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노래 한곡의 추억

(51) 좋은 걸 어떡해 - 김세환

carmina 2015. 12. 1. 11:14

 

 

좋은 걸 어떡해 - 이장희 작사.곡, 노래 김세환

 


좋은 걸 어떻해 그녀가 좋은걸
누가 뭐라 해도 좋은 걸 어떻해
말로는 곤란해 설명할 수 없어
그냥 네가 좋아 이게 사랑일거야

눈 감으면 떠오르고 꿈을 꾸면 나타나고
안 보면 보고 싶고 헤어지기 싫어지네
좋은 걸 어떻해 그녀가 좋은걸
누가 뭐라 해도 좋은 걸 어떻해

좋은 걸 어떻해 그녀가 좋은걸
누가 뭐라 해도 좋은 걸 어떻해
눈 감으면 떠오르고 꿈을 꾸면 나타나고
안 보면 보고 싶고 헤어지기 싫어지네

말로는 곤란해 설명할 수 없어
그냥 네가 좋아 아마 이게 사랑일거야
아마 이게 사랑일거야 아마 이게 사랑일거야

 

대학시절 아침에 눈을 떴다.

한참 연애에 빠져 있던 시절.

밤새 그녀만 생각하다 아침에 눈을 뜨니

이 노래가 입에서 자연적으로 흘러 나왔다.

그러다가 부엌에 계시던 어머니에게 된통 혼났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연애질만 하고 다닌다고..

이 노래 말고도 김세환이 부르는 달콤한 노래들을 부를 때마다

어머니에게 늘 혼났다.

말을 해도 좋을까 사랑하고 있다고..(고백)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껄 (사랑하는 마음)

이건 이런 것이고 저건 저런 것이다 암만 얘기해도 전혀 듣지 않네 (화가 났을까)

어머니가 보기에 참 답답한 아들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저런 놈을 비싼 학비 대고 공부시키는 것이 아깝다고..

 

노래라는 것.

내가 남에게 말하기 힘든 것들을 대신해 주는 좋은 도구다.

내 속에 있는 감정들을 마치 내 것이 아닌 양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해 주는 좋은 도구다.

다른 사람이 들어도 그게 내 마음인지

그냥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인지 모르니

굳이 내 마음이 이렇다 하고 인정안해도 되는 것이 노래다.

 

결혼 30주년을 맞아 아내와 잠시 여행을 떠났는데

아내가 내게 하는 말이..

결혼 때 내 친구들이 아내에게 

'3개월이상 만나는 여자가 있는 것이 신기하다'고 했단다.

그런 내가 자기랑 30년을 같이 살아주니 고맙다고.. 

내가 그랬었던가?

그게 젊음 아닐까?

 

사랑하는 여자를 만날 때는 눈감으면 떠 오르고 안보면 보고 싶고

안보면 보고 싶고 헤어지기 싫어지는 것.

그런 것이 사랑의 감정 아닐까?

 

아마 사랑을 하게 되면 모든 말을 노래로 표현해도 남을 정도로

무궁무진한 노래들이 있을 것 같다.

아니, 인간의 감정 모든 것을 노래로 다 할 수 있겠지.

 

그런 감정들이 무디어 지기 시작하는 중년이 되면

대개 표현을 하지 않고 산다.

그냥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러고 보니 그런 노래 가사도 있다.

'눈 빛만 봐도 알 수 있잖아'

 

앞으로 내 감정을 얘기하고 싶을 때는 노래를 들려줄까?

그냥 흥얼거리는 것이 내 마음이라고 눈치 채 버려 겸연쩍으면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니까..

 

 

얼마 전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멀고 긴 해외여행을 혼자 다녀온 후

어머니 계시는 산소를 홀로 찾았다.

난 늘 그 곳에 가면 그렇게 중얼거린다.


"어머니가 그토록 싫어하던 돼지 멱따는 내 노래소리와

밤낮 기타 하나 들고 야외로 쏘다니는 내 모습으로 인해

아들은 평생 무척 행복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그저 아들 공부잘해서 번듯한 직장생활하라고 그렇게

모질고 호되게 나를 질책하셨지만

나도 이제 어머니 돌아가신 나이까지 세상 살다보니

정말 행복하게 사는 길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것이더군요."


"그렇게 노래하고 여행하며 살았어도 어머니께서 동네 사람들에게

정씨네 네째 아들과 손주들을 자랑할 수 있을 만큼 번듯한 회사들을 다녔고

지금도 만족하며 살고 있어요.


그러나 어머니 그 때 그렇게 호된 질책으로 인해 아들은 늘 절제된

생활로 평생 살았고, 남의 신세 안지고 살았습니다.

아마 내가 그렇게 노래하며 다니는 것을 그냥 두셨더라면

아들은 아마 대학도 제대로 졸업못하고 변변한 생활도 하지 못했을것이고

지금의 내 모습도 없었을 것입니다.


어릴 때 부터 책읽기 좋아하는 아들의 적성을 생각안하시고

그저 빨리 대학졸업해서 공장에 다니라고 이과를 선택하게 하신 어머님때문에

공대를 다니면서도 문학과 예술을 좋아하는 청년으로 친구들보다 돋보였지요.

그렇지 않고 만약 문학대학을 갔으면 아마 심한 경쟁력에 밀려

늘 열등감에 사로잡혔을지도 모릅니다.

다 선견지명이 있어서 그렇게 결정하셨겠지요.


내가 직장다니다가 3달만에 과로로 장기입원했을 때 어머니가 교회다니시기를 바라던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열심히 교회다니시다가 쓰러지셨고

그로 인해 돌아가시기 전까지 힘들게 사신 아픈 기억에

아들은 늘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아들은 지금이라도 어머니가 우당탕탕 내 방에 뛰어 올라오셔서

때리시는 빗자루 매를 맞고 싶어요.

 

아마 그것이 어머니의 사랑이었을겁니다."

어머니 보고 싶어요. 그냥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