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유럽방문기

헝가리

carmina 2013. 12. 5. 17:21

 

2009. 7. 23

 

쇼팽의 나라에서 리스트의 나라로 간다.

 

이번 여행은 완전히 나에게 축복이다. 난 속으로 얼마나 흐뭇해 하고 있는지 모른다. 올해들어서 독일, 터키, 폴랜드에 이어 헝가리까지..  앞으로 몇 번의 기회가 더 있을까?

 

헝가리로 가는 비행기안에 내 뒤에 앉은 두 아가씨. 얼굴에 여기 저기 피어싱을 했다. 1시간 반 내내 종알 종알.  내릴 때도 조잘 조잘. 내릴 때 나를 보더니 뭐라 한다. 같이 간 직원이 얼른 알아 듣고 통역해 준다. 나보고 재키 찬 같다고..그래서 넌 소피 마르소 같다고 했는데 못 알아듣는 듯 했다.  내리면서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다시 보았다. 내가 성룡 재키 찬?

 

 

 

헝가리의 모습은 폴랜드와 사뭇다르다. 마치 우리네 한국도로의 지저분함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정이 더 간다.

 

우리를 마중 나온 차가 어느 순간 강을 끼고 돌아간다. 다뉴브 강.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가 생각난다. 다뉴브강의 무슨 색깔일까 하고 차에 타자마자 현지인에게 물어보았다. 강의 색깔이 무엇이느냐고..  나보고 직접 확인하란다.

 

 

 

직접 확인해 보았다.  누런 황토색깔의 다뉴브강. 한강보다 못하네. 한강보다 넓지 않고.. 그러나 다뉴브강변에 정박되어 있는 배들은 한강의 배들과 사뭇 다르다. 멋진 크류즈들.  배의 갑판에는 비키니를 입은 사람들, 일광욕을 즐기는 이들. 배 위에 수영장이 있는 수영도 즐기는 것 같다.  배 이름도 베토벤, 랩소디, 다뉴브 등등..

 

이 곳에선 다뉴브라 하지 않는다. 두나강.  또 다른 나라에선 도나우강이라고도 한다.

 

강변으로 보이는 녹색의 다리. 녹색의 다리라니..내가 얼마나 녹색을 좋아하는데 다리 전체를 녹색으로 만드나. 내가 너무 좋잖아.

 

 

 

 

그리고 다시 보이는 하얀 다리. 나 하얀색도 좋아한다고..

 

 

멀리 거대한 성이 보이고, 왕궁이라 한다. 높은 곳에 커다란 동상이 칼을 두손으로 받쳐 든 모습도 보인다.

 

호텔은 그 왕궁이 다뉴브강 바로 맞은 편에 자리 잡은 인터콘티넨탈. 예약해 놓았는데 강이 보이는 곳은 조금 더 내야 한단다. 그래 더 내자. 강을 바라보며 자는 기분은 충분히 돈을 더 낸만큼 가치가 있을테니..

 

 

 

 

오후 미팅 끝나자마다 식사를 위해 호텔앞 적당한 레스토랑을 찾아 나섰다. 길거리에서 먹는 것도 운치있을거야  아직은 한산한 시간인지 사람들이 뜸하다. 다정하게 손잡고 지나가는 외국인노부부, 보기좋다. 

 

다뉴브강가의 가드레일에 올라 앉은 작은 요정.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그리고 또 시티투어 티켓을 판매하는 이들도 유혹하고 있고..

 

점심을 먹을 때 거리의 악사들이 손님들의 주위에서 음악을 선물한다. 물론 공짜는 아니지만..  이런게 관광이다.

 

 

 

 

환전을 위해 블록을 하나 들어갔더니 뜸하게 보이던 관광객들이 여기 다 모여 있네. 커다란 시청사 앞 광장에 멋진 조각품이 시선을 끌고 아울러 여느 유럽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회칠한 인간조각이 마치 조각처럼 파란색옷을 입고 꼼짝않고 눈길을 끌고 있다.  유럽에 오긴 왔구나.

 

 

 

 

 

식사후 본격적인 관광을 위해 늘 출장가방속에 챙겨 가지고 다니는 작은 배낭에 물한병 준비하고 시내로 나왔다. 영어를 잘하는 직원이 평소 내가 하던 일을 모두 해 놓는다. 효과적으로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고 어떤 투어를 택할지..

 

이제까지 한 번도 이런 피동적인 행동을 취한 적이 없는데 이번엔 단단히 호강한다.  시티투어 표를 샀다. 모두 부다페스트 시내의 9개의 구간을 지난다.

 

 

 

바르샤바같이 부다페스트도 두 단어의 결합이다. 언덕이 있는 부다쪽과 평원이 있는 페스트쪽. 부다쪽은 차를 가지고 다녀야 편하고 페스트는 걸어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버스가 기다린다는 곳으로 가는데 역시 이 곳에서도 관광객들에게 물을 나누어준다. 물병에 물을 채우기도 하고 비닐 팩으로 만든 물을 나누어 주며 관광객들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 단지 몇 푼 안되는 물이 도시의 이미지를 바꾼다.

 

미인들이 창문이 하나도 없는 이층버스를 안내하고 여러나라말로 된 안내방송으로 도심 곳곳을 누비며 안내한다. 표 한장이면 24시간 동안 관광버스 구간 어디서나 탈 수 있다.

 

안드라시 거리를 지나며 오페라하우스 옆을 지나는데 내리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 숲이 있는데 그냥 지나쳐야만 했다. 건국 천년을 기념하여 세웠다는 영웅광장에 내렸다.

 

 

높은 탑 위에 가브리엘 천사가 헝가리시내를 지켜보고 있고  7명의 천년의 영웅들이 여러가지 모습으로 그 장대함을 뽐내고 있다. 광장 양 옆으로 미술관으로 보이는 신전같은 건물이 있고 우린 숲속으로 들어갔다. 숲속인데 넓은 도로가 있음에도 차는 다니지 않고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시민광장이구나.

 

마치 중세 어느 시대에 남의 고풍스러운 저택에 무단 침입하여 들어가는 기분으로 인근에 보이는 성으로 발길을 옮긴다.  일부러 잔디밭을 가로 질러 지나가며 혹시나 누가 소리치지 않을까 걱정도 해가며..

 

버자훈야드성 앞에 나이든 할머니 두분이 오손도손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손짓했더니 찍지 말란다.   성 옆에 누구인지 모를 사람들의 흉상이 여러개 세워져 있다. 누구일까? 

 

성 뒤로 돌아가니 갑자기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있다.  얼굴없는 사제복의 좌상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로마의 트레비 분수, 프라하의 카알다리,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앞 등등 세계 어느 유명 관광도시를 가도 어느 부분을 만지면 행운이 오고  그 곳에 다시 올수 있다는 소문이 있어 누구나 그 곳을 만져 사람들의 손길로 반들 반들한 곳이 있다. 이 곳의 얼굴없고 후드를 걸친 사제상의 핀대 끝이 그렇게 반질 반질하다. 무슨 전설이 있을까? 알아보고 싶다.

 

 

확인해 보니 역사를 기록하는 서기관이라 하네. 얼굴을 보이지 않아야 하는 역할 때문에 그런 모습으 남아 있을텐데 왜 굳이 이렇게 멋진 동상을 세웠을까?  더 검색해 봐야겠다.

 

 

나도 여느 관광객중의 한명이니  역시 그 펜촉을 만지고 사진을 찍고는 전방에 보이는 너무 멋진 성으로 다가서는데 이 곳은 성이라기보다는 커다란 온천이다 세체니 온천, 그 곳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얼굴이 모두 발그스름하다. 개운하다는 듯의 표정들. 온천이자 수영장으로 사용하는 건물조차 이렇게 고풍스러울 수가..  실내의 모습도 마치 박물관 입구 같다.

 

 

 

시간만 있으면 들어가보고 싶지만...우린 업무차 출장온 사람들이다.

 

버스를 타고 다시 시내로 들어간다. 커다란 유태인 시나고그앞에 내리니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린다. 저녁식사가 예정되어 있기에 서둘러 호텔로 돌아가야 한다. 

 

현지에 주재하는 직원이 사브를 몰고 왔다. 우리보고 한국음식 먹으러 가자기에 헝가리 전통음식점으로 안내를 부탁했다. 다행이도 같이 간 직원이 현지 음식 먹는 것에는 거부감이 없다.

 

차를 가지고 여기 저기 돌아 레스토랑을 찾아 가는데 어디선가 흥겨운 음악소리가 들린다.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트럭 위에서 열심히 춤을 반주에 맞추어 춤을 추며 지나가고 있다.

 

 

 

레미즈(종착역)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 그러고 보니 이 곳은 열차의 종착역이네.  나는 안심스테이크를 시키고 나머지는 포크립을 주문했다. 시원한 맥주도 함께..운전하는 노알콜 맥주를 주문한다. 이 곳에서 음주는 단 0.00프로도 인정하지 않는단다. 그거참 괜찮은 정책이네. 아닌가?

 

야외레스토랑인데 피아니스트가 숲 속에서 연주를 해 준다. 그런데 조금 이따 조금 익숙하지 않은 리듬의 피아노음악, 소녀의 기도. 어느 자그마한 여자아이가 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주를 하고 있다. 가족과 식사나왔다가 딸에게 연주해 보라고 부추긴건가? 아니면 딸아이가 연주하고 싶었을까? 

 

맛있는 스테이크를 즐기고 있는 동안 트럼펫과 피아노의 이중주가 스테이크 소스만큼이나 맛있다.

 

그리고 이어서 직원이 안내해준 부다페스트의 야경들. 

제일 먼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문화유산중의 하나인 치타델라 요새에서 보는 다뉴브강의 야경. 전경을 문화유산으로 정했다는 것도 참으로 신기하지만 정말 문화유산으로 지정해도 좋을 정도로 치타델라언덕에서 바라본 다뉴브강의 야경은 그 어떤 야경보다 아름다왔다.  치타델라라는 말에서 영어식으로 읽어도 이 곳은 성채였음을 알수 있다. 그 언덕에 높이 솟은 여신상.

 

 

그 여신상보다 더 호기심을 끄는 광경은 커다란 크레인으로 구조물을 들어올려 레스토랑을 만들었다. 약 20명정도 태울 수 있을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 이곳 높은 언덕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성이 안차서 그 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 최고의 식사를 즐기려 한다. 

 

같이간 직원이 그곳의 전화번호를 적어 넣는 센스도 있고...부다페스트의 이 곳 저곳에 대한 모든 역사와 기념될만한 모든 곳의 이야기들을 줄줄이 쉬임없이 설명해 주는 안내자의 기본 요건도 갖추었다.

 

헝가리에 선교사로서 순교한 겔레르트신부를 기리기 위해 만든 동상옆을 지나고 낮에 보았던 영웅광장으로 가서 야경을 즐기고 직원하고 헤어졌다. 고마운 사람

 

 

아침 일찍.

어제 시티투어타고 그냥 지나쳐야만 했던 오페라 하우스와 리스트 기념관을 그냥 지나친게 무척 아쉽다.   호텔에 물어보니 10시에나 개관한다니 그마저 볼 시간이 없다. 어쩔 수 없지 직접 가보는 수밖에.. 직원하고 약속했으니 나갔다가 10시전에 들어와야지.

 

나처럼 이른 아침 이렇게 배낭메고 나서는 관광객은 아주 드물다.

약도를 하나 들고 유명관광지의 아침을 걷는다. 밤새 흥청거렸던 광장은 의자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채로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아침이 고픈 걸인이 지난 밤의 쓰레기통을 뒤진다. 자전거를 끌고 아침장을 보던 아줌마에게 지나가는 길을 물어 오페라 하우스를 찾아갔다.

 

우리같이 도시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오페라하우스가 아니고 유럽의 대부분 이런 대형 공연장은 도심지 안에 자리잡고 있다.

 

 

음악이 오래 전부터 습관화되어 있는 곳이라 이런 문화시설은 처음부터 거대하게 지었고 아직도 그 공연장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또한 몇 십년 지나면 다시 지어야 하는 날림공사가 아니고, 처음부터 예술적으로 튼튼히 짓기에 몇 십년 몇 백년을 사용해도 아직도 애호가의 사랑을 받는다.

 

기록에 의하면 이곳 오페라 하우스는 1875년부너 1884년까지 10년간 지은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오페라 하우스라 한다. 신르네상스식에 바로크식까지 곁들여 특히 아름답고 건립 초기에 구스타프 말러가 극장장을 지냈다.

   

오페라 하우스 옆에 커다란 스핑크스상이 마치 우리네 해태상처럼 하우스를 지키고 있다. 공식적인 하우스 안내는 오후 3 ~ 4시사이에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있지만 그림의 떡.

 

 

일부러 어제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본 여행객처럼 나도 계단에 앉아본다.  꼭대기에는 내가 좋아하는 3테너중 한 명, 플라시도 도밍고가 8월에 오페랄리아라는 라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음을 커다란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고 리골렛트,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그리고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 주요 작품들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언제나 저런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하우스 옆을 돌아가니 오래된 벤치에 걸인이 아침식사중이다.  오페라 하우스 옆에서 식사하는 걸인까지 부러울 정도니 아무래도 내가 비정상인것 같다.

 

조금 떨어진 빈 벤치에서 나도 한 참을 앉아 한적함을 누려보았다.

 

우리네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은 것은 주위에 주차장이 없으니 공연이 있는 날 이사람들은 자가용을 가지고 오지 않는지, 공연장 주위에 한꺼번에 몰려드는 관중들은 어떻게 공연시작전을 준비하는지 그런 편의시설없는게 참으로 알다가도 모르겠다.  단지 오페라 하우스라는 전철역이 바로 앞에 있으니 모두 이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지..

 

오페라 하우스 앞에 있는 뮤직기념관은 수리중이라 보기 흉하게 변해 있어 다시 천천히 발길을 옮겼다.  어제 버스타고 지나갈 때 클래식씨디같은 것을 살 수 있다는 곳이 있었는데 가볼까?

 

길을 건너니 커다란 공원이 있다. 리스트공원, 몇 개의 음악가 동상이 있고 큰 나무가 많다. 사이 사이 벤치와 야외레스토랑이 가득하다. 비록 아침시간이라 모두 철시되어 있지만 수없이 많은 의자만으로 볼 때도 저녁에 이 곳에 몰리는 사람들의 숫자를 가늠할 수 있다

 

 

 

길거리의 책방들. 어? 그런데 Book and Wine이라는 간판이 이채롭다. 책과 와인을 같이 즐긴다.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북카페는 커피와 책을 즐기지만 책과 와인을 즐기는건 조금 더 고급스러운 지성인의 행동이라고 생각되지 않을까? 

 

 

책방의 진열대에 눈길끄는 물건들, 씨디와 리스트사진의 DVD들. 다른 물건은 안사도 저건 사야 하는데.. 아쉽게도 부분의 오픈 시간이 10시로 되어 있다.

 

조금 더 길을 가니 리스트 기념관, 헝가리의 자랑스러운 3명의 음악가 중 가장 친근한 이름의 대작곡가. 리스트와 졸탄 코다이 그리고 안톤 브루크너..

 

 

리스트와 코다이의 얼굴이 벽에 새겨져 있다. 아주 작게 새겨져있고 두드러지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 쉬운 리스트 기념관, 골목에 있는 입구로 들어가니 나이드신 할아버지가 오픈시간을 손으로 가르치며 들어오면 안된단다. 알고 있다고 그냥 입구만 보겠다고 하고 들어갔다.

 

박물관은 2층이라고 써붙인 한글안내가 자랑스럽기도 하고 어찌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다.

 

호텔로 다시 돌아가야지. 걸어가도 될 시간인데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볼까? 지도상에 표시되어 있는 M 이라고 써 붙인 곳으로 내려갔다.

 

아니 무슨 지하철이 이래? 불과 한 층을 내려가니 바로 지하철. 역사내부도 아주 좁고 지하철이 오는데 겨우 2칸을 달고 온다. 검표하는 사람도 없다. 그래도 난 문화국가에서 왔는데 표를 사야지. 근데 어디서 사지?  벽에 자판기가 달려 있는데 영어가 없으니 알길이 있나. 마침 메트로 조간 무가지신문을 나누어주던 뚱뚱하고 키큰 아가씨에게 눈길을 주니 도와줄려는지 내게로 온다.

 

기본요금 300HUF (포린트) 동전을 찾으니 200밖에 없네. 지폐를 꺼내 지폐 주입구에 집어넣는데 잘 안들어간다. 그래도 표는 사야한다고 난감해 하는 아가씨. 다음 역에 가면 직접 표를 살 수 있단다.

 

그러면서 설명이 잘 안될 것 같은데 자기가 같이 가주겠다며 메트로 유니폼을 벗어 가방에 넣기에 너무 고마와 이름을 물으니 '바비'란다. 이름이 익히 아는 이름이라며 악수할려 하니 신문을 많이 나누어 주어 손이 더럽다고 주저하기에 그냥 덥석 잡았다. 너무 고맙다고..

 

다음 역까지 가기 위해 올라탔는데 사람도 많지 않고 의자도 몇개 없다. 거의 마을버스 수준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지하철은 거리의 일반 차가 다니는 도로 밑을 달리는 것이 아니고 이 지하철 길이 별도로 있음이 생각났다. 그러니 지하가 별로 깊지 않아도 이상이 없는 것 같다.

 

다음 역에 내려 표를 구입하고 내가 제대로 지하철을 탈 수 있도록 검표하는 것까지 도와주고 가는 작은 노력이 조국을 외국인에게 좋은 인상을 만들어 얼마나 기분좋게 만드는지 그녀는 알까?

 

종점 지하철을 내리니 호텔에 금방 닿았다.  

 

자. 이제 어제 못 다한 시티투어를 시작해 볼까?  사진기, 여유 메모리카드와 밧데리 챙기고, 물 챙기고, 약도 챙겼다. 

 

아침에 10시 45분에 에르제벳 다리옆의 10번포트에서 떠나는 떠나는 크류즈투어 첫배를 타야한다.  아직은 한산한 다뉴브강가를 천천히 걸어 시간에 맞게 배에 올랐다. 검표는 하는 할머니, 나이도 있을텐데 무척이나 친절하게 손님을 맞는다. 더우기 배에 타는 사람들에게 손까지 내밀어 도와주고 있다. 이런 삶의 정열은 어디에서 나오는걸까? 

 

제일 먼저 올라가 이층의 제일 좋은 자리 잡았다. 아직 출발시간이 남아 백주도 하나 시켜 마시고, 조금씩 관광객이 배를 채우더니 시간이 되니 정확한 시간에 출항.

 

 

페스트지역에서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아주 큰 건물. 헝가리 국회의사당. 얼마나 큰지 배가 그 앞으로 한참을 지난다. 저 안에 들어가는 것도 일단 보류.  부다지구의 아주 큰 건물. 왕궁. 어부의 요새 등등  저 곳에 들어가는 것도 보류. 틀림없이 들어가 보아야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강가에 우리네 한강처럼 아파트들이 있지만 모두 오래된 고풍스러운 건물들이다. 오래됨이 자연스러움이다. 아파트들은 새로 지었을테지만 오래 전에 지은 국회의사당 건물과 비교해도 격이 틀리지 않으니 이런 것이 문화를 지키는 일이 아닐까?

 

미리 부다페스트에 관한 책을 읽고 한국어 안내책자를 가지고 왔으면 이해가 쉬웠을텐데 우리네 업무가 그런 여유가 없다. 아니 핑계일지도 모른다.

 

크류즈가 지루한 곳을 지나가는지 나도 깜빡 졸았다. 주위를 보니 다른 승객도 나같이 졸고 있다.

 

크류즈에서 나와 서둘러 시티 투어버스가 유태인 시나고그에 도착이 예정된 시간에 부지런히 이제 거동을 시작하는 관광객들 사이를 헤치고 찾아갔으나 간발의 시간차로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다음 시간을 기다리고 시간을 재보니 시티투어가 한바퀴 도는 것은 안 될 것 같아 치테렐라 언덕에 들러 다뉴브강을 보며 사진하나 찍고는 시티투어버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중간에 내려 서둘러 호텔로 돌아오는 세체니다리는 왜 그리 멋있던지..

 

 

 

 

헝가리 이건 맛배기일뿐이다. 다시 와야지. 다시 와야지

출장자의 신분이 아닌 여행자의 신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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