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노래 한곡의 추억

나의 애창곡 (10) 숲의 요들

carmina 2013. 10. 8. 09:15

 

숲의 요들

 

 

 

졸졸졸졸 흐르는 요로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두리리
산골짜기 찾아서 요로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두리리
즐거웁게 거닐면 요로 레이디오 레이두리리
내마음 항상 즐거워 요로 레이두리리
흥겨운 노래 부르네 요로 레이두리리

요로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두리리
요로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두리리


졸졸졸졸 흐르는 요로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두리리
산골짜기 찾아서 요로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두리리
재미있게 놀았죠 요로 레이디오 레이두리리
내마음 항상 즐거워 요로 레이두리리
신나게 춤도 추었죠 요로 레이두리리

요로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두리리
요로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디오 레이두리리

 

나들길을 걷다 보면 숲 길 속의 작은 개울물이나 계곡물을 만나면

돌로 만든 징검다리를 건너며 나는 이 노래를 부른다.

요들의 창법을 배워 본적은 없지만 가성으로 요들부분을 부를 수 있기에

이 노래의 아주 높은 부분까지 요들을 흉내는 낼 수 있다.

비단 이 노래 뿐만이 아니라 요들은 주로 자연을 테마로 노래하기에

나들길을 걷는 중엔 많은 요들을 흥얼거리지만

요들창법을 몰라서 길벗들 앞에서 요들을 불러 본적은 없다.

 

고등학생 시절  이 노래는 당시 김홍철이라는 한국 요들의 선구자이자 대가가 이끄는

요들그룹이 방송으로 전파해 많은 사람이 이 노래를 즐겨 불렀고

내가 다녔던 YMCA의 Sing Along 모임에서도 몇 개의 요들을 배웠다.

당시 같이 배우던 사람중에 요들을 무척이나 잘하던 여학생이 있었는데

이 학생은 교회에서 찬송을 부르다가도 리듬에 맞추어 즉석 요들로 이어서

부른다고 했다.  

 

요들하면 주로 스위스만 생각하는데

실제 이 노래는 오스트리아 민요이다.

대개 스위스 요들이 많고 오스트리아 요들도 헤아릴수 없이 많다.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쥴리 앤드류스가 인형극을 할 때 부르는 요들은 오스트리아 요들이다.

 

유럽의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다 보면

입에서 요들이 자연적으로 흘러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그림엽서처럼 펼쳐진다.

파란 잔디가 있는 언덕에 금방 백설공주가 튀어 나올 것 같은 예쁜 집 한 두채 있고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저편에는

양떼들이 언덕 풀밭에서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요들은 주로 목동들이 양떼를 부를 때 불렀던 노래들로

넓은 들판에서 긴 파이프같이 생긴 알펜호른을 이용하고

특이한 발성으로 부르는 요들로 흩어진 양들을 불러 모았다.

일종의 통신수단인 셈이다.

그리고 요들은 목동들이 새의 지저귐이나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흉내내기도 하였기에

요들을 가만히 들어보면 어떤 동물을 흉내내는지 짐작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음악이 있고 자연이 있는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여행을 즐겨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자연은 왜 그 나라들처럼 아름답지 못할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보았는데 나름대로 그 이유는 우리 나라의 농촌사람들이

남을 의식하지 않는데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농촌의 마을이 모두 아름다운 것은

보기 싫은 것은 밖에 내 놓지 않고,

집 앞의 풀들을 늘 정갈하게 다듬고,

농기구도 절대 집 주위에 함부로 쌓아 두지 않으며

자연을 보존하기 애를 쓰는 그 들의 헌신적이고 자주적인 노력에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농촌 모습은 어떠한가.

집의 모양은 그렇다 손 치더라도,

농촌 마을의 주변은 거의 쓰레기장에 가깝다.

담장을 보수하지도 않고 트랙터로 밭일하고 나오면 농로는 그야말로 진흙천지다.

누구도 그 길을 청소하는 사람도 보지 못했고

집 주위에 농기구들을 잘 정리하여 비치해 놓은 곳은 거의 없다.

내 집이니 내가 마음대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 하는 이기주의적인 생각들.

집 주위에 자란 풀들을 보기좋게 깍는 농부들이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자연의 멋은 있겠지만...

개울물이 있는 곳엔 늘 쓰레기로 가득하고

비료를 담았던 비닐봉투들을 논 둑에 그냥  둔 것을 볼 때는 참 안타깝다.

 

유럽은 그렇게 집 주변을 정리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린다 한다.

이야기가 갑자기 내 얼굴에 침뱉기 식으로 되어 버렸다.

 

강화에 요들이 있다.

강화 나들길을 걷고 길벗들끼리 차마시러  선두리에 있는 다루지카페를 찾아 가면

스위스의 언덕에 있는 예쁜 집같이 생긴 카페가 있고

유럽풍의 마당을 지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입구에서부터 요들냄새가 물씬 풍긴다.

문을 열면 커피 볶는 냄새와 쿠키를 굽는 냄새가 기분좋게 풍겨 오고

커다란 더블베이스와 피아노 그리고 멀리 바다를 볼 수 있는 야외공간도 있다.

여기 주인 가족이 모두 요들송을 부르고 가끔 그 곳에서 공연도 한다.

마침 요들클럽인 바젤요들클럽이 이 곳에서의 행사를 갖는다기에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가 보았다.

 

 

 

나도 요들을 많이 듣고 자랐기에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얼추 다 알 수 있었고

따라 할 수 있었다.

기타와 더블베이스, 어코디언, 벤조와 하모니커 그리고 숟가락 두개로 만든

리듬악기 들의 신나는 멜로디가 카페 안에 가득했다.

 

비록 요들은 몰라도 요들을 부르는 자리에 있으면 저절로 흥이 난다.

빠른 리듬에 맞추어 박수를 치고

때론 느린 요들에 맞추어 몸을 천천히 흔들기도 한다.

 

길을 걸으며 흥겨운 노래를 불러보자

트레킹이 저절로 흥겨워 질 것이다.

요들이 있는 나라로 여행을 떠나 보자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와서도 그 곳의 모습을 생각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길을 걸으면 노래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