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아시아방문기

필리핀 2010년 11월

carmina 2010. 11. 30. 22:44

 

 

2010. 11

 

필리핀인을 필리피노라 한다.

아마 필리피노가 없으면 중동지방의 병원들이 올스톱 될 것이고,

부유층 아주머니들은 직접 요리와 청소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 회사에도 필리핀 엔지니어들이 50명이 넘고, 아마 공단 지역에선 필리피노들이 가장 흔히 보이는 제 3국 인종일 것이다.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필리핀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많았다. 지금 중국의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도 2회는 마닐라에서 개최할 정도로 아시아에는 가장 앞서가는 나라였다.

 

그런데 지금은 수출할 것이라고는 사람밖에 없는 나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영어를 이해하고 말 할 수 있다는 잇점으로 전 세계에서 필리피노들이 벌어들이는 외화는 이 나라 수입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 나라에 업무거리를 찾기위해 떠났다. 이상하게 이 곳으로 떠나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은 모두 밤시간이다. 도착시간은 거의 자정무렵.

 

가까운 거리라 비지니스클라스를 타지 못해 혹 좌석의 상황을 물어보니 만석이란다. 오늘 비행은 힘들겠구나. 그런데 막 탑승 전에 다른 좌석표를 준다. 7E.. 비지니스네. 고마와라. 마일리지 많은 고객을 대우해 주네.

 

겨울 옷을 입고 한 밤중에 도착하니 목을 감싼 옷이 뜨거운 열대날씨때문에 더 답답함을 느낀다.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파는 길거리 가게에는 한 밤중에서 별 모양의 수많은 크리스마스 트리용 액서서리를 비치해 놓아 국민의 80프로 이상이 캐톨릭인 이 곳에선 이미 크리스마스가 진행되고 있음을 본다.

 

늦은 밤에 도착한 호텔.

호텔 입구에 경비들이 트렁크를 열어보고 확인한 후 차단막을 열어준다. 차에서 짐을 내리니 짐을 마약이나 폭약탐지견으로 보이는 개에게 확인 받고 손가방도 열어서 일일이 다 확인하고 또한 금속탐지기로 몸 수색을 받는다.

 

그렇다고 이 곳 호텔에 특별한 사람이 묵거나 행사가 있어서 그런건 아닌 것으로 보아 필리핀의 위험한 치안상황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다. 수시로 납치가 이루어지고 반군의 공격이 있다는 뉴스를 신문에서 자주 보인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침에 살며서 열어본 호텔방의 커튼,  호텔 주위에 빌딩으로 가득 차 있고 깨끗한 시내 도로에는 차들이 끊임없이 지나치고 있다.

 

호텔 앞에서 택시를 불러 달랬더니 일제차가 온다. 호텔 벨보이에게 가격을 물으니 외국인은 일반적으로 나오는 요금의 2배이상을 내야 한단다. 매번 택시를 탈때마다 같았다.  외국인은 부르는게 값이다.  도시모습이나 빌딩은 선진국을 표방했어도 이런 문화는 아직도 후진국이다. 필리핀이 앞날은 아직도 요원하다.

 

신기한 차들이 수없이 많이 거리를 질주한다.

머리 부분은 짚차같은데 뒷부분은 트럭으로 주로 손님을 태우는 간이버스다. 이름도 지프니. 약 15명 정도 탑승이 가능하고 요금은 약 7페소.한화로 200원도 안되는 가격이다.

 

 

 

간혹 상태가 좋은 지프니들이 보이지만 대부분의 지프니들이 거의 양철을 가져다 붙인 열악한 모습이 그냥 굴러만 가는 차에 고철쪼가리를 붙여서 바람을 막고 비를 막은 듯 참 초라해 보인다.

대부분이 스페어 타이어를 운전석 옆에 쇠사슬로 매달고 다니는데 어떤 차는 대충 보기에도 규격이 전혀 다른 바퀴를 매달고 있는 차도 보인다.

 

 

 

 

 

번듯한 빌딩 사이를 돌아다니는 고철덩어리들. 그게 필리핀의 현실로 보인다.

 

호텔이나 빌딩 뒷골목에는 가판대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는 무수한 근로자들이 보이지만 호텔 안에서는 파티복장으로 멋지게 차려 입은 필리핀인들이 무리지어 몰려 있다.

 

 

 

점심은 간단히 해결하기 위해 첫날 미팅 후 인근 KFC매장을 찾았다. 가격을 한국의 가격과 비교해 보니 무척 저렴하다. 매장 바로 옆에 버스정류장인듯 무척 많은 지프니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앞에서 빈 펫트병에 동전을 몇개 넣고 다니며 잔돈을 바꾸어 주는 런닝셔츠바람의 남자도 있고..  도무지 우리 시골도 이렇지 않을텐데 도심지 한 복판에 이렇게 현저한 빈부의 차가 공존하고 있다. 

 

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한국뉴스를 보는데 이게 웬일인가. 북한이 연평도에 포탄을 퍼 부었다. 세상에...이럴 수가.

이제 전쟁의 시작인가 아니면 잠깐의 도발인가.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멕시코에 출장중이라 무척 걱정하던 때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국가의 중요한 시기에 외국나와 있네.

다행히 뉴스를 지속적으로 보니 더 이상 지속되지는 않는 것 같았다.

 

우리에게 현지에서 도움을 준 일본상사 직원에게 급하게 귀국해야 한다고 했더니 깜짝 놀란다. 물론 그러지않을거라 했지만..

 

몇 건의 미팅 후 저녁식사는 내 요청으로 필리핀식의 전통음식점을 찾았다.

 

찾아간 곳의 간판 밑에는 Modern Philipine Restaurant 으로 표시되어 있다. 아마 젊은이들이나 외국인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전통 필리핀 요리를 업그레이드 시켰나보다.

 

시작은 우선 필리핀의 유명한 맥주인 산미구엘로 선택한다. 산미구엘은 맥주 하나로 수없이 많은 돈을 벌었으나 최근 그간 번돈을 맥주가 아닌 다른 곳에 투자하고 있다. 그 때문에 내가 필리핀에 와 있는 것이고..

 

전통 필리핀 음식중에 싱니가 라는 스프가 있다기에 주문했다.

약간 신맛이 나는 스프안에 해물이나 고기 및 야채를 건더기로 채워 넣었다.

 

 

 

맛은 신맛이 나도 국물이 상당히 시원하고 구수하다 .

추가로 시킨 닭꼬치 요리에 매운 고추를 곁들여 먹으니 평소에 먹던 닭꼬치와는 다른 맛이다. 그리고 비교적 저렴한 스페인 와인. 한국에서 거의 마트에서 파는 가격으로 판매한다.

 

두번째 날도 종일 미팅.

오후 미팅 후 호텔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길이라 일부러 퇴근시의 풍경을 보기 위해 천천히 걷기로 했다.

 

어제부터 보던 지프니들이 길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그리고 도로 한가운데는 관광버스로 보이는 대형 버스들이 이 시간에는 퇴근 버스로 이용되는지 버스문에 매달린 젊은이가 목적지로 보이는 팻말을 손에 들고 호객하고 있다.

 

 

 

내가 유의깊게 보지 않았는지 도대체 우리같이 목적지의 번호를 표시한 버스는 보이지 않는다.

 

 

 

대형 건물 사이에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대형 조형물도 세워 놓았고 건물 사이 나무에도 전구를 잔뜩 달아놓아 흥을 돋군다. 크리스마스를 믿지 않는 나라조차 이 즈음에는 년말 분위기를 위해 축제모드로 돌입한다.

 

 

 

우리가 걷는 아얄라 거리는 현대식 디자인으로 사거리는 지하로 통하게 하였으며 올라가는 길은 계단대신 에스컬레이트로 해 놓아 편의성이 돋보인다.

 

저녁은 일본인과 함께 고급 스페인 식당을 찾았다.

직장동료들로 보이는 10여명의 현지인들이 기분좋은 모임을 가지고 있다.  우리도 비록 업무적인 사이지만 가능한 업무 얘기는 하지 않고 즐거운 대화로 음식에 양념을 친다.

 

 

 

언젠가 괌에서 맛있게 먹었던 오징어 먹물로 만든 밥을 시켰다. 마치 우리네 짜장밥이랄까?  이거 먹고 며칠동안 내 변기는 용변 후 검은 물이 휘돌아 내려갔다.

 

 

 

호텔은 고급호텔답게 매일 호텔 로비에서 클래식 연주가 펼쳐진다. 메자닌플로어에서 펼쳐지는 피아노, 바이올린, 플륫, 기타 등등 끊임없이 이어지는 클래식 음악이 호텔의 격을 높여 준다.

 

오후에 미팅 후 일부러 내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연주자의 옆에 가서 오랜동안 음악을 감상하기도 했다.

 

 

 

이 곳에도 대형 빌딩들이 스카이 라인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곳으로 향하는 곳에 있는 대형 광고선전물들.

특히 유명 탤런트로 보이는 멋지게 생긴 남녀들의 사진을 건물크기만큼이나 초대형으로 만들어 거리 곳곳에 진열해 놓았다.

 

마구 높아지는 건물들을 따라잡기에는 광고도 이렇게 초대형으로 해야 궁합이 맞는 줄로 알고 있다.

 

이 곳 필리핀에 오기 전 마침 아는 사람이 이 곳에 있다기에 연락을 해 보았더니 모두 다행히 사는 곳은 마닐라가 아니라도 나를 만나기 위해 올수 있단다.

 

우연하게도 두사람 모두 목사고 두 사람 모두 이름이 같다.

한 사람은 합창단원 또 한 사람은 어린 시절 교회후배.

 

합창단원이었던 후배는 음악선교사를 하며, 현지에서 오케스트라를 조직하고 지휘하며 연주활동 및 음악강의도 하고, 교회음악을 위해 교역자들의 자녀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기도 한다.

 

그를 위해 집에 있는 과거 공연 씨디를 있는대로 가져다 주었더니 무척 좋아한다.

 

떠나는 날 오후까지 꽉찬 미팅을 소화하고, 마지막 저녁식사는 현지인 선교사를 하는 교호후배를 만나기로 했다.

 

무척이나 오랜만에 만나는 후배.  5분이면 도착한다는 친구가 호텔 주위에 얼마나 퇴근 트래픽이 심한지 30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위해 추천한 장소는 마닐라 베이.

그 곳을 위해 차를 타고 달려가는데 얼마나 교통이 막히는지 또 그 길을 얼마나 요리 조리 잘 피해 나가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지프니와 대형버스 그리고 승용차로 콱 막힌 도로를 운전하는 걸 보이 복잡한 서울에서의 운전은 거의 양반수준이다.

 

그래도 어느 순간 마닐라 베이로 가는 도로는 시원하게 뚫려 있다. 가로등도 아주 독특한 별 모양의 조명으로 만들어 놓았다. 전임 대통령이 마닐라베이에 무언가 인상깊은 조형물을 만들어 놓고 싶다 해서 이 조명을 기증했단다.

 

마닐라 베이에 작은 선착장을 만들어 그 선착장에서 식사를 하게 만든 레스토랑에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내부에도 많은 물고기들이 어항에서 놀고 있다. 이게 횟감인가 아니면 관상용인가?

 

시원한 바람이 부는 레스토랑에서 해물로 만든 현지식을 즐기며 우린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바람이 점점 차가와지고 손님들은 더 많이 몰려온다.

 

현지인선교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데 참으로 선교사는 남다른 사명을 가지고 살아야 하나 보다.

 

국민 80프로가 카톨릭을 믿는데 그 들을 개종시키는게 여간 힘드는게 아니다. 그리고 가난하게 살다보니 처음에는 먹을 것으로 교회에 오게 만들었지만 나중에는 그게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결국 본질로 돌아가서 예수님의 구세주로 영접하는 선교에 촛점을 맞추니 죽정이는 가고 알곡만 약 200명정도 남았다 한다. 그리고 내일은 새로운 곳에 교회를 또 하나 세운단다.

 

하지만 가끔 한국에서 단체로 온 나이많은 한국인 교인주부들 할머니들이 미리 현지인들에게 이유없는 돈을 주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는데도 마음 여린 할머니들이 쓸데없는 자선을 베풀어 돈은 받은 현지인들과 받지 않은 현지인들을 서로 불신하게 만들어 교인이 줄어들때는 참으로 가슴이 아팠단다.

 

이 곳 마닐라에 아시아에서 제일 큰 백화점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곳에 가 보잔다.

 

다시 차를 타러 나오는데 차 주위로 조그만 여자애들이 손을 벌리며 구걸한다

 

아시아몰이라는 백화점인데 SM 그룹이란다. SM 은 Shoe Maker이고.  신발가게를 하면서 커진 그룹. 우리 나라의 이마트와 성장과정이 너무 흡사하다.  그런데 사업볼륨은 이마트보다 훨씬 크단다.

 

그 늦은 밤에도 주차할 장소를 찾지 못할 정도로 손님이 많다.

백화점은 이미 크리스마스 세일에 접어들었다.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도무지 방향을 못잡을 정도로 넓은 공간.

 

명품 브랜드가 많이 보이고 우리 나라 삼성 부스와 현대 아반테 자동차가 진열되어 있다. 한국의 걸그룹들이 부르는 노래들이 여기 저기에서 흘러나오고 있고, 길거리에는 거대한 빌보드에 한국의 대형 전사회사들의 상표가 새겨져 있다.

 

 

 

나는 한국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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