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걸으면 내가보인다/여기저기 코스

인천대교 걷기

carmina 2014. 5. 11. 16:53

 

인천대교 걷기 2009. 10. 17

 

9 어느

우연히 인터넷검색하다가 발견한 인천대교 걷기 행사

홈페이지들어가니 3만명 모집하는데 이미 3만면이 넘었다.

포기할려했는데 인원을 5만명으로 늘렸단다.

서둘러 신청하고...한달 내내 기대에 들떴다.

 

신발도 좋은 것으로 하나 준비해 놓고..

일주일전 미리 혼자 예행연습도 하고..

혼자 걷는 것보다 여러명 걷는게 좋을 같아

사이버 걷기 동호회 가입도 해놓고..

 

금요일.

회사에서 회식이 있는데도 사양했다.

퇴근하는데 비가 온다.

이러면 안되는데..

집에 오니...번개와 천둥이 난무한다.

이러면 안되는데..

 

걷기행사 홈피도 보고..

잠도 설쳤다.

비가 많이 올까봐..

아침에 일어나도 역시는 비는 쏟아진다.

우비 입으면 되지..

홈피에는 행사가 축소된다고 공고.

 

전철에 이미 나같이 핑크색 티셔츠를 입은 이들이 삼삼오오

밝은 얼굴로 대화한다.

 

동막역에 내려 사이버 동호회 사람들과 인사하고 셔틀버스를 타러 가니 이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도무지 시간 기다리는게 시간이 아까울 것같아 행사장까지 걷기로 한다.

걷기 위해 왔으니 30분쯤 걷는게 대수랴..

 

다리 입구에 몰려있는 사람들.

사람들이 정체되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한명 두명 중앙선 콘크리트 바리케이트를 넘어 반대편차선으로 간다자제하다가 어느 곳에 가니 바리케이트가 살짝 열려있다.

틈으로 들어가 걷는다..

 

나는 걷는다.

프랑스의 기자겸 작가가 실크로드를 걸어서 기행문의 제목이다.

무려 3권의 두터운 책으로 되어 있는데 너무 재미있어 단숨에 읽어버렸다.

 

나는 걷는다.

기분이 좋다. 콧속으로 스며 들어오는 갯벌냄새. 바닷바람..

절로 노래가 나온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기분일것이다.

 

수많은 산악회 깃발고 걷기 동호회 깃발들

깃발을 보니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이다. 전주. 강릉. 부산 등등..

 

이들은 아마 하루전에 도착했을 것이다.

그래도 세계에서 가장 다리 일곱개중 하나로 꼽히는 명소인데 기회를 놓칠 있나..

 

송도는 내가 가본적은 없지만 마치 중국의 베이징처럼 도시가 건설되고 있다누군가...한국에는 자고 일어나면 빌딩이 하나 생긴다 했는데 베이징은 가다기 뒤로 돌아보면 빌딩이 하나 생기더라는 유머를 한다. 만큼 송도는 거대한 빌딩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 곳에서 시작된 다리가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까지 이어져 있다.

 

거대한 한국인의 역사. 거대한 다리를 불과 52개월만에 건설했다이런 역사는 아마 한국인들 밖에 없을 것이다.

 

중간에 바리케이트를 열린 곳이 있어 마치 그물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물고기처럼 제코스로 들어갔다

 

길을 가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정체되어 있다. 간이화장실에 . 이렇게밖에 없었을까

 

빨리 걷고 싶어도 사람들의 장벽에 부딪힌다. 연인, 부부, 가족들, 애들을 데리고  젊은 부부들...그것도 종주코스인 핑크빛 옷을 입히고... 들에게 17키로의 거리가 간단하게 보였을까?

나이든 이들도 많고 생전 걸어본 적이 없는 것같은 50 60 아줌마들도 많고..  어떤 이들은 발을 다쳤는지 목발을 끼고 왔다.

 

나중에 그들이 얼마나 쩔쩔 매던지..

 

보통 빨리 걸으면 시간당 5키로를 가는데 곳에선 여의치 않다.

 

비는 이미 그쳤다. 날씨가 이젠 이상 겅기의 장애가 되지 않는다.

걷기엔 최적이다.

 

걷기 동호회 사람들과 잠시 쉬고 있는데 낯익은 얼굴들이 몰려온다. 교회 사람들동호회사람들과 이별하고 교회 사람들과 걸었다.

 

끝없이 이어진 걷는이들의 물결.

하늘에선 헬리콥터가 선회하고 갈매기도 크게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천대교의 웅장한 주탑이 선명하고 보이고 멀리서 보니 주탑에 밑에 무척 많이 모여 있다 그런가.. 그런가.

행사 축소가 이런 말이었나중간에 돌아가라고?

 

2시간을 걸었다. 거대한 2개의 주탑 철선들이 머리 위로 아득하게 올라간다. 높이가 63빌딩보다 높단다. 실제로 한국에서 제일 높은 빌딩은 타워팰리스이고 63빌딩은 3위에 불과하는데 63빌딩은 모든 높은 것이 대명사로 통한다

 

밑에 사람들이 이상 가지 못하게 칸막이로 바리케이트를 놓았다. 사람들은 항의한다. 이미 상당수의 사람들이 되돌아가고 있다.  

 

다리 위를 걸으며 점심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일행들이 점심준비를 했기에 김밥과 과일등 몇개를 나누어 먹는 사이 시민들의 강력한 항의로 길을 막는 것을 포기했다.

 

그러면서 확성기로 하는 이제부터 방어선을 넘어가서 일어나는 일은 전적으로 넘어간 사람 책임이다. 아무런 지원도 없다. 완주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메달도 없다. 또한 완주 전철이나 뱃터까지 가는 교통편도 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이미 한참을 가고 있다. 우리도 간다. 그깟 메달이 문제냐. 우리는 여기를 걷는게 목표지화장실이야 분명 준비해 놓았을테고 물도 이미 챙겨 놓았다. 어떻게든 되겠지..

 

이제 걷는 인원이 분산되어 그런지 여유가 있다행사 진행자도 안보이고 난간에 가까이 가지 말라고 통제하는 경찰도 없다

 

바람은 거세어 지고 사람들이 길가에 앉아 쉬는 빈도가 잦아진다.

멀리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게 선명하다. 참으로 1분에 대정도 뜨고 내리는 같다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같은 구름도 얼마나 멋있던지.. 

 

얼마를 걸었나..  사람들이 서서히 지쳐갈 , 참새들이 무리지어 다리를 감싸돌며 날아 아래로 처박힐 , 멀리 종점이 보인다아직 개통되지 않은 톨게이트.

 

그제서야 경찰들이 안전을 위해 아주 간격으로 난간을 막아선다.

 

반대편 차선으로 버스들이 역주행해 톨게이트쪽으로 가고 있다.

그러면 그렇지 주최측에서 우리 같은 사람들을 배려해서 버스를 보내줄거야그런데 줄지어 달려야 버스가 겨우 몇대 밖에 지나가지 않는다.

 

사람들은 지쳐 있다.

신발을 벗고 쉬고 있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엄마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무척 힘들어 한다. 나이든 할머니, 길가에 앉아 하염없이 쉬고 있다그냥 중간에 가시지 그랬어요.

 

차량의 급정도 스키드 마크 하나 없는 하이패스 전용선을 걷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까지 왔을까? 줄잡아 2만명은 같은데 톨게이트 근처에는 버스하나 보인다.   

 

황량한 톨게이트 건물. 사람들은 어디론가 가고 있다. 마치 세상의 종말에 어디론가 목적도 없이 몰려가듯이..

 

힘도 들고 잠시 쉬면서, 집에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 인천대교 걷기행사 홈피를 찾아서 무슨 대책같은게 올라와 있는지 확인해보라고..  없단다그럼 전화번호를 가르쳐 달라했다.

 

가르쳐준 번호를 돌려 보니. 오늘 업무시간이 종료되었단다.

아니 세상에 만명이 움직이는 행사가 진행중인데 전화를  받아세상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돌려보다가 포기.

 

어디론가 가면 되겠지. 나는  걸어도 되는데 같이 걷는 일행들이 힘들어 한다 무리가 다른 길로 향하는데 부분의 무리는 길을 간다.

 

무리지어 가는데 옆에 걷는 나이 이의 목소리가 귀에 익다. 옆에서 보니 지난 지리산 둘레길에서 같은 집에 민박했던 나이드신 아저씨. 얼마나 기막힌 우연인지..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너무 좋아서 인사하고... 헤어졌다. 만남과 헤어짐. 그게 걷는 철학이다.

 

어쩌다가 버스는 사람들을 가득 싣고 가다가 앞서 걸어가는 사람들의 저항에 부딪혀 실갱이를 벌인다. 너무 힘들어 하는 사람을 두명  태우기도 하고..

 

완전히 코끼리 비스켓이다. 수만명이 정처럾이 걸어가는데 겨우 버스 두대라니..

  

요령이 있는 사람들은 미리 가족에게 전화를 해서 차를 가지고 도로 건너편에서 기다리게 하고 있다.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을 사람들이 부러운 눈치로 쳐다 보고 있다.

 

한시간 정도 걸었나? 경찰이 사람들을 마을로 가는 숲길로 인도한다. 길도 없는 길을 가니 조용한 마을 하나그리고 마을 도로에 시내버스모두 안심. 이제야 집에 간다.

 

가까운 곳에 공항철도도 있고..  아마 공항철도는 운행을 시작한 이래 오늘만큼 많이 사람을 태운 날이 없었을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그런 어처구니 없는 행정을 하는지..  매일 매일 시간에 맞추어 운행하는 공항철도는 칸에 10명도 타지않은 왕복하고 있다종착역이 공항터미날에 있지않고 다른 빌딩에 있어 한참을 걸어가야 하니 나도 기피한다그리고 지방의 텅빈 공항들..

애고 오늘같이 멋진 불평은 말자.

 

오늘은 멋진 날이었다.

 

거의 25키로 정도 걸어 다리도 아프지만 기분이 너무 좋다.

 

집에 인터넷으로 진행측 홈피를 보니 참으로 얼마나 많은 불평들이 올라와 있는지..

 

...고향이 인천이걸랑미워하지 말자..

아무리 그래도 인천의 바다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테니까..

갯벌 내음도.. 생선의 비린내도..

 

고향 인천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바랄 뿐이다.

인천공항. 인천대교. 송도. 등등의 이름들이 역사를 바꾸는 획이 되기를 바란다.

 

'길을걸으면 내가보인다 > 여기저기 코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강변 걷기 2  (0) 2014.05.11
한강변 걷기  (0) 2014.05.11
안양천 걷기  (0) 2014.05.11
소양강 둘레길  (0) 2014.03.15
설악산 새이령 동영상  (0) 2013.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