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걸으면 내가보인다/여기저기 코스

한강변 걷기

carmina 2014. 5. 11. 16:54

한강변 걷기

 

걷기를 시작한 이래..

 

자꾸 도전정신이 생긴다.

이번에는 어디를 걸어볼까?

 

먼곳을 출장다녀오느라 비행기안에서 15시간을 꼼짝않고 지내며

도착한 몸이 근질 근질..

아무리 피곤해도 내일 아침은 다른 곳을 걸어보리라.

그래서 택한 곳이 한강변.

차로만 지나다니며 한강남쪽 산책로..

 

몹시 춥다는 날에 어제까지 따뜻한 곳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왔기에

조금 옷을 입고 여의 나루역을 찾아 바로 한강변으로 내려갔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인지 한강변도 썰렁하다.

싸이클링을 즐기는 이들.

그리고 안양천에서는 보이지 않던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원들.

사이버 동호회로 인하여 이런 모임도 스케일과 볼륨이 커졌다.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시작해 보자.

 

오늘의 코스는 여의나루역에서 시작하여 청담대교까지 18키로를 목적하고 시작했다.

 

그간 한강변에 내려와 본지 오래되어 이렇게까지 바뀐 몰랐네.

허접한 콘크리트 한강변 산책로가 말끔히 다듬어져 있다.

 

새로 도로를 만들고 자전거 도로와 보행도로를 구분해 놓아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사고를 대비했다.

 

바람이 거세어서인지 한강이 마치 바다의 파도처럼 물결이 일렁인다. 쓸쓸한 한강변에 아침시간인지라 데이트 족도 없고 오가는 사람은 빠르게 지나가는 하이킹족과 천천히 산책을 즐기는 사람뿐.

 

여의도를 빠르게 걸어 63빌딩앞에서 돌아가니 섬을 벗어나 호젓한 길로 접어든다. 갈대가 우거져 있고, 난간을 새로 놓은 보행자 도로에 마치 금방 색칠한 도로처럼 보행전용도로라는 글귀가 선명하다.

 

그러나 추운 날에도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있다 옆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몸에 휘감는 거미줄. 이게 뭐지서툰 낚시꾼이 릴을 던졌는데 그만 몸에 감기고 말았다. 바늘이 꿰었으면 큰일날 했다.

 

보행자도로가 88올림픽대로의 밑으로 지나가도록 만들어져 머리 위로 차들의 진행이 얼핏 얼핏 보인다차로는 무척 많이 다닌길이라 내가 지금 걷는 곳이 도로의 어디쯤인지 비록 보이지 않아도 눈에 훤하다.

 

10분쯤 걸었을까? 시계를 보니 벌써 20분을 걸었다. 오늘은 속도 내어볼까가끔 천천히 뛰기도 하며 몸을 풀어 준다.

 

노량진을 지나고 한강 철교와 인도교를 지난다. 멀리 동작대교. 위에 새로 지인 다리위 카페를 보며 갑자기 힘이 생긴다. 곳에 가야지. 가서 따뜻한 커피 한잔 마셔야지시간을 보니 1시간 걸었으니 시간.

 

노을카페라 이름 붙인 다리의 옆으로 두개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곳에 올라가니 공사중이라며 폐쇄. 다른 곳으로 찾아갔다. 아직 사람 뜸한 시간. 커피값 4000. 정도면 잠시 쉴만 하다.

커피 잔을 시켜 놓고 고요한 한강과 소리가 들리지 않는 자동차들의 행렬이 평화로워 보인다.

 

오래 있고 싶지만, 오늘 목적이 걷는거라 일찍 일어나니 종업원이 일찍 일어나느냐며 아쉬워 한다.

 

노를카페 밖에 위치한 화장실도 무척 깨끗하다. 서울이 변하고 있다.  어디든 곳의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볼려면 화장실을 봐야 한다. 어느 식당을 가던지.. 어느 위락시설을 가던지 화장실을 보면 곳의 수준을 있다.

 

한강변도 부유층이 사는 강남의 시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양화대교쪽이나 위로 올라가면 분명 여기처럼 깨끗하지 않으리라 다듬어진 한강변, 작은 쉼터도 있고, 개인운동을 위한 공간도 있고 텃밭도 있다. 나무로 산책로를 다듬어 놓아 친환경적이고, 젊은이들을 위한 레저 시설도 준비해 놓았다.

 

나이든 노부부들이 자주 보인다. 날이 추워서인지 몸을 싸매고 천천히 강변을 산책하는 모습이 부러워지는건 나도 이제 나이 들어가는 단계인가?

 

한강변 선착장의 시설들을 이용하여 결혼식을 올린다. 편한 주차시설과 특이한 결혼장소에 호감이 간다.

 

그토록 멀게 보여지던 반포대교밑 잠수대교의 횡단보도를 지나고 멀리 한남대교까지 빠르게 걷는다배가 고파 한강변 편의점에서 따끈한 어묵하나 사먹고, 힘을 얻어 한남대교까지 걸어가니 그래도 춥고, 홀로 쓸쓸함이 가득하다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한남대교 다음의 동호대교까지 걸어가서 다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오늘 걷는 일정을 포기해 버렸다다음에 마저 걸어야지.

 

다음에..다음에..

 

그래야 자꾸 기회가 생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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