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영화속 내생각

그래비티

carmina 2013. 11. 12. 09:19

 

 

 

이제껏 수많은 영화를 보아왔지만

단 2명이 출연해 이렇게 긴 시간을 관객의 시선을 처음부터 끝까지 잡아 놓은 영화가 있을까?

그래비티. Gravity 중력이란 단어가 두 명이 우주에서 받는 무중력상태의 거대한 무서움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내용은 아주 단순하다.

우주에서 생명선 하나를 의지해 허블망원경을 수리 하던 2명의 우주비행사가

다른 부서진 우주선의 잔해물이 날라와서 부딪혀서 우주선이 파괴되고 우주에서 고립된다.

 

동료들은 죽고 두 사람만이 남아 소련의 소유즈 무인 우주선으로 갈아타다가

한 명마저 우주미아로 떠나보내고 여자 비행사 한 명 만이 남아

지구귀환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화.

 

이 이영화를 3D로 보지 않으면 아마 이러한 감동이 없었을 것이다.

주인공이 흘리는 눈물이 무중력상태에서 날라 다니는 모습은 어떻게 보일까?

우주선에서 화재가 나면 어떤 모습을까?

만약 우주에서 미아가 된다면 그 모습은 어떻게 보여질까?

이 영화는 보통 우주에서 보이는 지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내셔날 지오그래픽사의 흔한 영상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그 보다는 미아가 되는 우주인의 심정에 포커스를 맞춘다.

 

우주에서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이냐고 동료가 물었을 때

"침묵"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것도 누군가와 있을 때의 침묵이라면

좋겠지만 우주에서 미아가 될 때의 침묵으로 오는 절박한 심정.

죽는 것보다 더한 공포. 그래서 주인공은 혼자 있을 때 계속 중얼거린다.

 

휴스턴과의 통신은 끊어지고 남은 것은 살고자 하는 본능으로

그간 훈련으로 터득한 모든 기억들을 되살리는 것 뿐.

 

군시절에 내가 소유한 M16 소총의 제원을 아는 것 뿐만이 아니라

북한군의 AK 소총을 쓰는 법도 배운 적이 있다.

자신의 우주선뿐만이 아니라 남의 우주선 사용법까지 익혀야 하는 재난 대처법.

 

끝없는 우주의 모습이 장관이다.

보통 우주와 관련된 영화는 우주에서 대형 전투를 하는 스펙타클한 영상이 대세이지만

이 영화는 단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인간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서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인간이 쏘아 올려 놓고 임무를 다했다고 관심 끊어 버린 우주에 널려 있는 쓰레기 우주선들.

거긴 어디도 땅을 그은 곳이 없으니 아무나 다 갖다 버려도 된다.

 

영화를 보면서 우주에 대한 상식없는 나도 오류, 예를 들면

무중력상태에서는 머리카락 등을 발견하긴 했지만

그래도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상적인 상황에 대해 인간이 대처하는 법과

살기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중국우주선의 계기들 버튼에 쓰인 중국말은 이해 못해도

어디 쯤 무슨 버튼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 등...

 

최악의 상황하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들.

나도 그런 상황이 되면 그럴 수 있을까?

 

스파이 영화나 우주영화를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 검색을 보면 위성사진으로 지도를 보여주는데

왜 그토록 정밀하고 놀랄만한 확대률을 자랑하는 우주카메라가

거리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얼굴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지...

혹시 이게 일부러  확대비율을 개인신상 보호차원에서 그 정도로만 제한하는건지..

 

영화는 지식의 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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