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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건으로 두번 사기당한 바보, 나

carmina 2022. 8. 8. 10:47

80년대 L 사를 다닐 때 나를 그 회사로 부른 친구가 내게 솔깃한 제안을 했다.

그 때는 막 콘도라는 것이 바람을 일으킬 때인데

코레스코라는 콘도 영업사원을 소개 시켜 주면서

요즘 콘도 회원권을 구입하면 주식처럼 가치가 올라

나중에 비싼 값으로 팔 수 있다며, 자기도 구입했다고 한다.

그리고 기왕 사는 김에 2 구좌를 사서 하나는 본인이 쓰고

하나는 가격이 오를 때 팔면 하나 산 비용을 회수 할 수 있다기에

그 친구처럼 나도 2구좌를 샀다.

영업사원은 고맙다며 각종 할인권을 우리 손에 쥐어 주었다.

기분이 좋았다.

이제 나도 콘도를 가지고 있는 여유있는 직장인에 고급여가를 즐길 수 있겠구나...

그래서 아버님을 모시고 새로 뽑은 빨간 자가용으로 당시 강화의 전등사 앞에 있는

코레스코 콘도에서 묵기도 하고

여름 휴가도 치악산에 있는 코레스코에서 묵기도 하고 여름에 도고온천에 있는 콘도도 이용했다.

평생 이런 여행을 해 보신 적이 없는 아버님은 쓰잘데 없는데 돈쓴다고 나무라셨다.

그런데 아버님의 말씀이 옳았다.

코레스코 콘도회사가 휘청거렸다.

그리고는 코레스코가 다른 회사로 넘어간다며 또 한구좌 가지고 있는 것은 거의 휴지 조각이 되었다.

또한 그간 전국의 여기 저기 코레스코 이름으로 되어 있던 콘도가 다른 회사 이름으로 되고

사용할 수 있는 권리도 대폭 축소되었다.

이후 여름 휴가들은 회사에서 가지고 있는 여러 개의 콘도를 이용해서 보낼 수 있었기에

굳이 콘도를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아까운 돈을 날리고...몇 년이 지났다.

이후 코레스코에서는 수없이 많은 전화가 왔다.

자기들이 코레스코를 인수한 회사라며, 이전의 권리를 인정해 주고 조금만 더 보태면

코레스코 뿐만이 아니라 다른 콘도도 이용할 수 있다며 수없는 전화를 받았다.

그냥 무시하기를 몇 년..

국내 최대의 S 기업에 들어가니 월급이 많아 여유가 생겼다.

다시 가족여행을 떠날 궁리만 자꾸 하게 된다.

그러나 이름 있는 콘도회사들은 가입비가 보통이 아니라 엄두를 못냈다.

물론 회사가 보유한 콘도를 빌릴 수 있지만 언제든지 내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곳을 찾던 차에

다시 코레스코를 인수한 회사라며 연락이 왔다.

아주 특별가에 국내의 여러 콘도를 이용할 수 있다는 달콤한 제안을 한다.

그리고 가입콘도 외에도 다른 콘도를 이용할 수 있는 할인권을 10장이나 줄 수 있다고 유혹한다.

에이...또 속기야 하겠어?

그리고 비싸지 않은 가격이고 할인권을 다 쓰면 충분히 이용가치가 있을 것 같아

아내와 상의하지도 않고 덜컥 또 가입했다.

그리고는 또 내게 상품을 판 영업사원은 날라 버렸다.

아...이 멍청한 내 욕심...

의심 좀 해 봤어야 하고, 조회도 해 봤어야 하는데 그만 사람을 너무 믿었다.

또 몇 십만원 날렸다.

그 할인 쿠폰은 오랜 동안 내 차의 콘솔박스에 잠들어 있다가...

어느 날 아내가 내게 힐난하는 말투로 '이거 버려도 되지?' 하고 쿠폰을 내 코앞에서 흔든다.

나는 기가 죽었다. 멍청한 남편...

그저 여행에 대한 욕심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