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유럽방문기

북구유럽/러시아 상트 여행기

carmina 2010. 10. 7. 17:23

 

 

 

 

북구유럽 여행을 준비하면서…

1년전부터 북구유럽여행을 계획했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그리고 러시아
노르웨이의 피요르드를 보고 싶었고, 낙농업이 강한 북구의 농촌풍경을 보고 싶었으며, 상트페테르부르그의 화려함을 오래전부터 그리워했다.
 
중부유럽이나 동구 그리고 남유럽의 대표적인 국가들은 이미 다 가보았고, 결혼 25주년 은혼식을 기념해서 무언가 평생 기념될 행사하나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미국으로 이민간 친구부부와 2010년도 추석시즌에 유럽에서 만나서 유럽을 같이 돌아다니자고 뜻을 모았지만 여의치 않았고, 내가 속한 단체에서도 10여년만의 단체해외여행을 올초부터 추진했지만 그것도 인원부족으로 무산되었다.
 
6개월전부터는 개인적인 여행을 계획하고 본격적인 준비과정에 돌입했다.
 
그동안 쌓아 두었던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추석황금연휴기간에 좌석을 확보하기 위해서 6개월전에 예매해야 한다 해서 탁상칼렌다에 표시를 해 놓고 그 날이 오자마자 예약을 해 두었다.
 
하루 먼저 혹은 하루 늦게 떠나는 일정을 생각해 보았으나 바로 다음날 날짜를 변경하기 위해 대한항공에 전화했더니 마일리지석은 제한되어 있으니 벌써 내가 원하는 날짜에 자리가 없단다.
 
이때가 성수기인지라 마일리지도 비수기의 마일리지보다 1.5배나 더 사용해야만 했고 비행기 요금도 평소의 거의 1.3배~1.5배 수준이다.
 
그러나 이때 아니면 안될 것 같았다. 나중에 둘이 한가할 때 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 때가서는 돈이 아까워 갈 수 없거나 혹은 우리 부부 점점 나이들어가는데 둘이 하나라도 몸이 아파서 못 갈 수도 있을테니 일단은 모든 악조건에서도 가야했다.
 
아니면 평생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니까..
지금 번듯한 직장이 있고 크게 돈 들어갈만한 집안행사가 없으니 이때가 인생의 최적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여행사를 통해서 팩키지 여행프로그램 중에 현지에서 조인할 수 있는 랜드 조인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예약도 해 두었다.
 
대한항공이 연결되지 않는 유럽내 항공편은 여행계획이 변경되어도 환불되지 않는다 해서 미리 예매하는 것을 상당히 고민했는데 이 것도 만약의 경우라도 손해 볼 생각으로 대한항공의 기착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덴마크의 코펜하겐까지 그리고 핀란드 헬싱키에서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까지의 항공편을 예약해 두었다.
 
유럽내 구간을 이용시 아시아나 항공사의 마일리지도 이용해 볼까 했는데 두 구간이 모두 적용되는 것도 아니고 편도이용해도 왕복 마일리지를 적용한다 해서 현금으로 계산해야 했다.
 
여행사 사업하는 친구의 도움으로 혹시 랜드조인비를 할인받기를 기대했지만 워낙에 그 기간이 해외여행시즌이라 그것도 전액을 다 지불해야만 했다.
 
1년전부터 북구유럽에 대한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점에서 아무리 뒤져봐도 북구유럽에 대한 여행기는 참으로 숫자가 적었다.
젊은이들 많이가는 서유럽이나 동유럽 남유럽에 대한 책자는 넘쳐났는데...
 
6개월전부터는 아내에게도 책을 사주어 읽게 했다.
아내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미 기대에 가득차 있었다.
기대와 희망없이 모르고 떠나는 여행처럼 재미없는 것은 없으니까..
 
영화와 여행에 대한 내 주관 -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다.
 
영국 BBC 방송에서 만든 다큐멘타리 음악여행 DVD 프로그램을 통해서 현지의 풍경도 미리 느껴보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유럽영화를 다운 받아 아내와 같이 미리 보기도 했고, 부지런히 인터넷을 뒤져 역사와 다른 사람 여행기들을 즐겨찾기 해 놓아 틈틈이 보고 도상(圖上)여행을 해 두었다.
 
직장에서 여름휴가도 포기하고 가을휴가로 대체한다고 말을 해 놓았다.
 
아내 직장 문제도 고민거리였는데 다행히 막판에 이웃 친구의 도움으로 해결되었다.
 
늘 몸이 아파 불편한 아내에게 적어도 여행때만큼은 크게 아프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예산을 짜 보았다. 만만치않은 금액이다.
마일리지를 써도 비용이 거의 팩키지 비용만큼 든다. 그러나 팩키지로 간다면 지척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포기해야 한다.
고민이 많았다. 어찌해야 할까?
 
포기할 수 없다. 내가 언제 러시아를 가보겠나.
일부러 북구여행을 계획한 것도 그 곳은 출장갈 기회도 별로 없는 곳이라 가보고 싶었고, 일반 놀고 먹는 해외여행이 아니고 자연이 있고 예술 그리고 문화가 있는 곳을 찾자는 내 여행의 신념과 어울리는 곳이었다.
 
그리고 팩키지 여행이라 해도 북구를 찾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지적수준이 있는 사람들이 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리고 크류즈 여행을 해 보고 싶었다.
영화에서 수없이 보아온 크류즈 여행.
배 안에서 먹고 자고, 엔터테인먼트가 있고, 갑판에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보고 싶었기에..
 
팩키지 투어 후 우리 부부만 가는 상트를 위해서 인터넷을 뒤져 민박집을 예약해 두었다. 호텔을 이용할까 하다가 귀국편 비행기가 한밤중에 떠나기에 체크 아웃후 짐을 보관하거나 옷을 갈아 입는 것이 불편할 것 같아 아침 저녁식사가 제공되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민박을 선택했다.
 
상트에 가면 로진스키극장이라는 유명한 공연홀에서 발레를 보고 싶었는데 묵을 일정이 하루 밖에 없어 아쉽지만 포기했다.
 
오래전부터 계획했기에 9월 17일이라는 날짜가 오지 않을 지도 모르고 늘 너무 멀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긴 여름을 지나고 아직도 이상기온으로 여름날씨가 끝나지 않을 때쯤 기어코 달력을 넘기고도 열대야가 지속되는 그 어느 날에 때가 되었다.
 
두달전부터 아내는 현지날씨를 알려 달라고 채근한다. 여자에게는 옷보다 귀중한건 없으니까..
 
8월 말에 대한항공 발권도 하고, 왕복 기내 좌석도 창가에 둘만이 앉을 수 있는 자리로 미리 점찍어 놓았다.
 
9월 들어서자 마자 일인당 11만원이 넘는 비싼 러시아 비자를 받아놓았고, 만약을 위해 여권도 복사해 놓았고 여유사진도 확보해 놓았다.  참고로 러시아 비자는 신청시기에 따라 비용이 다르다. 방문일자에 근접해서 신청하면 급행료가 붙는다.
 
늘 해외출장을 떠났어도, 이렇게 며칠 전부터 잠을 못자는 적도 없었다.
 
오랜시간 걸어도 피곤하지 않을 것같은 트레킹화를 몇 달 전 사놓아 충분히 길들여 놓았으며, 어쩌다 우연히 트위터에서 당첨된 스포츠용품 쿠폰을 이용하여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가방도 하나 사놓았다.
 
이번 여행은 오랜동안 사용한 조그만 콤팩트카메라로만은 그 아름다운 장면을 담는데 한계가 있을 것 같고 또 카메라가 자꾸 고장증상을 보이기에 핑계김에 삼성에서 새로 나온 Full-HD 캠코더를 하나 구매하는 사치도 부렸다.
 
아내는 일주일전부터 짐을 싸고 있었다. 옷가지를 넣었다 빼기를 반복하고..
 
식성이 까다로운 아내가 현지에서 먹을 컵라면과 며칠 간의 반찬거리들과 간식거리를 구매하고 10일간 집을 지키고 있을 애들을 위해 김치찌게를 잔뜩 끓여 놓았다.
 
컵라면은 컵과 라면을 분리해서 담아 부피를 줄이고, 한국식 봉지커피를 준비하고, 아내가 좋아하는 오징어도 싸 두었다.
 
피곤할 때 먹을 사탕과 비타민씨도 준비하고, 비상약도 준비해 두었다.
 
여행사를 통해 현지 가이드 연락처도 받아 놓았고, 공항에서 일행들이 묵는 호텔을 찾아가는 방법도 확인해 놓았다.
 
러시아어의 숫자와 알파벳읽는 방법도 출력해 놓았고, 유로로 환전도 해 놓았다.
 
 
2010년 9월 17일부터 9월 26일까지의 꿈의 여행..
 
이젠...
 
떠난다...
 

덴마크

덴마크로 가기 위해선 대한항공이 금요일 갈 수 있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내 항공으로 갈아 타야 한다.
 
비교적 저가항공사인 스칸디나비아 항공사를 예약해 놓았고 터미날이 다르긴 하지만 연결시간도 적당하다.
 
혹시나 대한항공에서 언젠가 우리 부부가 괌에 갈 때처럼 비지니스석을 줄까 하고도 기대도 해보았다. 최근 몇 년간 독일로 출장 갈 때는 늘 비지니스석을 탔는데...
 
최근 대한항공의 기내의자들이 모두 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코노미석도 개인 비데오 시청이 가능하여 긴 시간 지루한 여행을 달래준다. 우리 좌석은 창가에 다른 좌석들은 3개지만 우리는 맨 뒤 바로 앞에 둘만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예약해 놓았다.
 
아내가 이런 나의 노력을 알까?
 
11시간이 넘는 비행시간동안 입양아 문제를 다룬 영화 "마더 앤드 차일드'와 9.11 테러로 숨진 사람을 기억하라는 메시지의 영화 "리멤버" 두편과 다큐멘타리 몇 편에 빠졌다. 아내는 무슨 영화를 보는지 종일 깔깔대고 웃는다. 너무 소리내서 웃기에 자제를 시킬 정도였다.
 
우리 주위에 단체 여행객이 몰려 앉아 있는데 내 앞자리의 복도쪽에 앉아 있던 시골아저씨같은 분이 종일 앉아 있기가 불편했는지 자기 의자 뒤편 즉 내 옆에 서서 자기 모니터의 60년대 흑백 한국영화를 보고 있다. 그러면서 내 모니터를 슬금 슬금 쳐다 보기도 하고..
 
아내도 불편한 기색이라 기내승무원을 불러 조용히 귓속말로 부탁했다. 옆에 서 있는 승객보고 의자에 앉아서 보라고..
 
그런데 이런..센스없는 사람같으니..기내승무원이 나도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그 사람에게 뒤의 손님이 불편해 하니 앉아서 가라고 부탁한다. 괜히 내가 미안해졌다.
 
이런 일이 몇 시간 뒤 또 생기고..나는 또 기내 승무원에게 부탁해야만 했다.  기내 예절을 모르는 우리네 노년의 아저씨들..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낯익은 모습. 스칸디나비아 항공권을 발급해 주는 루프탄자 체크인 하는 곳으로 찾아갔는데 내 앞에 줄 서 있는 한국인 중년 부부. 아들이 스위스에 있어 방문했단다. 그런데 겨울옷을 어찌나 두텁게 입었는지 갑자기 걱정된다. 다른 외국인들도 모두 그렇게 두터운 외투로 중무장을 했다.
 
당장 덴마크에 도착하면 기차를 타야 하기에 덴마크 크로네를 일부 환전하고 공항순환열차를 탔다. 이제부터 보이는 모든 남녀들이 하나같이 모델급들이다.  
 
스칸디나비아 항공을 탑승하니 승객들이 거의 모두 중년 남자들이다 아마 주말이라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것같다. 좌석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빼곡하니 이전에 내가 미리 예약안해 놓았으면 고생좀 했을 것 같았다.
 
저녁을 먹지 않은 늦은 시간이라 기내 식사를 기대했는데 아차..기내 승무원이 배식대를 들고 잔돈을 챙기는 걸 보니 이 염가항공은 모든게 돈이다. 음료수 한잔도, 빵 한조각도 거저 주지 않는다.  아내는 이미 잠에 빠져 들었고, 난 뒷좌석에서 빵이라도 하나 사먹을려고 기대했는데 그 마저 앞에서 다 팔렸단다.  마실 것이라도 부탁하니 오렌지 쥬스 작은 것 하나에 5유로란다. 이런 바가지. 
 
이미 마실 것 달라고 말해 놓았기에 비싼 쥬스 마셨다. 차라리 와인을 마실걸..
 
덴마크 코펜하겐 도착. 북구의 찬공기가 셔츠 속으로 밀려든다. 서둘러 짐을 찾아 겨울 옷부터 챙겨입는다. 메트로 매표소에서 35크로네 (약 7000원) 정도의 표를 사서 지상공간에서 다니는 전철을 타니 사람들이 모두 두터운 옷차림이다. 내 옷은 그다지 두텁지 않아도 별로 춥지 않은데 이들의 옷차림은 모두 우리네 한 겨울의 외투에 가깝다.
 
3칸정도 달고 다니는 전철은 이 끝에서 저끝까지 모두 볼 수 있도록 터있고 문 옆에 있는 의자는 접고 펼수 있도록 하여 자전거를 놓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실용의 유럽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행히 우리가 내릴 역은 전철을 바꿔타지 않아도 되는 프레디릭보그라는 역. 그 역에 인근에 커다란 성이 있다.
 
썰렁한 밤공기가 아까 공항보다 더 차갑게 밀려든다. 미리 호텔장소는 파악해 놓았는데 전철역의 어느 쪽으로 나가야 할 지 감이 안 잡히니 물어 볼 수 밖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쏜살같이 지나가는 청년에게 래디슨호텔위치를 확인하고 10시 반경 도착
 
이미 먼저 핀란드 항공편으로 와있는 팩키지일행의 가이드를 통해 방키를 받고 다른 일행들은 어디 있느냐 했더니 모두 들어가 잔단다. 
 
우린 짐만 방에 들여 놓고 출출해 밤거리로 다시 나왔다. 그시간에 불 켜 있는 곳은 길 건너편의 맥도날드와 세븐 일레븐 편의점.
 
아내는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 셋트 하나 먹자고 하는데 외국에선 우리같이 셋트 메뉴가 거의 없다. 콤비네이션이라고도 하는데 여긴 그것마저 보이지 않는다.  빅맥 햄버거 하나에 콜라나 프렌치 프라이 없이 우리 돈으로 환산하니  거의 6000원. 
 
머뭇거리다가 세븐 일레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물도 사야 하니까.  빵 몇개와 맥주 한캔으로 저녁을 때우고 여행의 첫 밤을 즐긴다.
 
눈을 뜨니 새벽 2시 반. 다시 잠을 청하고 눈뜨니 새벽 5시 반.
 
아침 거리를 보고파서 캠코더를 들고 로비로 나오니 어제 먼저 도착한 한국인 일행들이 반갑게 인사한다.
 
스산하고 조용한 거리, 자전거를 타고 지나다니는 이가 많다. 도로에 가로등이 폴대도 없이 공중에 걸려있다. 여행 내내 이런 형태의 가로등이 보여졌다.
 
호텔 아침 부페 메뉴중 이상한 음식 발견. 이게 뭐지? 생선같은데 살짝 양념이 되어 있고 절인 것 같다. 전혀 새로운 생선 맛이다. 아마 젖갈류인가? 알고 보니 청어젓갈이란다. 여행 내내 모든 호텔의 부페 식사는 이 메뉴는 꼭 포함되어 있다. 아무도 먹는 사람이 없지만 난 왜 이리도 이게 맛있는지 매번 빠트리지 않고 그 맛을 즐기고 식품점에서 병에 든 이 청어 젓갈을 사가지고 왔다.
 

그리고 치약같은 튜브에 담긴 명란젓. 이것도 잔뜩 사왔다.
 
버스 여행 중 마실 커피를 보온병에 담아 하루를 준비하고, 어제의 추위가 생각나 옷도 따뜻하게 갈아 입고 드디어 버스 여행 출발.
 
대부분이 부부이고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와 혼자 온 중년여성을 포함해서 모두 29명이 우리 일행이다. 버스는 45인승이라 뒷좌석은 여유있게 남아 있다.
 
덴마크에서 별도의 가이드가 탑승했다.  30년을 넘게 이 곳에서 살았다는 중년 여인. 북구유럽의 한국가이드는 거의 전부 나이 든 여성이란다.
 
주말이라 아직 잠이 덜 깬 도심지를 천천히 벗어난다. 길거리에 쓰레기 하나 없고 금요일 밤이면 엉망이 되는 도시인의 잔재물이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는다.
 
도심을 막 벗어나기 직전에 버스 옆에 보이는 무리들.
호기심 자극하여 물어보니 벼룩시장 같은 것이라 한다. 그러나 이 곳 사람들은 물건을 팔러 나오는 것이 아니고 쓸만 하지만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것을 필요한 것들과 바꾸기 위함이라고..
타고난 검소한 생활이 보인다.
 
그리 높지 않은 건물들로 시야가 트이고 건물의 창문틀은 모두 하얀색으로 통일시켰다.  조화로운 도시의 모습이 보인다.
 
길옆을 지나가는 이들이 뚱뚱한 사람이 없다. 나라에시 비만하지 않도록 특별 관린해 준단다. 자전거를 무상제공하고 모든 도로에 자전거 전용도를 만들고, 스포츠센타 이용하게 하고, 너무 일에 빠지지 않게 하고.. 선진국이란 돈만 많이 버는게 선진국은 아님을 이 곳에서 확인한다.
 
그런 복지를 누리기 위해 세금을 많이 낸다. 거의 50 % 이상..
 
이 곳에서 비싼 것은 술과, 외식비와, 담배 그리고 기름...
이런 것들이 비싸니 가능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게 절약이다.
 
차가 외곽으로 빠지니 푸른 벌판에 양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이곳 북구유럽은 모든 양, 말, 소를 방목한다. 비가 오면 맞게 하고 때에 따라서 이동만 시켜 줄 뿐이다.
 
처음 찾아간 곳은 프레드릭스보그성이라는 곳.
 

 
고즈넉한 곳에 자리 잡인 규모가 큰 유럽전형의 성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그 앞에 펼쳐전 인공호수. 오스트리아 쉔부른 궁에서 보았던 잘 다듬어진 나무들, 그리고 역시 오스트리아에서 보았던 문자 혹은 미로처럼 새겨진 작은 관목정원.
 
이보다 더 이쁠 순 없다.  바람은 불고 머리카락은 날리지만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다. 가이드말이 이 곳은 한국사람들이 별로 오지 않는단다. 그래서인지 우리 일행밖에는 아무도 이 넓은 곳에 보이지 않는다.  화장실도 어찌 그리 평화로운지...
 
지붕에 잔디가 얹혀져 있다. 갈대로 지붕을 만든단다. 유럽 여행 내내 이런 집들을 많이 보았다. 지붕위에 나무가 자라고 풀이 자란다.
 
잔디를 눈여겨 보니 서양잔디. 어느 정도 자라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잔디라 멀리서 보기엔 무척 보기 좋다. 우리 나라 산소에 이런 잔디를 덮었다가 보기 흉하게 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그곳을 나올 때쯤 썰렁한 대 저택에 사람들이 산책하러 온다. 큰 개를 데리고 산책 오기도 하고..
 
머물고 싶어도 바람이 심하게 불어 차에 탈 수 밖에 없다. 버스가 다시 시내로 들어왔다. 코펜하겐에 제일 유명한 관광지가 안데르센 동화의 인어공주상인데 지금은 중국 상해 무역박람회에 출장가서 볼 수 없다 한다. 우리 같으면 모조품이라도 가져다 놓을텐데..이 들은 이런 것도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
 
어릴 때 무척이나 동화책을 많이 읽었던 나이기에 인어공주를 보고 싶었지만 아쉬운 마음 가득.
 
게피온 분수를 찾았다. 북유럽 신화를 모티브로 한 커다란 동상. 여신이 황소 4마리가 마차를 끌고가는 모습이 무척 역동적이다. 분수대 옆으로 보이는 고풍스러운 교회와 신화의 여신이 묘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아말리엔보 궁전. 왕궁들로 둘러 쌓인 넓은 광장에 커다란 동상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왕이 있을 때는 깃발이 걸려 있다 하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서열에 따라 왕궁을 옮긴다.
 
왕궁에 들어가고 싶지만,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는 시간들이다. 그냥 주마간산. 단지 이곳에 와 보았을 뿐.
 
왕궁이라지만 요란하지도 않고 조용하고 태평함만 보인다.
 
니하운이라는 곳.  한때 선원들의 술집거리로 유명했으나 안데르센이 작품활동을 하던 곳이고,관광사업을 위해 주변 건물들을 정리하여 레스토랑과 카페를 만들어 관광명소가 되었고, 이 명박 대통령이 이 곳을 와서 보고 청계천도 이렇게 만들어야겠다고 구상한 곳이라 한다. 작은 배가 정박된 하천옆에 각양각색의 4층건물들이 도열해 있다.  건물들이 모두 특색이 있고 어떤 집은 담쟁이를 키워 더 고풍스럽게 만들어 놓았으며 건물 1층은 모두 카페나 상가로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커피나 맥주즐 즐기고 있다.  내가 해외 다닐 때마다 저런 노천카페에 앉아 시간 보내는 것을 참 즐기는데 오늘은 패스.
 
시청사,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지지만 나는 시청사 내에 있는 작은 등하나 자붕위로 날라가는 새떼들에 더 관심이 있다.
 
시청사 안에 있는 동상하나, 동상의 머리에 핏자국이 선명하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가이드가 설명해 주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옛날 의상을 입고 가발을 쓰고 근무해야 할 것 같은 중세풍 건물안은 어떤 모습일까?
 
어느 관광코스에나 쇼핑을 빼먹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팩키지에는 쇼핑센타를 의도적으로 데려가지 않는다.
그리고 가이드가 그런 쇼핑센타에서 구전을 챙기는 것 같지는 않다. 대신 이 곳에서 좋다고 하는 코엔자임을 사라고 추천하고 사람들은 우~ 몰려가 너도 나도 그 약을 사온다
 
우리 부부는 비가 올것 같아 길거리 마트에서 우산을 하나 사고 물도 한 병샀다. 물은 아무 물이나 먹어도 좋은데 늘 소지하고 다녀야 할 병은 있어야 하니까..
 
모든 건물의 계단 옆에 장애인이 다닐 수 있도록 작은 비탈길을 해 놓은 배려에서 선진국의 힘이 보인다.
 
점심을 위해 가이드가 추천하는 유명한 음식잡지인 미슐랭 가이드북에 나왔다는 Skovshove Restaurant의 특별한 가자미샌드위치를 먹으러 가는 길에 풍력발전을 위한 거대한 바람개비가 많이 보인다.
바닷가에 촘촘히 들어선 바람개비를 통해서 석유사용을 가능한 자제하여 환경보호와 자연보호에 앞장서는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샌드위치라 해서 간단한 패스트푸드인줄 알았는데 제법 레스토랑다운 샌드위치라 품격도 있었다. 하긴 이동식은 이런게 좋다. 이 곳사람들이 제일 많이 마신다는 칼스버그 맥주를 별도 지불하여 마시고는 나도 Danish가 되어 본다.
 
식사하고 나와 도로변 집에 놓은 꽃이 보기 좋아 기웃거리는데 농부차림의 아저씨가 나와 아는 체를 한다. 서로 기분좋게 사진찍었다. 여행은 이런 만남이 좋다.  혼자 다니면 무수히 현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텐데 그룹이 다니니 그런 것이 좀 아쉽다.
 
덴마크를 떠나기에 앞서 쉐익스피어의 햄릿의 무대가 되었던 크롬보그 성을 찾아간다. 성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지만 고풍스러워 보이지만 외부관람으로 그친다.
 
차에서 내리니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는데 얼마나 바람이 센지 우산이 모두 뒤집어 진다. 그리고 빗방울이 굵어지고..
사진만 간신히 찍고 모두 후퇴.
 
이제 덴마크 코펜하겐을 떠나 스웨덴으로 간다. 페리호를 타고 스웨덴의 헬싱괴리로 이동.
 
거대한 페리가 기다리고 있다. 이 페리 내부에 레일이 깔려 있어서관광열차까지 통째로 운송한단다. 우리 버스도 싣고 가고..
 
이곳 가이드는 여기서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스웨덴
 
페리는 국경을 지나기에 페리 안에 면세점이 운용되고 있다. 비록 45분밖에 안걸리는 거리지만 사람들이 쇼핑하느라 바쁘다.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도 갑판에 나가 휘 둘러 보았다. 밖이 궁금해 연신 히뿌연 창문을 보았지만 히뿌연 세상만 보인다.
 
그리고는 곧 배가 정박할 준비를 하고..우린 덴마크에 온지 하루도 안되어 새로운 땅을 밟는다.
9월 18일 오후
 
비를 맞으며 스웨덴에 도착한다. 내 발이 내몸이 차에 타고 배에 실려서 따따블 상륙이다.
 
어떠한 수속도 없다. 그냥 이어진 바닷길을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땅을 지나갈 뿐이다. 자연은 어차피 하나였던것을 인간이 나눈 경계선을 우린 국경이라 한다. 자연이 인간들을 미워하여 모두 사라지게 만든다면 그런 경계가 없어지겠지.
 
스웨덴 헬싱보리에 도착하여 스웨덴의 해안을 끼고 버스가 달린다. 끝없는 벌판과 잘 다듬어진 목초에 군데 군데 건초더미를 잘 말아 놓았다. 요즘도 한국에서는 이렇게 낟가리를 비닐로 말아 판매하는 걸로 알고 있다.
 
신기하게도 차로 오랜동안 이동할 때만 비가 쏟아진다. 그것도 아주 많이... 워낙 넓은 대지를 달리니 이동할 때마다 날씨가 변한다. 그 소낙비속에 벌판의 소는 비를 맞으며 묵묵히 풀을 뜯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먼 길에 가이드도 조용하다. 집에서 준비해 온 mp3 플레이어에 담긴 해바라기 노래들을 아내와 이어폰 나누어 들어며 지루함을 노래로 즐긴다.
 
버스가 도로를 달리다가 기사가 옆에 가는 버스가 자기 회사 차라며 반가와한다. 오랜 시간 달렸기에 핑계김에  두 버스는 잠시 휴게소에서 잠시 조우한다.  다른 차는 기사가 여자다. 스웨덴 마을 사람들끼리 놀러나왔단다. 우리 기사도 스웨덴 인이다.  원래 이런 버스는 이웃 나라의 리투아니아 혹은 라트비아의 값싼 노동자를 사용하는데 우리 버스는 다행히 현지인이란다.
 
휴게소에 화장실에 변기가 스텐으로 되어 있음에 놀란다. 관리인도 별로 없는 듯한데 화장실이 참 깨끗하다.  휴게소에서 무언가 간식거리를 사고 싶어 기웃거리는데 휴게소가 문을 닫았다. 분명 안에 사람이 있는데..두드려도 아는척 하지 않는다. 쉬는 시간이란다.
 
 
 
참으로 선진국 민족다운 발상이다. 사는게 돈이 목적이 아니다.

 휴게소 주위에 빨간 오디같은 열매를 가진 나무들이 가득하다. 온 바닥에 빨간 구슬들이 돌아다닌다. 한 번 따먹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생기지만 참는다.
 
해안가에 대형 바람개비들이 돌고 있다. 금방이라도 바람에 날려서 내 차를 공격할 것만 같다.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지 가끔 이런 영화 중독증의 환자같은 생각을 한다.
 
몇 시간을 달렸을까?  이미 저녁시간인지 오늘 저녁은 중국식이라 한다. 7 ~8 층 규모의 고풍스런 건물이 코너에 자리잡은 곳에 천진반점이라는 중국음식점.
 
난 중국음식이 좋다. 그래서 자꾸 살이 찌는지 모르지만..
아내는 거의 기름기 범벅인 중국음식은 손도 못댄다. 같이 식사를 하는 사람이 보기 안 좋았던지 한국에서 가지고 온 고추장을 건넨다. 아내도 미리 김을 가지고 왔기에 나누어 먹고..
 
잠시 시간이 있기에 식사 후 주변을 돌아다녀 본다.  식당앞에 모습이 눈에 익은 차가 있다. 기아 포르테.. 그런데 기아마크는 있는데 이름은 포르테가 아닌 것 같다.
 
딸랑거리며 철로위로 트램이 지나가고 트램이 지나가면 그 길로 다시 일반 차가 달린다.
 
사거리 건너편에 알록달록한 전형적인 서커스 천막 지붕이 보인다. 가보자.  아직은 준비하고 있는지 문을 막아 놓았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서커스도 즐거울텐데...언젠가 호주에 출장갔다가 태양의 서커스를 본적이 있다.
 
서커스장 옆 넓은 공간에 시민들이 운동을 할 수 있는 대형 테니스장이 보인다. 이 금싸라기 땅에 이런 시민 편의 시설을 만들 수 있을까?
 
이미 철시한 상가들에 낯익은 포스터가 하나 붙어 있다. 맘마미아 뮤지칼. 얼마나 흥겨운 공연이었는지..그리고 얼마나 멋있게 아바의 노래가사들을 이용하여 대본을 만들었는지 혀를 내 두를 정도였다.
 
식사하고 호텔로 향해 가는데 시내로 통과하여 국도로 가면 갈수록 덴마크에서 보던 거리의 모습과 사뭇 다르다. 어찌 보면 한국의 모습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여기 저기 건설현장이 보이고 도시는 계속적으로 만들어 지고 있다.
 
그리고 도로변에 우리나라의 양회공장에서 자주 보암직한 플랜트들이 보인다. 아마다 이 근방에 커다란 탄광이 있는 것 같다.
 
서편으로 노을이 진다.
점점 붉어지는 노을.. 구름의 모습이 묘하다. 어떤 구름은 동물의 꼬리를 잡아먹는 또 다른 동물의 형상이 연상되어 오랜시간 쳐다 보았다.
 
노을 밑에 펼쳐지는 끝없는 벌판, 양과 소가 말이 침묵하고 있다.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한 호텔, 1층에 방을 배정받았는데 오늘도 침대가 트윈이다. 왜 더블은 없을까?
 
호텔 후론트데스크가 스탠드카페를 겸하고 있다. 맥주한 잔 하고 싶었는데 호텔에서 하기보다는 나가서 하고 싶다. 아니 밤 별이 보고 싶어 나가야만 했다.
 
고생하는 가이드에게 맥주한잔 하자고 권해 호텔 밖으로 나왔다.
어느 선술집 앞에 젊은이들의 락큰롤 음악이 크게 들리고 멋지게 드레스를 차려입고 파티복을 입은 젊은이들이 문 밖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 코너를 돌아가니 옆에 집은 호숫가에 야외식탁을 두고 있다. 혹시라도 추울까봐 선술집에서 무릎담요를 빌려준다.
 
아내와 가이드 그리고 나 세명이 호숫가 테이블에 앉아 밤늦게까지 별빛과 어스름한 가로등을 벗삼아 이 지방 특산물인 필스너 맥주 한잔과 함께 담소를 즐긴다. 별이 많지 않아 조금 섭섭했다.
 
담소 중에 무심코 옆을 바라보니 사람도 타지 않은 것 같은 배 한척이 조용히 호수위로 미끌어져 내려가고 있다.
 
호텔방의 작은 쓰레기통이 휴지와 음식쓰레기 그리고 재생용품의 3가지로 분리수거가 가능하게 만들어 놓아 이들의 자원재생에 대한 철저한 생활습관을 본다.
 
맥주 한 잔 했다고 잠이 쉽게 온다. 아니다 아내것까지 내가 마셨으니 2잔이다.
 
다음날 아침. 주일이다.
예배를 빠질 수 없다. 둘이 스마트폰에 저장된 성경을 읽고  찬송가를 부르며 간단하게 예배를 드린다. 주일예배를 하늘같이 여기는 아내가 주일이 두번이나 있는 이 번 여행에 무척 관용을 베푼 셈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어제 밤 어두웠던 길을 산책한다. 나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호텔 주위를 떠돌고 있다. 작은 공원에 잘 다듬어진 꽃밭.  깨끗한 호수주변, 그토록 젊은애들이 지난 밤 이 거리에서 시끄럽게 놀았을 터인데 거리엔 비닐쪼가리하나 바람에 날리지 않는다.
 
상가마다 창가에 작은 화분을 놓아 지나는 이의 사람을 부드럽게 만든다. 그 화분의 꽃들도 모수 싱싱하다. 철저한 관리.
 
아침식사를 위해 들어가는 데 뭐 눈에 뭐만 보인다고 하얀 피아노가 눈에 금방 뜨이는데 반가운 이름. 영창피아노. 영창피아노 선전할 때 비엔나 합창단원을 모델로 했는데 그래서인가 유럽에 영창 피아노가 있다.
 
오늘도 난 이 곳에서 청어 젓갈에 폭 빠졌다. 아내는 과일과 빵 그리고 삶은 계란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여행 중 간식거리.
 
자..오늘도 떠나보자. 긴 긴 버스여행.. 차는 2시간마다 잠시 서서 휴식을 가져야 한다. 휴게소 커피 한잔에 2.5유로 주머니를 탈탈 뒤져도 2.3유로밖에 없다. 커피 조금 적게 담아도 된다고 했더니 마음씨 좋아보이는 할머니가 그 돈을 받고 잔을 가득 채워 준다.
 
한국에서 따라온 가이드가 스웨덴에서 제일 유명한 것이 아바라며 아바의 음악을 들려 준다.
 
나도 실은 혹시라도 노래할 기회가 있을까봐 아바의 "I have a dream"의 가사를 적어왔다. 노래도 어렵지 않고..
 
아바는 내 젊은 시절의 우상이었다. 1987년 해외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혼자 속리산을 등산할 때 아바의 노래가 담긴 카셋트로 신나게 노래부르며 즐겼다.
 
 
노르웨이

이제 스웨덴 국경을 지나 노르웨이로 가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노르웨이를 지나 다시 스웨덴을 거쳐 핀란드로 가야 한다.
이번 북구유럽의 백미는 노르웨이의 자연이다
일정의 3분의 2가 노르웨이로 채워져 있고 노르웨이만큼 인상에 남는 곳도 없다. 특히...그 천혜의 자연이..
 
노르웨이에는 올해 초 덴마크 사람과 결혼한 조카가 살고 있다. 남편의 어머니가 노르웨이에 와서 살고 있기에 이 곳으로 이주해 왔으나, 만날 시간은 없을 것 같으나 우선 연락만 취한다.
 
몇 시에 어느 장소에서 점심을 먹고 관광코스는 어디라고 말을 하고 나서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으니 오슬로로 들어가는 길은 이상하게 도로가 모두 막혔다. 웬 도로공사를 그리도 많이 하는지..
 
도심으로 들어가는 도로는 거의 터널로 들어가는데 터널입구들이 모두 막혀 버스기사가 쩔쩔 맨다.
 
아마 휴일을 이용해서 도로 작업하는 것 같다.
 
빙글 빙글 돌아가는 도로와 터널을 돌다보니 도무지 방향이 안 잡히는지 시간만 보내고 결국 예정되었던 시내의 관광코스 몇 군데를포기해야만 했다.
 
겨우 현지 가이드를 만났는데 이 가이드의 성격이 보통 왈가닥이 아니다. 나이가 환갑이 다 되었다는데 성격이 얼마나 괄괄한지 처음부터 자기 자랑이다. 하긴 이런 가이드는 떠벌이가 좋다.
 
워낙 헤매다가 식사시간도 넘기고 나는 조카얼굴이라도 보고 싶었지만 불과 몇 분의 차이로 만나지 못했다. 할 수 없이 아내가 먹을려고 가지고 온 컵라면, 오징어, 김, 등을 모두 꺼내어 조카에게 건네주라고 부탁해야만 했다. 우리야 조금 참으면 되지만 이 곳에 사는 조카는 얼마나 그런 것들이 먹고 싶을까 하는 생각에..
 
점심도 가이드의 동료가 운영하는 듯한 한국식당. 모두들 오랜만의 한국음식인지 좋아한다.
 
오슬로 관광은 노르웨이를 떠날 때 다시 지나치게 되어 있으니 그때 가는 걸로 하고 다시 북쪽으로 먼 길을 간다.
 
노르웨이라는 단어가 곧 북으로 가는 길이니까..
 
사람들이 강가에 개를 산책하고, 커다란 크류즈가 정박되어 있는 모습도 보이고 수많은 하얀 요트들이 강가에 정박되어 있어 혹자는 여유있게 카누를 즐긴다.
 
노르웨이의 풍경은 덴마크나 스웨덴의 풍경과 무언가 다른 듯 하다
집들이 더 여유있어 보이고 넓은 벌판에 넓은 지붕을 가진 짙은 갈색의 벽돌집들이 정겨워 보인다. 어쩌면 저리도 집 주위가 깨끗할까?
 
우리네 한국의 농촌을 가보면 어느 집이건 집 주위가 갖가지 농기구들이나 농작물들, 살림살이들을 늘어 놓아  지저분해 보이는데 이 곳은 집에 담도 없고 집 주위에 작은 화분들을 놓아 마치 하나의 거대한 영화셋트장같다.
 
자작나무가 쭉쭉 뻗은 끝없는 숲이 펼쳐지고 귀리, 밀밭, 보리밭들이 시야에 담지 못할 정도로 넓게 퍼져있다.
 
도로도 거의 로타리 식으로 되어 있어 차가 막힘이 없다. 그다지 속도도 내지 않고, 앞에 서서히 가는 차가 있어도 클랙션을 울리지 않는다. 기사 뒤에서 보는 우리가 더 급해 보인다.
 
버스는 유럽에서 세번째로 넓다는 끝없이 넓은 호수변을 따라 주행하고, 가이드는 경치 분위기에 맞는 켈틱 음악을 틀어 놓아 우선은 조용히 먼길을 가게 한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나는 그 아름다운 경치들을 놓치기 싫어 장시간의 여행에 피곤한 눈을 감지 않고 있다. 둘러 보니 승객들은 거의 모두 잠든 것 같고.. 아내도 옆에서 세상 모르고 잠들고 있다.
 

 
중간에 기사가 급유를 하기 위해 잠시 머문 주유소에 목각으로 만든 큰 피노키오 같은 인형이 걸려있다. 아마 이 곳의 신화에 나오는 인물인지..
 
오랜 시간 여행하다 보니 가이드가 제일 신경쓰는 것이 화장실이다. 우리 나라 고속도로같이 곳곳에 휴게실이 많은 편이 아니라, 화장실이용이 가능한 휴게실에서는 꼭 쉬는 것 같다.
 
어느 휴게소에서는 또 다른 한국여행객들을 태운 버스를 만났다. 우리 보다는 조금 젊은 층이 많고, 우리와는 코스가 조금 다른듯이 보인다.
 
우리는 지금 Hamar로 향하고 있다. 북쪽으로 북쪽으로..
한달전만 왔어도 백야 현상을 볼 수 있었는데 이번 달부터 그 현상이 조금 줄어들었다.
 
버스안에 있는 시계도 그렇지만 길거리 빌딩의 시계도 시계와 온도계 기능을 같이 한다.
 
가이드는 노르웨이 정보를 마치 녹음기처럼 풀어내고 있다.
 
물이 깨끗해서 호텔 수도물을 그냥 마셔도 된다.
의사 목사 간호사가 부족하다 그러나 모두 기피직종이다
겨울에는 일조량이 부족하여 병에 걸리기 쉽다
농사짓는 땅은 몇년에 한번씩 갈아 엎어줘야 하는데 게을러서 안한다. 정부에서 자금을 대줘도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먹는 골뱅이는 노르웨이제가 많다.
이들은 손 솜씨가 안좋아 한국인이민자에게 유리하다
원유수입의 80%는 재투자한다.
가족중 장자만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강도 개인소유라 낚시수입이 있다.
사냥권도 보유해야 한다.
소수력 발전이 많고 그로 인한 수입도 많다.
보통 별장에선 전기보다 나무를 땐다
뷔페요리는 처음 노르웨이에서 생겼다.
 
오슬로를 지나서 한참 가면 릴레함메르가 나온다.
1994년 동계올림픽, 우리나가 쇼트트랙이 금메달의 영광을 누린 곳이다. 천연의 스키장 코스, 지금은 거개의 시설물이 다 철수 했지만 늘 올림픽이 열리는 곳은 새로운 관광지로 탄생한다. 이 곳에서 스키점프대를 보러 많은 관광객이 찾아 온다.
 
비록 눈은 쌓여 있지 않지만 잔디에 물을 뿌려 여름에도 스키 점프를 즐길 수 있다. 하루에 대여섯번 점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스키 점프대를 보는 것도 좋지만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자연의 모습도 너무 좋다. 파란 잔디, 광활한 대지 그리고 멀리 호수가 흐르고 하얀 구름이 걸쳐 있다.
 
우리가 잠시 쉴 때도 누군가 스키 점프대로 올라가 뛰어 내린다. 그 몇 초동안의 잠시의 순간에 메달 색깔이 바뀌고, 이름의 가치가 달라지고 연금액수가 달라진다.
 
잔디에 누워 사진도 찍고, 멋진 산아래 풍경을 배경으로 그냥 지나 칠수 없었다.
 
길가의 집들은 모두 그림같다.
도무지 엽서 한 장 한 장을 차례대로 넘기는 것 같다
맑은 호수, 푸른 목초와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떼, 소, 말들..
그 가운데 자리잡은 성냥갑같은 집들. 오각형과 7각형의 집들
가끔 집들을 지나치다 보면 조금 큰 건물이 보인다. 학교란다.
학생도 상당히 작은 듯하다. 차안에서 보여주는 실외온도가 8도정도. 무척 춥다. 점점 북으로 올라갈수록 추워지고 있다.
 
멀리 보이는 곳에 만년설의 흔적이 보인다. 한국에서 여름에 떠나왔는데 이 곳은 지금 눈이 덮혀 있다. 제대로 피서온 셈이네.
 
한참 어두울 때까지 버스가 달려가다가 도시에서 한참 떨어진 별리하이멘이라는 곳에 있는 호텔에 내려준다. 
 
시골 펜션같은 곳, 느낌이 좋다. 여행가방을 끌고 호텔 내부로 들어가니 로비에 곰박제가 있고 벽난로에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갑자기 겨울의 나라에 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도착하자 마자 식사를 하는데 메뉴가 인도의 "달"이라는 전통음식이다. 모두 입에 안 맞는지 손을 대지 않고 바람에 날리는 쌀을 한국에서 가지고 온 고추장이나 김에 싸 먹는다.
 
난 이 인도 음식을 가끔 먹어 보았기에 이런 때 아니면 먹을 기회없다 하고 맛있게 먹는다. 아니 솔직하게 얘기하면 맛이 없다. 그러나 이것도 경험아닌가.  이곳의 메뉴에도 역시 청어 젓갈이 있고 치약같이 생긴 튜브속에 명란젓이 있다. 난 왜 이리 먹성이 좋은거야.
 
이 호텔에 사우나가 있다. 추운 곳 지방사람들은 싸우나를 즐긴다. 나무벽으로 만든 방안에 아주 뜨거운 돌을 가져다 놓아 방안을 뜨겁게 해놓고 돌에 물을 끼얹으면 스팀이 나온다. 그 스팀으로 싸우나를 한다.
 
아내는 피곤하다 하여 일찍 자고 나는 싸우나를 즐기고 나와 밤별을 보기 위해 뜨거운 몸을 밤공기로 식힌다. 일행 중의 작은 꼬마가 밖에 나와 있다.  꿈을 꾸라 했다. 세상은 넓다고..
 
날씨가 흐려 밤별은 아주 조금만 보일 뿐이다.  할 수만 있다면 이 밤에 짐승소리 들릴 것만 같은 어둠속에서 와인 한 잔과 함께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보내고 싶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아내와 호텔주변을 산책했다. 한기가 느껴져 밤새 불타고 있던 벽난로 앞에 의자를 두개 가져다 놓고 아침의 여유를 즐긴다.
 
아침 메뉴가 뭔지 궁금하여 레스토랑을 들어가 기웃거렸더니 나이든 아줌마 한 분이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호텔 점원이 오더니 아줌마가 아침 준비에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전한다. 이 일만 40년을 했으며 자신의 프라이드를 위해 혼자 일하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내년 4월이면 은퇴라기에 식사를 아줌마에게 음식이 맛있다고 칭찬해 주었다
 
아침은 모두 먹기 좋은 양식이라 즐기는 것 같았다. 이젠 요령이 생겨 모두 빵과 달걀그리고 과일을 챙긴다.
 
로비에 있는 벽난로 옆에서 점원과 같이 사진을 찍고 즉시 트위터에 올렸다. 나 여기 있소.
 

 
로비 곳곳에 동물 박제들이 있다. 곰, 삵괭이, 여우등..
호텔 넓은 마당 콘크리트에 누군가 지독히 스피드을 즐겼는지 스키드마크가 선명하다. 호텔 점원과 어떻게 이런 스키드 자국이 났는지 한참 추론하며 한참 웃는다.
 

 
기분좋은 곳에서 하룻밤을 자고 경치가 그림같은 곳을 지나니 모두 흥분해 있다. 양 옆에는 높은 산이 있고 그 산꼭대기에 눈이 녹아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린다. 폭포수가 닿는 곳에 맑은 물. 이런 경치가 끝이 없다. 처음엔 신기했다가 너무 자주 보이니까 식상도 하지만 볼 때마다 좋다.
 
2차선도로를 구비 구비 가는데 어느 곳에서 횡단보도도 없는데 버스가 선다. 옆에 빨간 신호등이 있고..  반대편 차선에서 차가 다닌다. 왜 그럴까?  우리 쪽 신호가 녹색등으로 바뀌어 가다 보니 공사를 하고 있다. 아하 이거 좋은 방법이구나. 굳이 길 막아 놓고 공사한다고 수신호로 통제하느니 이렇게 해 놓으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구나.  아무도 없어도 모든 차들이 신호하나는 철저히 지킨다. 
 
양 옆으로 펼쳐지는 산맥의 중간쯤에 구름이 군데 군데 걸려 있어 더 환상적이다. 이곳은 요정의 길이라 부른다. 요정을 노르웨이어로 트롤 이라고 하는지 트롤이라는 말이 자주 보이고 산들이 높아 독수리나 날아 오를 수 있다고 해서 독수리의 길로도 불린다.
 
차가 구비 구비 돌아가다가 어느 순간부터 길을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가파르게 경사진 산을 완전히 갈짓자로 오른다.
 
산으로 올라가면 갈 수록 아찔한 광경이 버스 아래로 보여진다. 이렇게 멋있을 수가.  산꼭대기에서는 계속 폭포수가 계속되고 산 아래는 구름이 군데 군데 덮은 선경(仙景)이다.
 
중간 쯤 올라갔나? 밑에 맑은 물이 세차게 흐르는 곳에 차를 세우고 모두 내려 아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나도 사진 찍고 급히 물있는 곳으로 뛰어 내려가 가슴까지 시원한 찬 물을 손으로 받아 한 모금 마시고 온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절경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우린 모두 입벌려 탄성을 지르다 죽을 것만 같았다.
 
산 정상에 오르니 작은 건축공사현장이 있다. 그 한적한 곳에서도 현장이나 인부의 안전 수칙은 철저히 지키고 있음을 본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가까운 봉우리에 만년설로 덮여 있고 저 멀리 전망대가 보인다. 우리는 모두 서둘러 전망대로 가서 발 밑으로 까마득하게 낭떠러지인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런 곳에 편히 발을 뻗고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보며 몇 시간을 쉬어가면 안될까?
 
발 밑에 우리가 간신히 올라온 실같은 도로가 보이고 구름이 산 골골이 덮혀 있다. 마음껏 소리치며 노래를 부르고 싶다. 
 
관광성수기가 끝났는지 정상에 있는 선물가게도 문을 닫았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이번 여행후 차기부터는 이 곳에 눈때문에 올라오기 힘들 것이라 한다. 운이 좋은 건가?
 
이 곳 정상부터 내려가는 길은 완만한 경사다. 양 옆으로 별장으로 보이는 집들이 있고, 커다란 호수가 마치 백록담처럼 조용히 누워 있다.
 
내려가는 길에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 옆의 물줄기는 도무지 화장실옆 물이라고 보이지 않을만큼 청량하다.
 
화장실로 가는 것도 구비 구비 돌아가도록 만들어 일부러 여유를 갖게 하고 화장실의 문도 스텐레스로 제작해 녹이 슬지 않고 좌변기나 세면대도 녹이 슬지 않는 철제품으로 만들어 언제나 깨끗함을 유지하게 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절경. 봐도 봐도 이런 천혜의 자연속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울 뿐이다.
 
완만하게 내려 오는 도로 양 옆에 딸기밭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딸기를 수확하는데 워낙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에 이런 인력은 오직 폴랜드사람들만 고용해서 수확한다. 왜 꼭 폴랜드 사람만 쓰는지 모르겠지만 외국사람의 이민에 무척이나 엄격한 노르웨이에서 폴랜드 사람만에게는 그런 혜택을 준다고 한다.
 
폴랜드 사람도 이곳에서 몇 개월 일하여 얻은 수익이 좋아 누이좋고 매부좋은 국가 관계가 형성이 된다.
 
자주 캠핑촌이 보인다. 이 곳은 자연보호가 엄격하기에 우리 처럼 아무 곳이나 야영을 할 수 없다. 늘 제한된 지역에서만 캠핑카를 이용해 야영한다.
 
호수가 맑고 깨끗하지만 호주 근처에서 야영하거나 요트를 즐기거나 낚시를 하는 사람을 보기가 무척 힘들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은 관광자원인가?
 
그토록 산기슭에 아름다운 집들이 많지만 인적보는 것도 상당히 드물다. 농사일 하는 사람도 없고, 마을 사람들끼리 옹기 종기 모여 앉은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하다못해 애들이라도 뛰어 노는 모습이 보여야 하는데 모두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혹시 이런 것도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인가?
 
한참 버스가 진행하고 올레순이라는 곳에 와서야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 곳은 그래도 언덕 기슭에 집들이 촘촘히 있고, 차량 정비공장이나 마트 같은 곳더 보인다. 사람사는 곳이 신기해 보일 따름이다.
 
올레순은  세계 3대 대구어장이라 한다. 따라서 생선가공업체가 많고 무역도 활발하다.
 
버스가 주택가를 지나 아클슬라산이라는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데 언덕 위에서 보니 큰 섬이 3개 보인다. 그런데 그 3개의 섬이 모두 지하 터널로 연결되어 있단다. 세상에.. 볼 수 있는 기회는 없지만 이 큰 바다에 터널을 적어도 3개를 지었다니 놀랄만 한다. 그래서 인지 그 언덕위에는 이 공사를 담당했다는 사장의 동상이 멀리 바다를 보고 공사를 감독하는 자세로 교만하게 서있다.
 
멀리 크류즈 한 척이 서서히 입항한다. 또 한 번 온달스네스에 몇 백명의 크류즈 여행자들이 올레순의 골목을 누비며 거리에 활기를 불어 넣겠지.
 
올레순에서 점심을 한다.
 
마치 바다위에 떠 있는 듯한 레스토랑에서 점심 부페.  음식도 가지가지로 준비되어 있고 우린 모두 우아하게 식사를 즐긴다. 식사 후 어부들이 많은 이 곳에서 잠시 산책시간을 주기에 우리 부부도 천천히 시내를 돌아다녔다.  이 곳이 어항인지라 레스토랑과 겸한 호텔 옆에 눈에 익은 한국 선박회사의 상호가 보인다. STX 지사.
 
호롱불 등잔을 파는 곳에서 집에서 쓸 작은 등을 하나 사고, 바닷가에서 아코디온을 키며 동냥을 구하는 이의 음악도 듣고, 아무도 없는 공중전화 박스에 들어가 포즈도 취해 본다. 별로 크지 않은 마을..
 
버스가 어느 1차선의 터널을 통과하다가 갑자기 빠져 나온 곳이 바로 호수랑 연결된다. 이 곳에서 페리를 타고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를 즐긴다. 페리호가 도착해 차들이 하선하여서 반대편의 터널로 들어간다. 이런 시스템이 내 눈에는 신기하기만 하다. 왜 터널을 2차선으로 하지 않고 단선으로 만들어 놓았을까?
 
혼자 여행하는 외국인의 친구도 되어 주고, 우리는 페리호로 맑은 물이 잔잔히 흐르는 호수 건너편으로 이동. 그런데 아무리 호수를 봐도 물고기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선착장에 보니 물밑에 작은 홍합들이 가득하던데 여긴 바다인가 호수인가?
 
게이랑에르 호수가 보이는 전망대. 정말 가도 가도 절경이다. 멀리 크류즈가 가끔 오고 가는 것이 보이며, 우린 다시 뱃시간에 맞추어
선착장에 내려와 유람선을 타고 7선녀 폭포가 보인다는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를 관광한다. 바람이 불어 춥지만 그래도 밖에 나와 푸른 호수를 보면서 바람을 가슴에 안는 것이 더 좋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눈이 녹아 내리는 폭포수들, 그리고 햇빛에 반짝이는 언덕 바위들.  몇 개국어로 방송되는 주위 풍경 안내멘트가 보이는 곳 곳의 전설과 지역에 얽힌 전설을 알려준다.
 
그런데 설명 중 자주 농장이 있다는데 도무지 저런 언덕에 농장이 있다는게 이해가 안된다.
 
바람이 차갑게 불고, 나도 밖에 나와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오렌지색 여행복과 배낭을 멘 젊은 외국인 커플이 얼굴이 발개지도록 밖에 나와 자연을 감상하고 있다.  독일에서 왔다고..
 
우리네 유람선 같았으면 흥겨운 소음인 트롯트가 방송되었을텐데 문화가 다른 곳에 오니 내 취향과 맞는다.
 
1시간을 넘어 탔던가? 건너편에 선착장에 도착하니 마을이 썰렁. 어느 가게에는 시즌이 끝나 문을 닫았다고 표시해 놓았다.
 
앞에 보이는 마을에 입센이 살았었다는 집이 있다고 한다.
 
입센의 작품을 배경으로 노르웨이의 국민작곡가 그리그가 작곡한 페르귄트 중 솔베이지의 노래가 들리는 듯 하다.
 
일부러 솔베이지의 노래 가사를 적어와 기회있으면 남들 앞에서 불러 보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가 없어 혼자 늘 흥얼거리기만 했다.
 
어둑해지는 하늘을 버스로 감싸안고 들어간 작은 마을.
그 곳에 인빅크 피요르드 호텔이 있다. 그런데 호텔방이 한쪽은 도로만 보이고 반대편은 호수가 보인다 한다.
 
방배정은 제비뽑기로 했다.
 
난 왜 이리 운이 좋은거야. 내가 뽑은 방은 천정이 높은 4층의 호수가 보이는 전망 좋은 방.
 
호텔은 베스트 웨스턴 호텔 계열로 호텔주인의 취향인지 반지하 1층에 라디오 박물관을 만들어 놓았다. 시간을 가지고 보고 싶었지만 일행의 단체 행동으로 사진만 얼른찍고 나왔다.
 
가이드가 노르웨이의 특산물품을 사러 가자고 모두에게 독려하여 호텔 앞의 마트로 몰려가 갑자기 마트가 어수선해졌다.
 
나도 친지들에게 선물로 할 튜브형 명란젓과 내가 먹을 청어젓, 멸치젓을 사고 저녁에 마실 캔맥주도 몇 개 샀다.
 
일행 중 얘기가 통하는 부부와 죽이 맞아 밤 12시 반까지 노닥거리다가 늦게 잤더니, 아내는 이미 녹초. 창 밖의 운치있는 풍경은 꿈속에서나 보고 난 밤 풍경을 즐기다가 PMP로 영화 한 편 즐기다가 꿈나라.
 
아침에 호수 주변을 산책하고 싶었는데 아내가 늦장. 마음 속으로 이번 여행엔 가능한  즐겁게 하기 위해 언짢은 기색 안보이겠다고 생각했기에.. 나중에 차에 타기 전에 잠시 호텔 뒤로 해서 호숫가를 산책했다.
 
오늘도 역시 보온병에 버스에서 마실 믹스커피를 넣고 무장. 아내는 식당에서 가지고 온 빵과 계란으로 무장.
 
풍경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끝없이 이어지는 자연의 장엄한 풍경. 그 중에서도 오늘은 더욱 더 장엄한 모습을 보기 위해 떠난다. 바로 만년설.
 
인터넷상에서 보았던 푸른 에머랄드 빛의 빙하가 있는 브릭스달 지역으로 달려가 넓은 공터가 있는 곳에 버스를 주차하니 제법 큰 선물가게 건너편에 거대한 폭포가 힘차게 떨어지고 있다.
 
여기서는 골프카트를 타고 빙하까지 올라가야 한다. 구불 구불 길을 돌아 차 한대에 6명씩 타니 늙으수레한 할아버지 기사가 추울거라며 무릎을 두터운 비닐로 덮어준다.
 
카트가 줄을 지어 언덕을 지그재그로 올라간 끝에 펼쳐진 광경.
마치 거대한 보석같이 빛을 내고 있는 빙하. 프른 빛 얼음이 이제라도 막 무너져 내릴 듯이 그 자리에서 얼어있다.
 
그 아래 맑은 물에 투영된 얼음덩어리
지진이라도 한번 나면 저 얼음들이 그대로 맑은 물로 쓸려 내려갈 것 같다. 만년설이 얼어 태양광중에 푸른 색을 흡수하지 못하고 반사시켜 흰 눈덩어리여야 할 빙하가 저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이드가 주변에 있는 얼음을 깨트려 나누어준다. 무공해 얼음이라고.. 입에 넣었더니 얼음에 무슨 맛이 있으리마는 달콤함이 느껴지는 것은 난 이미 이 거대한 광경에 빠져 있음이리라
 
정말.. 조물주가 만든 아름다운 자연을 본다. 단체 사진을 찍고 내려오는데 일행 중 믿는 이들이 찬양하기를 원한다.
주하나님 지으신 모든세계, 내마음속에 그리어 볼 때..
 
카트기사에게 일인당 1유로씩 팁을 주란다. 1유로짜리가 없어 1불짜리로 대신하고 사진을 같이 찍자 했다.
 
선물코너에 노르웨이 합창씨디가 있지만 비싸서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 거의 3만원에 가까우니..
 
자 이제 어느 곳으로 가나..
 
이 곳은 호수가 길어 다리가 있으면 건너편으로 가기 쉬우나 자연보호때문에 다리를 놓는 것을 주민들이 거부해 길건너편으로 가기 위해선 페리를 이용한다.  이곳 송네피요르드를 건너는 도하시간 15분.
 
플롬으로 간다. 산악열차를 타고 약 800미터 고지가 넘는 미르달까지 1시간을 올라간다.
 
이미 열차표를 샀다 하는데 가는 도중의 터널이 공사중인지 막혀있다. 가이드가 안절 부절. 자칫 이 열차를 놓치면 오래 기다려야 한단다.
 
겨우 겨우 시간맞추어 도착. 녹색의 열차가 기다리고 있다. 톱니바퀴 달린 알프스형 산악열차를 기대했는데 그렇지는 않단다.
 
다행이 열차에 사람이 별로 없어 우린 두칸을 차지했다. 가이드는 올라 갈 때 방향을 알려줄테니 알려주는 대로 사진기를 대고 찍으란다. 이미 가이드는 이 곳 모습을 거울보듯이 보고 있는 듯하다.
 

 
열차 아래로 환상의 자연이 스쳐 지나간다. 열심히 캠코더를 돌린다. 좌우에 있는 산의 높은 곳에서 폭포가 쏟아지고 작은 집들이 언젠가 스위스의 융프라우에서 보았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어느 정도 올라갔을까? 열차가 잠시 쉬며 내려 준 곳 옆에 거대한 폭포가 시원하게 물보라를 흩뿌리며 떨어지고 있다. 모두 내려 사진을 찍고 열차 승무원과도 사진을 찍는다. 그 들도 웃는 낯으로 기꺼이 포즈를 취해 준다. 우리네 한국의 열차 승무원들도 그렇게 즐거운 표정으로 포즈에 응해줄까?
 
철길은 단선. 중간에 위에서 내려오는 열차와 교차해야 한다. 정상의 미르달에 올라 가니 작은 매점이 있다 커피와 머핀을 즐긴다.
 
여행 중 버스에서 먹을려 했던 오징어를 버스기사나 외국사람들이 싫어한다 해서 참다가 아무도 없는 열차안에서 나누어 먹으니 모두 기분이 좋다. 역시 한국사람이야.
 
플롬열차에서 내려와 버스는 산으로 산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이 산행길이 예사길이 아니다. 나선형 터널이 지속된다. 나선형 터널이라.. 산을 나선형으로 올라가는 것도 보통일이 아닌데 터널을 나선형으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이제껏 들어보지 않았는데..
 
그렇게 몇 개의 나선형 터널을 올라가고 터널 중간 중간에 가끔 수력발전소도 보인다.
 
전장 4키로가 넘는 직선터널도 있고, 2키로 이상되는 터널들 몇 개를 지난다.
 
그렇게 800미터가 넘는 산을 터널을 구비 구비 올라가니 키가 큰 나무가 줄어들고 거의 낮은 관목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도 푸른 빛을 잃고 나무기둥도 가늘다. . 산 정상에 호수가 있으나 백두산이나 한라산같이 화산으로 생긴 호수가 아니고 눈이 녹아 생긴 호수다.  이 곳엔 화산도 없고 따라서 온천도 없다.
 
그렇게 가파르게 올라 온 반대길은 아주 완만한 경사다. 산꼭대기에 물을 흐르고 가이드는 저 곳의 물은 공해없는 물이니 수통에 물을 담으며 잠시 시간을 준다. 물에 손을 담으니 손이 시리다. 그리고 목구멍을 차갑네 넘어가는 얼음 물..  버스내의 온도계에 보이는 실외온도는 6도. 추운 날씨다.
 
추석인지라 이곳에서 멀리 보름달이 보인다. 그렇게 산에 간신히 걸친 보름달을 보며 밤길을 달려 호텔 도착.
 
며칠 지나니 이젠 친해져 로비에서 일행이 와인을 같이 기울이기도 한다.
 
이젠 다시 오슬로로 돌아가야 한다. 오슬로를 거쳐 핀랜드로 가는 먼 길을 간다.
 
호텔 앞에 교회가 있고 교회 마당에 무덤들이 많다. 유럽에서는 교인이 죽으면 교회마당에 묻히는건 알고 있었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무덤이 있는 교회는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아니고 장례만을 드리는 교회라 한다. 이 곳의 예배드리는 교회는 아주 작다.
 
이곳은 이상하게 가을인데도 우리같이 빨간 단풍이 들지 않는다. 은행나무도 안 보이고, 단풍도 노랗게 드는 나무들이 거의 전부이지만 그 것도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호텔 근처에 마을들이 몇 개 있어 학교가는 아이들도 보인다. 왜 저 모습이 신기하게 보이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이들도 있는 모두 보호장비를 철저히 갖추고 있다. 한 학급의 정원이 18명이라 한다.
 
정년퇴직이 67세인 나라.
주부 노동도 인정이 되어 퇴직금으로 계산되는 나라
병으로 인한 퇴직이 인정되어 일찍 퇴직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나라에서 건강약을 지원해 준다.
아울러 여행경비도 나라에서 지원해 주고..
 
이젠 가이드도 설명하는 시간이 줄어 들고 일행들은 창밖으로 펼쳐지는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풍경을 말 없이 즐기고 있다.
 
국도변의 작은 휴게소에 잠시 쉬는데 지붕에 제법 큰 나무가 자라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저런 모습 보이면 뉴스감일텐데..
 
휴게소 저 아래 보이는 작은 선착장. 천천히 걸어 내려가 평화롭게 쉬고 있는 요트를 보고 올라가 보고 싶지만 괜히 의심사기 싫어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이런 작은 요트장에도 너저분하게 끈이 달려있거나 볼품없이 정박되어 있는 배들이 없다.
 
이 들은 자기 사유재산의 근처를 깨끗이 하지 않으면 이웃에게 수치심으로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집들도 깨끗하고 이런 요트 주위도 참 깨끗하다.
 
오슬로 가는 길에 있는 비겔란 조각공원.
구스타브 비겔란이란 사람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평생의 작품들로 공원 하나를 만들었다.
 
특히 인생의 희로애락을 조각으로 표현하여 일부러 제목을 붙이지 않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공원 끝부분에 있는 모놀리트 라는 약 17미터의 높이의 기둥에 121명의 인간상이 엉키어 정상을 향해 기어올라가는 모습 애처로운 모습을 표현하여 인간의 본성을 보여준다.
 
이 조각공원으로 들어가는 문도 일부러 큰 문은 잠가 두고 작은 문으로 들어간다. 외국의 대통령이 와도 작은 문으로 들어가야 한단다. 성경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적용했단다.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소풍을 왔다. 그런데 모두 야광이 되는 안전유니폼을 입었다. 이 곳 유럽을 여기 저기 다니며 공사현장을 보지만 어느 인부도 안전화나 유니폼을 미착용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안전에 무척 신경을 쓴다.
 
인상깊은 비겔란 조각공원을 나와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박물관. 즉 아메리카를 발견한 것은 누구나 콜럼버스라고 알고 있으나 콜럼버스 이전에 에릭슨이라는 바이킹이 먼저 발견하였다고 주장하는 노르웨이의 헬게 잉크스타드라는 고고학자 부부가 발견한 자료들을 보존하고 있다. 
 
오슬로에서의 점심은 또 같은 한국음식점에서 먹는다. 이거 괜찮은 장사네. 가이드도 하고 관광객에게 식사도 팔고.. 또 하나 파는 것이 바로 약이다. 이전에는 관광객들을 선물용품에 데려가는 것이 의례적인 일이었는데 이젠 자신이 직접 장사를 한다. 얼마나 입에 마르도록 오메가3라는 제품의 구입을 강요하는지 조금 거북스럽긴 했어도 어떤 이들은 그런 걸 좋아하니 뭐라 할 수 도 없다.
 
그런데 이런 식의 상품구입 강요가 이 곳 뿐만이 아니다. 스톡홀름에서도 그랬고 핀란드에서도 똑 같았다.  버스 안에 신청을 받고 헤어질 때 쯤 나누어 주니 반품할 수도 없다.
 
노벨 평화상이 수상되는 노르웨이의 오슬로 시청사. 원래 노벨상은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수상되지만 평화상만은 이 곳에서 수여한다. 오래 전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평화협정 후 무언가 의미있는 행사를 위해 이곳에서 수행한다고 한다.
 
여행 전 '걸어서 세상속으로'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보면 이 곳에 김대중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으로 안다.
 
거대한 벽화가 인상적이다. 이런 벽화를 멕시코의 대통령궁에서 유명한 디에고가 그린 작품이 있다. 그림을 보니 테마가 비슷하다.
 
무언가 의미있는 설명들이 가득할텐데, 우린 시간이 없는 관계로 이런 것이 있다고만 하고 이층의 유명한 화가 뭉크의 '인생'이라는 작품을 보는 것으로 끝낸다.
 
일부러 벽화들이 가진 의미를 나중에라도 알고 싶어 캠코더로 구석 구석 찍어댔다.
 
그리고 원래 칼 요한 거리를 거닐기로 되어 있었으나 시간상 차를 타고 지나 가는 것으로 대체하고 수다쟁이 그러나 꼼꼼하고 확실한 억척 노르웨이 교민인 김경란 노르웨이 가이드는 작별을 고했다.
스웨덴으로 돌아가는 긴 여행..
 
이제 밖의 풍경이 그리 신기하지 않은 듯, 가이드도 별로 말이 없다가 일행들에게 맥주, 커피라는 경품을 내걸고 노래 자랑을 시킨다.
 
그러다가 마지막 순서가 끝날 때 쯤 마이크가 고장발생. 다시 적막이 흐른다.
 
스웨덴 들어가기 전에 물건 구매한 사람들의 관세 환급이 이루어지는 곳이 노르웨이 국경이다.
 
국경을 지키는 사람은 군인이나 경찰이 아니고 관세환급해 주고 그 푼돈으로 선물을 파는 점원이 국경지기다.
 
남은 노르웨이 코인으로 노르웨이의의 그림이 새겨진 작은 유리잔을 하나 사고, 밖에 나와 한가한 우리 모습과 비슷한 새 한마리가 국경을 넘나 드는 것을 본다.

 
스웨덴 2
 
칼스타드 지역에 있는 호텔에 도착해 그제 밤 늦게까지 대화를 나누었던 부부와 다시 만나 다시 오랜 시간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가끔 살다보면 이렇게 얘기가 잘 통하는 부부가 있다.  우린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한다.
 
아침에 출발해 북유럽의 베니스라는 스톡홀름으로 가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넓은 벌판에 황새무리가 모여 있고, 여전히 양들은 풀밭에서 풀을 뜯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보던 거대한 자연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 평화로운 농총 풍경만 이어진다.
 
가이드가 모두에게 커피를 산다고 해, 오랜만에 맥도날드의 맥카페를 즐긴다.  여행자에게는 맥도날드처럼 좋은 곳이 없다. 시간제한없이 쉴 수 있고, 화장실이 있고, 시원한 마실 것 그리고 비교적 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내 해외출장에도 늘 맥도날드는 좋은 친구이다.
 

 
스톡홀름.
시골에서 지내다가 갑자기 도시로 온 기분이다. 도심에 차가 밀리고 활기찬 사람들의 모습이 시내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점심시간이라 도시락을 배달하는 모습, 길거리에서 도시락을 배달하는 이도 보통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점원같이 깔끔한 복장을 하고 있다.
 
남강회관이라는 한국식당에서 점심으로 육개장을 즐긴다. 모두들 제대로 된 한국음식이라며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외국에 있는 한국식당들이 주로 한국사람들만 상대하는데 이 곳에선 끊임없이 외국인들이 들어 오고 있다. 메뉴도 우리와 조금 다른 것 같지만 성공한 한국식당으로 보인다.
 
이 곳에서 다시 새로운 가이드를 만났다. 무척이나 지적으로 보이는 여자. 회계학을 전공하여 이 곳에서 일하다가 시력이 안 좋아져 가이드로 나섰단다.
 
스톡홀름의 기본적인 설명에 의하면
 
외국에서 이민을 받지 않고 국가가 인정하는 특별한 직종을 가진 자만 허가한다.
섬이 많고, 북유럽의 대규모 상업도시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철저하게 국민의 복지를 책임지고
육아교육도 시에서 주관하여 유치원도 시에서 운영하니, 여자도 직장을 구하기 쉽다.
50%이상의 국회의원이 여성으로서 지금 선거중인데 인종차별을 큰 주제로 두개의 당이 대결한단다.
 
이 곳의 노벨상 시상식 후 만찬파티가 열린다는 시청사를 방문한다. 가이드는 시상식 파티풍경을 말로 설명해 준다.
 
파티에 필요한 모든 재료는 스웨덴 재료만 사용한다.
대학생들의 자원봉사로 이루어지는데 대단한 자긍심이 있다
전 파티장을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하여 화려함을 더한다.
식기도 매년 다른 것을 사용한다.....
수 많은 것을 얘기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푸른 방이라고 불리워지는 넓은 홀에 몇 백개가 되는 의자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질서 정연하게 준비되어 있는 홀에서 오늘 무슨 행사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거대한 파이프올갠이 인상적이다 들어가지 못하도록 투명 벽으로 막아 놓았다. 저 올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이층에 입법의회가 열리는 방. 그리 크지 않고 무척이나 검소해 보이는 홀에서 이들의 검소함을 본다.
 
황금의 방이라는 아주 큰 홀에 황금색의 벽과 장식이 누구나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 노벨상 후 무도회장으로 사용되어진다.

 스톡홀름에서 우선은 유명한 유리공예점을 찾아 쇼핑을 권유한다. 유리를 이용한 많은 그릇들과 액세서리들.  그러나 내 눈에는 특별하게 좋은 것은 보지 못하겠다. 
 
한가롭게 시간을 때우고, 스톡홀름의 베니스를 찾는다.
바닷가에서 도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항구를 상징하는 조각품들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이 곳에선 그래도 사람냄새가 난다.  기타를 치는 선원 조각이 있는 곳에 가난한 서민이 벤치에 앉아 졸고 있다.
 
관광버스들이 몰려 있는 곳, 왕궁의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전통적인 왕궁의 경비복장을 한 군인들이 교대시간인 듯 분주히 구령에 맞추어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초소마다 들러 교대식을 갖는다.
 
그래도 여기 초소병들은 조금 관광객의 편의를 봐주는 편이다. 같이 사진도 포즈도 취해주고 웃어 주기도 한다.
 
감라스탄, 중세의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좁은 구시가지를 그대로 보관하여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광장 가운데 있는 작은 우물. 과거 덴마크 치하에 있을 때 이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참수하여 저 우물에 묻었단다.  그렇지만 우물처럼 보이지 않는다. 작은 탑처럼 생긴 곳에 노인들이 한가하게 앉아 초가을의 햇빛을 즐기고 있다.
 
감라스탄 광장에 둘러 있는 카페에는 사람들이 빼곡이 앉아 커피와 맥주를 즐긴다. 우리의 인사동같은 곳도 있고, 선물용품 파는 곳도 있다.
 
자유시간을 주기에 우리는 골목을 헤집고 돌아다녔다. 어느 골목에 노숙자인듯한 사람이 벤치에 누워 자고 있다. 이 곳 어딘가에 폭이 90센티밖에 안되는 골목이 있다는데 찾지 못하겠다.
 
이런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분위기가 있을 것 같아 부지런히 골목을 뒤졌다.  결국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해 본다.
 
이런 곳에서 한 나절을 보내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기 위해선 자유여행을 해야겠지?
 
스톡홀름에서 유명한 바사호 박물관.
 
1600년대에 스웨덴에서 건조한 거대한 전함으로 나름대로 신기술을 이용하여 무적의 함대를 자랑하고 싶었는데 그만 설계잘못으로 전함이 출항하고 불과 1.5키로도 못가서 침몰하고 말았다.
 
그 이후 333년만에 배를 그대로 인양하여, 부서진 조각들을 면밀하게 재구성하여 이 곳에 박물관을 만들었다.
 
배 안에 있던 유골들, 물품들, 대포들을 그대로 회수하여 전시하고 그 모습도 웅장하여 한 때 세계의 바다를 호령하던 스웨덴의 기상을 볼 수가 있다.
 
배 전면에 있던 화려한 스웨덴 왕실의 문양을 그대로 실사해 만들어 놓고, 배의 모형 단면도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놓아 이 배에 대한 이들의 자부심이 대단함을 본다.
 
그리고 이 배를 설계한 사람도 비록 침몰되었지만 규정대로 설계하였다는 이유로 처벌하지 않았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합리적인 서구의 사고방식도 감명받을 일이다.

이렇게 스웨덴의 관광을 마치고 우린 이제 또 다른 신비한 여행 코스인 크류즈 투어를 하기 위해 스톡홀름 항구에 도착한다
드디어 영화 타이타닉에서 보았던 거대한 크류즈 투어를 시작한다.
오후 5시경에 스톡홀름을 출발하여 다음날 오전 10시경 핀란드의 헬싱키에 도착한다.
 

크류즈 투어
 
여기서 오늘 우리가 탈 실야라인 세레나데호는 탑승인원만 2500명이 넘고, 차량 탑승도 400여대가 넘는다. 길이가 210미터 폭이 31.5미터. 내가 이제껏 세상 살면서 탄 배중에 가장 크다.
 
12층까지 있고 엘리베이터도 무려 12개나 있나. 객실도 거의 1000여개를 헤아린다.
운임도 120유로에서 거의 1000유로까지 등급에 따라 다양하다.
우리가 가진 탑승권에는 금액이 표시되어 있지 않다 아마 그룹여행이라 개인 금액이 표시되지 않나 보다.
 
이상하게 한국인 관광객이 우리 밖에 보이지 않는다. 철이 아니라 그런가?
 
선착장에 광대복장을 한 사람들이 한켠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아마 배 안에서 공연을 하는 단체일 것이다.
 
티켓에 표시된 우리 방번호 9124호.
미리 알아본 바에 의하면 바다를 바라보는 객실을 이용할 시는 50유로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단다. 그런데 우린 추가한 금액도 없는데 바다를 바라 볼 수 있는 객실로 배정받았다.
 
9층 1번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며 24호실이다.
 
보딩을 하며 들어서면 배의 7층으로 탑승하게 된다.
배 입구에 사진을 찍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 인화된 사진을 찾고 안찾고는 승객이 알아서 한다.
 
사진을 찾고 배 안에 들어서니 통로가 뉴욕의 어느 거리를 연상케 할정도 화려하다. 명품파 곳도 있고, 랍스터가 가득 쌓여 있는 레스토랑, 카페, 선물코너, 안내데스크, 카지노, 싸우나, 맛사지장소 등등.. 이건 작은 유럽 도시라 말 할 수 있다.
 
우선 배정된 방에 짐을 풀기 위해 들어가니 아주 작은 방에 침대 하나 그리고 침대 폭의 1.5배 정도되는 공간. 사람이 한명 겨우 설수 있는 샤워실.
 
어~ 이 작은 침대에서 두명이 자라고?  이상해서 보니 이층 침대이다. 침대 하나가 벽에 부착되어 펼치게 되어 있다.
 
작은 창으로 바다가 보인다. 흠. 새로운 세상. 이런 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 보자.
 
옷을 편하게 갈아입고, 식사를 하기 위해 6층의 부페코너로 갔다.
와인 맥주 음료수가 무한정 제공된다.
 
연어가, 새우가, 홍합  그리고 각종 해산물, 고기류등이 즐비하다.
 
우선 식당 분위기를 캠코더로 잡고 와인을 우리 테이블 인원만큼 가져와 건배를 한다. 멋진 삶을 위하여...
 
와인은 스페인산 레드와인, 생선류이지만 난 레드와인을 선택한다. 이 밤이 레드와인같이 진하기를 바라기에..
 
그러한 기분을 돋구기 위해 3인조 악단이 돌아다니며 노래도 불러준다.
 주로 생선류로만 식사를 하고 얼근히 와인에 취해 거리를 거닌다.
 사람들은 쇼핑에 열 올리고, 우린 12층의 갑판으로 올라간다.  
 
섬사이를 배가 커다란 배가 지나간다. 긴 물보라를 만들며 거대한 성이 지나간다.
 
갑판위에 올라와 있던 일행들이 서커스가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 준다. 갑판위에서는 아래 선실 거리를 투명한 유리창으로 보게 되어 있어 서커스를 위에서 바라보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가수가 부르는 노래 Time to Say Goodbye에 맞추어 공중곡예 서커스가 펼쳐지고 있다.
 
서커스가 끝난 후 거리에 내려가니 거리에 손님들의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이가 말을 건넨다. 불가리아에서 왔단다. 서로의 국가에 대해 한참 웃으며 이야기를 한다. 나와 얘기가 잘 통했는지 무척 아는체를 한다. 조금 후 멋진 가수가 나오니 준비하란다. 거리 중앙에 있는 작은 그랜드 피아노에 장발로 금발의 아름다운 머리칼을 가진 멋있게 생긴 외국인이 연주를 준비하고 있다.
 
내가 이런 곳에 빠질 수 없지. 
남자가 노래를 하는데 거의 성악가 수준이다. 흠. 구미 당기네.
노래를 하며 주위에 몰려든 손님들과 같이 노래할 것을 유도한다.
 
노래를 아는 부부가 제일 잘 맞추어 주는데 건너편에 서 있는 키가 큰 사람하나도 음악을 아는지 보통이 아니다. 그렇게 노래를 통한 흥겨운 시간이 지나고, 조금 후 또 다른 프로그램.
 
팻션쇼. 6명 정도의 늘씬한 모델들이 원피스 까만 수영복 차림으로 양 옆에 있고 디자이너가 한 사람씩 무대로 불러와 즉흥적은 팻션쇼를 펼치는데 아주 넓은 천으로 만든 간단한 소품재료로 순식간에 멋진 파티복을 만든다.

한 사람 한 사람 올라갈 때마다 얼마나 아름다운 의상을 만들어 내는지 모두가 감탄. 때론 승객에게 참여를 유도하여 의상을 같이 만들어 낸다.
 
선상에서의 밤이 깊어간다.  어디선가 큰 음악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 가니 이미 무대에서 밴드가 7080시대의 팝송을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나이든 사람들이 멋진 브루스를 추고 있다. 아..나도 잘은 못추지만 저런 곳에 나가 춤을 추면 어떤 기분일까?
 
그렇게 댄스타임이 지나더니 조금 후 천천히 댄스를 추던 플로어가 올라오더니 새로운 공연 무대가 형성된다.
 
챠오 이태리라는 테마로 이어지는 이태리의 전통 춤들과 노래.
아까 거리에서 노래부르던 장발의 가수가 멋진 성악으로 내가 좋아하는 파바로티의 '카루소'를 불러 주고 아름다운 댄서들의 공연도 화려하게 펼쳐진다.
 
대화가 잘 통하던 부부와 함께 쇼를 구경하고 아내와 다른 부부는 졸립다며 올라간다. 나도 아내가 혼자 잠드는것을 보고 이 밤을 그냥 잘수 없어 12시가 넘은 시간에 혼자 다시 거리로 내려온다.
 
조용한 거리. 이미 상가들은 다 철시되어 있고, 작은 피아노 앞에 누군가 피아노를 연주하며 익히 아는 팝송들을 부르고 있다. 아하.. 이것도 승객서비스네.
 
 대개 부부들이 나와서 와인을 시켜놓고  음악을 즐기고 있다. 나도 와인 한 잔을 주문했다.
 
어떤 와인 드릴까요?
어떤게 있는데요?
라이트한것과 스트롱한 것.
스트롱한 것으로 주세요.
 
한 잔이 조금 비싸긴 해도 이 멋진 시간을 보낼려면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 법.
 
와인 한 잔을 앞에 놓고 음악을 듣는다.
노래하는 이는 후렴에 늘 둘러 앉은 승객의 동참을 유도한다.
 
거의 1시가 되었을까?
그 시간에도 사람들이 자지않고 거리를 쏘다닌다.
지나가다 피아노 위에 놓인 와인 잔에 한 두푼 집어 넣으며..
밤이 즐겁다.
노래가 있다.
낭만이 있다.
 
내 앞에 앉은 어느 부부, 노래하는 이에게 열심히 와인을 제공한다.
나랑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서 둘이 열심히 발장난을 하며 밥을 즐기고 있다.
 
한 승객이 거의 끝나는 시점에 테이블에 앉아서는 더 연주해 달라고 부탁하니 연주가 이젠 끝났다며 안된다고 하자 승객이 간절히 원하니 한곡만이라며 더 연주한다. 그런데 늦게 온 승객의 조금 취한 것 같다.  노래 중간에 슬며시 일어나 와인 잔에 팁을 놓고 그 자리를 피했다.
 
혹시라도 별을 볼 수 있을까 하여 갑판에 올라갔다.  그러나 운이 없는지 날씨가 흐려 별이 안 보인다.
 
그리고는 잠들기 싫지만 이층 침대에 올라가 떨어지지 않을려 고정 벨트를 매고 잠이 들었다.
 
선상에서의 간단한 아침 식사를 즐기고 12층 갑판위로 올라갔다.
 
핀란드가 보인다. 집이 한 채정도 들어가는 작은 섬이 보이는데 거의 수면과 비슷한 레벨에 집이 보인다. 여긴 파도도 없나?  
 
멀리 섬과 섬사이로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다른 크류스선이 따라 온다. 바이킹 라인. 
 
어느 동양인 한 명이 멀리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여행은 그런 것이다.  멀리 보는 것. 생각하는 것.
 
핀란드
 
핀란드의 헬싱키에 도착했다.
실야라인에서 내리니 버스 한대와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다.
팩키지일행에게는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핀란드. Fin-Land
음악용어로 Fin 은 마지막을 뜻한다.
그래서 핀란드는 끝에 있는 땅이다.
 
1917년에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중에 러시아로부터 독립하였고 1939년에 러시아와 전쟁하여 이긴 국가이다. 그러나 뗄래야 뗄수 없는 러시아와의 관계로 길가의 모든 지명도 핀란드어와 러시아어가 동시에 표기되어 있다.
 
시벨리우스, 사우나, 자일리톨, 그리고 자작나무로 대표되는 나라.
이 나라에 관련된 영화 카모메 식당이라는 영화도 보았다.
늘 짙은 구름이 끼어 있어 무언가 우울함을 느낄 수 있는 나라.
 
크류즈에서 내리자 마자 버스가 우리를 맞는다.
 
제일 먼저 핀란드를 대명사 교향곡 핀란디아의 작곡가 시벨리우스 기념 공원을 찾는다.
누구나 보아도 커다란 파이프 오르간을 연상케 거대한 조형물이 있는데 실은 자작나무를 형상화 한 것이란다. 그랬을까? 내 눈에는 파이프 오르간을 형상화 한 것 같다.
 
시벨리우스 곡 중에 올갠만으로 연주되는 곡이 있던가?
 
시벨리우스처럼 핀란드인의 사랑을 받는 작곡가가 없는 것 같다.
러시아의 압제하에 있던 핀란드의 독립운동을 위하여 작곡된 핀란디아 교향곡은 러시아인들에게 금지곡이 될 정도로 폭발적이었으며, 지금도 핀란드 국민에게 준 애국가 정도로 불리워지고 있다.
 
앞에서 보던 기념 형상물이 뒤에서 보니 파이프의 뒷부분이 터져있는 부분도 많았다. 파이프의 밑에서 위를 향해 고개를 들고 노래를 불러본다. 잘 울리는 소리. 그 어느 파이프라도 잘 들리겠지만 금속의 청아함때문에 더 인상깊게 들리는 걸까?
 
그 형상 뒤에 시벨리우스의 두상이 바위위에 올려져 있다.
그러나 잔뜩 인상을 찌푸린건 왜일까?
그의 생애 중 죽기까지 30년동안을 침묵속에서 보낸 것을 표현한 것일까?
 
다음으로 찾아가는 곳은 세우라사리 라는 야외 민속촌. '사리'라는 말은 섬이라 한다. 피톤치드가 팍 팍 풍기는 핀란드의 공기부터 마시게 하는 걸까? 숲 냄새가 가득하고 호수의 백로와 나무뒤의 다람쥐들이 제일 먼저 우릴 반긴다.
 
잘 다듬어진 깨끗한 공원. 오랜만에 흙을 밟으며 걸으니 기분이 좋다. 나무에 붙어 있는 커다란 혹이 인상적이다. 
 
오래 전 핀란드 인들이 살았던 집들을 그대로 옮겨와 공원을 만들었다. 대지와 조금 떨어지게 만든 집들과 동물들이 음식물을 건드리지 못하게 나무 지지대를 세워 높은 곳에 만든 음식 저장고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우중충한 시내를 지나는데 가로수길 한가운데 낙엽이 잔뜩 떨어져 있다. 가이드가 최백호의 노래 중 '내 마음 갈곳을 잃어..라는 노래를 인용하며 아마 최백호의 노래같은 분위기가 바로 핀란드를 잘 표현하는 것같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국민들이 우울증이 많고 그로 인한 질병이 많아 정부에서 비타민을 무상으로 제공하여 국민들에게 복용하게 한다.
 
핀란드는 바위가 많은 나라다.
정부에서 큰 바위있는 곳에 교회를 세우고 싶어 설계공모한 것중 제일 우수작품으로 선정되어 공사한 암석교회를 찾았다.
암석위에 교회를 세운 것이 아니고 암석을 파 내어 암석 안에 교회를 세웠다 아니 마련했다. 자연채광이 잘 되도록 해 놓고, 밖에서 교회라는 이미지를 풍기지 않도록 십자가도 입구에 아주 작게 하나 만들어 놓았다. 절제의 미학이랄까?  겸손일까?
 
내부는 나무의자를 길게 놓아 보기에도 산뜻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교회. 답답하지 않은 교회. 실제로 예배를 드리는 장소다. 교회에 엄숙함이 없지만 경건함이 가득하다.
 
이 곳에서 노래를 하면 돌의 음향반사로 공명이 잘 될 것 같다.
 
북유럽 최대의 러시아 정교교회인 우스펜스키 사원.
한 눈으로 보기에도 러시아의 건축 스타일이다. 꼭대기에 양파 모양의 돔 위에 금빛 십자가가 빛난고  모스크바나 상트 페테르부르그에 있는 성당과 유사함이 보인다.
 
 엄숙한 실내, 내부도 외부의 형식을 따라 러시아 식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정교회 목사 (?)라고 해야 하나 신부라고 해야 하나.. 검은 옷의 수도사가 들어 오더니 관계자들과 볼키스를 하고 성호를 긋는다. 아주 자연스럽지만 거욱함이 보인다.
 
밖에 나오니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것 같은 모양인 루터파의 대성당이 멀리 보이고 우린 그 곳으로 이동했다.
 
성당앞에 커다란 조각상이 있는 러시아 알렉산더 1세의 동상이다. 비록 러시아 황제지만 핀란드에 상당히 우호적이었기에 이 동상은 보존한다고 한다. 그 대성당 광장 앞에 전 세계 몇 백개국을 상징하는 곰인형이 크게 진열되어 있다. 특별한 행사가 있나 보다.
 
한국과 북한의 곰인형이 나란히 붙어 있는데 한국은 태극문양 그리고 한글을 강조했고, 북한은 백두산과 선녀 그리고 금강산을 강조했다.
 
그리고 내가 제일 가고 싶은 곳. 장터.
 
우리로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대통령궁 앞에 장터가 섰다.
그곳을 거닐어 본다. 이제껏 유럽을 돌아다니며 먹었던 각종 채소들을 판매하고, 추운 계절에 입을 모피와 각종 악세사리, 군것질거리들을 판다.
 
아내는 과자를 하나 사서 먹고 다니고 우리들은 은으로 된 커플반지를 샀다. 내가 태음인이라고 은을 끼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얘기를 언젠가 들었기에 평소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장터를 지나가는데 얼핏 동양사람으로 보이는 양복차림과 스포츠형 머리의 사람이 지나가기에 가까이 가면서 보니 양복에 빨간 뱃지. 김정일 뱃지다.
 
무심코 지나치면서 그 모습을 사진찍고 싶었는데, 그도 뒤돌아보며 내 편으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어 슬며서 카메라의 방향을 돌렸다.
 
이렇게 핀란드 관광이 끝나고 점심을 위해 헬싱키 중앙역 부근의 중식당으로 이동하여 김치가 맛있는 중국음식을 즐기고 우리 부부는 출국시간이 달라 여기서 일행과 헤어지기로 했다. 공항가는 버스도 식당 바로 앞에 있으니 편할 것이다.
 
우리 짐은 식당에 잠시 맡기고 모두에게 아쉬운 인사를 나누었다.
 
일행과 헤어져 가방하나만 메고  헬싱키 거리를 돌아다녔다.
제일 먼저 눈 앞의 커다란 헬싱키 중앙역을 찾아 들어가니 수없이 많은 여행객들이 바빠 오고 가고 있다.
 
이렇게 중앙역이 가까운 줄 알았더라면 헬싱키에서 상트까지 6시간이면 간다는데 경험을 위해 기차로 갈껄 하는 후회를 남겼다.
그러나 내 티켓은 교환불가능하기에 포기하고 우선 거리를 거닌다.
 
맥도날드에 들어가 커피와 프렌치 프라이를 시켜 창밖을 보며 서서 즐긴다. 왜 감자튀김이 한국의 맥도날드것보다 맛있을까?
 
창 밖을 지나가는 핀란드의 젊은이들의 무표정한 모습을 보며 나른한 오후를 즐긴다. 여행은 이런 맛도 있어야 한다.
 
멀리 갈 수 없는 시간이기에 부근의 우체국전시장에 들어가기로 했다.
 
입구에 영상인지 실제 사람이 있는지 모를 정도로 확인이 힘들 정도로 제복을 차려입은 우체부가 빨리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그 모습이 신기해 살짝 들어가는체 하다가 다시 보고 그 영상과 몸짓으로 대화를 시도해 보지만 그래도 나를 상대로 손짓하는건지 아니면 반복된 동작인지 확인이 안된다.
 
우정역사를 보여 주는 전시물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우표를 만들고, 우체부의 유니폼 변화, 전달하는 방법까지 각양 각색의 전시물들이 적당히 시간보내기에 좋다.
 
나오는 출구에 우체부가 쓰던 모자들을 비치해 놓아 여러 가지의 모자를 써보고 사진도 찰칵.
 
한국에서 아내와 백화점 쇼핑할 때의 모습처럼 쇼핑센타에 들어 가 아내보고 명품 잔뜩 보고 오라 하고 난 피곤한 몸을 푹신한 의자에 앉아 졸았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 다니는 거리도 걸어 보았지만 그다지 눈을 끄는 것은 없어 버스를 타고 헬싱키 공항으로 출발.
 
러시아항공 체크인 하는 곳에 2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Closed 라고 표시되어 있다. 아니 2시간전인데도 체크인을 안해?  아무도 없으면 무척 당황했을텐데 나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있어 같이 기다린다. 그로부터 약 30분뒤부터 체크인시작.
 
상트까지 가는 비행기내에서 식사제공이 안 될 것 같아 공항에서 식사하기로 하고, 피자 한판과, 가지고 간 한국 컵라면을 먹을 뜨거운 물을 사겠다 하니 뜨거운 물값으로 1.5유로를 달라 한다. 그래도 공항식당에서 파는 한국컵라면은 2.5 유로이니 라면값까지 생각하면 0.5유로정도 싸게 먹은 셈이다. 
 
헬싱키를 떠나 이번 여행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로 향한다.
 
북구유럽이여 안녕.
언제 또 올지 모르지만..
그래도 일생에 가장 멋있는 자연을 보고 감동받은 곳. 북구유럽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

상트 페테르부르그에 한 밤중에 도착했다.
비행시간은 한시간도 안되는데 헬싱키보다 한시간 차이가 난다.
 
가이드없이 우리끼리 돌아다니는 여행이라 여행을 떠나기 전 시작부터 끝까지 미리 면밀하게 조사해 놓았다.
 
미리 예약해둔 한국인이 경영하는 나무민박집 사이트에서 출력해 온 안내문에는 공항에 내려 전철을 타라 했는데 알고보니 버스를 타고 전철역까지 오라 하는 안내였다.
 
근데 버스표는 어디서 사지? 무조건 모스콥스카야 전철역으로 가는 K13번 버스를 탔다. 표는 어디서 사느냐 물으니 먼저 타고 있는 외국인이 들어와서 내란다.
 
버스가 봉고차다. 운전석 바로 뒤에 등을 대고 앉아 있는 외국승객이 요금을 받아 기사에게 건네주면 기사가 거스름돈을 전해 주면 다시 손님에게 전해주고.. 
 
승객요금외에 짐값도 갯수대로 받는다. 공항에 늦게 도착하면 혹 루블화가 없을 것 같아 헬싱키 공항에서 미리 환전해 놓았다.
 
100루블을 주니 요금 계산하고 동전 몇개 건네 준다.
 
얼마를 갔던가. 안내에 기록한 커다란 군인동상이 나오고 하차. 여기서는 택시를 잡아야 한다.
 
전철역에 택시인 듯한 승용차가 있어 오라고 손짓을 했더니 오지 않는다. 무조건 손을 들었다. 일반 승용차가 하나 와서 선다. 가는 곳의 지명을 불러 주었더니 잘 못알아 듣는지 그냥 사라진다.
 
아내는 그런 차를 타도 되느냐며 불안해 한다. 여행은 이런 불안감 가지면 못가는거야. 남들 하는대로 하면 되는거야.
 
다른 차가 선다. 주소가 적힌 용지를 주었더니 500루블 달란다.
300루블에 해 달라 했더니 안된단다.  400루블 불렀더니 그래도 거부. 그럼 그냥 가라고 손짓하니 나를 부른다. 400루블 오케이.
 
짐을 넣을 트렁크를 여는데 한국 대우차다. 트렁크는 무척 지저분하지만 그냥 짐을 쑤셔 넣었다.
 
그래도 다행이 이 차는 GPS가 달려 있어 제대로 찾아갈 것 같다.
이렇게 먼 곳인가? 아니면 우리 마음이 불안한가? 한참을 이리 저리 달려도 다 온 것 같은 표정이 없다.
 
그러다가 어느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가더니 갸웃거리며 차를 후진한다. 이 근방인데 잘 모르는것 같은 표정. 내 전화로 연결해 주었다. 민박집 주인하고 통화하고서야 제대로 찾았음을 확인한다.
 
사람이 내려올거라고..
 
그런데 어느 건물인지 모르지만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택시기사가 이렇게 위치까지 확인했으면 그냥 가버릴텐데 이 기사아저씨가 친절하게도 사람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러시아 여행의 시작이 기분이 좋다.
 
어느 문에선가 덜컹거리며 철문이 열리고, 나를 반긴다.
어두컴컴한 건물. 3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앞에 무수히 많은 낙서가 가득 적혀있다.
 
겁먹는 아내에게 이곳은 민박이다. 이 곳은 호텔이 아니다 라며 안심을 시킨다.
 
무덤덤하게 반겨주는 주인아저씨. 2층 침대가 있는 방을 안내한다. 아내는 여전히 불안하다. 씻지도 않고 잔다고.. 
 
한국식의 아침 식사를  먹으며, 같이 식사하는 한국인 여행객에게 하루시간을 가지고 이 곳을 관광하기 위한 대충의 안내를 받고 간편하게 차려입고 나왔다.
 
어제 밤 그렇게 어두컴컴하고 무섭다고 느껴진 골목이 환한 날에 보니 사람 사는 것 같이 정겹게 느껴진다.
 
길가에 주차되어 있는 차의 본넷트 페인팅도 재미있다. 그래 여기도 젊은이들은 이렇게 반항적이구나.

10번이나 11번 버스를 타고 에르미타쥬 박물관으로 가야 한다.
잔돈이 없어 어디선가 잔돈을 바꾸어야 할 편의점을 찾는데 모두지 눈을 씻고 봐도 이 아침에 문을 연 곳이 없다.
 
에라 무작정 타자. 어떻게든 되겠지.
 
버스를 탔더니 버스 안에 요금을 받는 안내원이 있다. 요금도 무척 저렴하다. 20루블. 800원정도.  에르미타쥬 앞에 내려 달라 했다.
버스에 자리가 하나 비었기에 아내가 앉을려 하는데 안내원이 제지한다. 자기 자리란다. 아하. 그래서 비었구나.
 
에르미타쥬. 대영박물관,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로 손꼽힌다.
 
약 230만점의 작품이 있어 작품당 1분씩만 보아도 5년이 걸린다는 초대형 규모다. 그걸 우린 단 몇 시간만 볼려고 한다. 그냥 지나쳐도 아마 거치지 못하는 곳이 있을 것이다. 그걸 알고 갔다.
 
황금빛 장식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는 하얀 건물이 있는 아주 넓은 광장 앞에 내렸다. 광장 건너편엔 타원형의 거대한 건물이 마주보고 있다. 광장은 아직 한적하고 멀리 군인들이 서 있는 곳에 관광버스가 많이 기다린다. 그 곳까지 걸어가 박물관 표를 사는 곳을 물어 찾아가니 입장시간 10시 반.
 
아직 1시간 반이나 남았다.
지도상으로 가까운 곳에 이삭성당이 있다.

 
성당의 내부가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이삭성당을 천천히 걸어 찾아가니 찾아가니 이 곳도 개장시간이 아직 멀었다. 여행객은 게을러야 하는가? 나같이 일찍 관광을 나온 어느 부부. 우리보고 그럼 다시 에르미타쥬로 가자.
 
10시반인데도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있다. 어제 같은 비행기로 러시아에 온 외국인 부부가 바로 우리 뒤에 기다리고 있고..
 
표를 사는 것도 통제를 하는지 약간씩의 인원만을 들여보내기를 반복한다.
 
일인당 400루블 그리고 아마츄어가 사진찍는 비용 200루블.
가만히 보니 모두 두터운 옷을 맡기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전시장을 들어간다.
 
들어가서 이층으로 올라가는 순간부터  벌써 많은 미술 작품에 기가 질린다. 한국어 안내방송도 있는데 그걸 듣다보면 몇 개의 작품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아 발길 가는데로 걷기로 한다.
 
황제가 신하들을 만났다는 붉은 빛 방. 북경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작품이름도 볼 겨를이 없이 좋다 하는 느낌만 가지고 지나친다.
그 많은 작품들 중에 그래도 잘 아는 것들이, 유명 미술가의 작품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앙리 마티즈, 고흐, 고갱, 르노와르, 모네, 피카소, 세잔 등의 작품이 즐비하다.
 
예술작품을 좋아하던 예카테리나 여제가 수집해 온 작품들을 한 곳으로 모으고 이 후에도 수많은 작품들을 한 곳으로 모았다.
 
한국에서 유명화가의 작품 전시회 하나만 보더라도 12000원이나 드는데 이 곳의 작품을 관람비로 따진다면 몇 십만원 아니 몇 백만원치의 가치가 넘을 것 같다.
 
수 백개가 넘는 방에 각 방마다 작품을 감시하는 나이 든 할머니들이 앉아 있어 작품을 만지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면 즉시 제지한다. 그들이 작품 설명을 하는 것은 보지 못했고 모두 개인 핸드백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르바이트 성격인 것 같다.
 
한국 전시회에서 혹은 평소 자주 보던 미술관련 책들에서 본 작품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조각작품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작품도 수없이 많고, 이집트에서 공수해 온 각종 유물들도 얼마나 많은지 헤아릴 수 없다.
 
점심도 박물관안에서 해결하고 더 많이 볼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다른 중요한 관광지를 놓칠까봐 아시아 지역의 유물전시관은 포기했다.
 
수없이 아름다운 작품 감상으로 배가 부르다. 이 에술에 대한 풍족함이 얼마나 갈 수 있을까?
 
박물관을 나와 시티 투어 버스틀 탔다.  주마간산격으로 상트의 여기 저기를 돌아다닌다. 다른 도시에서는 표만 한 번 끊으면 하루 종일 마음대로 타고 내릴 수가 있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고 하기에 아쉽지만 중간에 좋은 곳이 있어도 내리지 못했다.
 
유명한 곳에서 잠시 버스를 세우고 5분정도 시간을 주는데 혹시라도 놓칠까봐 그냥 버스 안에 머물렀다.
 
버스코스가 총 12곳을 들르는데 넵스키대로를 시작하여 에르미타쥬박물관(겨울궁전), 카잔성당, 피의 성당, 오로라 군함, 이삭성당, 여름궁전들을 지나친다.
 
도시 전체가 이태리 로마의 모습같이 거대한 예술작품같다. 차이코프스키나 토스토 예프스키 등 유명 예술인들의 묘지가 있고 로마의 베드로 대성당만큼이나 웅장한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버스가 시내 여기 저기를 한 바퀴 돌고 카잔성당앞에서 넵스키대로를 따라 걸어가는 길에 수없이 많은 젊은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길가에 있는 수없이 많은 루이비통을 비롯한 명품들 상점, 전자제품 상회, 맥도날등 등...누가 이곳을 공산주의 사회의 도시 모습이라 할까?
 
분수대가 아름다운 여름궁전이 있다 하는데 시간이 없어 포기함이 아쉽다. 그래도 모스크바의 명물 바실리코프 성당과 같은 모양의 피의 성당을 포기할 수 는 없다.
 
시티투어 버스 안내양에게 비록 일주는 했지만 그곳에서 내려도  되는 것을 허락받고, 피의 성당 앞에 내렸다.
 
성당 앞에는 결혼식 촬영을 나온 신랑 신부모습들로 붐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유난히 신호부부들의 고급 리무진 차량들이 많이 보인다.
 
버스에 내리니 중세시대의 유럽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사람이 반긴다. 그러나 같이 사진찍을려면 돈을 주어야 하니 뒷모습만 담고, 피의 성당 안으로 관람비를 내고 들어갔다.
 
성당 내부의 벽은 물론 천정에 구석 구석까지 예수님의 일생을 모자이크로 묘사해 놓았다. 고개가 아프도록 캠코더를 돌리고, 차근 차근 들여다 보았다.
 
성당내 모자이크는 이삭성당이 좋고 걸어서 성당꼭대기까지 올라 갈 수 있다 하는데 이미 그곳은 지나쳤기에 포기한다.
 
피의 성당을 나와 성당뒤로 해서 넵스키 대로로 걸어서 가기로 했다.
알고 보니 이 거리가 예술의 거리일세.
젊은이들이 넘쳐 난다.
다리 위에서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는 이가 있어 한참 서서 음악 감상했다. 어코디언을 연주하는 이도 있고 노래를 부르는 이들도 있다.
 
종일 쏘다녀도 즐거울 것만 같은 상트.
 
아..휴가가 조금만 길었으면 이 곳에 며칠 더 머무르고 싶다.
아름다운 상트.
 
다 보고 가지 못하는 아쉬움에 공항에서 상트 DVD를 하나 사야만했다.
 
그렇게 나의 유럽/러시아 여행은 끝을 맺는다.
 
10일만에 인천공항에 도착해 아내와 영종도의 하얏트호텔 레스토랑에서 점심으로 여행의 마무리 파티를 갖고 긴 여행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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