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영화속 내생각

버틀러

carmina 2013. 12. 6. 09:32

 

영화 버틀러

 

 

 

해외 출장시 고급 호텔에 가면 로비에서 정장의 옷을 입고

호텔 로비 직원들의 업무를 지시하고  직원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고객의 불편사항에 대해서 편의를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버틀러라고 한다.

그러니까 최고의 예를 갖추어서 손님들을 대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영어의 뜻으로는 남자 하인들 중 책임자라고 되어 있다.

 

생전 백악관에서 34년간 트루먼 대통령으로부터 레이건 대통령까지

8명의 대통령을 위한 흑인 버틀러 유진 앨런의 실화영화다.

그렇지만 모든 실화 영화가 그렇듯이 많은 부분이 극적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일들을 추가하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의 첫 장면에 실화라기 보다는 영감을 얻었다 즉 Inspired 라는

전제를 미리 알려 준다.

 

트루먼대통령 시대는 우리나라의 해방이 있던 해였다.

영화의 시간은 그 보다 몇 십년 전으로부터 시작한다.

버틀러의 주인공 세실 게인즈 (포레스트 휘태커)의 부모는 백인의 목화농장에서

목화를 따는 흑인노예. 당시 대개의 흑인들이 그랬듯이 백인에게 핍박받고

이유없이 죽여도 할 말이 없는 노예이기에 죽지 않기 위해 주인에게 무조건

순종하는 법을 배운다.

 

소년의 미래는 늘 작은 베품에서 정해진다.

자신의 못된 아들에게 죽임당한 흑인노예의 아들에게 주방서빙하는 것을

가르치면서 친절과 겸손이라는 것을 배운 아이.

영화의 설정이겠지만 주인을 피해 도망가다가 또 다른 사람에게서

주방의 서빙하는 것을 배운다. 그러면서 우연히 발탁된 백악관 하인으로 취업.

 

생활은 안정되지만 가정을 이루면서 아들들이 서서히 시대의 흐름을 타서

아버지의 순종적인 생활보다는 반항적인 삶으로 자라난다.

교육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다.

교육은 과거를 따르는 것이 아니고 미래를 위한 가르침이다.

따라서 사람은 배우면 과거보다는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중동지방의 보수적인 국가들이 여성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바로 그 들이 배우면 기존 세력들에게 반항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 한다.

 

어쨋든,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조금씩 나아지는 흑인 정책들이

대통령을 옆에서 묵묵히 시중하는 버틀러의 눈을 통해 비쳐진다.

흑인들의 표를 얻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쉽게 결단 못하는 대통령들.

영화 중의 나오는 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 닉슨 등 대통령들의

흑인의 인권에 대한 생각들이 비쳐진다.

 

영화를 보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단체인

흰 복면을 쓴 KKK단원들이 십자가를 앞세워 흑인들을 죽이고

핍박하는 장면이 비단 이 영화 뿐만이 아니라 여러 곳의 영화에서도 볼 수 있다.

그 들이 내 세운 십자가는 어떤 의미였을까?

또 흑인들이 가슴에 새긴 십자가는 또 어떤 의미였을까?

 

흑인 인권운동하는 아들을 내 쫒고,

베트남 전쟁에 나간 아들이 전사자로 돌아오고..

흑인들의 사회 참여가 높아 지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흑인들이 인권문제와 함께

가족 모두를 잃은 후 흑인 차별문제가 서서히 순종만 배웠던 버틀러에게도 변화가 생긴다.

 

어제 만델라 대통령이 95세로 사망했다.

대표적인 흑인 탄압국가인 남아공을 변화하게 만든 만델라.

마치 미국의 링컨대통령같이 노예 해방운동을 하고 흑인들의 인권을 되찾은 위인.

역사는 한 사람의 노력으로 바뀔 수 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커다란 세력이 있겠지만...

 

영화에서 대통령들의 취미생활이라던지

그 들이 쓰던 접시들 그리고 작은 소품들을

영화의 순간처럼 지나치지 말고 천천히 느린 화면으로 보면서

하나 하나 확인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버틀러의 부인으로 나오는 세계적인 흑인 유명인사 오프라 윈프리와

비록 단역이지만 소년 시절의 게인즈의 엄마로 나오는 흑인 가수 머라이어 캐리 등

흑인을 대표하는 유명인들의 출연이 영화의 비중을 얘기해 주고 있다.

 

묵묵히 대통령을 보좌했던 버틀러처럼

묵묵히 미국을 위해 희생했던 흑인들의 삶이 영화를 통해 보여진다.

 

'한 편의 예술 작품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 는 사실을 나는 믿는다.

 

영화를 보면 세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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