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와인은 멋이다

나는 와인이다

carmina 2015. 5. 19. 23:12

 

이제는 나도 어느 정도 와인의 맛을 알만한 주력이 되었나?

오늘의 6가지의 와인 중에 하나는 쉬라즈, 또 하나는 까르미네르 나머지는 까쇼.

 

오늘 선수도 20대, 30대, 40대, 50대까지 다양하고..

이거 완전히 나가수네..

 

색깔별로 표시된 와인 잔이 투명하게 내 입술을 기다리고 있다.

피가 흐른다.

이 피의 DNA를 검사해라.

그리고 좋아하는 순서대로 번호를 매겨라.

오늘의 미션이다.

 

새로운 여인과 첫 키스를 하기 전에 코로 우선 애무를 즐긴다.

흠...냄새만으로도 태생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코가 첫 잔에 강한 향으로 와 닿았지만

두번 째 잔에 쏟아 부은 와인부터는 코가 금방 무디어져 향이 옅어진다.

그리고는 아주 작은 양의 와인을 마셔본다.

목구멍을 간지른다. 어떤 맛이었더라.. 

 

혹시나 와인에 취해 맛의 호불호를 잊을까봐 한꺼번에 6종류를 모두 부어달라 했다.

코의 애무와 부드러운 키스의 전철을 모두 밟아 보았다.

 

처음에는 어느 와인이 좋은지 금방 마음이 갔는데

서너 잔 째 부터는 이 쓸쓸한 가을에 내 마음이 갈 곳을 잃어버렸다.

아...이래서 순결을 강조하는거구나.

일부종사해라... 난 고로콤 못하겠어..적어도 와인에 대해서는...

 

감각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일필 휘지로 순서를 매겨 나갔다.

그 중에 하나 뚜렷이 쉬라즈 임을 알 수 있었고

그 중의 하나가 약간 달콤함을 느끼고 긴가 민가...까쇼인지 까르미네르인지 ...

 

순서에는 내 취향이 우선이다.

아무리 남이 좋다 해도 입맛까지 같을 수는 없지 않는가.

 

그리고 나중에 모두의 용지를 걷어 순위를 매겨 보니

역시...

내가 약간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쉬라즈가 1등..

그러나..남이 좋아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

2위로 선발된 까쇼.  그건 나도 2위로 적었다.

 

잘모르겠다..

어차피 올해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 나가수도 편향적인 면이 있으니까..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준 그레이프에게 진심으로 감사.

특별히 브르고뉴 와인을 도네이션해 준 만사형통님에게 감사.

맛있는 메뉴로 배부르지 않게 적당히 즐기게한 헤롱이에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