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영화속 내생각

연평해전

carmina 2015. 6. 26. 22:38

 

 

연평해전

 

그것은 작은 해상전투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이면에는 적의 놀라운 흑심이 있고

그것을 알면서도 막지 않은 정부의 큰 잘못도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우리나라 역사상 이렇게 멋진 해는 없었다.

새로운 한국의 역사가 창조되는 해였다.

월드컵 16강도 가기 힘들 정도의 실력을 가진 한국이

무려 월드컵 예선은 당연히 통과하고 16강을 넘어 8강까지 가는

대약진의 드라마틱하고 흥분되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온 국민은 붉은 악마 유니폼을 입고 자랑스러워 했고

한국인이라는 것을 커다란 긍지로 알게 되었다.

 

나도 그 무리 중의 하나였으며

경기가 이기면 모르는 사람을 끌어 안고 널을 뛸 정도로 그렇게 기뻐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했던가.

지난 1988년 올림픽때도 북한은 배가 아팠다.

그래서 혹시 한국의 위험한 나라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올림픽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로 한국으로 들어 오는

대한항공을 속치 마유미라는 일본 이름의 승객을 내세워

인도양 상공에서 폭파시켜 버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전에  북한이 남한 해상을 침공한 서해교전때 우리 군함이

북한을 밀어내 버려 북한의 피해가 상당히 컸었고 그 뒤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가 확정지고 북한은 배가 아팠지만

일본이라는 제 3국이 있어 사전에 어떤 방해가 없다가

월드컵에서 일본이 8강에 탈락되고 한국만 남으니

승승장구하며 전 세계에 위상을 높여가는 한국을 보기에

너무 눈꼴사납고 불안하고 그 잘 익은 쌀밥에 잿밥이라도 뿌려야 했다.

 

그것도 한국이 터키와 3-4위전을 놓고 경기가 열리는 날에...

 

MBC의 진짜사나이 해군편에서 본 듯 해군의 군기는 무척 쎘다.

비상시 전투를 완벽하게 대비하는 시간은 최고의 훈련이었고

특히 해상에서는 더욱 죽고사는 훈련이었다.

 

윤영하소령.

고인이 되기 전에는 윤영하 대위였으나 순직 후 1계급 특진되었다.

영화에서 보듯이 부모님으로부터 군인정신을 이어받은 철저한 군인이었다.

참수리 고속정에 정장으로 배치되어 사병들에게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훈련을 시켰다.

이 영화는 다큐먼타리 형식의 영화라 할리우드 영화처럼

주인공의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여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것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영화의 해설자라고 할 수 있는 의무병의 눈을 통해서 그 날의 처참했던 광경을 보여 주고 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직업군인들의 놀라운 애국심에 존경을 표한다.

아내와 아이들을 키우는 가장으로서 늘 생명의 위험과 직결된 곳에 근무하며

유사시 불꽃에 산화되는 것에 앞장서는 그 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에서 북한이 왜 NLL을 넘어 한국의 군함을 공격했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단지 누구나 당연히 나처럼 추측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 중대한 사건을 당시에는 전국민 월드컵의 축제에 찬 물을 끼얹는 것을

바라지 않는 듯 뉴스 속보로 처리하지만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아니, 정부에서 그렇게 하라는 보도지침이 있을 수도 있겠다.

연평해전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군 첩보망에는

북한의 공격에 대한 움직임이 감청되었지만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기 위해

적이 공격하기 전에는 대응하지 말라는 수동적인 지시를 내렸다.

 

영화의 전투장면에서는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주검과 영결식이 당시의 저화질 뉴스로 처리되는 장면에서 눈물이 왈칵 흐른다.

이 영결식에 당시 북한과 햇볕정책을 펴던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고

영결식도 국가 행사가 아닌 해군자체 행사로 치루어야만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나는 여행을 좋아해도 절대 금강산 관광은 가지 않는다.

북한에 많은 돈을 퍼 주는 것이 몹시도 못마땅한 까닭이다.

연평해전은 있었어도 금강산관광은 계속되었던 것이 도무지 이해못할 처사였고

수없이 많은 국민의 세금이 북으로 전달된 것에 대해 국민으로서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그 돈은 모두 남침을 위한 군사자금으로 전용되고

남을 위협하기 위한 핵개발 자금으로 쓰여지고 있는 것이 명명백백하기에.. 

 

북한은 지구상에서 손꼽는 악의 축이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들을 늘 남한이 곧 침략한다는 핑계로 

전 국민을 전쟁준비상태로 만들어 대의를 위해 희생한다는 미명하에

어떠한 경제적인 고난과 가난도 무마시켜 버린다.

그런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우리 주위에 있고 정권을 잡기 위해

온갖 비방을 서슴치 않는 이들이 있어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윤영하 소령은 나의 모교인 송도고등학교 후배다.

내가 학창시절에는 지금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유명한 장군이 있어

선생님들로부터 늘 존경받는 선배 이야기를 들었고

지금의 후배들은 윤영하 소령을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알고 있다.

최근 뉴스에도 학생들이 모두 해군복을 입고 쥬니어 ROTC로서 훈련을 받는다.

지금도 매년 6월 29일에는 윤영하소령 추모식을 가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 중에 사병들의 즐거운 모습들이 흘러갈 때 마다

내가 군 생활할 때의 기억들이 솔솔 피어난다.

고향이 멀어 휴가 아니면 영내를 떠나지 못하는 전우를 위해

일부러 가짜 면회객을 이용해 외박을 얻어내는 모습과

전우를 외박 때 가까운 자기 집에 데리고 가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장면들..

5분대기조라 해서 비상훈련시 5분내 완전군장으로 집합해야 하는 모습. 등등..

 

남한과 북한이 70년동안 대치되는 이 가슴아픈 현실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많은 전문가들이 10년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예측은 몇 십년전에도 있었다.

가장 큰 바램은 총탄으로 통일이 되지 않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올해가 광복 70년인데 우린 아직도 절반의 광복의 기쁨만 누리고 있다.

 

나는 가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일까?'하는 의구심을 갖는다.

통일의 가장 큰 바램은 선 하나로 헤어진 가족을 만나는 것이었는데

앞으로 대략 20년만 더 지나면 남북한의 모든 기억 속의 가족관계는 끝나게 된다.

같은 언어를 쓴다고 해서 통일되어야 할까?

통계로 볼 때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 국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말 통일을 원한다면 아마 이런 남북한의 대치국면이 싫증나서 일것이다.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또는 국가 위험도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치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통일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통일 후의 여파를 생각하면

어쩌면 이 현실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같다.

 

영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당시 참수리호에서 근무했던 하사관 중에 후에 천안함에서 희생되었다는

자막을 보고 사병들이 당시 전투를 회상하는 장면이 나올 때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다.

아! 아까운 젊은이들여...

그 들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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