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영화속 내생각

인사이드 르윈

carmina 2014. 2. 5. 17:40

 

 

영화 인사이드 르윈

 

1960년대 실제 포크송 가수의 실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

포크송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중3때 처음 포크송을 접한 이래 내 생애 포크송은 커다란 인생의 이슈였다.

 

대형 영화관의 가장 작은 공간에서 상영된 영화 '인사이드 르윈'

한 때 미국사회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던 음악 포크송이

이젠 엘레트릭 악기로 인해 한물간 장르이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나로서는 아직도 어커스틱 악기가 좋다.

 

화면이 열리면서 나오는 주인공 르윈의 노래는 세상을 심하게 뒤틀리게 부르는

젊은이의 노래이다.  내가 알고 있는 포크송의 노래들도 그런 것들이 많다.

가진 것이라고는 기타 하나,

노래를 부르는 곳은 작은 선술집 뿐.

 

1960년대 말 1970년대 초 우리나라 포크송의 1세대라 부르는 가수들도 역시 그랬다.

적어도 신중현의 '미인'이라는 신들린 듯한 노래가 나오기전까지는

포크송 가수들은 기타 하나에 시같은 가사를 노래했다.

 

그 들은 상징하는 언어는 지극히 가난했고

그 들의 생활은 영화의 주인공 르윈처럼 여기저기 친구들 골방을 전전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남들앞에서 부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유복한 가문의 자제인 김민기씨도 그렇게 시작했고

그 들과 한세상 살면서 포크송을 부른 윤형주, 송창식도 모두 그렇게

친구들 집을 전전하며 노래를 불렀다.

 

그들의 노래가 좋았던 나도 역시 공부만을 지상 최대의 덕목으로 여기는 부모님의 반대에

몰래 몰래 노래를 부르고 다녔고, 덕분에 나도 공부는 다른 나라 세상이었다.

 

그러나 지금 나이들어 회상해 보건데 포크송이 나를 감수성있는 사람으로 만들고

그 감수성이 지금의 나를 작은 것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지금도 가타하나만 있으면 포크송을 부르며 밤을 새울 수 있고

악보없이도 부를 수 있는 포크송들이 수백곡에 달한다.

기타하나 달랑 들고 주머니에 차비만 있으면 어디던 떠났던

나의 젊은 시절이 그립다.

 

요즘의 음악에 익숙한 아들과 같이 영화를 보았는데

아들은 영화에 나오는 음악이 참 별볼일 없는 음악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그 세대를 살았더 내게 영화 중에 나오는 음악은

맑은 통기타에서 들려오는 알페지오 선율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비록 주인공 르윈이 노래로 성공하지는 못했어도

당시 포크송가수들의 애환은 충분히 그려 낸 영화였다.

 

지금도 1970년대에 불렀는 포크송들은 내게 큰 삶의 자산이고 평생 즐길 것처럼

비록 허접하게 인생을 끝낸 주인공 르윈의 노래들도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졌지만

르윈에게 포코송은 삶의 전부였을 것이다.

 

한 사람의 소중한 인생을 작은 창문으로 훔쳐 본 듯한 영화였다.

아니, 내 삶을 누군가가 슬쩍 영화로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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