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노래 한곡의 추억

나의 애창곡 (73) 제비꽃 - 동요

carmina 2016. 3. 11. 15:45

 

 

제비꽃

 

시냇가의 제비꽃 간들 간들 제비꽃

흘러가는 맑은 물에 제 얼굴을 비춰보네

 

지난 60년 평생을 노래하기를 즐겨하면서

절대 잊혀지지 않는 노래가 바로 이 노래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에 처음으로 교실에서

선생님의 지시로 앞에 나와 방금 배운

음악교과서에 있는 노래를 불렀다..

 

그 전에도 음악시간에 교과서에 있는 노래를 배웠겠지만

내 기억 속에 남 앞에서 부끄러워하며 부른 노래로는

단지 3/4박자 16마디의 이 노래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그 노래 하나에 선생님의 칭찬을 들었다.

씩씩하게 잘 부른다고..

 

지난 해 초등학교의 생활기록부를 열람하는 방법이 있다해서

내 6년간의 기록을 인근 초등학교에서 팩스로 받아

머리가 히끗하고 잔 글씨가 잘 안보이는 노안의 눈으로 보니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내게 음악에 대한 소질이 있다고

펜글씨로 쓰신 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유일하게 내가 애틋하게 생각나는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의 이름.

그 분이 내게 그런 평가를 해 주실 줄이야..

왜 그랬을까? 내가 초등학교 때 부른 노래가 무엇일까?

 

초등학교 5학년에 처음 이웃집 고등학교 형의 손에 이끌려

교회를 나갔다. 그 곳에서 성경을 배우고 처음으로 배운 이야기가

꿈돌이 요셉의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면서

가슴이 벅찼다. 내가 많은 형제들 가운데 이렇게 될 수 있을까?

 

교회에서 찬송을 불렀다.

커다란 종이에 가사만을 쓴 찬송을 올갠 반주에 맞추어

부를 때 신이 났다. 큰 목소리로 불렀다.

그러나 누구도 제대로 노래를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었다.

만약 그 때 내 주위에 내 소질을 알고 진로를 알려주었으면

어쩌면 나는 성악의 길로 갔을지도 모른다.

 

중3때 교회다니는 친구의 손에 이끌려

인천 Sing Along Y에서 포크송과 캠프송을 배우면서

다른 이들보다 나는 악보를 보는 능력이 뛰어났다.

한번도 그런 것을 배우지 않았는데 내게 그런 능력이 있는 줄

몰랐었다. 남들은 리더가 앞에서 가르쳐 주어도

노래 한 줄을 제대로 못했는데 나는 기타 반주만 나오면

악보 보는 법을 배우지도 않았는데

즉시 악보를 보고 따라 할 수 가 있었다.

 

노래할 때는 정말 행복했다.

기타하나 들고 숲 속으로 가서 소리쳐 노래 하고

집에서 내 소리가 어머니는 돼지 멱따는 소리라고 혼을 내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노래를 불렀다.

 

어느 날 친구 집에서 친구와 같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친구 아버님이 나보고 높은 소리 잘 못낸다고

음치라 불렀다. 그 때부터 높은 소리를 내는 연습을 혼자

뒷산에 올라가 연습을 했다. 그런 뒤로 고음이 많이 터졌다.

 

청년부부터 교회 성가대에 들어가 노래했다.

그런데 찬양을 너무 유행가 같이 노래한다고 지휘자가 싫어했다.

군시절에 자매교회인 부평의 부광교회에서 찬양대를 하다가

내 노래가 너무 튀어난다고 테너에서 베이스로 가라했다.

그 곳에서 제대로 노래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이젠 유행가를 찬송가같이 하게 되었다.

 

어릴 때 선생님이 내게 해 주신 한 마디 칭찬에

나는 평생 그 아름다운 음악을 사랑하며 살았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