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오세아니아

호주 Rottnest Island

carmina 2013. 12. 5. 17:17



2009년 2월 말 호주출장.

 

미팅이 계획된 일정보다 하루 일찍 끝났다.

 

일찍 돌아가기 위해 귀국 비행기편을 알아보니 모두 Full Booking 이라 도무지 한 밤중에도 자리가 없다.

 

이런 불행이...아니..이런 행운이..

 

같이 미팅에 참석했던 독일 직원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스케쥴을 만든다. 나 혼자 가는 경우는 그렇게 멀리가는 생각을 못했는데 같이 동행한 직원이 미리 사전조사를 해 놓았는지 한 곳을 찍는다.

 

Rottnest Island.  호주의 본격 휴양지다. 배를타고 2시간을 가야 한다.온 종일 시간이 있으니 돌아오는 편이 저녁이라도 문제 없다.

그리고 이미 돌아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배를 못타는 경우도 없다.




 

늘 출장배낭 상비품으로 갖추어있던 물건들이 빛을 발한다.

작은 배낭. 선탠 오일, 선글라스 등등.. 하나 준비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모자. 어쩔 수 없이 호텔 옆 선물가게에서 챙이 넓은 모자하나를 구입했다. 이것도 독일 직원들이 미리 알려 준 정보다. 낮에 어느 곳을 갔는데 모자가 없어서 고생했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배편을 예약했다. 가지고 있는 현금이 충분치 않아 카드로 계산하고..

 

일요일 아침. 시내는 조용하다. 지난 밤에 어깨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얇은 드레스를 입고 거리를 무리지어 활보하던 아가씨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호주의 주말 저녁은 거의 젊은이들이 차지한다. 특히 밤에 클럽밖에서는 순서에 맞추어 들어갈려는 젊은이들이 정말 낯지 뜨거울 정도로 겨우 몸을 가린 채로 손에 담배 하나씩 물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껏 호주 출장중 보지 못하던 광경들..

 

거리를 가로질러 강가로 나가는 넓은 잔디밭을 지나, 벨탑이 있는 곳에 선착장이 있다. 몇 번 지나치기는 해 보았지만 이 곳에 배를 타러 올 줄이야..

 

어쨋든 내 뜻은 아니었지만 배낭메고 떠나는 아침이 좋다.

 

물을 하나 더 챙기고..

 

일요일인데도 배를 타는 사람이 적고 선착장도 그다지 붐비지 않는다. 로트네스트섬은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이라는 사전정보를 알고 있다. 난 자전거 별로 잘 타지 못하지만 자전거를 탈수 있도록 모든 여건이 조성되어 있다기에 또 같이 간 동료에게 내가 자전거 별로 못타니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할 수가 없어 따라 나선 섬여행.

 

몇 몇 현지인들이 자신의 자전거를 가지고 배를 기다린다. 어떤 자전거는 뒤에 유모차를 끌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우리 요금에는 자전거 대여료도 추가 되어 있다.

 

정확하게 시간에 맞추어 배를 타니 고동소리도 없이 배가 천천히 떠난다. 호주가 깨끗한 나라라고 익히 알고 있는 바지만 배를 타면 그 청결함이 더 돋보인다.

 

선착장 주위에 정말 그 흔한 비닐쪼가리하나 보이지 않는다. 쓰레기가 없는 바닷가. 상상이 안되지만 여긴 분명히 쓰레기가 없다. 갈매기들이 돌아다니면서 배설물도 남길터인데 이상하게 갈매기 배설물도 안 보인다.

 

하얀 세일러복을 입고 검은 선글라스를 낀 선원들이 정말 멋있어 보인다. 걸어다니는 모습도 씩씩하고 반듯한 허리와 선글라스가 참 잘 어울린다.

 

바다인지 강인지를 지나가는데 수면에 무언가 붉은 것이 보인다. 저게 무언가. 해파리구나. 해파리 바다의 천적. 어느 뉴스 프로그램을 보니 한반도 크기의 해파리가 떠돌아 다니면 바다의 생물들을 무차별 공격한다.  육지처럼 바다도 역시 천적들이 있다.

 

배위에는 전 세계의 인종들의 집합장이다. 아마도 동서양은 다 모인 듯하다.

 

혼자 여행하는 이, 부부, 가족등 모두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

 

배가 가는 곳 주변에 펼쳐지는 호주의 평범한 강가 마을. 가만히 보니 집집마다 배 한 척씩은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강가에 있는 개인 배들도 질서정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오늘 같은 휴일날 사람들은 강가에 모여 삼삼오오 조깅을 하고 사이클링을 즐기고 있다.

 

자꾸 의심이 가는 것은 왜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인데 해변이 이리도 깨끗하단 말이냐.. 비닐쪼가리, 그 흔한 펫트병 하나 보이지 않으니 이걸 어떻게 생각하란 말이냐.

 

하늘로 높게 솟은 거대한 퍼스의 빌딩들을 뒤로하고 푸른 바다를  하얀 포말을 가르며 달린다. 퍼스의 앞에는 스완강과 캐닝강의 두 강이 만나는 곳이다. 그러나 물빛하나 다르지 않다.

 

배가 조금 벗어나니 지난 몇 개월 전 이 곳에 있었던 대형 산불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인다. 지난 번에 차를 가지고 와서 위에서 부터 보기는 했지만 제대로 보이지 않더니 바다에서 바라보는 산불의 피해는 치마를 벗어버린 광녀같이 처절한 모습이다.

 

그러나 절망은 금물. 지난 번에 검게 타버린 나무 끝에서 작게 돋아나는 푸른 새싹들을 확인해 보았다.

 

강을 낀 낮은 언덕에 있는 고급스러운 집들. 그리고 어느 강가에는 많은 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아마 집의 자가용처럼 요트도 개인이 하나 정도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듯하다.

 

강가의 요트도 일정한 간격으로 정박되어 있어 그 조차도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그것도 모두 하얀 색깔의 요트. 어느 요트하나 지저분하게 그대로 둔 요트가 없다. 햇빛을 받아 더 흰 빛이 투명해 지는 저 모습.

 

휴일이라 사람들이 조깅과 산책을 하고 아이들이 무리지어 뛰어 다닌다. 아..이런 도원경이..

 

확실히 자연은 사람들이 별로 없을 때 빛이 난다. 만약 이 곳에 인구가 많다면 이런 멋진 뷰가 있는 지역에 서울의 한강변같이 아파트가 경관을 망쳤으리라.

 

유럽에서 이런 풍경을 자주 보았는데 이 곳도 유럽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감탄만 하며 난간에 서 있는 내 모습이 그려지는가..

 

우리나라에서 이런 배를 타면 당연히 들리는 트롯트같은 소음은 어디에도 없다. 손님들도 그냥 미소만 던질 뿐 크게 소리내어 이야기하는 이도 없고, 모두 멋진 선글라스와 밝은 티셔츠 그리고 검게 그을린 피부로 멋을 내고 있다. 

 

배가 아직도 강을 달리는지 주변에는 계속 낮은 언덕의 집들이 있고 어느 곳에선가 잠시 정박하여 손님들을 태운다.

 

선원들이 능숙하게 배를 정박하고 난간을 걸쳐 손님들을 태우고, 손님들이 가지고 온 자전거를 조심히 배로 옮기고는 떠날 준비가 되자 선원 한 명이 구명복을 들고는 혹 그 시범을 보지 않는 이들에게 꼭 봐야 한다고 주의를 주고 아주 익숙한 솜씨로 비행기 승무원들같이 안전시범을 보인다. 왜 이리 하나같이 멋있는거야.

 

드디어 배가 인도양으로 향하는 것 같다. 수평선에 섬하나 보이지 않는 넓은 인도양. 하늘은 맑은 구름. 바다는 푸른 천을 깔고 하얀 장식을 수 놓았다.

 

가끔 우리를 따라오는 작은 쾌속선들 그리고 때론 쾌속 유람선인지 우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손님들을 태우고 지나간다.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이들, 배위에서 선탠을 즐기는 이들..

 

거대한 화물선이 인도양에  정박되어 있고 아주 멀리 희미하게 우리가 가고자 하는 육지가 보이는 듯 하다. 두 시간을 달렸나. 바닷가에 풀뿌리들이 자주 보이더니 육지가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역시나 작은 포구에 가득 찬 하얀 요트. 그리고 깨끗한 항구에 들어선 몇 척의 유람선, 지저분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왜 이럴까..대개 바다라 함은 기름끼 가득하고 지저분한 냄새가 나야 하는 것이 항구의 이미지가 아닐까?  물론 고기잡이 배가 아니더라도 바다는 아무리 잘해도  깨끗하게 유지하기 힘든 곳인데 이곳은 하다 못해 바닷가 석축도 깨끗하다. 이 곳 갈매기들은 배설도 안하는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너도 나도 자전거를 몰고 선착장을 벗어난다.  하늘이 정말 깨끗하다. 구름도 유난히 흰색이고.. 바다가 깨끗하니 그리 보이는건지.. 아니면 바다의 요트들과 배들이 깨끗하니 그리 보이는건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골 노인네들의 그룹여행은 이 곳에선 볼 수가 없다.

 

자전거를 빌리기 위해 찾아가니 아주 커다란 홀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자전거 타는 모든 이들은 반드시 헬멧을 써야 하는지 헬멧도 빌려 준다. 그러고 보니 모든 이들이 헬멧을 쓰고 있는 것 같다. 25불을 대여 예치금으로 하고 자전거와 헬멧 그리고 잠금체인을 가지고 나온다.

 

자전거타는데 무척이나 서툰 내가 그래도 처음부터 쓰러지지 않고 타고 나가지만 기어를 잘 못 작동하는지 자꾸 힘이 든다. 페달을 밟는 것도 헛도는 것 같고.. 같이 간 직원이 방법을 가르쳐 주는데 잘 안된다. 왜 그럴까..

 

그러나 이 곳은 거의 모든 도로가 자전거 타는 사람 위주로 되어 있어 자동차도 자전거에게 길을 비켜 준다. 

 

길도 넓으니 신나게 페달을 밟는다. 노래가 절로 나온다.

 

저기 산이 온다 산이 간다

바다 온다 바다 간다.

우리 모두 맘껏 달리자.

길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엔

모두 즐거운 마음들..

동그라미 두개가 달려간다.

멋진 자전거 하이킹.

 

길가에 바닷물이 흘러 들어와 고여 있다 천천히 말라가는지 소금기가와 냄새가 가득한 작은 길을 지나니 아차...드디어 우려했던 현실이 눈 앞에 펼쳐진다. 작은 언덕. 열심히 페달을 밟아 속도를 올려도 언덕 거의 다 가서 페달을 멈춰서야만 했다.

 

또 다시 편한 내리막길. 속도가 빨라진다. 자칫하면 그대로 넘어질 우려가 있지만 길이 워낙 좋아 상쾌하다. 그러나 내리막 길이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오르막이 있다는 이야기. 아니나 다를까.  또 오르막 길.. 이 곳은 한 여름이라... 한 낮에 가까우니 더워진다. 땀이 흐르고, 언덕을 올라가는 페달은 더욱 힘들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페달을 힘껏 밟다가 어인 일인지 푹 빠지는 느낌. 헛 발질을 하고 넘어져 버렸다.  무릎이 아프다. 반바지를 입고 갔으니 까진 무릎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이건 같이 간 이에게 보이는 창피한 모습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했지만 언덕에 올라가 좀 쉬었다. 그래도 물을 가지고 갔으니 갈증은 해소할 수 있었다. 

 

잠시 나무 숲에서 쉬고 다시 아픈 다리를 티 안내고 몇 개의 언덕을 오르 내리는데 등에 땀이 난다. 힘이 든다. 이런 오르막 길이 있는 것을 알았다면 자전거 시도를 하지 않았을텐데..

 

간신히 언덕을 오르고 다시 내리막길을 자연스럽게 내려가니 왼편에 작은 바닷가. 아이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다. 영화 맘마미아에서 보던 작은 나루. 조그만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해변에 가득하다. 그러나 난 그 재잘거림이 아득하게 들린다.

 

더운 날 힘들게 달려오는 길이 나에게 너무 무리였는지 귀가 멍멍하고 눈에 아이들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해변에 잠시 앉았다가 아무래도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그런가 하고 나무 그늘을 찾아 누우니 하늘의 구름이 아득해 보인다.  하늘이 빙빙돈다. 그대로 정신을 잃으면 죽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누군가 내 머리 맡에 자전거를 세운다. 우리 직원인 줄 알고 말을 던졌더니 '파든?'하고 묻는다. 외국인.  눈을 감았다. 한참이 지났던가. 누가 나를 깨운다. 우리 직원이 나를 한 참 찾았다고..

 

숲속에 도마뱀이 돌아다니니 다른 곳에 가서 누우란다. 호텔에서 아침 식사 후에 챙겨 두었던 귤을 꺼내 먹고  직원이 안내하는 나무 의자에 가서 누우니 역시나 하늘이 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내 옆을 돌아다니는 커다란 도마뱀을 사진찍어야겠다고 카메라를 들이댄다.

 

다시 헬멧을 벼개삼아 의자에 누우니 기운이 없어서인지 다시 잠이 온다. 잠결에 아이들 웃는 소리가 옆에서 시끄럽다. 이 곳 벤치는 버스정류장 벤치인가 보다.

 

내 모습을 본 직원이 안되겠다 싶은지 나보고 돌아가라 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언덕을 오르내려야 할텐데 너무 무리일 것으로 생각되었던지...나도 그러마 했다. 자신이 없다.

 

길가는 대형 셔틀버스를 세우고 어찌 하면 좋을까 물어보니 무전기로 어디론가 대화하더니 자전거를 그냥 두고 다음에 오는 버스를 타란다. 자전거는 알아서 거두어 간단다.

 

섬을 일주하는 버스가 오고 직원은 계속 자전거타고 가겠다 하고 나는 자전거를 그대로 둔 채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섬을 돌아가는데 얼마나 먼길을 가는지 내가 그대로 자전거타고 섬을 일주했더라면 무슨 변을 당했을지 가히 상상하고도 남을 정도로 긴 여정이었다.

 

버스는 섬을 일주하는데 티켓 하나만 사면 아무 곳에서나 내리고 탈 수 있도록 시스템이 되어 있는 듯, 오르는 사람들이 탈 때마다 작은 종이 조각을 기사에게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맨발로 다니고 섬을 천천히 걷는 모습도 보인다. 걷다가.. 버스타다가. 저런 여행이 내게 어울리는데 오늘은 무리를 했다.

 

실제로 섬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다시 선착장쪽으로 돌아와 점심을 서브웨이 햄버거로 해결. 이런 간단한 점심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 스낵코너들이 한 곳에 몰려 있다. 사람들이 모여 점심을 먹고 있는 곳에 갈매기들이 마치 강아지처럼 사람들의 주위에서 무언가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 속에 있어야 할 커다란 공작 한 마리가 그 갈매기들 사이에 같이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먹을 것 부스러기를 찾아 다니고 있다.

 

주위를 돌아 보아도 한국 사람들은 한 명도 안 보이지만 중국계 사람들의 모습은 자주 보인다.

 

식사 후 해변에 나가 벤치에 쉬고 있는데 중국계인듯한 사람이 아이들 세명을 데리고 내가 있는 자리로 온다. 놀러왔느냐 했더니 이 곳퍼스에 산단다. 자기는 말레이지아인이고 부인은 필리핀인.

 

저런 모습이 부럽다. 나도 얼마나 외국에서 살고 싶은지..  언제나 내 꿈은 이루어질지..

 

바다를 향해 카메라로 해안의 동영상을 찍는데 해변가에 어떤 무리들이  해변 파티를 즐기고 있다. 이미 한잔 얼근해 있는지 기분들이 좋다. 그리고 어깨를 걸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나를 보고 내려 오라

 

거절할 내가 아니지.  한국에서 왔다 했더니 북이냐 남이냐 묻는다. 그들은 모른다. 북한인들이 어떤 환경에 있는지..

 

이미 잔뜩 취해 있는 덩치 큰 이태리인이 칵테일 한잔을 만들어 준다. 달콤하다. 사진을 찍자 했더니 포즈를 취해준다. 취한 이태리인이 내 옆에 서 있는 가슴큰 여자에게 내 손을 얹어 놓으라며 추태를 부린다. 이런 사진 찍으면 나 집에서 쫒겨난다 했더니 껄껄 웃는다. 다른 부부와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내 옆에 서 있던 다른 여자가 손가락퍼킹을 하고 있었다. 취한 사람들 무리에 간 내가 잘못이지..

 

얼른 그 자리를 빠져나와 천천히 해변을 걸었다. 이 곳을 거니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해변가의 전형적인 옷차림이다. 비키니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아가씨들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맨발로 걷거나  웃통을 벗어 던진 채로 돌아다니는 청년들도 자주 보인다.

 

이 곳에서 각종 선글라스를 제외하곤 발갛게 그을은 피부들이 가장 멋있고 아름다운 액세서리다.

 

해변에 있는 커다란 맥주집에서 사람들이 야외나 실내에서 거의 빈틈이 없을 정도로 모여 앉아 맥주를 즐기고 있지만 양쪽 문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안내원들이 무언가를 통제한다. 

 

문에 써있는 경고문 하나.

이 문 이후는 술 가지고 나가지 못합니다.

이런 철저함이 휴양지의 안전과 쾌적함을 만든다.

 

휴양지의 나무하나까지도 세심히 관리하고 나무 주위에 모래대신 뿌려 놓은 나무 부스러기들도 도로에 함부로 흩트러지지 않도록 특별히 관리하는 모습이 보인다.  길거리에 흔한 빈깡통 하나 보이지 않고 사람들이 야외에서 바비큐를 해 먹을 수 있는 공간의 옆 쓰레기통도 절대 넘치지 않고 잘 관리하는지 넉넉히 여유가 있다.

 

안내소에선 나이 든 사람들이 깨끗한 유니폼을 입고 구경할 곳 별로 없는 곳에서 무료로 안내 봉사를 하고, 비록 나이들었지만 아주 씩씩하고 다정하게 안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휴양지.

바가지 상흔이 없고, 청결하고, 쓰레기 없고 추태 부리는 사람들 없고, 시설이 잘 되어 있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규칙을 잘 지킨다면 이보다 더 멋진 휴양지는 없을 것이다.

 

근데 왜 우린 이런 것을 지키지 못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런 문화선진국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배려..라는 단어가 갑자기 생각났다.

 

남을 배려하는 행동..

손님을 배려하고..

다른 여행자를 배려하고..

자연을 배려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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