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라...
네가 정말 개뼉다귀렸다.
하얀 자갈들과 굴껍데기들 사이에서 유독 더 빛나고 있는 너
평생 주인의 집 근처에 떠도는 낯선 이들에게 용맹스럽게 짖어 대던 네가
주인과 함께 육신일체가 되기 위해 기꺼이 살신성견해 네 살까지 다 봉양 후에도
바다로 나간 주인을 지키기 위해 짖어대느라 이렇게 지쳐 버렸구나
얼마나 많은 파도를 향해 소리쳤을까
얼마나 오랜 세월 벌겋게 지는 해를 향해 끙끙거렸을까
네 인생이 그렇게 하얀 밤들을 지냈구나
그런 아픔에 네 강한 이빨까지 빠졌으니
너는 참 고귀한 몸이다
너는 참 사랑스런 몸이다
너는 참 주인에게 참 필요한 몸이다
이제 네 평생을 주인의 일터에서 같이 지내려무나
자다가도 끙끙거리는 너를 네 주인은 기억할거니까
네 아픔을 모든 것을 내어 준 굴껍데기들이 같이 할테니까
네 인생도 참 보람된 것이길..
* 연평도 앞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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