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24

산티아고 까미노 31일차 (오 페드로우즈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2016. 5. 19 산티아고는 혼자 가기로 했었다. 나만의 산티아고를 경험하고 싶었다. 나 혼자 느끼고 나 혼자 감동받고 싶었다. 누구의 제지를 받거나 누구를 매일 도와주거나 혹은 내가 도움을 받기 위해 신경쓰는 것도 진정 순례의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거추장 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산티아고 까미노 30일차 (아르주아 - 오 페드로우주)

2016. 5. 18 가슴이 떨린다. 긴장이 된다. 새벽 3시 반경부터 눈이 떠졌다. 내가 이 길을 다 걸을 수 있었다니..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산티아고 까미노 걷기가 이제 거의 완성단계다. 아무리 내가 원해도 충분한 시간과, 건강과,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 특히 걷는 중에 이상이 없어야 하고 안전에 절대 신경써야 하는 일과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이 거대한 일. 이 간절한 소망이 감사와 은혜로 마무리되어간다. 국내 트레킹시에 며칠만 걸어도 물집이 생겨서 고생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물집이 아주 작게 두번만 생긴 이후 안 생겼고 감기때문에 고생할까봐 일부러 늘 몸을 따뜻하게 한 결과 콧물감기 한 번 안 걸리며 이제 마지막 이틀만 남겼다. 모든 순례자..

산티아고 까미노 29일차 (팔라스 데 레이 - 아르주아)

2016. 5. 7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할 때 마다 자꾸 가슴이 복받쳐 오고 눈물이 흐른다. 이러니 그 곳에 도착하면 얼마나 감동의 눈물이 흐를까? 오늘도 여전히 내가 잠긴 대문을 열고 길을 나섰다. 늘 그렇듯이 아침에 출발할 때는 가족에게 나의 출발을 알렸고 도착..

산티아고 까미노 28일차 (포르토마린 -팔라오 데 레이)

2016. 5. 16 밤새 잠을 설쳤다. 내가 왜 이럴까 생각해보니 어제 잠시 낮잠을 잔 후유증이고 또 한 편으로는 이제 산티아고가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과 흥분이 나를 잠을 못잘 정도로 설레게 했다. 대개 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걷고 숙소에 도착하며 샤워와 빨래를 하고 낮잠을 자는 편인데 ..

산티아고 까미노 27일차 (사리아 - 포르토마린)

2016. 5. 15 만약 까미노를 부부와 같이 걸으며 따로 방을 가질 경우 혹은 혼자 걸으며 알베르게에서 불편한 다인실을 이용하지 않고 호텔처럼 개인방을 원할 경우 비용은 얼마나 될까? 사리아에서는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알베르게들이 모두 그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혼자 독방을 사용..

산티아고 까미노 26일차 (트리아카스텔라 - 사리아)

2016. 5. 14 전 직장에서 스페인에서 몇 년간 부인과 함께 근무했던 동료 직원이 한국에 돌아와 본사 근무하는데 부인이 자꾸 스페인 가서 살자고 부추긴단다. 비록 스페인의 시골마을만 다니긴 했지만 참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사람들의 여유로움과 욕심부리지 않는 모습들이 부러웠다. 간..

산티아고 까미노 25일차 (라 라구나 - 트리아카스텔라)

2016. 5. 13 어제 그렇게 힘들었는데도 아침의 몸 상태는 가뿐했다. 완전히 25일째 몸은 걷는 기계가 되어 버렸다. 잠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간이고, 아침만 되면 항상 완충되었다. 그러나 마음과 영혼은 온갖 기쁨이 넘치고 넘쳤다. 이 힘든 일을 육체가 견뎌내고 있다는 자부심과 모두가 ..

산티아고 까미노 23일차 (폰페라다 -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조)

2016. 5. 11 어제 저녁 알베르게에서 영어를 유난히 유창하게 하고 스페인어까지 말할 줄 아는 한국인을 보았다. 일찍 잤더니 일찍 눈을 떠 떠날 준비를 마쳤지만 알베르게의 규칙이라며 6시 반이전에는 문을 나서지 못하게 하기에 앉아 기다리는데 그 한국인이 내게 말을 건다. 그는 미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