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노래 한곡의 추억

나의 애창곡 (9)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carmina 2013. 10. 1. 08:25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2012년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나들길 1코스에서 길벗들의 즐거운 모습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만난 세상
더는 소원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너를 보고
너의 손을잡고
내곁에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만난 세상 더는 소원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거야
10월의 어느 멋진날에

 

가사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노래.

대중가요를 주로 듣는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클래식 성악가가 부른 노래.

원곡은 노르웨이의 뉴에이지 그룹은 시크릿 가든이 연주한

Serenade to Spring 이라는  가사 없는 곡이었다.

그러니까 이 노래는 원래 가을노래가 아니고 봄노래였다.

어쩌다가 한국에 와서 가을노래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가사에 가을이라는 단어 하나가 들어가는 것 외에 가사의 풍경에는 전혀

가을 느낌이 들어가지 않는다.

단지 10월이라는 말 밖에..

그래서 이 노래는 월 숫자만 바꾸어 결혼 축하곡으로 많이 연주되고 있다.

 

멋진 카이저 콧수염의 성악가 김동규씨.

노래 부르는 사람이 멋있으니까

노래 듣는 사람은 가사의 내용과 함께 더 센티멘탈해졌다.

10월이면 라디오 방송에서 수시로 나오는 이 노래..

처음 전주 부분의 알페지오만 나와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내가 나들길을 걸으면서 10월이면 제일 많이 불러달라고 요청받는 곡이다.

휴일 아침이면 배낭을 메고 길을 떠난다.

물론 전화받고 일어나지는 않지만

휴일아침이면 누군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기다리는 마음

꿈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널 만나면 더 이상의 소원이 없다는 행복감.

하늘이 푸르고 데이트해도 시원한 바람이 있어 좋고

어찌 이 기분을 노래로 표현하지 않을소냐..

 

몇 해 전 내가 결혼 후 25년 이상을 노래한 합창단에서

이 노래의 제목을 타이틀로 정기공연을 가졌는데

그날 남산 국립극장에 청중이 너무 많이 와서 몇 백명이 입장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다른 해와 달리 특별히 홍보한 것도 없었는데...

사람들이 공연포스터에 써 있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라는 말에

감성을 자극받아 우리 공연은 대성공이 되었다.

 

노래 하나로 행복해 지는 경우를 참으로 많이 겪는다.

노래가 있어서 행복한 세상

가사없이 멜로디만으로도 느낌이 오고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가수를 보면서도 눈물이 주르륵 흐를 때가 있다.

지난 주일 저녁에 세종대강당에서 열린 하이든의 '천지창조' 오라토리오를

들으면서 내 감성은 폭탄 맞은 것 같이 터졌고

이번 주 금요일이면 독일로 유학을 떠나는 내 딸이

지난 주 교회에서 특별 연주한 바이올린 곡을 들으면서

아빠인 나는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훔쳐야 했다.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합창과

딸의 바이올린을 들을 수 있습니다.

 

http://cafe.daum.net/seoulsingingcouples/BsCN/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