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걸으면 내가보인다/제주도올레길

제주도 올레길 8코스

carmina 2011. 10. 17. 18:50

 

제주도 올레길 8코스 (2011. 10. 15)

 

지난 밤에는 조금 일찍 잤던가.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아니 이 시간에 눈뜨면 안되는거다.

평소 5시 37분이면 잠이 깨고 앞으로 3분뒤에 울릴 알람을 기다렸다가

알람이 한 번 울리면 즉시 일어나서 꺼야 한다.

 

자면서도 밤새 내 귀는 혹시 빗소리가 들리나 하는 걱정이었기에

제일 먼저 게스트하우스의 창문 커텐을 열어본다.

뒷뜰의 빨래줄 넘어로 보이는 하늘의 맑은 날씨. 기분이 좋다.

어제의 고생이 너무 심했던가?

 

준비된 토스트를 구워먹으며 기분 낼려고 원두커피를 갈아서 맛있는 커피도 내려 먹었다.

신발도 깔창까지 뽀송하게 말라 있다. 신어보니 아직 신발 윗 부분이 축축한 기분은 있지만

신발 바닥이 잘 말라 신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날씨도 좋아 오늘은 점퍼를 입지 않아도 될 것 같아, 긴팔 상의에 조끼를 걸쳐 입었다.

 

콜택시를 불러 7코스 종점이자 8코스 시작점인 월평포구로 갔다.

택시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하니 '송이수퍼요" 하고 훤하게 알고 있다.

7코스 종료 후 종료 스탬프를 찍는  송이수퍼 아줌마의 친절로 인상깊었던 곳.

 

스탬프를 찍고 올레길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올레꿀빵도 챙겼다.

 

여자는 반바지를 입은 젊은 연인이 우리와 같은 시작점에 섰다.

오늘 가는 길은 바위길이 많으니 운동화 끈을 꼭 조여 매라 했다.

 

6코스와 마찬가지로 이 곳도 송이수퍼외에 스탬프를 찍는 장소가 야외에 하나 더 생겼다.

잔디와 나무 정리가 잘 된 작은 공원에 동네사람들을 위한 운동기구도 놓여있는 조용한 곳. 

이미 아침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잠시 이정표를 따라 가다가 길가 아래의 계곡으로 내려가는데 이미 첫눈에 보이는 올레길의 아름다움이 우리를 사로잡는다.

 

계곡 아래로 내려가 물길을 따라 걷다가 징검다리를 건넌다.

계곡의 잘 다듬어진 돌밭길을 지나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다시 징검다리를 건너는데

반대편 쪽에 건너 오려던 한 무리가 우리가 먼저 건너기를 기다리며 우리에게 이 곳 코스 정말 멋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렇게 좋아?

 

7코스가 워낙 좋아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일까?

 

길을 따라 가다가 조금 올라가니 순식간에 낮은 절벽아래로 바다가 보인다. 

아니 바다는 예나 지금이나 같지만 사각의 수정돌바위로 쌓아 놓은 절벽의 암층이 인상적이다.

이 곳은 거의 모두 제주 해안의 절경 중 하나인 주상절리에 있는 다이아 몬드형태의 암벽 모습이다.

 

서로에게 멋진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잡는데 지나가던 아줌마 한 분이

자기는 제주도민이라며 우리 단체사진을 찍어 주겠단다.

 

역시 제주도민은 다르다. 대개 올레길을 걷는 이들은 거의 모두 이방인이라

그냥 스쳐 지나가지만, 제주도민은 무언가 자기 할 꺼리를 찾는다.

내가 강화도 나들길을 자주 걷는데 같이 걷는 강화도민들은 혹시 나들길에 무언가

불편함이 있으면 가능한 제대로 해 놓고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을 찍어 주면서 자기는 5년전에 제주로 이사왔는데 제주도가 너무 좋단다.

갑자기 같이 걷는 캐나다 친구가 귀가 솔깃해졌다.

무언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나 보다.

 

오늘은 날씨가 맑아 무리지어 길을 걷는 이들이 유난히 자주 보인다.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가니 외국인들이 자주 스쳐 지나가고 가끔 편하게 앉아 쉴 수 있는 공간도 준비되어 있다.

이 곳이 제주 컨벤션센타의 배후 산책길이다.

 

조금 전에 사진찍어 주었던 아줌마가 앞서 가니 캐나다 친구 부인이 아무래도 꼭 필요한 사람같았던지

일부러 불러 세워 사정을 얘기하고 같이 걸어가며 제주도에서의 생활을 물어 보기 시작한다.

 

어제는 비가 와 길을 걸으며 간식 먹을 생각도 못했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 간식거리가 필요할 것 같고

제주도에 와서 귤 한 번 제대로 먹지 못하는게 모양이 안 좋아

길거리에 널린 귤을 따 먹지 못하지만 길가 상점에서 귤을 3000원치 사서 나누어 주었더니

모두들 맛있다며 한 봉지를 금방 해 치웠다.

 

국제회의장이 있는 곳이라 정원도 잘 가꾸어 놓아 눈을 돌리는 곳마다 쭉쭉 솟은

열대 나무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 사진 찍기에 배경이 좋아 아가씨 둘이 갖가지 포즈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도 나란히 사진 찍고 길을 간다. 이 곳의 관광명소는 주상절리인데 나도 2번이나 들어가 본적이 있고

친구부부도 보기를 원치 않아 쉬지 않고 길을 계속 가기로 했다.

 

이제껏 제주도는 차만 타고 다녔기에 유명관광지의 외모만 보고 다녔고 그 이면에 아름다움은

볼 수 없었는데 이젠 보이지 않던 반대편의 매력에 폭 빠져 있다.

 

주상절리를 지나 큰 다리를 건너 제주도민 아줌마는 다른 길로 가고 우리보고는 다리 아래편으로 내려가라 한다.

그런데 아까 다리위의 이정표는 분명히 다리를 저편으로 건너가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정표 표시와는 반대로 가라 하니 이상했지만 그래도 내려가 보기로 했다.

 

돌고래 쇼를 볼 수 있는 관광지가 바로 옆에 있는데 어디에도 이정표가 보이지 않고

올레길 안내센타에 전화해도 받지 않기에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여쭤보니

조금 아래로 내려가면 된단다.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할머니 말씀대로 내려가니 반가운 이정표가 보이고

옆에서 귤과 용과 등 제주 과일을 팔던 아주머니가 "~소까"로 끝나는 제주 사투리로 뭘 도와 줄거냐고 묻는다.

올레길 찾는다 하니 지압식의 보도를 따라가란다.

 

이미 길은 찾았지만 그 신경써 줌이 무척 고맙다.

 

이곳은 대형 관광코스인지라 화장실을 비롯한 야외 시설물들도 현대식이다.

바로 앞에 고운 백사장이 있는데 백사장에서 놀다가 오는 이들을 위해

모래를 씻을 수 있는 샤워 시설과, 간단하게 발이나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배려도 해 놓았다.

 

아주 커다란 백사장 한 가운데 외국인인 듯 한 명이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하얀 모래는 햇빛을 받아 더 희게 보인다.

 

걷기 힘든 모래밭이지만,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밝으니 그 사이를 걷는 나도 좋다.

특히 이 백사장은 신라호텔, 롯데 호텔 등 최고급 호텔들의 뒷편에 자리잡고 있어

객실 손님들이 쉬다 갈 수 있는 작은 공간과 넓은 평상, 천정에 달린 흔들 의자, 칵테일 바 등

고급으로 마련된 장소가 있다.

 

백사장이 윗 편에 나무로 길을 해 놓아 편한 길을 가다가 언덕으로 통하는 길을 갔더니

해병대길이라는 이정표와 함께 폭우로 낙석위험이 있어 해병대길을 잠정 폐쇄한다고 해서 실망했다.

그 언덕에 외국인 둘이 바다를 향해 있는 벤치에 앉아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기고 있다.

외국에 갔을 때는 내 모습이 저렇게 보였겠지?

 

어찌할까나.. 우회하는 코스로 가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맞은 편에서 올레꾼 복장의 몇 명의 건장한 젊은이들이 무리지어 걸어 온다.

 

해병대 길 폐쇄되어 못가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니 이상없단다.

그냥 가도 된다고...야호...

위험 안내 표시는 이제 시효가 끝났는데도 아직 제거하지 않았나 보다.

 

하얏트 호텔 뒷 편의 넓은 잔디가 바다만큼이나 시원해 보인다.

거기다가 산책하기 좋도록 만들어 놓은 나무 발판과 넓은 잔디밭에 멋진 조각품과

열대 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용설란까지..

언젠가는 이런 발품을 파는 여행말고 호텔에서 며칠 쉬는 여행도 해볼까나..

호텔 주변이라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다.

 

절벽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나무 계단 끝에 머리를 짧게 깍은 사복입은 해병이

애인하고 멀리 바다를 보고 있다.  아마 이 길을 설명하고 있으리라..

 

오른 쪽에는 깍아지른 기암괴석의 절벽, 왼쪽에는 파란 바다

그 가운데는 커다란 돌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조심스레 돌을 밟으며 긴 길을 가다가 절벽 밑 바로 옆길을 가는데

두 명의 아줌마가 마주오며 우리보고 파도때문에 길을 갈 수 없으니 돌아가란다.

 

그럴리가..

이쪽 방향에서 온 사람들이 이상없다고  했는데..

 

아내와 친구에게 내가 먼저 가보겠다고 하고 바위를 밟으며 절벽을 의지해 걸어가는데

절벽 모퉁이에 길이 좁아 파도가 절벽까지 튀는지 바위가 젖어 있다.

가만히 서서 관찰해 보니 매번 파도가 그렇게 절벽까지 튀는 것 같지는 않기에

조심스레 걸어가보니 몇 미터의 거리만 파도가 가끔 칠 뿐 전혀 위험하지 않아 그대로 진행.

 

돌아간 아줌마들은 우리가 가는 것 보고 다시 온다 했는데, 우리 뒤를 따라 왔을까?

 

절벽 뒤에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애들이 우리 처럼 갈 길을 고민하고 있다가

우리가 이상없다 하니 그 들도 우리가 온 방향으로 향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했지..

두들겨 보지도 않고 건너지 말라 하지는 않았다.

 

해병대길 이정표가 보인다. 13.4키로.

해병대길은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과 해녀들을 위해 해병대원들이 닦아 놓은 길을 말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돌들을 정리해 놓은 것 보면 그들의 노고가 바위에 모두 스며있다.

제주도 올레길에 해병대길이 몇 군데 있다.

 

해병대길을 지나 이젠 길고 편한 바닷길이 이어진다.

바람이 분다. 모자를 벗어 손에 들었다.

땀 흘린 머리칼 사이로 바닷바람이 들어와 땀을 식혀 준다.

 

무언가 출출하여 길가의 작은 수퍼에 들어가 점심 먹을 만한 곳을 찾으니

8코스 종점인 대평포구에 가야 한단다.

그곳에 동네 주민들이 마을회관에서 파는 보말칼국수가 유명하다 하니

아내의 귀가 번쩍 뜨인다.  칼국수?  맛있는 칼국수라면 그 어떤 메뉴보다 우선인 아내.

오래 전 제주도에 처음 장모님과 같이 와서도 점심때 칼국수 집 찾는다고 여기 저기 많이 다녔다.

그 수퍼에서도 제주올레길에서만 판다는 올레꿀빵이 있어 우리 아이들을 위해 몇 개 사 놓았다.

 

바닷길 옆 작은 언덕에 억새들이 휘날린다.

이 곳은 귤밭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작은 포구와 펜션 몇 개 그리고 정박해 있는 작은 배들이 묵묵하게 길을 안내한다.

 

아빠와 아이가 배 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기에 내가 한 장 찍어 주겠다 했더니 무척 고마와 한다.

대개 둘이 여행하게 되면 한 사람의 사진만 주로 찍게 되고

혼자 여행하게 되면 사진 속에 내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친구가 길을 지나다 어느 집에서 보말 칼국수 메뉴를 보았다고 되돌아 가자기에

얼마를 돌아가다가 지나치는 동네 할머니에게 인사하며 물어 보니 이 동네는 보말칼국수가 없단다.

 

갑자기 우리의 관심사는 칼국수가 되어 버렸다.

 

비록 지금 출출하지만 칼국수를 위해 참자.

 

길을 가다가 멋진 광경 목격.

주로 둘레길을 잘 나타내는 장면인데 정면에 숲이 아치처럼 드리워져 있고

그 먼 곳에 보이는 공간에 멋진 바다가 펼쳐 졌다.

여긴 사진 잘 찍으면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기념 사진이 나올 만한 곳이다.

 

이 곳 바닷가에는 개인 묘지가 자주 보인다.

육지와 묘지모습은 같은데 주위에 제수물을 놓는 제수대도 없고

절할 공간도 없이 돌로 전체를 둘러 놓았다.

우리같이 산소 바로 앞에서 절하지는 않는가 보다.

 

길을 가다가 바닥에 문득 보이는 낯익은 물건.

작은 뱀의 허물이 바짝 마른 채로 숲 옆에 놓여 있다.

스틱으로 살짝 뒤집어 보니 뱀의 허물이 맞다. 이런 것도 보약의 재료가 될까? 

 

그리고 또 이상한 흔적 발견

커다란 갯지네같은데 지나가는 차량의 바퀴에 깔려 눌러 붙은 흔적만 도로에 남아 있다.

또 다른 발견.

손바닥 만한 바위에 갯지네가 화석처럼 붙어 있고 작은 고동이 바위를 파고 들만큼 깊게 박혀 있다.

무거워 보이지만 가방에 챙겨 넣었다. 집에 와서 보니 갯지네는 화석이 아니고 오래 된 것이라 떨어져 나갔지만

고동은 바위와 한 몸이 되어 있었다.

 

작은 언덕을 올라가니 눈 앞에 보이는 커다란 반원형의 바닷가와 절벽의 모습이 가히 환상적이다.

이 멋진 광경을 보고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만남으로서 어찌 노래가 없을소냐.

우리는 나란히 서서 즐겨 부르는 찬양을 화음으로 부른다

 

주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 볼때

하늘의 별 울려 퍼지는 뇌성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숲속이나 험한 산 골짝에서 지저귀는 저 새소리들과

고요하게 흐르는 시냇물은 주님의 솜씨 노래하도다..

 

모두 행복해 한다.

노래만 있어도 행복한데,  친구도 있고, 자연도 있고,

여행의 즐거움도 가득하다.

 

오래 걷기를 두려워 했던 아내도 이 정도 쯤이야 걸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다음에 제주 올레길 올 때는 꼭 따라 온단다.

 

올레길을 걷다보면 많은 낚싯군들이 위험한 곳에 서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쩌다 파도가 심하게 치면 쓸려 내려 갈 수도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을 보면 심히 걱정이 된다.

욕심부리다 사고날라..

 

드디어 도착한 대평리. 스스로 대평아트 마을이라고 부르는지 마을 지도도 재미있게 만들어 놓았다.

이제 8코스의 종점이다.

대평리 입구에 오늘 대평 All來 라는 제목으로 아트 콘서트가 있나 보다.

선착장 뚝에 빈 낚싯대를 든 이가 우아하게 음악에 맞추어 태극권처럼 춤을 추고 있다.

그리고 알프스에서 부는 긴 호른같은 것을 들고 뱃고동 소리도 내고 있고..

 

지난 번 6코스에서 보았던 같은 해녀 조형물이 여기에도 있고

멀리 빨간 등대의 난간에는 인형으로 보이는 여자가 멀리 바다를 응시하고 있다.

마을로 향하는 길의 뚝도 작은 도형을 만들어 놓았고,

용왕 난드르 라는 곳에서는 무언가 체험하는 코스도 있나 보다.

 

이런 것들이 일반 관광지처럼 많아지면 안되는데..

길을 걷는 이는 시끄러움을 원하지 않는다.

 

8코스 종착점에서 도착 스탬프를 찍고 우리는 서로 수고했다고 손을 모아 파이팅을 외치고

도말칼국수 집을 물어보니 시내버스 타는 길로 나가면 있다 하기에 천천히 걸어나가다가

이쁜 카페에 눈이 멈춘다. 

 

공간의 제약이 없어 마음껏 아름다움을 표현해 놓았다.

작은 꽃밭으로도, 작은 세면대로도, 작은 인형으로도..

 

이제 막 새로 짓고 있는 어느 집은 색깔을 아주 원색으로 해 놓아 지나가는 이의 눈길을

억지로 끌고 있다. 유럽에 이렇게 마을 전체를 같은 색으로 통일시키는 마을이 있다는데

우리도 그런 디자인을 도입해 볼 필요도 있다.

 

여기 저기 통나무 펜션이 보이는 곳에 농부 한 분이 모자를 깊게 눌러 쓰고

파를 심어 놓은 밭에 비료를 주고 있다.

  

도말칼국수를 판다는 마을회관에 도착해 메뉴를 보니 칼국수와 강된장 비빔밥이 있어

각각 2개씩 시키고 내부를 보니 수 많은 사람들이 벽에 낙서를 할 수 있도록 해 놓아

전국에서 온 여행객들이 저마다 재미있는 기록을 남겨 놓았다.

 

도말칼국수인줄 알았는데 수제비였고, 재료는 갯우렁을 국물로 내서 만든 쑥수제비인데

국물 맛이 참 좋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마셔 버리고 강된장 비빔밥도 맛있어

밥 공기를 하나 더 시켜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이곳 마을회관은 식당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전문 종업원이 아니고

부녀회에서 돌아가며 한다고 한다. 가만히 보니 얼굴모습이나 옷 모습이 종업원은 아닌 것 같다.

 

여행은 먹는게 중요하다.

그 지방의 맛있는 음식들을 즐기기 위해서는 한 두 명이 다니는 것보다 서너명이 몰려 다니는 것이

여러가지 메뉴를 시킬 수 있어 갖가지 음식체험에 도움이 된다.

 

버스 정류장의 의자도 아트를 도입해 재미있게 해 놓아 여행을 즐겁게 한다.

 

이렇게...

제주도 올레길 두 개의 코스를 마쳤다.

7코스를 걸을 때만 해도 그 곳이 제일 좋은 줄 알았는데

8코스는 더 멋진 풍광들이 가득했고

또 다른 코스들은 새로움으로 나를 유혹할 것이다.

 

언제나 다시 오려나..

 

어느 날 한 달 정도 시간을 잡고 게스트 하우스에서 자며

1코스부터 마지막 18코스까지 걸어보고 싶다.

 

그 날이 언제일까...

 

행복한 걷기.  나 그 속에 푹 빠져 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