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영화속 내생각

명량

carmina 2014. 8. 17. 00:15

 

 

명량 (2014. 8. 16)

 

영화를 좋아하는 내가 이제껏 한국영화를 그다지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영원한 성웅 이순신의 명량전투를 영화화한 명량은

내 스스로 최고의 한국영화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한국영화를 잘 보지 않는 이유가

왕의 남자, 실미도같은 진지한 스토리의 영화도 맥을 끊어 놓을 정도로 지나친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와

쉬리같은 첩보영화도 영화초기에 혹독한 훈련을 받는 모습을 보여준 북한간첩이

정작 남한에 와서는 그러한 강도높은 훈련받은 장면을 연기하는 설정이 없었고

해운대에 쓰나미로 피해를 입는 설정도 영화의 거의 전부를 영화와 거리가 있는 장면으로 채우는 등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 어설픈 설정들이 늘 불만이라

주위에서 누가 인기있는 한국영화라고 보기를 추천해도 거의 보지 않았었다.

 

그런데...이번 명량은 무언가의 힘에 끌려서 홀로 영화관을 찾았다.

이미 관람객 천만을 넘어섰기에 표를 구하기가 쉬울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겨우 한 자리 남아 있을 정도로 관객은 넘쳤다.

그리고 내 생전 처음으로 할머니들끼리 영화관에 온 것을 보지 못했는데

세분이 내 옆에서 영화를 볼 정도로 이 영화는 모든 한국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요즘 국내 정세가 세월호나 윤일병사건 등 사람들의 정부를 믿지 못하는 시대에

진정 살신성으로 국민을 위하고 전쟁에 승리하는 이순신장군의 역사는

사람들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영화는 이순신 장군의 생애 앞 뒤를 거두 절미하고 오로지 명량해전의 내용만을 다루었다.

세계 3대 혹은 4대 해전에 속하는 한산대첩도 유명하지만

불과 12척 소수의 전함으로 300척이 넘는 잃본의 전함을 무찔렀다는 사실이

영화의 좋은 소재감이었지만 이제까지 그 거대한 장면을 실감있게 표현하지 못했으나

이젠 CG의 발달로 어떠한 장면이나 미니어쳐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영화기술이 발달하여 비록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라도 국내 기술로 충분히 실현가능했다.

 

1596년 백의종군하여 삼군수군통제사로 부임하기까지는 간단한 몇 줄의 설명으로

영화를 간결하게 만들었다.

왜 백의종군하게 되었으며 왜 다시 부임했는지 구구절절히 설명하지 않는 것도 좋은 시도였다.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하려는 영화는 관객에게 상상하는 즐거움을 빼앗는다.

 

지난 5년동안 지리산 둘레길 트레킹 300키로를 완주하면서 전라남도지역을 지날 때

백의종군을 표시한 또 다른 트레킹 코스가 보였었다.

 

남아 있는 배는 불과 12척.

신하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도망가야 한다며 주장하나

군인은 나라에 충성해야 하고 충성은 곧 국민들에게 하는 것이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라는 공무원의 본연의 임무를 역설한다.

이런 대목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무언가 요즘 세상에 불만이 많았는데 이런 대사 한 마디로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어 이 영화가 사랑을 받는다.

 

특히 이순신은 유명한 난중일기로 그 모든 일들을 다 기록해 놓았다.

모든 전술, 본인의 심경,

정작 본인은 늘 두려워하지만 신하들을 이끌기 위해 보여주는 결단력과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몇 번이고 현장을 답사하여 확인하고

전쟁에 임해서는 준비한 모든 것을 천운에 맡기는 나약함도 있다.

 

명량의 울돌목을 이용하여 작전을 구상하는 모습을 보고

그 유명한 영화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 영화 300이 생각났다.

지형을 이용하여 소수의 인원이 대군을 막는 작전.

이순신은  뛰어난 전략가였으며, 지와 덕을 갖춘 명장이었다.

그런 뛰어난 선조가 현재까지 한국을 이끌고 있다.

 

이전에 현대그룹의 정주영이 국내에 대형 선박을 짓는 조선소하나 없으면서도

선주들 앞에서 당시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보여 주며

한국의 선박기술이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강조하여 선박을 수주한 이래

우리 나라는 지난 해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의 조선강국이었다.

 

내가 직장시작하던 80년대 초반만 해도 일본의 히타찌, 미쯔이 등이

전 세계의 조선산업을 이끌었지만 이젠 후발주자인 우리가 일본을

한참 멀리 제쳤으며,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일본에 뒤져서는 안된다는

타고난 국민의 항일 근성으로 우리는 지금 현재의 산업강국으로 우뚝 섰다.

 

조선산업이 그렇고

전자산업이 그렇고

건설산업이 그렇고

항공산업이 그렇고

스포츠가 그렇고

문화산업이 그렇다.

 

전세계를 출장다니면서 이러한 극일이 선명하게 피부에 느껴진다.

우리에겐 언제나 늘 뼈깊숙히 박힌 한가지 다짐이 있다.

 

적어도 일본은 이겨야 한다.

 

명량에서 이겼다.

이제 한산대첩에서 이순신은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대승을 거두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 거북선에서 커다란 포환이 터지는 것을 보면서

한산대첩을 기다려 본다.

 

생전 처음 마음에 드는 한국영화를 보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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