가 좀 멀었지만 가까운 곳에 전철역이 있어 접근은 어렵지 않았다. ​ 오늘 연주하는 곡은 모두 영국 작곡가들의 곡..

깜짝 선물 - 여행비

직장 다니던 시절. 전 세계로 출장을 다니니 집에는 늘 여러 나라들의 지폐와 동전들이 가득했다. ​ 유로화로 통일되기전 80년대 유럽으로 출장가서 돌아다닐 때 각나라마다 화폐가 달랐지만 다른 나라로 가면 그 돈을 환전하지 못하고 그냥 나가버렸고, 이 후 유로로 통일된 뒤 한참 뒤에 잊었던 스위스, 프랑스, 독일, 체코 등의 지폐 한 웅큼을 발견했다. 그 돈을 국내 외환은행에 가지고 갔지만 오래 되어 환전할 수 없었다. 혹시나 그 후 유럽으로 출장가는 직원에게 환전이 가능한지 요청했는데 그 친구도 바빠서 못하기에 유니세프 박스에 다 넣은 것 같다. ​ 이후 다른 나라들 화폐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나라는 공항에서 출국하는 외국인이 체류 후 사용하고 남은 현지 돈을 바꾸어 주지 않는 나라도 있어 나중에 필요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