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유럽방문기

폴랜드

carmina 2013. 12. 5. 17:20

 

2009. 7. 20

 

쇼팽의 나라 폴랜드

아우슈비츠의 대명사 폴랜드

년초부터 한번은 업무처 동구유럽을 가고자 계획했지만 호주 일로 인하여 차일 피일 미루다가 호주업무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서둘러 여름휴가전에 계획을 잡았다.

 

여름휴가가 지나면 9월이후에나 가능하기에 지금 아니면 갈 수 없다는 위기감때문에 무척이나 공을 들인끝에 폴랜드 헝가리 출장계획이 세워졌다.

 

방학시즌이라 거의 만석인 프랑크푸르트 행 대한항공. 옆자리의 무척이나 뚱뚱한 아가씨가 내 긴 여행의 잠자리도 피곤하게 만든다. 또한 독일에서 폴랜드로 가는 비행기도 만석. 그러나 워낙 피곤해서인지 그냥 비행기가 뜨기전에 잠이들고, 기내서비스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폴랜드의 바르샤바 프레드릭 쇼팽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난 잠에 빠져 들었다.

 

떠나오기전에 몰랐는데 공항이름도 프레드릭 쇼팽이다. 물론 쇼팽은 프랑스어 발음이다 쇼팽은 프랑스인을 부친으로 두었고 프랑스에서 반평생을 살았지만 어릴 때부터 폴랜드에서 자라 20년을 살다가 프랑스로 건너가 그 유명한 음악가의 연애소설의 주인공인 조르드 상드와 다시 20년정도를 살다가 죽었으니 반폴랜드, 반프랑스의 음악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은 절대 폴랜드인임을 강조하여 죽거든 자기의 심장을 폴랜드에 옮겨 달라는 유언을 했을 정도로 폴랜드를 사랑했다. 지금도 폴랜드에는 쇼팽의 심장을 보관한 곳이 있으나 가보지 못함이 아쉽다.

 

밤 늦게 호텔에 도착하여 너무 피곤한 상태지만 낯설은 곳이고 기내에서 이미 한시간 정도 푹 자서인지 잠이 안와 뒤척이다가 겨우 새벽녘에 잠이들고 새벽에 잠이 깼다.

 

오늘은 먼길을 가야 한다. 승용차로 무려 5시간 거리.

 

현지 미팅을 알선한 한국인이 미팅장소까지 데려다 준다. 선한 이미지의 이 분. 나보다 나이가 많다.

 

대기업 유럽지사 근무중 퇴사하여 바로 개인사업가로 변신하여 유럽에서 20년째 생활한단다.

 

 

아침 출근길의 도심은 그다지 막히지 않는다. 도무지 발음조차 힘든 폴랜드언어들이 길거리의 간판에 가득하다. 저건 도대체 어떻게 읽으라는거야. 자음이 무려 4자나 계속되어 있는 저단어 발음은 어찌하나.  기존 알파벳에 이상한 기호들을 붙여 전혀 다른 발음으로 다시 태어나는 폴랜드 말.

 

언어에 관심은 많은데 이 곳 언어는 도무지 발음조차 어렵다.

 

독일제 오펠자동차가 빠르게 도심을 빠져나가고 금방 유럽식스이 전원풍경이 펼쳐진다.  

 

넓은 초원, 외로이 떨어져 있는 그림같은 집, 잘 다듬어진 밭과 잔디들. 도무지 길가의 어느 잔디도 함부로 내버려두거나 깍다만 잔디조차  보이지 않는다.  옆에서 운전하는 이가 폴랜드라는 의미를 혹자는 plain land 라 하지만 틀린 말이라 하지만 정확한 뜻은 모른다 한다. 이 글을 쓰면서 검색해 보니 폴랜드는 '폴라니에'족 (평원에 사는 사람들)의 어원이란다. 이게 맞는것 같다.

 

 

 

그러나 외국에서 늘 보아오던 잔디의 모습과 이 곳 벌판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동행한 사람의 설명. 이곳은 벌판이 너무 넓어 몇시간을 달려도 지평선을 볼 수 있는 끝없는 벌판이란다.

 

에이 설마 그럴까? 그런데 그말이 맞다. 한시간을 넘어 달리는데도 언덕이 없다. 좌우로는 끝없는 밀밭, 그리고 멀리 보이는 숲들. 가끔 펼쳐지는 쭉쭉 일자로 뻗은 울창한 소나무 숲. 스웨덴의 유명한 가구업체인 이케아 사가 이곳에서 원목을 가져다 쓴단다.

 

우리나라도 아카시아 나무대신에 이런 좋은 나무를 심었다면 멋진 자원위 될 수도 있었을텐데..우리네 나무는 그저 화목(火木)밖에 쓰지 못하니 참으로 아쉽다.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한평생 살고 싶어.

 

이런 유행가가 어울리는 곳이랄까?

유식한 글쟁이들처럼 유명한 시의 한 귀절을 생각해 내지 못함이 나의 무지임을 자인한다.

 

끝없이 넓은 평야에, 유유히 풀을 뜯는 젖소들, 가끔 황새 한마리가 밀밭에서 무언가 찾고, 길 옆의 잡초도 잘 다듬어 놓은 것이 보인다.

 

세상에 어찌 이렇게 일사분란한 모습일까? 밀밭은 그렇다 치자. 마치 쌍동이 형제들처럼 같이 자랄테니... 잔디밭은 어쩌란 말이냐 그네들도 자라다 말아 버리는걸까?  어찌 이렇게 일정한 크기로 자라고 있느냐 말이다.

 

이런 끝없는 벌판의 모습은 도무지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을 해도 해도 모자를 정도로 지속되고 있다.

 

그 벌판에 외로이 서있는 작은 집들도 허름하게 무너져 가는 곳이 없다. 깨끗해 보이고 색칠도 바래지 않고..

 

공산주의로 오랜동안 살던 나라라 민주주의로 변한 지금도 그런 것을 정부에서 콘트롤 하고 있는 것일까?

 

또 하나 이상한 모습.

바르샤바 도심을 빠져 나오니 4차선인 도로가 2차선으로 줄어든다. 그런데 이상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상시로만 사용하는 노견이 이곳은 조금 넓은 핀이고 누구도 노견으로 다니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같이 차량의 방향을 가르는 파란 앙 분리선이 없다. 중앙분리선이 추월 가능한 하얀 점선이다.

 

1차선을 달리는 차량이 앞의 저속차량을 추월하기 위해서는 오른 쪽 노견으로 추월하는 것이 아니고 중앙차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으로 추월해야 한다. 이 경우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은 노견으로 비켜 주어야 한다. 아. 이런 교통정책이 있을 수 있을까?

 

이것은 완전히 신뢰로 이루어지는 운전습관이 아니면 사고날 확률이 100%인 통행 방법이다.

 

반대편 차선으로 내 향 차선으로 넘어오는 차량을 용서하지 않고 내가 내 차선의 노견으로 피하지 않으면 그대로 대형 접촉사고로 일어나는 것이 자명한 일이고 서로 고속으로 달리니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느 누구도 피해주지 않는 운전자가 없고 어느 누구도 무리한 추월을 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노견을 이용하여 오른쪽으로 추월을 시도하는 사람도 없고 어느 누구도 내 차를 추월하는 뒷차가 보기 싫어 일부러 더 속도를 내는 차량도 없다.

정말 이게 양보의 미덕이고 선진문화일까?

 

차가 좋아서인지 속도 140키로는 금방 넘긴다. 그토록 빨리 달려도 사고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가끔 경찰차가 과속을 단속하는 것 같다. 우리네 처럼 반대편에서 오는 차들이 손짓으로 경찰이 있음을 알려주기도 하는 센스도 있고.. 가도 가도 끝없는 벌판만큼이나 풍성한 양보의 미덕을 가진 폴랜드 국민성이 부럽기만 하다.

 

이곳에는 운전할 때 밤이나 낮이나 모두 헤드라이트를 켜야 한다. 도로를 오가는 동물을 보호하기보다는 상대방 차선의 차들을 위해 켜 놓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하긴 기름 더 소모되는 것이 아니니 권할 만 하다. 아니 이 곳에선 낮에 헤드라이트를 켜지 않으면 불법이라 한다.

 

길가에 가끔 보이는 예쁜 십자가들이 가득한 동네공동묘지들. 아주 가끔 어느 마을 앞 길가에 십자가를 조금 크게 세워놓고 오색줄을 매달아 놓았는데 혹시 최근에 죽은 사람을 위해 임시로 세워 놓은 추모비가 아닌가 생각된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길가 잔디와 가로수를 눈여겨 보았다. 가로수는 도로와 같이 달리는 작은 개울의 저편에 있어 우리네처럼 길가에 바로 심어놓은 가로수와는 사뭇달랐다. 또한 도로변의 잡초도 이루네처럼 자라고 있긴해도 도로변 바로 옆에 한 50센티정도는 깨끗하게 잘려져 있어 아마 누군가 지속적으로 다듬어 놓는 것이 보인다. 그런것들을 통해서 얼마나 주위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려 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아니 혹은 제도적으로 만들어 놓은 정부의 모습이랄까?

 

먼 길을 가는 도중 가끔 비가 온다. 워낙 넓은 땅이다 보니 하늘에 햇빛이 가득해도 어디선가 빗방울이 앞창을 두들기고, 잠시 휴게실에 들러 기름을 채워넣는다. 가격은 우리네와 비슷, 그런데 기름을 손수 주유하고는 차를 그대로 주유기옆에 세워 놓고 휴게실로 들어가 기름값 계산을 하고 음료수 한잔을 마신다. 차를 저대로 두어도 되나? 그러나 아무도 뭐라 하는 이가 없다. 이건 어찌 해석해야 하나.

 

그렇게 먼길을 달려 그단스크라는 곳에 가서 사업주를 만나 두시간 정도 미팅을 하고, 그단스크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며 폴랜드의 유명한 노조위원장인 바웬사가 일하던 조선소가 있는 곳이다.

 

다시 먼길로 돌아오는데 약간은 하늘이 흐린 듯한 구간을 지날 때 길가에 보이는 울창한 나무의 숲을 달릴 때는 마치 천국을 향해 달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10시간 동안 운행하면서 사고가 난 모습은 꼭 한 번 보았다. 운행속도들이 장난이 아닌데 큰 사고는 아닌 듯하다.  대형 트레일러들이 많이 다녀 앞의 시야가 좋지 않음에도 부지런히 반대편 차선을 이용하여 추월을 하고, 반대편 차선에서 마주 오는 차량들도 열심히 노견으로 비켜 준다. 아름다운 모습.

 

그토록 먼 길을 달려도 마을 중간을 지나는 일은 많지 않다. 길가의 상점들도 별로 없고, 가끔 길 조금 떨어진 곳의 이쁘게 세워 진 곳에서 레스토랑이 있다.

 

버스도 별로 안다니고 정류장도 별로 없으니, 이 곳 도로에서는 가끔 히치 하이커들이 보인다. 엄지 손가락을 위로 세워 차를 태워 달라는 Thumb Picking 족들.  그런데 어느 곳에서는 재미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쁘게 생긴 짧은 치마의 아가씨가 차를 세워달라며 자기 가슴을 두 손으로 잡아 올리며 일부러 가슴을 크게 만들어 운전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길거리 창녀일까? 아니면 애교의 모습일까? 

 

어쩌다가 보이는 길거리의 잡상인들에게도 손에 책이 들려있다. 보기 좋은 것은 그러한 장삿군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어쩌다 한 두 명.  가끔 숲에서 일한 사람들이 차편을 기다리는지 빠르게 지나가는 찻길옆에 나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비가 내린다. 그것도 미칠듯이 퍼 붓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하늘에 구름이 많은데 구름 사이로 무지개가 보인다.

 

이전에 호주에 처음 가던 날 시드니에서 커다란 쌍무지개를 보았고, 그 이후에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기쁨도 누렸는데, 이것도 좋은 암시인가? 폴랜드에서도 수주하는 기끔을 누릴 수 있을까?

 

 

폴랜드에서 두번째 날.

 

사업주와의 미팅은 오전에 끝이 났다. 미팅하러 간 곳은 작은 도시인데 그 곳은 우리나라 현대가 있는 있는 울산같이 거의 도시 하나가 그 회사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마을이라 한다. 회사가 점차적으로 커진 듯 구도시와 신도시가 나란히 있다. 오래된 아파트와 막 지어진 대형 상가들.   길가의 푸른 잔디에 어울리게 아파트 외관을 연한 녹색으로 칠해 놓았다.

 

가는 길도 어제 봤던 길하고는 좀 다르다. 이 곳의 도로는 우리네 시골길 같다. 길가의 잡초들도 그대로 자라고 있고 도로상태도 시원치 않다. 가만히 보니, 이 곳을 지나는 수많은 대형트럭들로 인하여 도로가 심하게 훼손되어 가는 것 같다. 곳곳에서 도로 보수공사를 하는 모습도 보이고, 보수를 위해 준비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이제야 마음속으로 흐뭇하다. 그러면 그렇지. 지네들도 다를게 뭐가 있나?  

 

점심을 위해 들어간 맥도날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즐기고 있는지 젊은이들끼리 와서 즐기는 우리네 맥도날드와는 풍경이 사뭇다르다.  

 

 

다시 먼길을 달려 도심지로 돌아와 양복을 입은 채로 간단한 오후 관광을 즐기기로 했다. 멀리 갈 수도 없는 입장. 차가 어제 도로 옆에서 우연히 본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가득한 곳으로 들어간다. 이제껏 차로 외곽으로 빠지는 큰 도로만 달려 별로 인적이 없었는데 이 곳에 오니 갑자기 도로가 붑적거린다. 트램이 다니고 굴절버스가 다니고 지하철이 있으며 고금을 나타내는 여러가지 디자인의 건축물과 그 사이로  여행객들이 가득하다. 이 사람들이 어디에 있나 나왔노?

 

넓은 광장이 있고 여행자들을 위해 무료로 물을 나누어 주는 물차뒤에 제일 먼저 교황 요한 바오르 2세의 커다란 초상화가 있는 성당이 눈길을 끈다. 문간에서 문을 통해 들여다 보니 미사중. 조용히 들어가 보았다.  

 

 

성당을 가득채우고 신부님의 낭낭한 설교가 끝나고 그레고리안 식의 선창을 하니 사람들도 따라한다. 뜻은 모르지만 무슨 뜻인지는 알 것 같다. 팍스 도미니.. 

 

천정 높은 곳에 유럽성당 특유의 성화들.  너무 경건한 모습들이라 사진찍는 소리가 날 것같아 조용히 비데오 모드로 전환해서 녹화했다.

 

여행객들이 계단에 모여 쉬고 있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들이 많다. 구도시로 가는 길에 중세의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고 안내자는 이 곳의 모습들이 모두 제 2차세계대전시 독일군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었는데 전쟁후 모든 도시를 원상복귀시키기 위해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모든 모습들을 건축물의 구석구석까지 재현해 냈다 한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제작한 영화 '피아니스트'의 장면에서도 보듯 폴란드는 철저히 파괴되었었다. 그 영화에서처럼 유태인들은 모아 놓은 게토가 이 곳에 있었고, 그 게토를 사이에 두고 독일군과 폴란드인 저항군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그리고 이 게토에서 살던 모든 이들을 불러내 아우슈비츠로 보냈다.

 

길이 좁아지는듯 싶더니 갑자기 병목처럼 넓은 곳으로 나를 인도한다. 넓은 광장, 노천 카페. 첫 눈에 좋다 라는 말부터 나온다. 

꽃으로 장식한 많은 노천카페의 한 가운데 칼을 든 인어상이 있고 그 앞에서 뮤직박스를 돌리는 늙으수레한 할아버지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할아버지의 친구는 뮤직박스 옆의 앵무새인듯 가지고 있던 짐에서 빵을 꺼내 먹다가  한조각을 꺼내어 앵무새에게 나누어 준다.

 

 

바르라는 남자와 샤바라는 인어가 만났다는 전설로 만들어졌다는 바르샤바. 그리고 이 곳의 인어상은 도시를 지키는 듯 칼을 높이 들고 있어 디즈니랜드 만화에 나오는 인어의 나약함하고는 거리가 멀다.

 

노천에 관광객의 초상을 그려 주기도 하고 커다란 펌프가 있어 사람들이 재미로 물을 뽑아내고 있다.  동행한 사람들과 노천카페에 들어가 시원한 폴란드 맥주를 즐긴다.

 

 

이국의 광장에서 즐기는 한낮의 여유. 이 모습은 언제나 똑같은 상황이라도 보기 좋다.   구시가지를 통과해 걷는 좁은 골목에 구시가지의 모습들을 찍어 놓은 사진들이 보인다.

 

어디선가 들리는 노래소리, 오래된 성벽의 입구에서 금발머리 아가씨가 노래를 부르고있다. 기타케이스에는 동전이 널려있고.. 옆에 앉아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면 같이 흥얼거렸다. 혹시 팝송도 부르냐 했더니 그건 안한다며 노래책을 보여주는데 모두 악보도 아닌 폴랜드어 가사뿐.  주머니에 있는 유로동전을 꺼내 기타 케이스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노천 기념품가게에 들러 다섯단계까지 있는 러시아 인형 마트로시카 작은 것으로 두개를 샀다.   

 

쇼팽의 심장이 있다는 성당에 가보지 못해 못내 아쉽지만, 나 혼자 우길 수는 없는 일, 그렇게 구도시를 구경하고 바르샤바의 참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우리를 차에 태워 거리를 지나가본다. 

 

구시대의 바로크식 건물과 신시대의 높은 빌딩들이 얼기설기 엮어 있다. 높이 보이는 빌딩하나, 러시아 시대의 잔유물인 문화과학 궁전이라 한다. 한 때는 철거해 버리자는 의견도 많았지만 그대로 두기로 했단다. 슬픈 역사도 역사이니까..

 

 

바르샤바 중앙역앞은 무척 번화하다. 수많은 여행객들의 모습. 어느 순간 내가 저 모습들 중의 한 점이고 싶다.

 

저녁식사를 위해 가는 길에 지나는 공원하나. 유럽에서 두번째로 넓고 아름다운 와젱키공원. 그냥 지나칠려 하기에 꼭 보고 싶다하니 잠깐 차를 세우고 들어가기로 했다.

 

반쯤 열린 철문에 벌써 수풀냄새가 난다. 넓은 공간, 멀리 보이는 가족 산책객들, 공원을 거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렇게 호젓한 곳이 시내에 있으니 이 곳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한국같으면 우리 안에 있어야 할 공작이 사람들과 같이 공원을 어슬렁거리고 낮잠을 자고 있다. 공원내에 공연무대가 있다. 작은 연못을 사이에 두고 객석은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유명인사들의 동상들이 둘러 쌓여 공연을 공짜로 보고 있다.

 

오리가 자기 새끼들을 데리고 길거리로 올라와 사람들과 같이 산책을 즐긴다. 여긴 완전히 낙원이네.

 

폴랜드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안내책자에서 콘서트 정보를 확인했다. 모짜르트 축제가 2달째 열리고 있다. 현지직원에게 혹시 저녁에 공연갈 수 있는지 티켓 좀 알아보라 했더니 이미 만석이라 구하기 힘들단다. 아쉬워라. 

 

 

 

내가 폴랜드 전통음식을 먹고 싶다 하여 우리를 데려 간 어느 식당. 워낙 사람이 많이 오는 곳이라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거라 했지만 그곳 현지 직원들이 앞에서 오랜시간 기다린 끝에 자리를 얻었다.

 

 

 

고풍스러운 건물들의 벽으로 둘러쌓인 곳의 야외테이블에 사람들이 가득. 무엇을 시킬까? 알아서 전통음식시키라 했다. 

 

소시지와 돼지고기 요리와 이상한 소스를 곁들이고, 하우스와인을 즐기는 맛있는 저녁식사. 기분이 좋다. 이런게 여행이지.

늘 새로움을 즐기는 순간들.

 

 

 

헝가리로 가는 공항에서 쇼팽보드카와 쇼팽 초코렛박스를 샀다.

행복핟.

 

 

 

안녕 폴랜드야.  내 다시 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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