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0년전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한 날입니다.
30년전 오늘은 내 생일이기도 했고요.
처음 서울 생활을 시작한 날이기도 하고요.
여의도의 그 황량한 곳에 출근했지요.
요즘이야 여의도가 빌딩으로 가득 찼지만
당시는 국회의사당, 순복음교회, 여의도관광호텔, 로얄호텔
그리고 우리 회사 빌딩정도가 큰 빌딩에 속했으니까요.
저녁에 퇴근 버스를 놓치면, 영등포까지 나오는 방법이 힘들던 시절
어쩌다가 퇴근 후 술 한잔이라도 하게 되면, 전철도 끊어지고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이라 영등포역에서 총알택시타고 인천까지 오는데
15 ~ 20분 정도 밖에 안걸렸지요.
그나마 집에 못가면 회사에서 책상 두개 덧붙여 침대를 만들고
커텐을 걷어서 이불로 삼아 자던 추억들
밤새 외국과 교신하느라 텔렉스를 두들기던 정열..
30년동안 직장을 몇 번 전전했고, 해외 근무도 하고....
다행히 특별한 분야의 건설직종이라는 좋은 보직으로 시작했기에 젊은 혈기로 대책없이 회사를 그만두어도
새 직장을 얻는데 3개월을 넘긴 적이 없었습니다.
그것도 모두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직장생활 20년되던 시절
속칭 사오정 시대에 45살이 되던 해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오랜동안 다니던 회사에서 명퇴를 하고
명퇴금을 자본으로 시작한 작은 개인 사업을 7년동안 버텨 냈지만 나중엔 경쟁자가 많아 힘들어 지더군요
그래도 다른 이들처럼 처음 시작한 사업이라고 실패하거나 말아먹지는 않았지요.
개인적으로 회상하면 사업하던때가 제일 행복한 시절같았습니다.
모든 손님에게 웃음으로 대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다시 건설 경기가 좋아져 하던 사업은 다른 이에게 처분하고
대학을 졸업하는 젊은이들이 제일 가고 싶어 하는 기업 중 다섯 손가락안에 들 정도로
모두가 부러워 하는 번듯한 직장에 들어와 근무하고 이제 오늘 꼭 30년이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큰 어려움없이 직장생활 한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고
무엇보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고비때마다 나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쉽게 허락해 준 아내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얼마나 더 직장생활을 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금방이라도 회사를 그만 두면 배낭 하나 둘러메고 정처없이 혼자서
유럽을 떠 돌아 다닐 것입니다. 내 직장생활 30년에 대한 포상으로..
그것도 이미 아내에게 허락을 받아 놓았고요.
유럽여행을 하면 이제까지 배운 와인의 상식으로 더 멋진 여행이 될 수 있겠지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아 아내조차도 알아주지 않는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기념일.
어찌 보낼까 생각중입니다. 어쩌면 업무 때문에 야근할지도 모르고요. ^^
그래도 내 탁상다이어리에 동그라미 두개 그려 놓았습니다.
30년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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