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 적부터 나의 꿈은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때는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었고
중학교, 고등학교때는 무슨과목인지는 몰라도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적어도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그 꿈은 변하지 않았는데..
몸에 이상이 생겨 며칠 학교를 빠지고 난 고교 1학년 어느 날,
어머님이 학교로 찾아오셔서
담임선생님과 면담 후 교사직업은 돈을 별로 못 버니
우리 아들을 공과대학 갈 수 있는 이과로 보내고 싶다고 하여
난 어쩔 수 없이 2학년부터는 이과공부를 시작.
하긴 3명의 형들이 모두 엔지니어로 가는 길을 가고 있으니
당연히 나도 그런 길로 가야 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이제까지 산 내 인생을 통털어서 봐도 이과는 내 전공이 아니었다.
대학들어가기 위한 예비고사도 문과 계통의 과목에서 점수가 많이 나왔고,
공과대학을 들어가기위한 본고사에서도 과학이나 수학보다는
국어점수를 거의 만점을 받는 덕에 총점이 높아 합격할 수 있었다 하면 내 진로는 이미 잘못 들어선게 아니었을까?
그렇게 흥미없는 공과대학의 과목들이 적성에 안맞아 대학 4학년동안
공부는 저 뒤로 하고 나는 그저 놀고 노래하는데 시간을 다 보냈으니까..
그러다가 당시 남들 안하는 얼본어와 영어회화에 발을 들여 놓고
실력을 교수님들부터 인정받은 뒤, 내 진로는 주로 해외에 화공플랜트 건설을 하는 엔지니어링 회사에 입사하였고
지난 30년간 그런 일을 해 왔지만 난 아직도 전문지식 20프로
사회전문직인 해외영업업무와 비 전문지식인 외국어에 80프로의 비율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도 나는 여느 대학친구들과는 다르게 책읽기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고, 음악, 미술같은 감성적인 취미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고,
여전히 기계 만질 사람같지는 않다는 평을 듣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금방 외울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했던 공부들에 대한 전문지식들은 금방 듣고도 기억속에 오래 남지 않는다.
지금 대학친구들 모이면 모두가 제일 부러운 직업이 교감, 교장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다.
왜...이런 걸 옛날엔 몰랐을까?
그러나 나는 아직도 교사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대학 졸업장 밑에 써있는 '준교사자격증'이 살아 있고
내가 극한적인 뜻을 품고 노력을 하고 기회가 된다면 교사로 전직도 가능하다.
할수만 있다면 시골의 초등학교가서 애들을 가르치고 싶고,
어쩌다 나이든 선생님이 하교길에 애들과 같이 교정에 서 있는걸 보면 나는 가슴이 뛴다.
저게 내 미래의 모습이었는데...하고..
이런 아빠의 꿈을 얘기하면 아들은 요즘같이 학생들이 교사를 마구대하는 시대에
아빠는 절대 교사 못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이렇게 나에게 거의 실현 불가능한 일을,
강요는 하지 않았지만 아들이 대신하고 있어 무척 다행이다.
본인도 그런 것이 적성에 맞는다 하고..
우리 부모님은 왜 나에게 적성을 묻지 않으셨을까?
오늘 지난 봄에 음대를 졸업한 아들이 교사가 되기 위해
경쟁률이 무척 높았던 경희대 교육대학원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뛸듯이 기뻤다.
비록 대학원을 졸업하고 교사 임용고시에 패스하고 학교 배정을 받아야 하는 험난한 과정이 남아 있지만
언젠가는 교사가 될 아들을 보고 나는 뿌듯해 할 것이다.
아빠가 평생 하고 싶었던 음악전공과 교직의 일을 아들이 이루는 것을 보는 즐거움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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