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면 (이진섭 작곡, 박인환 시, 박인희 노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 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우리에게 이 노래는 작곡가보다
박인환 시인과 박인희 노래를 더 먼저 떠올린다.
그 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듯한 박인희 노래.
이 노래 뿐만 아니라 박인희는 '목마와 숙녀'에서도
박인환 시인을 더 돋보이게 했다.
가끔 그런 적이 있다.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이런 똑 같은 상황이 오래 전에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게 누구였을까?'
그게 누구였을까?
그게 누구였을까?
아무리 기억해도 그 사람 이름이 떠 오르지 않는다.
직장을 다닐 때도 어떤 여직원의 미소를 보며
저렇게 웃었던 여자가 있었는데... 하고 생각해 본다.
대학시절부터 탤런트 김자옥을 참 좋아했었다.
얼굴이 예뻐서라기보다 그 미소가 좋았었다.
어느 때 부터인가 김자옥 같은 미소를 가진
'천'씨 성을 가진 교회 누님이 청년부에 있는 것을 알고
친하게 지내고파 여러가지 핑계로
그 선배누님일행들과 어울려 다녔다.
노래가사처럼 여름에 같이 수련회를 다니며 바닷가를 다녔고
가을 날에는 인천 자유공원을 산책하기도 했었다.
키가 작은 그 누님은 바바리 코트의 깃을 세우고
다니기를 좋아하셨다.
특히 가을날엔 참 운치있는 모습이라
혼자 흠모하기도 했었다.
얘기할 때도 조용 조용하고 차분하게 대화하는 것도
역시 어느 드라마에서의 김자옥씨를 빼 닮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청년부 모임에서 그 분 친구가
급하게 뛰어 오며 그 누님이 간밤에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지난 밤 상한 게를 먹고 그만 하늘나라로 가셨다.
지금도 게만 보면 그 누님 생각이 난다.
그 집을 찾아갔을 때 외동딸로
홀아버지를 모시고 있었다는 것도 그때서야 알았다.
그제서야 그 분이 평소 그다지 말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록 사랑이라는 감정은 가지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런 것이 사랑이었던 것 같다.
아직도 그 미소를 기억하는 것은
그 분이 돌아가신 뒤에도
TV를 통해서 늘 그 분의 미소를 볼 수 있었으니..
그리고 얼마 전 김자옥씨가 지병으로 돌아가셨을 때
불현듯 그 누님이 다시 생각났다.
내가 좋아하는 미소를 가진 두 분이 모두 하늘나라로 이사가셨네.
나뭇잎이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나의 추억이 사라지고
흙이 되는 날이 있을 것이다.
오랜동안 그 누님의 미소를 생각하며
혼자 즐거워하던 나도 언젠가는 흙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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