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와인은 멋이다

와인과 함께 한 하우스콘서트

carmina 2015. 5. 19. 23:06

 

 

음악을 좋아하면서 늘 꿈꿔오는 것이 바로 하우스 콘서트입니다.

 

지금도 어느 클래식 음악 매니아는 자기 집을 하우스 콘서트 장소로 제공하고

유명 음악인들이 자유스럽게 자신의 집 거실에서 음악을 연주하게 합니다.

 

손님들은 편한 곳에서 편하게 앉아 음악을 감상합니다.

 

나에게 오랜 세월동안 클래식음악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런 하우스 콘서트를 가끔 가지고 있고요.

오래 전에 우리 집에서도 우리 결혼기념일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고

하우스 콘서트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플륫을 불고,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고,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하고..

 

때론 일산의 돌체라는 클래식 음악감상실을 대여해서 하우스 콘서트를 갖기도 하고

때론 어느 작은 음악홀을 빌려서 오랜동안 준비하여 대규모 자체 콘서트 가지기도 하지요.

 

어제 그레이프에서 가진 하우스 콘서트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주단체들이 챔버 앙상블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챔버가 바로 하우스 콘서트의 형식에서 나온 말입니다.

 

아마 노래한 최정원씨나 반주한 동생도 무척 인상적이었을 것입니다.

그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영원한 로망이거든요.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작은 모임들..

 

와인을 마시는 자리에 잘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들..

이제 피아노를 사 놓았으니 클래식 악보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태리 가곡이나 우리나라 가곡집, 작은 피아노 피아노 소품집들...

우리 집에 많긴 하지만 모두 사용중이라 제공하기는 힘들고요.

 

돈나푸가타. 도망가는 여인..

어제 충분히 설명도 들었고

유럽의 아픈 역사가 와인 하나로 설명되는 뜻 깊은 명품와인입니다.

 

어제 여러번 느낀 것이지만

향기가 진하지 않은 와인이지만 목구멍을 넘어갈 때의 진한 맛은

여자의 눈물맛 같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슬픔에 잠겨 있는 여인의 얼굴에서 흐르는 눈물을 마셔 본적이 있는지요?

아마...어제 와인이 그런 맛이었을겁니다.

 

돈나푸가타 앙겔리나 리게아 그리고 밀레 에 우나 노테 등

모두 어두운 그림입니다.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인 비운의 마리 앙트와넷트의 친언니인

마리아 카롤리나가 시칠리아로 시집와서 프랑스혁명 때문에 도망가야 했던 역사가 있듯이

 

앙겔리 라벨에 그림처럼 초승달이 있는 어두운 밤에 말을 타고 도망가는 왕비의 모습에서도

여러가지 뜻이 담긴 그림이 표현되었고요. (말위의 공작은 아마 왕비의 기품을 상징했을겁니다.)

 

리게아의 라벨에서 수면위로 나온 요정의 회색 눈동자를 가만히 보았더니..

무언가 얘기할려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밀레 에 우나 노테는 천일야화의 성이 생각났습니다

얘기가 끝나면 죽어야 하는 슬픈 전설. 깊은 궁궐에 갇혀 천일 동안 이야기를 만들어내어

왕을 감복시킨 끝에 생명을 유지해야 했던 공주처럼...

 

 

와인의 맛도 충분히 와인의 배경처럼 씁쓸하고,

여느 와인처럼 달콤함은 찾기 힘들었지만,

그런 고뇌의 물방울이 바로 신의 물방울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정말 실비에 실비도 안되는 가격으로 멋진 자리를 만들어 주신 아크룩스님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맛있는 음식으로 우리의 입맛을 즐겁게 해준 부숑팀들..

추가로 와인을 도네이션 해준 마루타 벅구님에게도 감사드리고

같이 와인을 즐기며 멋진 시간을 나누어 준 그레이프님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모두 복받을껴..

 

P.S. 앞으로 3년안에 그레이프 팀들이 제가 어제 영상으로 보여드렸던 시칠리아 섬을 비롯해

이태리의 수많은 와이너리 투어를 떠나는 것을 계획해 보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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