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영화속 내생각

영화 '더 스토리'

carmina 2012. 12. 9. 20:15

 

 

요즘 버스를 타면 버스 광고 모니터에 영화 2개가 뜬다.

하나는 더 스토리, 또 하나는 원데이.

그런데 더 스토리의 카피가 나를 유혹한다.

다른 사람의 사랑을 훔쳐보고 그 사랑을 차지한다.

무슨 내용일까? 

 

토요일 시간을 내어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다.

이 영화는 유난히 나처럼 혼자 보는 사람이 많다.

남의 사랑을 훔쳐보는 것은 몰래 해야 하는 것이기에 혼자 보는 것일까?

 

무명의 젊은 소설가가 글을 하나 써서 여기 저기 출판사를 두들겼지만 모두 출판을 거부한다.

나도 내 책을 펴 내기 위해 이렇게 몇 개 출판사를 접촉해 보았기에 그 비애를 안다.

그리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직장을 다니다가 우연히

골동품상에서 발견한 가방 속에 든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원고뭉치.

그 이야기를 보고 너무 감동되어 마치 믿음있는 사람들이 성경을 타자로 일독 치듯이

그 소설을 모두 타자기로 쳐서 보관했는데 우연히 생활고에 시달린 아내가 그 글을 읽고

감동되어 책 내기를 권유한다. 그러나 차마 자기 작품이 아니라고 말을 못하니..

 

작품은 대 히트를 친다.

무명의 소설가가 일약 스타로 바뀌어 버렸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 해리포터의 작품도 처음엔 출판해 주는 곳이 없었다 한다.

 

몇 년이 지나도 자기가 쓴 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어 행복했고

이름이 알려졌기에 실제로 자기가 쓴 글도 인정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어느 날.

우연히 찾아온 진짜 작가.

 

그 글을 쓰게 된 동기를 이야기해 주며 자기가 판권 주장하지 않을테니 그냥 쓰라 한다.

그 때 부터 고민.. 결국 양심에 못 이겨 아내에게 얘기하고 이 부부도 파탄이 난다.

 

남에게 감동을 주는 소설을 쓰기는 정말 힘들다.

 

story in story 인 이 영화는 결론없이 스토리가 끝난다.

어차피 소설을 읽으면 독자의 마음대로 생각하는 것이니까

일부러 그렇게 맺음을 한 것 같다. 

 

나도 책 한 권을 써 낸 작가이고

몇 몇 사람이 내 책을 읽으며 참 좋다고 나에게 얘기해 주지만 상업성은 없기에

그다지 잘 팔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느 순간 빛 보는 날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기회는 어느 날 내 앞에 있을지도 모르고..

 

오늘 전철을 탔는데 앞에 선 커다란 등산복의 외국인.

등산모를 썼지만 한 눈에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 참'씨임을 알 수 있다.

문득 저 사람에게 내 책을 한 권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내 손에는 다른 사람의 책이 들려 있었다.

아쉬워라.  늘 가방에 가지고 다니던 내 책을 오늘은 그냥 나왔네.

 

그다지 흥행성이 보이는 영화는 아니지만

감성있는 자들은 이 영화를 볼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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