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아프리카방문기

두번째 수단여행

carmina 2013. 12. 5. 17:10

두번째 수단여행

 

처음 수단을 방문하고 여행기를 마무리하면서, 이 곳을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 워낙 문명인이 살기 어려운 곳이라 모든 업무의 진행이 되지 않을 것 같았기에..

그런데 그 후로 얼마나 수단의 프로젝트 때문에 힘들었던가. 그리고도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는데 또 다른 업무로 수단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일행도 무려 9.

일요일 한밤중에 출발하는 두바이행 에미레이트항공은 비즈니스클래스로 여행하는 여행자에겐 그다지 피곤한 코스가 아니다. 주말을 쉬고 비행기에 오르자 마자 잠에 빠져 버릴 수 있으니..

 

처음으로 부천에서 직접 인천공항으로 떠나는 버스를 탔다. 조금 돌아가긴 하지만 그다지 시간차는 많이 나지 않는다. 한적한 버스. 공항도 한적하다. 일요일 밤에 떠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체크인 수속을 기다리는데 낯익은 전 직장의 얼굴들. 이미 내 동정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이라 더 반갑다. 명함을 교환하니 이미 모두 직급은 꽉찬 직급들이다.

 

2 ~ 3일 전에 신문에서 인천공항의 신청사가 완공되어 외국항공사 비행기는 셔틀기차로 타야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기존 약 50대의 계류장시설에 추가로 32개의 계류장이 기존 공항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건설되었다.  많은 외국의 공항들이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우리도 이제야 시작한다. 셔틀기차를 타면 잘 못 탔다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올 수 없다며, 기차를 타기 위해 내려가는 계단 앞에서 일일이 보딩패스를 검사한다. 

 

거의 모든 시설에 사람들의 손길 발길 흔적이 안보인다. 그만큼 새것이다. 기차도 이제 막 비닐을 뜯은 것같이 새 것이고, 신공항의 VIP Lounge는 이제껏 보아오던 대한항공의 라운지 모습이 아니다. 사각으로 개인의 사적 공간이 충분히 보장되는 곳도 있고 TV를 볼 수 있는 곳, 샤워시설 등도 잘 갖추어져 있다.

 

자리를 잡고 인터넷을 이용할려하는데 또 다른 낯익은 얼굴. 이전 직장에서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다다 쿠웨이트 현지 근무 중 현지 회사에 취업한 친구. 2달에 한번씩 한국에 오고 애들도 모두 유학 보내고, 인생의 후반을 변화있게 생활하고 있다. 이런 기회를 갖는 것도 인생을 별나게 사는 방법 중 하나인데 하며 내심 부러워 했다.

 

라운지에서 인터넷은 거의 모두 무선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낡은 노트북은 이용이 힘들다. 어느 덧 여행시의 노트북은 모두의 필수 지참물이 되어 버렸다.

 

기내에 들어서니 무언가 내부모습이 달라 보인다. 보잉 777-300ER 이라는 기종. 자리에 앉으니 개인용 모니터가 거의 가정용 TV 크기 수준이다. 대략 모니터 사이즈가 25인치 정도 되던가. 자리도 완벽하게 다리 뻗고 자리에 누울 정도로 여유있게 디자인해 놓았다.

 

500개 정도 되는 기내 상영영화 목록을 뒤적이다가 한국영화 식객을 선택해 즐기다가 기내식 양고기맛에 취하고 그냥 자 버렸다. 비록 길게 누울 수 있었지만 자리가 평평하지 않아 자꾸 뒤척여야만 했다. 눈을 뜨니 벌써 8시간 반이나 왔네. 잠자리가 불편했지만 그래도 이만큼 오래 잘 정도면 푹 잤다는 얘기다. 그러고 보니 아침 식사도 잊고 그냥 자버린 것 같다.

 

두바이에 도착하기 위해 비행기가 두바이 상공을 낮게 비행하는데 보이는 두바이의 시내모습은 불빛 만으로도 그 화려함이 보인다. 질서 정연한 도로의 가로등, 그리고 일부러 해안가를 굽이 굽이 돌아가게 만들어 놓은 드라이브로. 똑 같은 금맥 석유가 생산되는 나라임에도 두바이는 다른 중동국가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오죽하면 서울이 두바이의 모습을 벤치마킹할려고 할까. 그러나 가끔 신문에선 발전의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노동자 문제. 인프라 문제, 사회문제 등등..

 

두바이 도착은 새벽 4 10. 예정보다 1시간이 빨랐다. 이럴 수도 있나? 새벽시간인데도 많은 여행객들이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우린 이 곳에서 무려 9시간을 기다렸다가 수단가는 비행기를 타야하기에 지난 번 여행을 불편을 경험삼아 잠시 쉴 수 있는 무료호텔 바우쳐를 신청해 놓았다. 지난 여행시는 9시간 라운지에서 기다리는 어려움을 겪었으니..

 

새벽의 두바이 거리를 택시타고 호텔로 향한다. 잠들어 있는 거리이지만 화려함이 눈에 보인다. 외국을 다닐 때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의 빌딩을 포함한 모든 건물에 상호를 알리는 어지러운 간판이 도시 미관을 해치는데 반해 외국은 그런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간판이 있어도 보기에 딱 적당한 정도의 사이즈와 가짓수로 스스로의 이름만 보여준다.

 

잘 정리된 거리. 깨끗하고, 새벽이라 막히지 않는 도로. 우리 일행이 잠시 쉬기 위해 묵는 호텔은 TAJ Palace. 호텔 입구에 들어서면서 한 눈에 고급호텔임이 보인다. 카운터에서는 말쑥하게 차려입은 파키스탄인들이 손님을 맞는다. 대부분의 중동국가의 중간 정도의 서비스 인력은 파키스탄인들이 차지하는 것 같다. 영어도 잘하고 얼굴도 비교적 깨끗한 편이기에 이런 일이 적당하다. 그 새벽시간에 호텔 바닥을 청소하는 인종들은 스리랑카나 방글라데시인들일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모두 투명하고 모든 공간이 밝다.

 

잠시 쉬는데도 아침 식사가 제공되고 방에 들어서니 일반 웨스턴 스타일의 방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호텔방에 들어서자 마자 카드키를 넣으니, TV 소리가 반긴다. 모델을 보니 삼성TV. 새삼 긍지를 느낀다. 

 

아직 새벽. 아직은 몸에 피로가 느껴진다. 조금 자는 척 하다가 아침식사를 비행기에서도 잠에 취해 걸렀기에 카페테리아가 문을 열자마자 찾아갔다. 중동지방이다 보니 중동지방 특유의 메뉴들이 가득하다. 올리브, 대추야자로 만든 피클 등.. 다른 곳에서 먹기 힘든 반찬만 골라 조금만 먹고 다시 올라와 잠을 청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또 다시 두바이에 올 기회가 있을까?  지금 기회를 마지막으로 알아야 한다. 지금 잠이 무슨 말이냐. 혼자 중얼거리며 샤워를 마치고 카메라 하나 챙기고 로비로 나갔다. 시간 8 . 2 ~ 3시간 시내 드라이브좀 하게 차편을 제공하라 했더니 금방 새까만 멋진 SUV를 하나 불러준다. 58. 첫 눈에 파키스탄인이다.

 

누구랑 같이 갈까 하다가 미리 얘기해 놓지 않았기에 경제적이진 않지만 차에 올랐다.

 

아침 출근길로 모든 사람들과 승용차들이 바쁜 시내로 천천히 미끄러지듯 흘러나가고, 여기 저기 활기찬 제 3국인들이 거리를 돌아다니지만 그렇게 돌아다니는 것은 모두 가난한 이들 뿐이다. 실제로 두바이 인구의 20프로에 불과한 두바이 사람들은 이렇게 이른 시간에 시내를 돌아다니는 일이 없다.

 

먼저 구 도시로 가기로 했다. 오래 전 사우디에서 눈에 익었던 건물들이 양 옆으로 진열되어 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그 꼬부랑 글씨들, 그러나 그렇게 오래된 건물 저 멀리 희미한 곳에 높은 빌딩들이 보인다.

 

중동지방 사막의 황량함이 이 곳에선 눈 뜨고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다. 모두 잘 다듬어진 부잣집 정원같이 길가의 나무들, 그 옆으로 잔디밭 등. 미국처럼 자기 집 앞에 잔디를 의무적으로 다듬어야 하는 것처럼 이 곳에선 그런 길가 잔디들이 어지럽게 자라 있는 곳이 없다. 모두 정부에서 관리하기에 그 뜨거운 날 얼굴 까만 이국인들이 잔디를 다듬고 있다.

 

바닷가에 별로 크지 않은 요트들이 정박되어 있다. 두바이의 도시들을 수상택시들이 오가며 교통수단 역할을 한다고 한다. 아울러 바닷가에 있는 요트들은 모두 레스토랑 대용이다. 밤이면 사람들이 해안에 와서 선상식사를 즐기고 커다란 가림막아래 모여 놀다 간다한다.

 

해변의 커다란 가림막이나 구조물로 만든 쉼터도 모두 새것처럼 보인다. 어디 하나 무허가상가 건물이나 쓰레기가 뒹구는 곳이 없고 비닐 쪼가리 하나 빵봉지 하나 돌아다니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철저한 도시관리가 부럽기만 하다.

 

구시가지의 오래된 건물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지하에 두바이의 옛날 생활을 보여주는 박물관을 만들어 놓았다 한다. 시간 없어 들어가보지 못함이 아쉽다. 몇 몇 배낭 여행객이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구시가지의 건물들 중에서 마구 부숴버리는 곳이 있다. 시에서 매년 건물들의 안전검사를 실시하여 이상이 있는 건물들은 모두 부수고 새로 짓는다 한다. 두바이는 도시 전체가 공사 중이다. 세계의 모든 타워 크레인의 27%가 이 곳 두바이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두바이는 어디 가나 공사중인 곳을 볼 수 있다.

 

두바이에서 제일 크다는 모스크를 찾아간다. 마치 유럽의 성당처럼 우아해 보이지만 들어갈 자격이 없을 것 같다. 그냥 배경으로 사진 하나 찍는다. 두바이는 모든 도로변에 나무를 심기 위해 수없이 많은 곳에서 나무심을 자리에 미리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스프링쿨러의 호스를 매설하고 있다. 나무 하나에 수도꼭지가 하나씩 연결되어 모든 나무가 항상 푸르름을 유지 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길가의 잔디밭도 골프장의 잔디만큼이나 정갈하게 다듬어져 있다. 

 

조금 복잡한 도로 변을 벗어나 주메이라라고 이름 붙여진 해안도로 접어드는데 길가의 가로등에 질서정연하게 걸려있는 광고물. 삼성의 핸드폰 광고. 전 세계 누구나 삼성을 안다. 핸드폰으로.. 가전제품으로..

승용차는 주로 일제이지만 현대나 기아차도 자주 눈에 보인다. 돈 많은 사람들은 독일제 벤츠를 이용한다. 일제차는 중동의 기후에 맞게 제작되어 인기가 높다 한다. 그러나 반면 미제는 몸집이 크기만 하고 이 곳 기후에 안 맞아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아마 뿌리 깊은 미국불신풍조에서 나온 생각이리라. 이 곳은 여성도 운전이 가능하다. 술 파는 곳도 있고..

경제를 위해선 종교의 원칙도 변할 수 있다. 이것이 두바이의 정신이다.

 

해변도로를 따라 가다가 사람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는 해수욕장에 잠시 차를 세웠다. 백사장의 모래를 손으로 집어 보니 심히 고운 모래가 손에 느껴진다. 몸이 선탠으로 새까맣게 변한 서양인들이 모래밭에 누워 선탠을 즐기고 물속에 들어가 있다. 이 곳은 바닷가에서 여자도 수영이 가능하고 사람들은 대개 뜨거운 낮시간을 피해 밤에 수영한다고 한다. 바닷가 곳곳에 안전 조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처럼 해수욕장에 들어간다고 입장료를 받는 것이 아닐터인데 이런 서비스들은 모두 정부에서 제공하는가 보다.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해안을 어슬렁거리던 경찰이 나를 향해 손가락을 젓는다. 사진찍지 말라는 표시겠지. 경찰이 멀리 사라진 뒤에 몇장 찍어 댔다.

해안가에 인공으로 커다란 제방을 만들고 있다. 운전수의 설명에 따르면 바닷가 저편에 더 월드라는 인공섬을 만드는데 이 곳 제방에서 보트나 헬리콥터를 타고 갈 수 있도록 공사중이란다. 더 월드는 바다 한가운데에 지구의 대륙의 모습을 본떠 만든 인공섬으로 각 대륙을 일반 분양하여 현재 약 35프로가 분양 완료되었단다.

 

이 곳도 사람들의 손길이 닿는 지역인지라 백사장입구에 있는 벤치주위에는 많은 작은 쓰레기들로 지저분하다. 담배꽁초, 병뚜껑. 그러나 큰 쓰레기들은 보이지 않는다. 우선은 눈에 보이는 큰 쓰레기들은 보이는대로 치우고 작은 쓰레기들은 기계를 이용하여 청소하는 것 같다.

 

두바이의 자랑은 세계에서 제일 높게 짓고 있는 버즈 두바이타워 뿐만이 아니라 버즈 알 아랍이라는 7성호텔이 유명하다. 보통 고급 호텔은 별 다섯개짜리 5성이고 조금 더 좋은 것이 6, 아마 신라호텔정도가 6성에 속할 것이고 이 곳 두바이에만 있는 7성 호텔이 바로 버즈 알 아랍이다. 돛단배 모양을 한 버즈 알 아랍은 하루 숙박비가 최저 3, 000불정도에서 최대 25,000불 정도라며 팜프렛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이 금액에 아침은 불포함이라고..

 

외관으로 봐도 화려할 것 같은 7성호텔을 배경으로 사진 하나 찍고 호텔 앞으로 가니 바로 앞에 물을 이용한 인공 놀이 시설이 있다. 버즈 알 아랍 앞에 있는 주메이라 비치 호텔도 바로 앞에서 보니 상당히 웅장하게 보인다.

 

주메이리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팜 주메이리라는 인공 섬으로 유명하다. 인공섬을 팜트리 즉 야자 열매모양의 섬을 만들어 신도시를 개발했다. 거의 모두 분양되었고 이 섬을 만드는 공사의 모습을 내셔날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본 적이 있다. 거대한 섬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준설공사가 이루어지고 얼마나 많은 건물들이 지어지는가. 설명에 의하면 5성급 호텔이 팜 주메이리 안에 35개가 세워진단다.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느냐 했더니 메인도로만 갈 수 있다 하며 들어서는데 도로 양쪽으로 마치 우리나라 신도시에 들어서 아파트처럼 멋진 모습들의 아파트들이 메일도로 주변에 열을 지어 섰다.

 

이미 지어진 아파트들은 사람들이 입주해 있는 듯 오가는 사람들과 혹은 짐 나르는 일꾼들이 보인다. 비록 아파트 모양들이 모두 같지만 디자인 감각이 있는 아파트이고 아랍전통 문양이 디자인에 반영된 것이 보인다. 메인도로를 조금 더 가다 보니 그 안 쪽에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듯 현장들이 보이고 승용차는 들어갈 수 없도록 해 놓았다.

 

한바퀴 돌아 보지 못함이 아쉽지만 아직 공사중이니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다시 인공섬을 나와 밖으로 나오니 현대식 오피스건물들이 고가도로옆으로 즐비하게 늘어 서 있다. 운전기사 설명이 한 쪽은 인터넷 관련사 빌딩이고 또 한 쪽은 컴퓨터 관련사 건물들이라 한다. 그리고보니 마이크로 소프트, 아이메이트, 시스코 등의 간판을 단 건물들이 즐비하다. 마치 우리 나라의 테헤란로 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우리 같이 다닥 다닥 붙은 빌딩군이 아니라 여유있게 자기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형 교각들. 미쓰비시가 터키회사와 같이 짓고 있는 도시철도라 한다. 끝없이 어이지는 교각들. 거의 천문학적인 공사금액일 것 같다. 운전기사가 자기도 일본 무역회사사람을 알고 있다고 명함을 보여주는데 소지쓰 명함이다. 일본인과 알고 있다는 것으로도 자랑스러운 이들.. 기업의 이름은 나라의 얼굴과 같음을 새삼느낀다.

 

교각건너편에 보이는 이상한 건물. 겨울을 모르는 두바이사람들의 욕심과 부의 과시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즐길 수 있는건 우리도 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듯 대형 실내 스키장. 실내는 늘 영하 9도를 유지하고 충분한 슬로프가 있다고 자랑한다.

 

멀리 보이던 버즈두바이 즉 세계에서 가장 높이 올라가고 있는 두바이의 자랑, 삼성이 짓고 있는 최고층 타워이다. 버즈 라는 말은 탑이라는 말이라 한다. 이미 대만에 있는 세계최고층의 높이를 돌파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올라갈려는지 그 뒤로 세계 최대 쇼핑센타가 세워진다 하니 두바이의 변화가 얼마나 갈지 상상을 못하겠다.

 

팜 주메이리보다 2배나 큰 팜 제벨알리를 짓고 있고 그 보다 더 큰 인공섬을 짓고 있다 바다 한가운데 더 월드를 짓고 있는 나라. 두바이공항을 이륙할 때 보이던 더 월드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몇 년 후에 완공될 지 모르지만 바다와 면한 육지를 매립하는 일반적인 상식을 떠나 바다 한 가운데 대형 인공섬 수 십개를 만드는 역사를 만들어 놓고 수 백년 후에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일컬어 짓겠지?  참으로 대단한 두바이의 발상이다.

 

이 모든 것이 불과 몇 명의 강한 의지력과 추진력으로 이루어 졌다는 사실이 높이 칭찬받을 만 하다.

 

두바이에서 수단으로

신뢰성을 자랑하는 에미레이트항공이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 수단으로 가는 손님이 많은 듯 꾸역 꾸역 손님들이 밀려드는데 내 옆자리가 비어 있다. 웬일일까? 다른 자리는 모두 가득 찼는데.. 그래도 앞이 트인 내 자리는 여행하는 이들이 대개 갖고 싶은 자리인데 비어 있다니..

 

아니나 다를까, 출발지연이 되는 이유를 방송한다. 짐을 실은 승객의 사라져 그 승객의 짐을 다시 빼내느라 늦는단다. 과연 에미레이트 항공이다. 무려 한 시간이나 늦었다.

창가에 앉아 다른 비행기의 이착륙을 유심히 보았다. 큰 비행기가 착륙하는데 바퀴가 땅에 닿는 순간 연기가 팍 피어 오른다. 그런데 이상하다 몇 개의 비행기가 착륙하는 걸 보니 모두 연기가 두번씩 피어오른다. . 비행기가 착륙할 때 양 바퀴가 동시에 닿지 않는구나. 아무리 수평을 유지하며 착륙하더라도 완벽한 수평은 없는가 보다.

 

끝없이 끝없이 사막위를 나른다. 아라비아 반도를 가로 지르는 노선이라 밑에 보이는 것은 모든 생명체가 살아 남을 수 없을 것 같은 사막만 보인다. 가끔 아주 긴 아스팔트도로가 보이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직선도로일 뿐이다. 저 곳을 운전하는 사람은 얼마나 긴 적막감을 느낄까?

 

가끔 사막위에 솟아오른 산이 보이지만 나무 하나 푸른 빛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런 생각이 든다. 중동 지방에 석유가 많이 나오는 이유가 저 사막때문이지 않을까? 모든 생명체를 사막에 묻어 버렸으니 그 생명체들이 모두 유기물질의 석유가 되어 자원의 보고가 되지 않았을까?  만약 아직도 수 많은 석유가 저 개발되지 않은 사막속에 묻혀 있다면 얼마나 많은 석유를 더 캐 낼 수 있을까?

 

서울에서 두바이에 오는 비행기에서도, 두바이에서 수단 오는 기내에서도 식사를 양고기로 즐겼다. 얼마나 먹고 싶던 메뉴인지..  수단은 이슬람 국가인데도 기내에서 와인을 제공한다. 적어도 사우디나 이란가는 기내에서는 그런 서비스가 없을텐데..

 

수단에 발을 닿는 순간 훅 하고 뜨거운 김이 온 몸을 감싼다. 내가 지금 다른 공간에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낀다.

 

신호등도 별로 없고 차선도 별로 없는 어두운 거리를 쏜살같이 지난다. 피곤하니 모두 쉬라 하고 내 방에 들어왔는데 다른 직원이 외출을 유혹한다. 그래..나가자.  한 밤중에 시내로 외출이라..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했는데우리 태운 차가 수단의 수도 카르툼에 제법 유명하다는 카페로 향한다. 이름이 오존이라 했던가..

 

일부러 밤거리를 드라이브 시켜 주겠다고 나일강가의 잔디밭 근처로 지나가는데 많은 시민들이 강가의 공간에서 삼삼오오 모여 밤공기를 즐기고 있다. 운동을 하는 이도 즐겁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도 없다. 그냥 모여 이야기를 즐길 뿐.

 

빵집이라 하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인단다. 무슨 빵집에 사람들이 모일까? 주차할 자리가 없을 정도로 입구에 차가 가득 찼다. 할 수 없이 길거리에 주차를 하고 오존으로 들어가는데 낮은 철울타리로 둥그렇게 만든 넓은 공간에 사람들이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모여서 저녁을 즐기고 있다. 입구에 빵집이 있고 아이스크림 가게도 보인다. 겨우 이제 막 손님이 간 듯한 자리를 찾아 네 명이 둘러 앉으니 이슬람국가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남녀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

 

이미 기내에서 식사를 했기에 간단히 음료수와 빵 몇 개를 주문하고는 잠시 기다리는데 갑자기 머리 위를 지나가는 호스에서 중간 중간 수증기가 분사된다. 열을 식히기 위해 일부러 이렇게 물을 분사 시킨다 한다. 주위를 둘러 보니 넓은 공간에 모두 물이 분사되고 있다. 그렇다고 젖지 않을려고 피하는 사람도 없다. 물에 젖어도 금방 마른다 한다. 신기해라

하긴 이 넓은 공간을 시원하게 해 줄 방법은 물 밖에 없다. 적어도 물이 증발되면서 열을 빼앗아 갈 테니..

 

외국인들도 많이 보이고 자연스럽게 남녀가 애정표현도 한다. 수단은 여성들이 운전도 가능할 정도로 이슬람국가들 중에선 그래도 행동이 자유스러운 편이다.

 

아침부터 종일 미팅 일정이 잡혀 있다. 수단의 아침거리가 지난 번 방문때보다 활발함이 보인다. 지난 번에는 종교기간에 방문하였기에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 

 

수단의 차도는 신호등도 별로 없으나 요리 조리 운전수들이 잘도 피해 다닌다. 공항 근처를 지나는데 몇 주 전 수단공항에서 사고난 비행기의 잔해가 보기 흉하게 버려져 있다, 비행기의 앞 머리가 하늘로 향한 채 시커먼 모습의 동체도 보이고

 

사람들이 봉고 같은 소형 버스에 켜켜히 쌓여 가고 있다. 아마 정원보다 더 탄 것 같다. 아무렴 어떠냐. 걷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한 일이겠지.

 

수단에서는 제일 큰 그룹의 하나라고 하는데 건물도 초라하고 주차장이 포장도 되어 있지 않다. 어둠침침한 건물 좁은 복도, 엘리베이터도 어둡고..  잠시 미팅에 간식으로 내 놓는 과일들이 먹음직하다. 이렇게 풍성한 과일을 내 놓는 것은 우리보고 어쩌란 말이냐. 잠시 있을 고객을 위해 이렇게 많은 양을 내 놓는 것은 도무지 뭘 모르는 건 아닌지..  그냥 시키면 시키는대로 할 뿐인 사람들이겠지.

 

이동을 위해 도요다 캄리 3대에 분승하고 시내를 달린다. 운전실력이 거의 거리의 무법자 수준이다. 그러나 어디에도 교통사고 나서 다투고 있는 현장을 볼 수가 없다.

 

주요 도로외엔 차선도 없고 횡단보도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은 적당히 비켜 간다. 급정거를 연상케하는 브레이크 소리도 없고, 위험하게 운전했다고 소리치거나 차문을 열어 손을 내미는 사람도 없다. 단지 조금 위험했다 싶으면 기사들이 어깨만 으쓱거릴 뿐이다.

 

만약 우리 나라에서 이런 시스템이었다면 우리도 금방 익숙해졌을까? 여기에선 차들의 속력이 거의 60키로 선으로 달리는 것 같다. 급정거 해도 앞 차와 부딪히지 않을 정도의 속도.

 

나일강변에 주요 정부기관들이 모여 있는데, 강변 끝에쯤에 고급 빌딩이 하나 들어 서 있다. 리비아에서 자금을 대주어 만든 호텔이라 하는데 이름도 속칭 카다피라 하지만 실제 붙여질 이름은 다른 것 같다.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 호텔처럼 비슷한 모양이고 올 7월쯤에 개장한다 한다. 수단의 호텔은 외국인에게 적합한 호텔이 그리 많지 않아, 숙박료가 상당히 비싸지만 수단 내 유명회사에서 예약하는 코퍼레이트 서비스를 받으면 거의 반값에 예약이 가능하다.

 

우리의 수단파트너에서 배려하여 나일강변을 돌아 보았다. 블루 나일이라고 하는 청나일이 있고 화이트 나일 즉 백나일이 있다. 이 두개의 나일강이 합쳐지는 지점이 바로 카르툼에 있다. 나일강변에 서서 강을 보면 어찌나 물살이 빠른지 마치 폭포수가 흘러가는 정도이다. 그리고 물은 거의 청나일 백나일 모두 황토흙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일 강변에 숲이 그다지 우거진 것도 아니고 위학시설도 없다. 이 곳에는 나일강변에 정부기관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것이 유일한 발달이다. 그러나 지금 이 곳도 변하고 있다. 먼지가 뽀얗게 덮힌 나일강변 신개발지역을 가니 대규모의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 설 수 있도록 지반 공사를 하고 있다. 자칭 카르툼의 맨하탄을 만들겠다는 포부가 가득하다.

 

나일강변 근처의 숲은 온통 쓰레기로 가득하다. 그 많은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이 던지고 간 쓰레기들이 하나도 치우지 않고 바람 같은 자연의 힘에 의해 정화되어 질 뿐이다. 나일 강 변에 아주 큰 나무가 몇 개 있는데 자세히 커다란 연한 갈색의 열매가 주렁 주렁 열렸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수세미로 쓸 수 있는 열매라 한다. 그러고 보니 색깔만 다를 뿐 한국의 수세미와 비슷하다 마침 땅에 한 개가 떨어져 있기에 주어 보았더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속을 드라이버로 찢어보다가 손을 다칠 것 같아 포기.

 

나일강변에 몇 개의 다리가 있다. 아주 오래된 다리와 최근에 건설된 듯한 다리가 공존한다. 그 중 어느 다리하나를 지나가는데 얼핏 지나가는데 한문으로 XX대교라 써 있어 나중에 대사관 직원에게 물어보니 중국업체들이 짓고 그렇게 이름 붙였단다.

 

수단의 거의 중국판이다. 모든 상권을 중국사람들이 쥐고 있을 정도로 커다란 기업에는 거의 모두가 중국의 자본이 들어가 있고 중국사람들이 몇 만명 체류하며 대형 공사들을 싹쓸이 하고 있다. 그 뒤를 잇는 것이 인도, 말레이지아 그리고 터키업체들이다.

 

국가의 큰 기반 시설들은 이 국가의 업체들이 다 독식하고 있다. 그리고 거의 모두 자본투자가 들어가야 하는 관계로 진출이 쉽지 않다.

 

마지막 날에 수단의 신공항 건설현장에 가보기 위해 승용차 세대에 나누어 타고 긴 드라이브를 나갔다. 휴일임에도 일부러 시간 내준 현지인들에게 고마워 하면서 떠난 도심의 휴일 아침이 무척 조용하다. 도심인데도 길거리 여기 저기에 양떼를 몰고 나온 사람들이 많다. 아마 이 곳 풍습상 휴일이면 사람들이 양을 사러 나오는게 아닌가 싶다.

 

어느 다리 옆에 대형 버스들이 많이 모여 있어 첫눈에도 버스터미날인줄 알겠는데 터미날 빌딩도 없다. 사람들은 그늘만 있으면 어디는 옹기 종이 모여 앉아 있고, 여기 저기 떠나려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이 몰려있다.

 

길거리 여기 저기에 음료나 과일 몇 개 놓고 장사하기 위해 기다리는 현지인들, 간판하나도 없고 번듯한 건물하나도 없다. 모두 그냥 판자 몇 개 대서 만든 간이 판매대.

 

바람이 분다. 먼지가 인다. 여기 저기 비닐 쓰레기들이 돌아다닌다. 도심에서 별로 보이지 않던 추한 면이 시골로 접어드니 보인다. 거적대기를 댄 건물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수 백년 지나도 썩지 않을 듯한 각양 각색의 비닐포장지들이 길가의 얕은 나무 높은 나무에 모두 걸려 있다. 유난히 어떤 나무 하나에는 비닐이 얼마나 많이 붙어 있는지 거의 예술 작품 수준이다. 어슬렁거리는 노새나 낙타들, 양떼들이 비닐먹고 죽지는 않을까?

 

끝없이 넓은 벌판에 흙벽돌로 만든 작은 집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흩어져 있다. 그냥 바람만 막을 정도의 작은 집들. 그 사이를 노새가 지나가고 낙타가 지나간다. 어떤 노새를 사람들을 싣고 가기도 하고 짐을 싣고 가기도 한다. 동물들도 태양이 싫은 듯 어디던 나무 그늘이 있는 곳이면 옹기 종기 모여 있고, 때로는 무리지어 다니기도 한다.

 

공항으로 가는 약 40키로의 잘 닦인 아스팔트의 양옆에는 가끔 일요일 시장이 서 있다. 거의 청계천 거적대기 수준의 상점들에서 사람들은 장사를 한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수단 사람들은 모두 흰색 승용차를 탄다. 아주 가끔 보이는 색깔있는 승용차는 거의 모두 외국인이다. 아마 흰색 승용차가 먼지를 덮어 써도 별로 티가 나지 않으니 흰색을 선호하는 것 같다.

 

현대 자동차가 GIAD 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고, 수없이 많은 일제 토요타 그리고 아주 가끔 유럽의 승용차들이 보인다. 토요타 픽업트럭에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위험할텐데도 무도 짐칸의 난간에 엉덩이를 걸치고 먼길을 가고 있다.

버스 정류장도 없지만 가끔 길 옆에 작업하다만 세멘트 잔류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던 허름한 복장의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버스가 오는 시간도 없을 것이고 언제 온다는 보장도 없을터인데 무작정 기다리고 있다. 가끔 지나가는 차에게 태워 달라는 동정의 눈빛을 보내거나 손짓을 보낸다.

 

끝이 안 보이는 지평선 저 건너에 나일강 흐르듯한 물길이 보여 물어보니 나일강은 전혀 다른 편에 있다 한다. 아마 이것이 오아시스라는 착각일 것이다 끝없는 지평선 저 넘어에 물기가 보이는 것처럼.

 

어는 곳에선 넓은 벌판에 진한 노랑색으로 풀들이 말라 붙어 있다. 거의 잔디 수준이다. 비가 오면 파랗게 변했다가 다시 이렇게 말라 죽는단다.  대 평원에 비가 내린 후의 모습을 볼 날이 있을까?

 

공항 건설현장 근처에 경비대 지구대를 찾았다.

벌판 위에 지어진 건물 몇 채, 우리가 도착하니 식사 때도 아닌데 도시락 식사를 내온다. 이 시간이 아침 시간인가 보다. 정성을 많이 들인 도시락이다. 달콤한 쨈이 들어 있는  빵 몇 개, 샌드위치 그리고 과일을 호리병같이 파서 만든 과일 파르페. 이미 아침들을 먹고 떠난 탓에 모두가 음식을 남겨야만 했다.

 

벌판 내 경비대를 만들었지만 정자도 만들고, 현대식 건물과 정자 주변엔 인조 잔디도 덮어 놓았다. 군복을 입은 이들이 와서 홍차도 타주고 음료수도 내 온다. 우린 이방인이라 물도 밀봉되지 않은 물은 마시지 않았다. 이미 한 명이 감기로 골골하고 있고 또 한 명은 음식을 잘 못 먹어 설사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아랍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식사시간이 우리와 좀 다르다.

좀 늦게 출근하는 편이니 아침은 대개 10 경에 하고 점심은 4시경 저녁은 9시경 한다.

첫 날 우리 식 점심시간에 현지인이 예약해 놓은 곳에 점심 먹으러 갔다. 아랍식의 메뉴. 아랍빵과 양젖을 이용한 호무즈라는 소스, 콩으로 만들었다는 다른 소스. 과일들..

 

이것만 먹어도 배불렀는데 메인 메뉴는 치킨과 고기 구이 모듬. 모두 기가 차서 포크만 만지작 거린다. 난 그 중 양고기 케팝이 제일 맛있다.

 

두번 째 점심은 어제의 점심 경험이 있어 서양식 샌드위치 점을 찾았다. 바리스타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 층에 구석 구석에 젊은이들이 연인과 함께 점심을 즐기고 있다. 이제는 여기도 이런 식의 레스토랑이 많이 생긴단다. 조금 후엔 한 무리의 여자애들이 조잘거리며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이 곳에 오다가 대학건물을 보았는데 저들은 모두 대학생이리라. 우린 거의 모두 스파케티를 시켰다. 이 곳에서 우연히 20년전에 사우디 젯다 근무시절 알았던 사람을 만났다. 한국 사람이라 그냥 인사하고 명함을 교환 했는데 이름이 눈에 익다. 나중에 우리 테이블로 와 인사하는데 같은 시절에 젯다에 근무했다. 참으로 오래 전 기억들..

 

하루는 현지 업체 근무하는 이가 우리 일행을 중국식당으로 초대했다. 이곳 카르툼에서 유일하게 술을 파는 식당이라 한다. 그것도 중국 식당. 다른 곳은 술을 팔면 큰일 나지만 이 곳은 막강한 세력이 뒤에 있어 술을 팔아도 걱정없지만 술값이 상당히 비싸다 한다.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예쁜 중국소녀. 끊임없이 나오는 중국요리들. 그리고 잔이 비기가 무섭게 따라 주는 중국술. 요리들이 모두 맛이 있다. 사진도 찍어 놓았다.

 

또 하루는 수단의 한국대사관저에 초대. 아주 격식있는 저녁을 즐겼다. 전통 한국음식.

 

마지막 날 점심은 수단에서 한 군데 뿐이 없는 한국식당을 찾았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한국식당은 늘 초라하고 어둠침침하다. 이 곳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일행들이 왔다는 소식을 평소 잘 오지 않는 사장이 들었는지 얼마 뒤에 아내인 듯한 여자분이랑 같이 들어와 인사를 나눈다.

 

사장이 우리 옆에 앉아 수단 생활의 푸념을 늘어 놓는다. 장사가 안된다고.. 이미 이 사람의 앞날에는 희망이 사라져 버렸다. 한국수퍼도 문을 닫았다 하고 이 곳도 손님이 없어 죽을 지경이라 한다. 빈익빈 부익부. 불고기를 시켰는데 불고기 판이 다 문드러진 양은 판. 음식도 맛이 없다. 비싸기만 하고

 

여행은 이렇게 늘 새로운 것을 만나기에 떠날 때마다 설레임을 가득 안고 떠난다. 물론 업무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그 속에 늘 여행의 보석이 살아 숨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