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중동방문기

한 달에 두번 사우디 아라비아 방문 (2015. 1)

carmina 2015. 5. 15. 17:03

 

 

2015년 1월.

 

한 달에 2번이나 사우디 출장길에 나섰다.

 

그러나 예전과 다르게 내 가방안에는 카메라가 들어 있지 않았다.

아무래도 출장기간 내내 업무로 시달려야 할 것 같았고

상관이랑 같이 길을 나서니 카메라를 끼고 다니는 것도 불편했다.

 

지난 1월 중순에 왔었던 코스와 같은 코스를 1월 말에 다시 왔다.

도하를 거쳐서 담맘가는 야간 비행기.

늘 이 비행기를 타면 자리가 거의 만석이라 불편하다.

유럽을 가는 단체여행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코스라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어수선하던 분위기는 자정 즈음에 이륙을 준비할 때 즈음엔

모두 조용하게 밤을 기다린다.

 

이번 출장은 무척이나 바쁠 것 같아 카메라도 챙기지 않았다.

 

임원들과 같이 가는 출장이고 짧은 출장이라 다른 것은 전혀 생각안하기로 했다.

 

도착해서 불과 며칠 전 왔던 같은 모습을 다시 본다.

이 모습은 아마 공항을 새로 짓지 않는 한 몇 십년이 지나도 같을 것이다.

 

끝없는 모래 사막.

그렇게 모래 사막을 지나면 어느 순간 오아시스같은 커다란 빌딩군이 보인다.

오래 오래 전에 그들이 나무가 무성한 오아시스를 찾아 다녔다면

이젠 고층빌딩이 무성한 도심을 찾아 나선다.

 

도로는 깨끗하게 정비해 있고 먼지가 휘날리는데도 빌딩은 참 깨끗하다.

그리고 모든 낮은 집들은 하얀 색이라 하얀 모래먼지에 덮혀도 그대로 하얀 색이다.

 

처음 지사를 찾아 점심을 먹었다.

점심상을 차려 놓은 것을 보고

1986년 내가 사우디 제다 지사장으로 있을 때의 기억이 떠 올랐다.

사우디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은 누구나 먹는 것에 대해서는 아끼지 않는다.

회사일을 하면서 불만은 늘 먹는 것에서부터 터지니까

거의 모든 지사나 현장은 먹는 것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쓴다.

 

점심을 거하게 먹고 호텔로 들어가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비싸고 좋은 호텔에서 밤새 일하고 겨우 한 시간을 잤다.

다음 날 종일 신경쓰는 미팅..

 

그리고는 미팅 회의록도 정리할 시간도 없이 서로 합의사항만 확인하고

저녁 먹을 시간도 없이 귀국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이런 출장이 가끔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냥 일만 하고 왔을 뿐이다.

 

그러나

이 고된 출장 덕분에 나는 더 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