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미주방문기

미국 휴스턴

carmina 2013. 12. 5. 17:01

 


1999. 7. 16

 

출국 시간에 맞추어 공항을 나갈려다 보니 혼자 점심을 일찍 먹으러 갈 수 밖에 없어 잘 가는 식당을 찾아 가니 오늘의 점심은 콩나물밥이라 한다. 콩나물이 싫어 다른 것을 시켜 먹었다.

 

비행기 타면 제일 먼저 보는 것이 영화프로그램.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인 ‘매트릭스’는 유럽편에만 제공된다. 이번 미국여행에는 제목도 생소한 ‘The other Sister’ 와 ‘October Sky’ 두 편. 주연배우들도 거의 생소한 이름들이라 기대를 포기하고 말았다.

 

대한 항공 기내식으로 제공되는 메뉴는 비빔밥과 농어 요리중 선택하는 것이 몇 달 동안 거의 변함이 없다고 스튜어디스에게 투덜대니 오늘 비빔밥은 콩나물 비빔밥이라 한다. 남들은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무척 선호하는데 나는 이것을 거의 먹지 않는다. 거기다가 오늘은 왜 이리 자꾸 콩나물이 먹기 싫지?

 

기내도서도 마땅히 볼 만한 것이 없어 일본 소설을 하나 뒤적거리다가 너무 재미가 없어 헤드폰으로 기내음악인 모잘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으며 얕은 잠에 빠져 든다. 잠결에 언뜻 보니 영화가 이미 시작되었다. 채널을 바꾸어 진부할 것 같은 영화를 보다가 점점 몰입해 갔다. 나이는 비록 많지만 정신과 사고능력이 늦는 장애인들끼리의 사랑을 그린 영화인데, 그 사랑이야기 보다는 비록 장애인인 딸이지만 잘 키우려 애쓰는 엄마와의 갈등이 더 흥미롭다.

 

사회적으로 상류층에 있는 자신의 눈높이에 맞추어 장애인인 막내 딸의 생활환경을 바꾸려 애쓰는 엄마의 마음을 딸은 전혀 듣지 않는다. 거기다가 딸이 혼자 독립하기 원하는 마음을 마치 물가에 내어 놓은 애들처럼 맘에 안 들어 한다.

 

영화는 거의 끝날 때까지 수없이 딸들과 엄마의 갈등을 그려 놓는다. 레즈비언을 옹호하는 운동을 하면서도 둘째 딸이 동성연애하는 것은 반대하는 엄마. 사회적으로 기반이 잡힌 사람과 결혼하는 큰 딸의 결혼식은 만 천하에 알리고 싶어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쓰고 성대하게 거행하는 엄마. 이 결혼식장에서 장애인인 막내딸의 애인이 소란을 피어 결혼은 엉망이 되고, 막내딸은 이날 엄마에게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며 그 동안 쌓아 왔던 울분을 털어 놓는다. 스프링쿨러가 여기 저기서 막 터지는 골프장의 잔디밭에서…..

 

이런 엄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가히 본인의 사회적인 체면을 위한 사랑일 뿐이고 진정 딸 들이 원하는 것은 내가 모두 다 알아서 한다고 자부하는 어긋난 사랑이다.

 

반면에 아빠는 전적으로 딸들 편이다. 자칫 아내의 눈에 보기에는 무관심한 남편으로 보이고 자식에 대한 사랑이 없는 아빠로 보이지만 그 사랑은 생각하는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딸들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고 모든 것을 딸들 편에 서서 옹호해 준다.

 

결국 장애인인 막내딸은 같은 장애인과 결혼하고 결혼식 후 신랑 신부가 퇴장하는 길에 마음을 바꾼 엄마와 사랑과 이해의 포옹을 한다. 또한 레즈비언인 둘째 딸의 애인까지 소개 받는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장애인 남자가 좋아하는 마칭밴드가 결혼식 후 아내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힘찬 행진곡을 연주하며 길을 지나가고 그 뒤를 따라 빨간 차를 타고 신혼 여행을 떠나는 장애인 부부의 모습이 멀어지는 것으로 끝난다.

 

두 번째 본 영화는 실화로서 살아있는 인물의 어린 시절을 그린 작품이다. 마침 그 사람이 내가 이번에 가는 곳인 휴스톤에 직장이 있어 더욱 인상 깊은 영화였다. 영화의 무대는 1950년 중반 소련이 처음으로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을 본 미국 어느 주의 탄광촌이다.

 

우주는 물론 지상과도 격리된 삶을 사는 광부들, 그 들에게는 우주는 넘어가지 못할 벽이며, 소련 인공위성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가지고 사는 아주 지극히 평범하고 자신의 주어진 삶에 충실하며 사는 소시민들이고 그 들은 자신의 직업이 바로 애국이라고 생각을 하며, 땅 속의 세계 외에 새로운 미지의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훌륭한 광부는 땅의 성질을 잘 알고 있고, 온갖 역경이 다가 와도 많은 석탄을 캘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의지가 굳은 아버지와 직업의 대를 이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아버지의 굴레를 벗어나고픈 아들.

 

형은 미식축구를 잘해 먼 외지의 대학으로 특기 장학생으로 나갈 수 있었으나 동생인 주인공은 공부도 변변히 못하는 평범하고 그 고장을 벗어나지 않는 한 탄광으로 들어가 아버지의 대를 잇는 것이 유일한 인생일 뿐이다.

 

로켓을 만들어 보겠다고 무모하게 시도하는 동생, 클라스내에 공부벌레로 왕따 당하는 친구에게 접근해 그의 지식을 빌린다. 그리고 이러한 발명에의 꿈을 키우는데 적극적으로 도와 주는 여선생과, 그러한 학생들의 무모함이 눈에 거슬리는 교장 선생님과의 대립.

 

광부의 아들로 키우려는 아버지와 로켓을 만들어 다른 세계로 나가고 싶은 아들사이의 갈등은 계속 부딪히면서도 수 없는 발사 시도 끝에 드디어 많은 동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사에 성공하나 로켓때문이라고 추정되는 산불로 인해 경찰에 연행되는 바람에 아들의 꿈을 일순간에 무너져 버리고 아들은 부상당한 아버지를 대신하여 탄광의 깊은 갱도로 들어가 버린다.

 

자칫 어린 과학자의 로켓 발명에 대한 꿈이 사라지는가 싶었지만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기를 여선생님의 독려로 다시 아들은 로켓에 대해 재 도전하고 산불도 로켓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수학적으로 풀어내고 증거물을 찾아 낸다.

 

이로 인해 마음을 바꾼 교장도 주립 발명대회에 나갈 것을 권유하고 최고상을 받은 주인공은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로켓의 발사를 시연하고 부자간의 오랜 갈등은 서로를 이해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우연히 두 편의 영화가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을 나타내는 잔잔한 영화로서 아들을 키우는 아빠인 내 자신을 반성해 볼 기회를 가졌다.

 

무척이나 피곤한 여행, 밤을 꼬박 새우고 잠을 이기지 못할 정도의 시간이면 비행기에서 내려야만 한다.

미국은 세계의 인종들이 골고루 모여 사는 곳이지만 인종 차별이 참으로 심한 나라이다. 국내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콘티넨탈 에어의 좌석을 배정 받아 보니 이민족들은 뒷 편으로 따로 몰아 넣는다. 내 좌석은 맨 끝 열 맨 마지막 번호이고 내 주위의 사람들도 모두 이민족이다. 인도인, 필리핀인 등 등.

 

속으로 투덜거리며 자리를 잡고는 너무 피곤하여 비행기가 이륙도 하기 전에 내 몸은 한참 꿈나라로 가 버렸다. 기류 변화로 비행기의 흔들림에 잠을 깨어 보니 내 앞에 식사가 준비되어 있고 비행 시간상으로는 이미 거의 도착시간이다.

 

공항에 도착하여 짐 나오기를 기다리니 모든 짐이 다 나온 것 같은데도 내 짐이 나오지 않는다.

‘아차, 이거 사고구나. 분명히 짐이 적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짐이 안 오면 서류를 모두 다시 만들어야 하니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서둘러 분실된 짐을 신고하기 위해 접수를 하고 행여나 해서 다시 한 번 가보니 그 뒤로 짐을 한 차례 더 갖다 놓았는지 내 가방이 눈에 보인다. 얼마나 반가왔던지…

 

처음 오는 곳은 아니지만 매번 올 때마다 느끼는 것들.

땅이 넓은 나라라는 것을 실감나게 해 주는 고속도로와 완만한 고가 차도의 곡선 그리고 드문 드문 떨어져 있는 집들과 빌딩들. 넓은 주차장 시설, 모든 것에 여유가 있다. 잘 다듬어진 잔디, 도시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지사원들과 같이 저녁식사를 위해 찾아 간 곳은 한국식당. 다른 나라의 한국식당과는 좀 다르게 실내 장식이 잘 꾸며 있고, 손님들이 한국인들은 물론이고 외국인도 많다. 그러나 예의 시끄러움은 여전하고, 일하는 사람을 부르는 소리도 어디나 다름 없다. 왜 우리는 이렇게 소란스러운 식사를 하여야 하는가?

 

호텔로 돌아오는 길가의 주택들이 캄캄하기 그지없다. 모든 주택 앞에 조그만 등 하나만 켜져 있을 뿐, 나무와 적은 숲으로 가리워져 집이 있는지 없는지 어둠 속에서 구분이 잘 안되고 늘 아파트의 밝은 불 빛이나 거리의 네온 사인이 환한 가게들을 보아오며 생활해 온 우리로서는 이런 고요와 적막이 너무 이상하게만 보인다.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인데….

커다란 호텔방에서 여유있는 잠을 청한다.
 
휴스톤에 볼 것들.(NASA, Sea World)

당초 하루를 여유있게 잡았기에 토요일은 직원 한 명에게 양해를 구해, 휴스톤 관광을 부탁했다. 그간 휴스톤에 몇 번 와 보기는 했지만 늘 업무만 보고 돌아 갔기에 우주항공기지(NASA)에 대해서 말만 많이 들었지, 별로 볼 것이 없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 번은 가보아야 할 것 같아 일정을 잡았다.

우주항공기지 외에 휴스톤이 바닷가이기에 대규모 수족관이 있는 무디가든이 유명하다는 얘기는 이미 알고 있어 하루에 모두 돌아 볼 수 있었다.

 

아침 8시 반에 한적한 도로를 따라 도심을 벗어나 바닷가로 가는 45 번 도로는 시속 120키로를 내도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신호등 하나 없는 길은 자칫 졸음 운전에 빠지기 쉬은 코스지만 아직 아침이라 안심한다.

차가 막히지 않아서 NASA에 일찍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여기를 Johnson Space Center라고 불리워 진다.아마 미국의 존슨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우리 나라에도 이렇게 대통령 이름을 붙일 만한 시설이 있을까?  설혹 있었다 해도 정권이 바뀌면 그 시설들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별로 크지 않는 빌딩 앞의 매표소에는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많지 않고 여유가 있다. 대부분이 반 바지 차림이다. 나도 반바지는 준비했지만 운동화가 없어 포기하고 말았다.

 

NASA의 관광시설은 거의가 어린이들을 시설들로, 가상 우주선 발사, 각 행성에 따른 몸무게 비교, 시설들을 컴퓨터 모니터로 볼 수 있고, 아이맥스 영화관이 있어 우주의 신비를 볼 수 있다. 트램버스 즉 코끼리 버스를 타고 가는 세가지 코스가 있는데, 우주인 훈련소, 우주 제어 센터 그리고 귀환용 우주선인 콜럼비아 호를 관광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각 코스는 모두 직원들이 실제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오늘은 휴일이라 빈 사무실 뿐이다. 트램 버스는 사람을 가득 싣고 옥외에 전시되어 있는 우주선의 실제 모습을 보여 준다. 그리고 다음에 간 곳은 콜럼비아 호를 제작한 곳이라고 하는데 썰렁한 공간에 안내원의 설명 그리고 미리 준비된 비데오만 가득하다.

승객 귀환용 우주선을 비행기 타입으로 만들어 많은 자금을 절약했다는 내용이 오래 계속되고 그 다음 빌딩에는 우주인들이 우주 공간에서 생활할 때 모든 우주선의 시설에 익숙해 지도록 실측 모델로 만들어 진 우주선에서 활동하는 것처럼 대형 우주선이 각 구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특별한 감동을 받지 못하고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 오는 길에 대형 우주선이 있는 야외 전시장에 들렀다. 우주선이 출발할 때 추진 점화가 나오는 곳이 사람키보다 훨씬 더 크다. 그리고 그 기기에 있는 각종 배선 및 배관이 마치 사람의 신경망처럼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어 우주선을 한번 발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 줄 실감나게 한다.

 

다음 버스타고 간 곳은 우주인들이 무중력 상태를 체험할 수 있는 대형 풀이 있다. 풀 안에 우주선의 주요 부분이 들어 가 있고 그곳에서 철저한 훈련을 쌓는다고 한다. 그리고 또한 우주선에 문제가 있을 경우 같은 상황하에서 점검이 가능하도록 모든 시설이 같은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한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이동 중에 보여 주는 비데오 내용 중에 시설에 대해 설명하는 사람들이 모두 여성들이고 아주 중추적인 역할들을 하고 있는 것이며, 또한 비교적 젊은 여성들이다.

 

그러나 그러한 여성의 지위는 NASA에도 처음부터 동등한 취급을 받은 것이 아님을 역대 우주인들의 사진이 걸려 있는 전시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우주선이 최초 발사된 이후 몇 년 동안 여성우주인은 없었으며 또한 흑인 우주인도 여성보다 더 늦게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점심을 간단히 햄버거 하나로 때우고 휴스톤의 바닷가 위락시설인Moody Garden으로 가는 45번 국도에서 하늘을 보니 비행기가 한 대 선회하고 있고 그 밑에 무언가를 달고 다니기에 가만히 보니 ‘무디 가든’이라고 크게 써서 달고 다니는 홍보용 비행기이다. 우리가 지금 가는 곳.

 

무디 가든은 바닷가에 대형 수족관이 있고, 커다란 아이맥스 영화관, 그리고 각종 전시가 열리는 곳이다. 건물을 청색 피라미드와 유리형의 피라미드형으로 크게 두개 만들어 놓았기에 멀리서도 금방 눈에 뜨인다.

 

수 없이 좋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한국인이 거의 보이지 않는 많은 군중속에서 티켓을 구입한다. 이러한 매표 시스템도 잘 되어 있고 안내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군중 속에서 매번 놀라는 것은 미국 특유의 뚱뚱이들. 얼마나 엉덩이가 크고, 허리가 큰지 걸어다니기도 힘들 정도의 몸집이 수없이 많이 보인다. 그들은 먹는 것을 잠시도 쉬지 않는다.

 

긴 줄 속에서 무엇을 볼지 우선 정해야 했고, 계획을 잘 세워야 했다. 다른 것은 크게 눈에 띄는 것이 없고 수족관이 가장 이채로왔다. 남극 북극의 어류들 및 수상 동물들을 대형 수족관에 넣어 놓고 사람들이 물 밑으로 내려가서 유리벽을 통해 관람을 한다. 펭귄, 물개, 상어는 물론이고 이름도 기억하기 힘든 어류들, 산호들이 바로 눈 앞에서 평행으로 보인다. 그 안에서 유유히 유영하는 잠수부가 있는데 유난히 물고기들이 그 잠수부 주위에 몰려 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수족관 건물에 한 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지 않도록 적당히 시간을 두어 손님을 입장시키는 계획, 물고기를 손으로 만지게도 하는 배려가 돋보였고, 각종 물고기 미니어쳐들이 예쁜 모습으로 관광객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비록 조금 비싼 듯한 입장료지만, 이 곳 수족관 하나는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시설과 고기 종류들을 보는 것으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리고 또한 열대 식물들과 곤충들 그리고 새들을 전시해 놓은 곳에서는 정말 시원한 정글의 내음이 코를 찔렀고, 각종 새들의 울음소리와 대형 물고기들이 보는 사람들의 넋을 놓게 한다. 박쥐를 관람하는 곳은 사람들의 줄이 너무 길어 다음 예약된 장소에 시간적으로 못댈 것 같아 포기했다.

 

7시에 마지막 아이맥스 영화를 보고 밖으로 나오니 바닷가의 출렁임이 동해안의 모습을 연상케 하나 주위 모습은 사뭇 다르다. 각각 특색있는 식당의 건물들, 바닷가 뚝에 당연히 있어야 할 장삿군들이 보이지 않고, 바닷가 바로 옆에서 아무도 음식물을 파는 사람이 없고 먹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바닷가는 당연히 깨끗하고, 쓰레기 하나 밀려 다니지 않는다.

 

매번 이런 것을 볼 때마다 우리의 음식 문화가 얼마나 달라져야 하는지 실감한다. 차도 옆에 조금 넓은 인도 길이 있어 4인용 자전거를 즐기는 가족들이 많이 보인다. 비록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거리지만 함부로 길을 건너는 사람은 보이지 않지만, 어느 길에선가 수영복 차림에 길을 건너려던 아가씨가 차들이 서 주지 않자, 차도 한 복판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차를 세워 달라는 애교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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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세우고 바다 바람을 맞았다. 파도치는 멕시코 만의 물결들과 옷을 입은 채로 바다로 뛰어 드는 사람들의 무리를 본다. 그리고 그 들을 감시하는 인명 구조대. 비록 수영하는 곳이 아니라고 써 붙인 팻말은 있지만 사람들은 바다로 첨벙 첨벙 걸어 들어 가고 그 들을 아무 말없이 주시하는 인명 구조대의 모습이 이채롭다. 자유와 의무인가?

 

돌아오는 길을 잘 못 들어 한 참을 바닷가 드라이브를 하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먼 길을 졸음을 참아가며 운전하는 직원이 고마웠다.
 
멋이 있는 레스토랑

중동에 가면 꼭 먹고 싶은 것이 양고기이고, 미국을 오면 스테이크와 바닷 가재였는데 요즘은 하나 더 늘었다. 게요리. 주로 킹 크랩이라고 하는 게 요리를 멕시코에서 먹어 본 뒤로 맛을 알아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저녁에 킹 크랩요리를 잘하고 젊은이들이 많이 온다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조(JOE) 레스토랑.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이미 레스토랑 주차장은 차를 댈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고, 밖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예약을 하기 위해 문을 열고 들어 가니 실내가 무척 넓고 크리스마스의 파티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천장에 수없이 많은 전구들이 반짝거리고 오색 줄들이 드리워져 있으며 해물 요리를 전용으로 하는 식당 답게 내부 구조가 바다와 많이 관련되어 있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

 

이름을 예약하고 밖에 나와 손님들의 대기 장소로 나오니 이러한 대기 장소조차 손님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편안한 시설들을 해 놓았다. 벤치와 분수대 주위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젊은이들이 포옹을 하고 있고 밖에서 미리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하긴 그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기 중인 손님들에게 미리 음료를 파는 것. 우리도 맥주를 하나 씩 사서 기다리는 지루함을 덜었다. 그러다가 밖에 있는 탁자를 보니 마침 비어 있기에 순서가 아직 멀었는데 앉아도 되는가 물어 보니 시원해 보이는 남 종업원이 자기가 해결해 주겠다며 안내 데스크에 다녀 오더니 우리보고 주문하라 한다.

 

직원은 조그만 게요리, 나는 킹 크랩을 주문했다. 모두 알라스카 산이라 한다. 음식이 나왔을 때 직원 것을 보니 우리나라의 영덕게와 비슷했지만 내 것은 거의 괴물게를 연상케할 정도로 다리에 뿔이 수없이 돋아 있는 별종이다. 이 킹 크랩의 실제 모습을 그 다음날 무디 가든에서 실제로 보았는데 과연 바다 밑의 공룡이라 할 정도로 기괴한 모습이었다.

 

음식이 주문되어 그 맛있는 게를 조그만 삼지창으로 깊숙히 파 내며 버터액과 함께 즐기고 있는데 신나는 음악이 나오니 내 옆에서 식사하는 가족 중 조그만 여자 아이가 일어 나더니 신나게 춤을 춘다. 그 입 아빠는 몸무게가 너무 뚱뚱해서 앉은 의자가 안 보일 정도이다. 아이가 손님들 앞에서 신나게 춤을 추어도 부모 중 누구도 제지하지 않는다. 미국적인 교육인가?

 

역시 새로운 손님들이 들어와도 음악이 흥겨우면 나이를 고하간에 몸을 흔들며 들어 와 앉는다.

그보다 재미 있는 것은 실내에서 갑자기 음악다방 디스크 자키를 연상케하는 시끄러운 고함소리가 나오더니 갑자기 식사하는 손님들을 일으켜 세우고 춤을 유도한다. 모두 일어나서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 같음을 연상케 한다. ‘아이 아이 아이 오’하고 디제이가 선창하면 모두들 같은 멜로디와 소리로 후창을 하고 그러한 즐거움이 잠시동안 손님들을 무척이나 흥겹게 한다. 생일을 맞은 손님들을 위해 종업원들이 신나게 노래를 해 주고 댄스 경연대회를 열어 손님들에게 상도 준다.

 

손님들은 음식 뿐만이 아니라, 요란한 실내 장식에 맞는 파티를 즐기고 있다. 미국식의 자유로움인가? 어느 누구 하나 시끄럽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

 

그 많은 무리 중에 한 명, 양복입고 넥타이를 맨 내 모습이 갑자기 초라해 보임은 왜 그랬을까?

이렇게 자유로움속에 자란 미국의 젊은이들이 세계를 지배하는 사람들이 됨을 볼 때 우리 교육에 분명 무언가 잘 못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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