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미주방문기

2008년 멕시코

carmina 2013. 12. 5. 17:11

실로 몇년만의 멕시코방문인가.

 

먼저 다니전 직장을  그만둔 뒤로 미국쪽으로 다녀보질 못했는데..

1년간 연기되어 왔던 멕시코의 프로젝트가 드디어 시작되어 출장 기회가 생겼다.

 

제일 먼저 5년전 무작정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가 영주권을 받지 못하고 한국에 한번도 나오지 못한 친구에게 얼굴이나 보자고 알렸다. 워낙 급하게 이루어진 출장이라 선물도 생각못하고 기내에서 애들 줄 초코렛만 구입하고.. 

 

입국심사대에서 양손의 지문을 찍고 사진을 찍으니 묘한 감정이 든다. 이젠 나도 국제적인 정보망에 내 신상정보가 올라 있구나 하는 야릇한 기분. 

 

LA 공항에서 친구의 얼굴볼 시간 겨우 1시간 남짓. 그래도 친구는 아침에 사업장에 나가야 함에도 다른 친구와 함께 공항을 나와 주었다.

 

무척 힘들었음에도 얼굴은 밝다. 훤하게 머리가 더 빛나고, 우린 서로 끌어안고 한참을 있었다.  이제 커버린 둘째 딸이 차가 없어 학교 가는데 불편하다고 걱정하고.. 나이 20살이 넘으면 학비도 5배나 뛴다며 걱정한다. 그러나 높이 계신 분이 다 이루어 주시겠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친구가 자랑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친구들과 대화 도중 갑자기 친구가 긴장한 얼굴로 잠시 기다려 보라 한다. 지금 흔들리지 않았느냐고..  그러고 보니 대화도중 어떠한 움직임이 있었던 것 같다. 지진인가? 비행기 때문에 생긴 진동은 아닌 것 같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멕시코로 가는 멕시카나 에어라인은 공항 청사내의 1층에서 별도로 수속한다. 요즘은 세계 어느 공항을 가도 모두 증축 중이다. 최근에 내가 가본 지역이 하나같이 공항을 넓히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니 세계가 좁아진다는 의미겠지. 

 

아니나 다를까 멕시코 공항도 이전에 보아오던 공항이 아니다. 그토록 초라하던 공항이 이젠 현대식으로 바뀌어 있고 입국하는 손님들도 면세점 코너를 지나칠 수 있게 해서인지 공항이 무척 복잡하다.

 

멕시코에 왔음을 알리는 제일 처음 모습. 공항 내에서 열렬히 키스하는 젊은이들. 에스컬레이터나 무빙워크로 이동하는 그 짧은 거리에서도 꼭 끌어안고 여자가 지극히 사랑하는 눈짓으로 남자를 보고 남자도 여자가 너무 이쁜 듯이 손으로 감싸고 키스를 나누고 있다.

 

이전 멕시코 여행시마다 제일 기분좋게 바라보던 풍경들.. 요즘도 한국에서 젊은애들이 많이 이런 키스를 나누지만 여기처럼 정열적이진 못하다.

 

입국 짐 확인은 여전히 복골복이다. 단추를 눌러 파란불이 나오면 통과, 빨간 불이 나오면 의심되는 짐이 있던 없던 검사해야 한다.

 

어둠 속의 공항. 차가 끝없이 밀려있다. 여전히 차선위반 운행도 변함이 없다. 거리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길가의 집들도 불이 꺼져 있다. 낯익은 길들이 눈에 보인다. 도심으로 향하는 큰길들 골목길들..

 

차가 도심으로 들어서고 네온사인을 밝힌 커다란 식당옆을 지날 때 멕시코 음악이 크게 울린다. 보통 큰 멕시코 식당들은 마리아치가 상주하며 연주를 한다. 그토록 자주 보던 앙헬타워가 눈 앞에 있다.

 

지사의 직원들이 회식중이라며 호텔로 가기 전에 식당으로 갔다. 도착하자 마자 한국음식. 아니 한국음식점이지만 일식요리가 나왔다. 낯익은 얼굴들이 그곳에 있다. 참이슬 소주와 내가 좋아하는 회와 그리고 잠시 후 내온 랍스터 회. 귀한 것일텐데...맛도 있다.

 

긴 여행 후 침대에서 잠을 설친다. 내가 잠을 잘 수나 있을까 하며 새벽 3시정도까지 이리 저리 뒤척거리다가 아침 6시 모닝콜에 일어난 걸 보니 그래도 2 ~ 3시간정도는 눈을 붙인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아침 호텔 주변에는 멕시코 전통 히스패닉 원주민들이 애들을 데리고 인형같은 것을 팔고 있다. 우리나라 아침 출근 길 여기 저기 급조된 포장마차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팔 듯 이곳도 간단한 식사들을 만들어 팔고 직장인들이 서서 아침을 즐기고 있다.

 

호텔에서 아침을 제공하기에 그런 현지인의 아침을 즐길 기회가 없음이 아쉽지만..외국인들이 우리의 포장마차음식이 불결함을 느끼듯이 나도 이곳 아침 거리음식이 불결한 것 같아 선듯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번 멕시코 출장에 목적인 국영석유회사 강당에 도착하니..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이전 직장 사람들, 그리고 이전 직장에서 업무차 만났던 외국인들.  이제는 거의 잊어버린 스페인어들이 온통 내 주위에서 난무한다.

 

종일 사무실에서 업무 후 저녁을 먹으러 직장동료들과 밤거리로 나갔다. 비가 온다. 그리 쏟아지지 않는 비이기에 맞으며 걸었다.  어디로 갈까..동료들은 멕시코가 처음이라 한다. 내가 안내해야지. 다른 이의 추천으로 스테이크 맛이 좋다는 앙구스라는 식당을 찾았다.  

 

길을 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호객을 한다. 분명 여자들이 이쁜 곳이 있다는 말이겠지.. 그러나 따라가면 낭패를 본다. 절대 금지

앙구스라는 곳을 찾았다. 이 곳의 종업원여자들은 거의 글래머 수준이고 옷도 일부러 야하게 입었다. 터질듯한 가슴을 일부러 반쯤 내 놓고 손님앞에서 서빙을 한다. 이 곳만의 영업전략이다.

 

메뉴를 보니 티본스테이크와 Rib Eye가 약 3만원, 3명이 스테이크 2개를 시키고 샐러드 하나 시키니 직원들이 나보고 이상한 듯이 본다. 너무 적은 것 아니냐고.. 두고 보시라..외국식당 스테이크가 얼마나 큰지..

 

이곳에선 내가 어떤 것을 주문하는지 그리고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생고기를 직접 가지고 와서 보여준다. 시뻘건 고기를 이 것 저것 보여 준다. 벌써 침이 도네..

 

아니나 다를까? 비록 2인분만 시켰지만 양이 푸짐하다. 사진 하나 찍어 두고.. 철판위에 지글지글 끓는 고기와 잘 익은 감자. 칼로 부드럽게 썰려지는 고기를 입에 넣으니 역시 부드럽고 입에서 녹는다. 역시 고기는 원산지에서 나온 얼리지 않은 고기를 먹어야 해. 마치 한우같이.. 

 

맛있다 라는 말을 연발하며 정신없이 먹다 보니 철판위에 T자형의 뼈만 남기고 깨끗이 비웠다. 

 

조금씩 사람들이 몰려 오는데 주로 남자손님들이다. 아마 이 곳의 종업원들 모습이 여자랑 같이 와서 식사하기엔 종업원들이 너무 고혹적이다. 혼자 와서 백주 한 잔 놓고 시간 때우는 이도 있고 종업원들은 그런 이에게도 얘기를 열심히 나누어 준다.

 

식사 후 우리 일행중 총각사원과 우리에게 서빙했던 아가씨와 사진 하나 찍어 준다.  싫다 하지 않고 웃으며 포즈를 취해주는 아가씨의 모습에서 철저한 직업정신이 보인다.

 

비가 아직 부슬 부슬 내린다. 데낄라 한잔 하자 하고 제일 큰 거리에 사람들이 도로까지 점유한 채 무척 많이 몰려 있고 음악이 시끄러운 집으로 찾아갔다. 빼곡이 들어 찬 손님들 틈에 실외에 겨우 3명 자리 하나 찾아서 데낄라 한잔씩 주문. 데낄라와 레몬 한 조각이 곁들여 나온다. 이곳에선 안주란 필요없다. 총각 사원은 건배 하니 원샷에 들이킨다. 외국의 이런 술집에선 그렇게 먹는게 아니라고 가르치고.. 술을 즐기지 말고 기분을 즐기라고 말해 준다.

 

내 앞 테이블에 앉아 있는 연인이 열심히 사랑의 표현을 한다. 양철로 만든 작은 버켓안에 맥주가 몇 병 채워져 있고 둘이 끊임없이 마시고 키스하고 포옹하고 속삭인다. 여자도 이쁘고 남자도 멋있어 보인다.

 

신나는 음악이 계속되니 왼쪽 테이블에 있는 연인커플이 일어나더니 거의 움직일 수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신나게 춤을 춘다. 서로 호흡이 잘 맞는 댄스. 아무도 춤을 추지 않은 분위기에서 남이야 술을 마시던 말던 그들은  거의 무아지경으로 춤을 춘다. 여자도 생글 생글 웃으며 실컷 춤을 추고 나더니 또 맥주를 들이킨다.

 

모두 다 들떠있다. 이런 곳이 멕시코 아니 메히꼬이다.

 

오늘은 긴 밤을 잘 수 있을려나..

 

2008년 8월 16일 토요일..

 

세명이 관광을 하기로 했다. 멕시코에 처음인 두 사람과 몇 번째 다녀본 나. 갈 곳은 피라미드, 소칼로 광장, 인류학 박물관, 모두 몇 번씩 다녀 본 곳이지만 동행하기로 했다.

 

승용차를 타고 먼길을 간다. 늘 매연이 가득한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멕시코의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인다. 길가의 모든 벽에 가득한 그림형상의 문자들. 그라피티가 끝없이 이어진다. 땅이 넓은 나리임에도 산꼭대기까지 이어지는 낮은 주택의 무리들. 도무지 차가 올라갈 수 없는 경사임이 분명한데도 도무지 공간이 없을 정도로 허름한 집들이 가득하다.

 

아마 내 생각으로는 지난 1985년 멕시코 대 지진때 비교적 안전했던 산악지대에 주민들이 옮겨가지 않았나 추측한다.

 

주말이라 한적한 도로지만 어느 곳엔 차가 가득 밀려 있다. 이전에도 피라미드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가 있었던가. 고속도로로 접어들고 커다란 선인장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길을 가는 차량들도 주로 유럽차량들이 많지만 몇 십년동안 운행했음직한 고물차들도 역시 쌩쌩 잘도 다닌다.

 

1시간 정도 달렸나... 피라미드 입구. 차가 있어 중간입구까지 들어가 편한 피라미드 관광을 시작했다.

 

피라미드는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가 있는 데 입구 쪽에 있는 것이 태양이 피라미드이다.  약간 남성적으로 보이고 달의 피라미드는 약간 부드러움을 띤 여성의 모습같이 보인다.

 

여전히 피라미드는 그 모습 그대로 일테지만 8년전 왔을 때와는 무언가 다른 것 같다. 당시에 여기 저기 무너진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 이전처럼 무너진 곳을 보이지 않는다. 그간 개축을 많이 신경을 쓴 것이 보인다.     

 

아직도 흙피리를 불며 전통공예제품을 파는 이들이 옆에 오며 하나 사라고 부추긴다. 길을 따라 피라미드로 올라간다. 만만치 않은 높이. 그러나 저 정도쯤이야.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경비원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굳이 있어야 할 필요가 없는 곳들에 그냥 한적하게 앉아서 지키기도 하고 여행객들에게 친절히 인사도 하고..

 

가파른 경사길..자꾸 영화 아포칼립토가 생각난다. 정말 수백년전에 이 곳 제단에서 사람이 제물로 바쳐지고 목이 잘려져 이 곳 계단을 통해 던져졌을까?

 

그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단어를 여기서 보았다.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를 잇는 길고 넓은 길의 이름이 "죽음의 길"

그래..맞아..이 곳으로 가는 길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었어.

신에게 바칠 산제물로 내정된 이들이 걸어가는 긴 길이었어 

 

무너졌던 피라미드 곳곳이 잘 정돈되어 있고 행여 부실했던 축대들이 세멘트로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다. 돌로 쌓았던 피라미드가 이젠 세멘트로 돌과 돌 사이를 가지런히 정돈시켜 놓았다.

 

중간정도에서 피라미드주위를 천천히 한 바퀴 도니 주위의 편해보이는 자연의 모습이 보인다. 건물하나 보이지 않고 수풀만 가득한 사방중 3면에 그리 높지 않은 산이 솟아 있다. 아마 이 곳에 마야문명이 거대한 도시를 만들었을 때 지정학적인 면을 고려했으리라.

 

지금 눈으로 보기에도 이 곳의 도시 규모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집터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많은 집터들이 보이고 눈에 보이는 것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니 완벽하게 사라진 부분까지 계산하면 얼마나 더 많았을까?

 

간단히 짐작할 수 있는 방법이 피라미드를 잇는 대로이다. 어찌나 넓은지 우리 광화문 앞 도로 넓이에 거리는 무척이나 긴 대로가 예나 지금이나 같은 모습의 길과 키가 낮은 잡풀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달의 피라미드 뒤로 비슷한 규모의 산이 뒤에 자리 잡고  있다. 다시 한 단계를 올라 산 정상. 이미 몇 몇 외국인들이 정상의 시원함을 즐기고 있다.

 

어떤 커플은 열심히 키스하며 즐기고 어떤 이는 정좌한 자세로 기를 모으며 즐기고, 어떤 이는 책을 보며 즐기고 어떤 이는 샌드위치를 먹으며, 어떤 이는 조용히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바라보며 즐기고 있다.

 

평생 눈에 익은 인종 세명이 올라온다오가는 대화가 한국말챙이 넓은 이쁘게 생긴 여자가 우리보고 우리 회사 이름들 대며 그 회사냐고 묻는다. 어찌 그리 한번에 아는지...아가씨는 어디에 사느냐 했더니 이곳에 산단다. 자기도 나랑 같은 그룹 직원이라고..

 

지난 번 이 곳에 왔을때도 그러했는데 이번에도 정상에 올라온 외국인과 같이 포즈를 취했다.

 

피라미드를 내려와 죽음의 거리를 걷는다. 멀리 달의 피라밋. 팔을 벌리고 걸어 본다. 힘껏 숨을 쉬어 본다. 하얀 개 한마리가 어슬렁거린다. 길 옆에 조그만 벽화가 하나 있다. 퓨마가 그려져 있다. 맞아 아포칼립토에도 퓨마가 나왔어. 아마..그런 영화의 소재들이 이런 배경에서 나왔으리라.

 

달의 피라미드로 가는 길 옆에 다른 여행객들이 가고 있어 따라 가니 8년전에 폐허였던 곳이 이제는 말끔히 재건축되어 정리되어 있다. 무너진 터 밖에 없었고 건물의 잔재밖에 없던 곳에 이젠 돌을 새로 쌓고 세멘트 벽을 세웠으며 나무로 기둥도 세워 놓았다. 앞으로 백년 후면 저 새로 단장된 모습도 몇 천년전의 모습으로 비쳐 지리라.

 

이미 태양의 피라미드를 올라가서인지 달의 피라미드로 올라가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우리도 발길을 돌려 다시 입구쪽으로 오니 입구에 박물관이 보인다.

 

1994년에 지었다는데 내가 왜 못봤을까?  아..그렇다 이쪽 입구로는 내가 와 본적이 없다.  정문에서 죽음의 길로 이어지는 긴 길로 다녔을 뿐이다. 박물관 들어가는 입구에 커다란 알로에 타입의 넓은 선인장들 표면에 수없이 많은 방문 흔적을 새겨 놓았다.

 

다행히 한국말로 새겨진 흔적은 없다. 박물관엔 마야문명의 유물들, 무덤속에 있던 것들, 그리고 무덤속에 잠들어 뼈만 남은 사람들의 유골들이 전시되어 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인지 피라미드에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버스들과 가이드를 동반한 무리들. 우린 천천히 그 곳을 빠져 나왔다.

 

다시 도시로 진입. 소깔로 광장을 보기 위해 시내로 들어서는데 시내의 교통 혼잡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교통경찰들이 차량들을 통제하는데 쉴새없이 불어대는 호르라기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도시의 아름다움을 해친다. 또한 운전하는 사람들은 교통경찰의 수신호가 조금 마음에 안들거나 신호가 바뀌었는데 진행하지 못하게 하면 쉴새없이 클랙션을 울려댄다. 옆 사람이 울리니 나도 하고...앞에 차가 울려대니 나도 울려댄다.

 

그러니 종일 시내는 시끄럽다. 어제 일한 사무실에서도 그런 걸 느꼈다. 건물에 이중유리창을 하지 않아서인지 밖의 차량 소음과 호르라기 소음 그리고 시시 때때로 울리는 앰블런스의 경적들이 도무지 참지 못할 정도로 시끄럽다.

 

한국이 사대문안에서 자동차경적을 울리지 못하는 것도 새삼 선진국다운 정책임을 새삼 깨닫는다.

 

소깔로 광장으로는 가는 좁은 길. 여자 교통경찰의 끊임없는 소음 주위로 사람들의 행렬이 수없이 밀려간다.  근처 주차장으로 들어가는데 도무지 이건 교통 통제를 어찌 하는지 주차하려는 차와 빠져 나오려는 차들이 진행이 서로 엇갈리게 되어 있다. 그러니 길이 막히고 여기 저기 경적이 울려대고..  그러나 참으로 신기하게도 이런 복잡한 상황하에서도 접촉사고가 나지 않는다.

 

주차를 하고 식당을 찾아 가는데 광장 주변의 골목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행렬이 있는지 그 틈을 헤쳐가는 것도 힘들다. 모두 관광객인가? 아니면 멕시코 사람들인가? 모든 가게에 사람들이 넘쳐 흐른다.

 

겨우 성당 뒷편의 고즈넉한 레스토랑을 찾아 3층의 옥상에 있는 야외테이블에 앉았다. 광장의 모습이 보이고 원주민춤을 추는 무리들의 북소리도 모두 생생하다.

 

맛있는 빵에 아보카도가 들어 있는 샐러드와 비프 스테이크와 오리구이와 왕새우 요리를 와인 반주와 곁들여 한가한 점심을 즐긴다. 

 

레스토랑 건물이 상당히 오래된 건물인듯 곳곳에 클래식한 모습들이 보인다. 양초 장식과 건물의 모자이크 벽화등..

 

광장으로 나오니 제일 먼저 인디언 복장을 한 주술사가 행인들에게 연기를 쐬어 주고 있다. 어느 민족에게나 그런 풍습이 있지만 특이한 약초를 태워 나오는 연기를 몸에 쏘여 주면 악귀와 재앙이 물러가고 혹은 전쟁나가는 전사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주기도 한다.  열 댓명의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어떤 관광객에겐 인디언이 팔을 잡아 당기거나 팔을 뒤로 젖히는 등 병 치료도 겸하고 있다.

 

북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는 인디언 무리가 있다. 동작은 단순하고 힘차게 팔과 다리를 흔들며 춤을 추다가 다시 작은 북소리에 몸동작을 단순하게 하다가 다시 힘찬 북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는 동작을 반복하고 있다. 주위의 어느 꼬마 여자가 그 동작에 맞추어 같이 춤을 추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소깔로 광장의 아주 큰 성당. 이전에는 올 때마다 보수공사라 들어가지 못했는데 오늘은 이 곳을 들어갈 수 있어 좋았다.  로마의 베드로 성전만큼이나 규모가 큰 이 곳 성당안에 사람들이 뒷켠에 조용히 앉아 기도를 드리거나 앞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시끄럽던 성당밖의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이 고요속에 파묻히고 싶다. 이곳에 캐톨릭 음악이 있으면 좋으련만...

 

광장에는 오늘 저녁 무슨 큰 행사가 있는지 행사요원들이 울타리를 치고 트럭에 간이 화장실이 옮겨지고 있다. 건너편 오래된 건물에는 멕시코를 상징하는 커다란 모양의 문양이 반짝이고 있고 2008년에 무언가 특별함을 상징하는 문양이 있다. 올해가 멕시코에 무슨 큰 일이 있는건가..

 

소깔로 광장 주변은 스페인 식민지 통치의 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고 과거 스페인 총독이 살던 곳이 바로 현재 대통령 궁이다. 이 곳에서는 멕시코의 크고 작은 행사들이 열리고 언젠가 뉴스에서 이 광장을 무대로 유명한 사진작가가 수백명을 군중을 나체로 사진찍어 해외토픽에 게재된 적도 있다.

 

디에고 리베라가 그린 벽화를 보기 위해 광장 옆의 대통령 궁으로 들어갔다. 디에고는 유명한 프리다 칼로의 남편으로 피카소 시대의 유명한 화가로 멕시코에 수많은 벽화를 그려 유명하다.

 

멕시코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벽화는 그냥 건성 지나치기엔 너무 상세하게 역사를 설명하고 있어 시간만 있다면 그림 하나 하나 들을 자세히 봐야 할 정도로 의미가 깊다. 나는 이전에 가이드에게 셜명을 들은 바가 있어 일행들에게 그 그림들이 의미하는 내용을 말해 주었다.

 

이전에는 통제가 되었던 대통령궁의 정원도 이젠 개방되어 한가하게 정원을 거닐며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의 모형 앞에서 포즈도 취해 보았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원래 예정되었던 인류학 박물관의 방문은 취소하고 들어가야만 했다. 이렇게 오랜만에 주어진 멕시코에서의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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