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미주방문기

2008년 11월 멕시코

carmina 2013. 12. 5. 17:13

오래전 전 직장에서 일할 때 나이 지긋한 어른 멕시코인 한명이 우리 회사에서 일할 때 사정이 있어 나하고만 둘이 사무실을 얻어 몇 달동안 같이 일한 적이 있었다.

 

이 분이 한국음식을 무척 좋아해서 나하고 점심 먹는 시간에 반드시 한국음식을 같이 먹기로 약속했기에 점심메뉴를 늘 다른 것을 선택하는 내 임무가 있었다.

 

여러가지 한국음식을 골고루 사 먹으며 기분좋은 날들이 금방 지나가고 내가 그 뒤에 멕시코에 가서 몇 주 동안 있을 때는 이 분이 나를 늘 멕시코 전통식당에 데리고 갔다.

 

나또한 멕시코 음식을 종류별로 맛있게 먹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10년이 지나 멕시코에 가서 우연히 다시 만나고 이번에 두번째 출장에 이 분과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다. 호텔에서 만나고 어디 좋은 곳으로 안내하라 했더니 자기 차를 타고 가잔다. 현대 아토즈. 비록 소형이지만 천정이 높아 체구가 큰 자기한테 딱 맞는 차라 한다. 

 

호텔 인근의  멋진 프랑스식의 레스토랑을 찾아 우아한 식사를 즐겼다. 그 분은 달팽이요리를 주문하고 나는 스테이크를 주문. 그리고 우린 예전과 같이 서로 조금씩 나누어 먹었다.  

 

우리는 많은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오랜 친구같이 조근 조근 얘기하고 밤 늦도록 정을 나누었다. 이런 분이랑 업무로 혹시 틀어질 일이 없길 간절히 바란다. 

 

두번째 만난 이..

 

업무차 미팅에 갔는데 많은 현지회사들이 나와 있다. 그 중 내 앞에 앉은 한국기업체 사람. 내가 먼저 다니던 회사다. 뒷 모습이 반가운 얼굴. 이름을 불렀더니 뒤돌아보곤 내 모습을 보곤 깜짝 놀란다.

 

그토록 여려보이던 얼굴이 이제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인다. 너무 반가와 이전처럼 어깨에 손을 얹고 얼굴을 만져 보고 나서는 그만 내가 실수했음을 안다. 같이 늙어가는 주제에 아직도 내가 어른 티를 낸다. 자기도 이제 나이 50이라 한다.

 

다음 날 시내의 멋진 곳에서 식사를 가졌다. 그는 여전히 식사를 꼭꼭 씹어먹는 습관도 여전하고..

 

 

이야기하면서 다른 곳을 가끔 쳐다 보는 것도 여전하다.

이곳 멕시코에서 생활한지도 무려 11년이 되었단다. 가족도 없이..

4개월에 한번씩 들어간다는데.. 어쩌다 보니 가족 부를 생각을 못했단다. 지금 이 사람과 일하는 상관을 내가 잘 안다..

 

늘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잘 안다. 생전 남에게 거친 소리 해 보지 않는 이 사람.. 그러나 상관은 한없이 거친소리를 하는 사람이다.

 

언제 이 생활이 끝날지 한숨쉬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세월가면..모든 것들이 잊혀지겠지만..

이렇게 잊혀지지 않는 것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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