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살며..감사하며..

10년만의 졸업선언

carmina 2022. 8. 6. 21:10

2022. 5

 

2011년 년말 쯤에 회사의 정기신체검진에 특별한 검사가 포함되었다.

PETCT.

처음 듣는 단어다. 

나이가 55세이상 되는 직원만 복지차원에서 해준다 하며

온몸의 암을 스캔하는 100만원 금액 정도의 고가 검사라 한다.

몸이 뜨거워지는 주사를 맞고 커다란 통에 누워서 내 몸이 통째로 여러 번 들락 날락하는 간단한 검사였다. 

 

그런데 며칠 후 의사의 호출이 있었다.

내 몸의 신장에 암이 자라고 있다고...

신장이 2개인데 그 중 암이 자라고 있는 부분의 신장 하나를 들어내도

남은 것 하나가 문제없으니 수술하자고..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몇 번의 확인검사를 더 했다. 

연말에 우리 집 모든 식구가 교회에서 하는 일이 많으니 사실을 가족에게 말하지 않았다.

대신 아내에게 내가 좋아하는 누님과 함께 1박2일 여행떠나자고 하여 강화도로 다녀왔다.

그리고 연말.

아이들의 연말행사가 다 끝날 때 쯤 가족을 모두 거실로 불렀다.

또 잔소리려니 생각하는 가족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가족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간단한 수술이니 아무일 없을 거라며 안심시키고는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말라했다.

그리고 수술전까지는 태연한 척 했지만 정말 혼자 많이 걱정했다.

수술은 간단히 끝났다. 

병원에 5일정도만 입원했고, 수술 후에야 형제들에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매년 수술한 날짜 즈음에 병원에서 검사하고 정기적으로 수술했던 의사에게 내 상태를 들었다.

이상없다고..

그게 모두 10번.

2022년 5월. 

담당의사는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병원에 더 이상 오지 않아도 된다 한다.

뛸듯이 좋았다.

이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수없이 많은 페친들이 축하인사를 건네 주었다.

그러면서 각자 경험했던 투병 이야기도 얘기해준다.

70대를 향해서 가니 나이가 이제 많이 들었다.

또 다른 위험한 질병이 올지도 모르지만, 현재 상태로는 큰 징조는 없어 보인다.

늘 감사한 일이다.

나도 같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왔으니 체질이 비슷할테지만 6남 1녀의 형제들도 그리 건강한건 아니다. 

담배를 무척 피우시던 큰형님 암으로 일찍 돌아가셨고, 

술과 담배가 거의 분신처럼 살아가 바로 밑의 동생도 뇌출혈로 일찍 하늘나라로 갔다.

3째형도 담배와 술을 즐겼고 어느날 갑자기 쓰러져 지금 거의 아무것도 던 못하고 집에만 계신다.

술은 전혀 못하시고 담배을 일찍 끊으신 둘째 형님은 그래도 비교적 오래 사시는 편이다. 

우리 집의 2번째 어머님인 누님은 운동같은것 안하셔도 건강하게 사시는 편이다. 

막내도 술과 담배는 거의 모르고 자라서인지 아프다는 얘기를 못들었다.

내 젊은 시절부터 나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았다.

그런 때문인지, 내 삶은 언제 어떻게 끝나든지 후회는 안하며 살것 같다.

이제까지 즐겁게 산것만 해도 내게는 큰 기쁨이다. 

또 다른 건강의 어려움이 와도 가족에게 큰 부담주지 않는 것들이 왔으면 좋겠다 하는 것은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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