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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반도 - 기름유출, 블랙비치

carmina 2014. 5. 11. 16:37

블랙비치 태안

 

나에게 생계를 이어주는 중요한 원천. 원유.

원유를 생활에 유용한 물질들로 바꾸기 위한 대형 정유공장들.

대학 졸업 공장들을 해외에 건설하는 일을 이제껏 해왔다.

 

그런데 원유가 이런 대형 사고를 줄이야.

잠간의 사고판단으로 이루어진 대형 재앙.

원유가 바다에 누출되어 버렸다.

시커먼 원유가 바다에 흐르고 파도에 휩쓸리며

해안을 오염시켜 버렸다.

 

아마도 원유를 제대로 사람이 많지 않으리라.

그냥 휘발유같이 맑은 액체는 더욱이 아니며

부동액처럼 예쁜 초록 빛깔이 나는 액체는 더욱 아니다.

 

원유는 무게는 물보다 140 이상 무겁다.

원유에는 기본적인 탄소 성분외에 황성분이 포함되어 있기에

원유냄새를 오래 맡을 자연적으로 휘발되는 성분으로

심각한 구토나 두통증상이 온다.

 

태안으로 향하는 수많은 관광버스들.

겨울에 놀러가는 차량들이 아닐진대 이른 아침에 태안으로

가는 관광버스안에는 아침잠에 깨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창문에 기대어 자고 있다.

 

버스들이 행렬이 이어지고 가끔 긴급 구조대 차량들

구호물품을 잔뜩 실은 트럭들이 옆을 지나친다.

 

회사에서 의무적으로 태안에 봉사활동을 가야 한다기에 일착으로 신청했다.

대개 이런 일은 고참직원들은 빠지고 아래 직원들을 보내는데

그들과 다르지 않은가.

 

곳곳마다 프랭카드가 걸려 있다.

자원봉사에 감사한다는 글귀.

아마도 우리 민족은 하나 라는 깊은 민족성이 우리 깊이 숨어 있는가 보다.

일이 있을 때마다 이렇게 뭉치는 한국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대견하다.

 

버스가 농로를 지나 외진 곳에 주차를 하고 잠에서 깨어난 직원들이

어깨를 피지 못한 버스에서 내린다.

묵묵히 오솔길을 따라가니 넓은 공터에 각종 물품이 가득 쌓여 있다.

흡착포 박스들..

어제 일한 사람들이 벗어놓은 고무장화를 신고

방재복과, 실장갑, 고무장갑, 마스크 그리고 흡착포를 배당받는다.

그리고 언덕을 올라가 바라다본 바다.

 

이럴 수가..

바닷가 자갈밭에 자갈들이 모두 시커멓다.

 

손으로 집어 자갈에는 기름덩어리가 그대로 덮혀 있다.

모두들 어이없어 한다.

없이 많은 파도가 밀려 오고 자갈들을 쓸어 내렸지만

기름덩어리들은 사라질 모른다.

하긴 물과 기름은 서로 섞이지 않는 상극이니 그럴 밖에..

그대로 두며 아마 수십년 수백년이나 가야 사라질 텐데..

동안 조금씩 씻겨 내려간 기름들이 바다에 얇은 기름층을 만들고

고기는 죽고 어패류도 살아 남지 못하겠지.

 

우리 손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어쨋든 시작해 보자..

 

모두들 자갈밭에 철버덕 주저앉아 자갈들을 하나 하나 주워 닦는다

문질러도 문질어도 자갈의 고유의 색깔들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자갈 더미 밑을 파보니

마치 초코렛 녹은 것처럼 원유덩어리들이 그대로 고여있다.

손가락으로 퍼서 앞에 보니 역겹기만 하다.

이런 물질이 변하면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데

지금 순간엔 사람에게 커다란 재앙을 주는구나.

 

종일 문지르고 찍어내고 빨래하듯이 흡착포안에 자갈들을 넣고 버무리고..

어깨가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

그러나 누구하나 불평이 없다

수없이 자갈을 손으로 문지르니 손가락이 뻐근하다.

 

밀물때라 작업을 잠시 멈출수 밖에 없다.

그사이 점심시간.

군대 야전작전중 풀밭에서 식사를 때우 모두

도시락에 컵라면 하나씩 받아 점심을 때운다.

풀밭에서 먹는 커피한 잔은 어찌나 맛있던지..

 

어디선가 우렁찬 군가소리가 들려온다.

군인들이 행진해 온다. 군복이 아닌 방재복을 입고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열을 지어 바닷가로 향해 간다.

 

점심 다시 묵묵히 작업장으로 달려가 다시

하얀 흡착포가 시커멓게 변할 때까지 자갈들을 씻어낸다.

 

모두가 배울만큼 배운 직원들이 이런 대재앙앞에 있는 일이라곤

쪼그리고 앉아 자갈다듬는 밖에 없다.

 

물이 밀려 나갈

석양의 빛이 감돈다.

우리도 모두 지저분한 흡착포들을 주워 담아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자리를 떠난다.

그러나..돌아 봐도 돌아봐도

자리는 시커먼 색깔 뿐이다.

내일 누군가 다른 이가 내가 앉았던 자리에서

내가 씻어 자갈들을 다시 씻어내겠지.

그리고 다음날은 다른 이가 그렇게 하겠지..

그러다 보면...

그러다 보면..

 

다시 원색깔을 찾을 있을까?

 

그러나 언젠가는 이런 날이 있겠지.

바위에 붙은  껍질을 벗겨내면

맑은 굴이 안에 들어 있을 날도 있겠지.

바다물에서 노는 아이들도 있을거고

곳에서 잡은 어패류나 고기들도 먹을 있겠지..

 

내가 일은 아주 작은 일이지만...

누군가 작은 일위에 작은 일을 더하겠지..

 

피곤에 지친 몸으로 올라가다 서해대교 휴게소에 잠시 들르니

우리같은 무리들이 수없이 많이 보인다.

 

수만 있다면 번이고 다시 가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바다를 살리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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