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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 방송출연 - 올림픽 자원봉사

carmina 2017. 11. 14. 12:53

2017. 11. 14

어제 밤 내가 공중파 TV인 KBS1의 월요기획에
내 생전 처음으로 제일 긴 3분정도 출연했다.
그간 가끔 합창단의 공식 행사때나 혹은 어쩌다
관중석에서 잡힌 내 모습이 있긴 했지만
이제까지 한 번도 나를 대상으로 취재한 프로그램은 없었기에
더 값진 경험이었다.

내 생전 처음 TV에 출연한 내 기억은
1981년도이던가. 내가 영어회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고교친구가 혹시 길가는 행인 역할을 해 줄 수 있느냐기에
하겠다고 했더니 광화문 세종로에서 아침에
출근하는 직장인을 무작위로 잡고 영어 한마디 하는 것을
촬영했지만 실제로 방송되었는지는 보지 못했다.

몇 개월 전
KBS TV의 작가라는 분이 전화를 해서는
블로그에서 내 88올림픽 자원봉사 기록을 보았다며
'김포공항'이라는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해 달라고 요청하기에
기꺼이 요청하고 날짜를 잡았다.

그때부터 내가 간직했던 자원봉사 유니폼과 각종 기념물들
그리고 사진들을 찾아 놓았다.

그러나 자꾸 방송사의 스케쥴 때문에 계획은 미뤄지고
이러다 그냥 말만 꺼낸게 아닌가 했는데
어느 토요일 결국 우리 집으로 방송 장비를 들고 찾아왔다.



대담하는 모습만 촬영하는 줄 알았는데 내 일상적인 모습도 담았다.
유니폼을 입어보고 사진과 기념 메달들, 훈장 등 모두 담아갔다.
미리 질문이라도 던져 주었으면 암기라도 해서 준비했을텐데
아무 질문도 없이 그냥 편하게 얘기해 달라기에
집의 거실에서 창문을 배경으로 의자에 앉아 자원봉사시절의 에피소드와
주제가 김포공항이었기에 몇가지 질문을 하는데
미리 답변을 준비하지 않은 것들이라 조금 버걱거리며
거의 2시간 동안 준비하고 촬영하고 나와 아내도 대담을 나누었다.



그러나 방송이라는 것이 상황을 예측하기 힘든 것이라
혹시라도 통편집될까봐 걱정했는데
방송 2일전 작가에게서 전화를 받으니
편하게 잘 얘기했다고 방송시간을 알려주었다.

프로그램은 밤 11시 25분부터 시작하는데
내가 나오는 장면은 거의 12시경이나 시작되었다.
캠코더를 준비하고 기다리는데 아차하는 순간에
우리 집의 외관이 나오는 것을 보고나서야 셔터를 눌렀다.
대담하는 장면보다 내 유니폼이 먼저 나오고 아내가 입혀주며
환하게 웃으며 얘기하는 장면이 부각되었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대담한 부분은 거의 빠지고
김포공항에 대한 부분만 잠시 나오고 끝. 시간을 보니 3분.

그 때부터 아내와 나의 핸드폰에 카톡이 쉬임없이 울렸다.
미리 방송시간을 전해 받은 내 친구들과 형제들 그리고
아내의 교회 지인들이 그 밤 늦은 시간에 화면을 사진 찍에
보내고 있었다.

아내도 그런 성원에 기분이 들떴고
나 또한 얼른 캠코더의 동영상을 폰으로 옮겨 놓았다.

앞으로 이 방송이 나가면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같은 일로 자원봉사를 하는
나와 같은 경험자를 찾는 매스컴들의 취재요청이
예상되는 것은 김칫국먹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