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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le Crown Achieved

carmina 2022. 8. 6. 21:08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때 김포공항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때 VIP 영접하는 자원봉사를 담당했다.

VIP 들은 개회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한국에 도착하니

개회식 한 달 전부터 의전팀에서 근무하고 올림픽이 끝나도 일정 기간 더 봉사해야 했다.

당초 올림픽 자원봉사 모집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위해

1985년 여름에 자원봉사 신청 접수를 받았다.

당시 을지로 입구에 있는 외환은행 본점에서 자원봉사 접수를 할 때

이제 중학생 정도 밖에 안되는 학생들이 아무 일이나 봉사하겠다고 신청서류를 쓰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었다.

나는 그런 일이 처음이라 어느 부분에 신청을 할 까 고민하다가

업무 때문에 해외 나갈 일이 많고 부천 집에서 공항이 가까우니 김포공항 자원봉사를 신청하고

이후 TOEIC 시험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86년 초 해외 현장으로 근무를 떠나야 했기에 그냥 물거품이 되는 줄 알았다.

87년 3월 현장에서 돌아와 근무하던 중 서울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전화가 왔다.

88서울 올림픽 봉사할 수 있느냐기에 당연히 하고 싶다고 했다.

이후 TOEIC과 TOEFL 영어 시험을 다시보고, 롯데 호텔에서 외국인과 영어 회화 면접을 보기도 했다.

그런 날이 지난 후 어느 날 강남에 있는 올림픽회관으로 면접을 보러 오라기에 찾아 갔더니

올림픽 영접위원장의 1:1 면담이 있었다.

당시 내가 회사를 다니고 있어 봉사한다면 저녁시간만 가능하다고 양해를 구했고

회사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만 어느 날 사장님이 나를 불러 가보니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공문을 받았다며

무슨 일이냐기에 자초지종을 이야기를 드렸더니 자원봉사 허락을 해 주시면서

무엇을 도와 주면 좋겠느냐고 묻기에 당시 퇴근이 6시인데 퇴근하고 공항가는 시간이 있으니

1시간만 일찍 퇴근하게 해 달라고 부탁을 드려 승인받았다.

이후 내게 주어진 일은 김포공항에서 VIP 를 영접하는 일이었다.

VIP란 IOC 위원들과 각 나라의 장관급 관리들이었다.

저녁식사는 어떻게든 혼자 간단히 해결하고, 밤늦게까지 공항에서 근무하고 

집에는 늘 밤 12시 넘어 도착하는 날이 많았다.

자원봉사자들 중에 나같이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없었다.

대개 은퇴한 항공회사 승무원이나, 군 장교들이 영접 봉사자였다. 

그리고 VIP들은 한국 도착 후 비행기에서 내리면 바로 VIP Room 으로 들어가 대기하면서

봉사자들과 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짐을 찾아 주는 다른 봉사자들이 입국수속과 짐을 찾아 바로 떠날 수 있게 준비를 해 놓았었다.

올림픽 기간은 3주지만, 봉사기간은 거의 2달간이었다.

30년 뒤, 다시 우리나라가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되었다.

이번에도 자원봉사를 신청했다.

또 시험을 보고 또 면접을 보아야만 했다.

희망하는 직종은 88때와 같은 업무를 원해서 그대로 승인되었다.

동계올림픽 때는 자원봉사자가 많아 그다지 바쁘지 않았고

그 때는 내가 자유업을 하고 있기에 아무 시간에나 봉사를 할 수 있었다.

88때와는 다르게 모든 VIP 들은 직접 입국수속을 해야 했고, 짐을 찾아야 했기에 

봉사자들은 일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무사히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올림픽까지 공항에서 자원봉사 임무를 마치고 늘 추억을 그리워 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2022년 부천시의 블로그 기자로 활동하면서 부천시 홈페이지를 자주 보다 보니

이제껏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부천 국제영화제(BiFAN)에서 자원봉사자를 뽑는다 하기에 얼른 신청하면서 보니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고 공항 안내 부분이 있어 인터넷으로 신청을 했다.

그리고 잊고 있었는데 3주 전 친구와 함께 동해의 해파랑길을 걷고 있는데 내가 제출한 서류가 잘못되었다며 연락이 왔다.

그러나 여행 중이라 서류에 사인을 하기 어려워 대충 사인을 사진찍어서 보냈는데, 여행 다녀와서 또 연락이 왔다.

그래도 잘못되었으니 지금이라도 작성해서 보내달라기에 이제는 완벽하게 해서 보냈다.

그리고 며칠 전 1차 서류합격되었으니 면접보러 오라며 스케쥴을 보냈기에 보니 내가 원하는 공항 안내였다.

시간에 맞추어 부천시청으로 갔더니 다른 젊은 아가씨 2명이 나와 같은 시간대에 면접을 보았다.

모두 언어는 잘하는 것 같았다.

나는 나이는 있지만 경험이 있고, 공항의 입국수속을 비롯하여 공항 내 구석 구석을 잘 알고 있고, 

직장생활동안 외국인을 많아 만나며 외국 예절과 영어 대화는 익숙하고 

스페인어나 일본어도 조금 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오늘 최종 합격 통보가 오고 발대식에 참석하라며 문자가 왔다.

드디어 3개의 주요 국가 및 지방 행사에 공항에서 자원봉사하는 Triple Crown Volunteer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이번엔 어떤 멋진 일이 생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