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미주방문기

멕시코 거리산책

carmina 2013. 12. 5. 17:14

 

일을 다 마치고 공항가기전까지 남은 2 시간.

 

짐을 호텔에 맡기고 지도 하나 받아 들고 카메라 하나 들고 천천히 걸어나왔다. 금요일 오후.

 

큰 거리로 나가본다. 썰렁.. 큰 길로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도심지 뒤의 큰 길이었다. 제법 넓어 보이는 한국식 갈비집. 이런 식당들이 멕시코에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건설업은 무수한 일꾼들이 필요하기에 자연적으로 부가사업이 번창하기 마련이다.

 

내가 처음 멕시코에 왔던 1992년만 해도 멕시코 시내엔 한국식당이 하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 멕시코 시내 조나로사 지역에 한국식당이 무려 15정도나 되고 한국식품점, 당구장 등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업소들이 즐비하다.

 

길거리 한복판에 투박하게 생긴 멕시코 문명을 보여주는 돌 기둥에서 물이 계속 쏟아진다. 그 사이에 시간 많은 이가 누워 자고 있다.

 

아직 시간이 일러서인지 레스토랑들은 모두 문을 닫고 도로에 나와 있는 테이블에도 사람들은 없다. 모형으로 만든 대머리 웨이터가 검은 깔끔한 웨이터 복장에 검은 콧수염을 달고 손님을 기다린다.

 

 

닭다리인지 칠면조 다리인지 모르지만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다리 구이가 층층히 쌓여 있어 군침을 돋군다.

 

 

길을 가다가 횡단보도앞에 섰는데 기타를 맨 두 명의 젊은이가 금방이라도 연주할 듯한 자세이다. 길을 건너면서.. 라 밤바 할 수 있느냐고 했더니 즉시 서서 연주를 시작하기 위해 폼을 잡는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주문이라 기타가 튜닝이 안되어 있다. 튜닝을 하고 라밤바를 둘이 하겠다고 하는데 서로 가사도 잘 모른다. 오히려 내가 가사를 더 잘 알 정도로..  웃으며 사진을 찍고 갈길을 갔다.

 

 

멕시코시내의 제일 유명한 장소 독립기념탑이 있는 로타리. 독립기념탑은 금색 날개를 단 천사가 높이 솟아있다. 그래서 이름도 앙헬타워, 영어로 하면 엔젤타워인데 이 사람들은 J를 H로 발음하니 앙헬타워가 된다.

 

이제껏 멕시코에 많이 와 보고 매일 지나다니며 본 타워임에도  한번도 앙헬타워가 있는 로타리 중앙으로 들어갈 생각을 못해 보았다. 그런데 아까 낮에 차를 타고 지나다 보니 이 곳 가운데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는게 보여 나도 로타리를 가로 질러 가기 위해 신호를 건넜다.

 

 

두명의 여자 교통경찰이 나같은 사람들을 타워로 가게 하기 위해 차를 세운다. 그러다가 문득 두명의 여경이 장난을 하다가 모자를 떨어뜨리기에 보고 웃었더니 같이 웃어준다. 핑계김에 같이 사진하나 찍었다. 그러다가 손을 보니 이런..경찰의 손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다. 긴 손톱. 손목에 반지와 팔찌들..손을 찍어도 되느냐 했더니 손을 보여준다.

 

 

타워가 있는 로타리에 올라가니 두명의 남자 경찰이 순시하고 있다. 한 명이 추운지 어울리지 않게 목에 하얀 목도리를 둘둘 말았다.

 

 

 

이 곳은 독립기념탑이어서이지 여기 저기 영웅의 부조가 새겨져 있고 글로리아 단어가 자주 보인다.

 

가야할 곳이 있다. 이 곳 사람들이 제일 많이 모이는 곳. 지하철 역 광장. 레포르마(혁명)라는 지하철 역. 그 곳은 가 보아서 내가 잘 안다. 무엇이 있는지..

 

가는 길에 호텔 앞에 밴드가 열심히 호텔 창문을 향해 트럼펫을 불어댄다. 손님이 창문을 통해서 동전이라도 떨어뜨려 주길 원하는가?  

 

(동영상 참조)

 

레포르마 광장으로 들어가는 무리들의 옷차림도 참으로 가지 각색이다. 하긴 먼길 떠나는 사람도 있을거고 사람들의 무리 속에 들어가고픈 이들도 있겠지.

 

 

흥겨운 리듬. 어디서 들리는가. 광장 한 켠에 무대를 만들어 놓고 밴드를 불렀다. 의자가 있고 넓은 무대가 있고 텐트도 쳐 놓았다. 이만하면 충분하지.

 

 

밴드가 울린다. 멕시코 전통음악은 아니지만 서양의 재즈가 울린다. 그러나 그 보다도 더 돋보이는 것은 옆에서 악기 없이 손으로 연주하는 광장의 걸인이다. 악기없이 기타를 연주하고 드럼을 친다. 거의 무아지경에 빠져서...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혼자 열심히 악기를 바꾸어가며 리듬을 즐긴다. 아니 음악을 연주한다.

 

(동영상 참조)

 

로타리 건너편의 장터로 찾아간다. 건너가지 않으면 그 곳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지만 이미 그 곳을 아주 오래전에 가 보았기에 잘 안다.

 

서민이 찾는 장터. 조잡스러운 볼펜을 팔고, 무척이나 야한 여자 속옷들을 팔고, 애들 장난감을 팔고..그리고 포르노테이프를 판다.아니 이젠 포르노DVD를 판다.  오늘은 그냥 지나쳤다.

 

 

다시 역광장으로 와 지나치는 사람들을 무조건 동영상으로 돌렸다. 이것도 재미있네. 

 

조나로사 지역엔 아주 커다란 CD 가게가 있다. 늘 이 곳에 와서 클래식 씨디를 주워 날랐다. 지금은 씨디보다 DVD에 관심이 간다. 클래식 DVD 가게 들어가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무언가 가지고 가야지. 멋진 팝페라 중창 '일 디보'와 뮤지칼 '캣츠' DVD를 하나 골라 계산대로 가는데 계산대 앞 염가 CD 코너에 젊은 놈 2명이 난장판을 벌이고 있다. 둘이 꼭 끌어안고 한 놈이 다른 놈의 귓볼을 빨고, 귓속에 혀를 집어 넣고 다시 둘이 진하게 키스한다. 게이들의 고의적인 모습들.

 

이전 방문엔 남녀들이 이렇게 진하게 키스했는데 이젠 남남들이 이런 짓거리를 하네.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들이 보여질까..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길이 주말이라 그런지 무척 체증이 심하다. 지나는 길에 어느 장터. 수없이 많은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아..크리스마스네.

 

 

벌써 한 해가 저무는구나..

 

멕시코 올 때 하늘에서 보았던 멕시코 시내의 아름다운 야경을 다시 촬영하고자 했는데 찍어 놓고 보니 영 시원찮다.  다행히 LA 도착할 때 야경이 좋아...이 곳 동영상 코너에 올려 놓는다.

 

 

'해외여행기 > 미주방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8년 11월 멕시코  (0) 2013.12.05
캐나다 캘거리  (0) 2013.12.05
트리니다드 토바고  (0) 2013.12.05
2008년 멕시코  (0) 2013.12.05
미국 휴스턴  (0) 2013.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