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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철새 여행 (금강하구언)

carmina 2014. 5. 11. 16:15

겨울 철새여행

 

며칠 전부터 자꾸 지도책과 인터넷을 뒤적 거렸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서
이 겨울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남들 다가는 스키장이나 썰매장보다는 무언가 의미가 있는 것을 보고 싶었기에,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다가옳다구나 바로 이것이다하고 목적을 정했다. 철새를 보러가자.  강가에서 하늘로 비상하는 철새들의 무리를 보고 싶다.

이제껏 부산 바닷가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갈매기들의 무리말고 청둥오리나 두루미들의 무리가 보고 싶었다. 연하장에 유유히 날라 다니는 철새들을 보며 누구나 평안한 맘을 가질 수 있는 것처럼 요즘 아내와의 언쟁때문에 심사가 안 좋아 그런 평안을 찾고 싶었다.

거기다가 이번 주말은놀토비록 업무 때문에 바쁘긴 하지만 토요일 하루 정도는 시간 낼 수 있을 것 같았기에 목적지를 찾았다. 우리나라에서 철새 도래지로 제일 유명한 곳은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 아무리 시간을 계산해도 금요일 저녁에 업무를 마치고 그 곳까지 갔다가 토요일 돌아 오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 다른 곳을 찾으니 귀에 익은금강 하구언’이 눈에 보인다. 그 곳이 어디지?  인터넷은 아주 좋은 정보 제공자이다. 군산이란다.

그래 그럼 군산을 어떻게 가지?  화면은 주루룩 정보를 쏟아 놓는다. 기차로는 장항선을 타고 가서 장항에서 버스를 이용하거나, 아님 고속터미날에서 버스로 군산까지 가는 길이 있다.  기차가 좋아. 기차를 타자. 기차 시간표. 명령을 내리니 시간이 주루룩, 8 40분이 막차네. 요금. 만원 정도. 그래 돈은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내 차를 가도 그보다 더 많이 들텐데

낮에 회사 내에 있는 여행사를 통해 기차표를 사 두었다. 마침 당일 저녁 표인데도 자리가 있다. 부서 회식에 잠시 참석하고 기차 시간에 맞추어 슬그머니 빠져 나왔다.

서울역을 가득 메운 사람들. 어디론가 가기 위해 초조하게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 배웅하는 사람들 그리고 구석에는 어쩔 수 없이 이 곳에서 밤을 지내야 하는 노숙자들이 두터운 옷차림으로 모여 있다.

날이 무척 추워 잔뜩 끼어 입었는지라 몸이 좀 둔하다. 그래도 내일은 더 춥단다. 강가라 더 추울 것 같아 생전 입지 않던 내복을 찾아 입었다. 아무래도 가방에 노트북이 있어 더욱 짐이 된다. 내일 인터넷으로 들어 오는 메일을 받아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일을 할려면 힘들긴 하지만 노트북을 챙겨 넣었다. 어디에서나 접속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무궁화호. 새마을호처럼 편안하지는 않지만 어차피 대충 비슷한 시간에 떨어지는데 잠시만 불편하면 되리라. 늘 그렇지만 오늘도 내 옆자리엔 남루한 옷차림의 젊은이가 무척 피곤한 얼굴로 앉는다.

차가 출발하자 의자를 깊게 뒤로 하고 책을 꺼내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한비야의 ‘바람의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이미 읽은지 오래 된 책이지만 다시 읽고 싶어 아침에 챙겨 넣었다. 이 사람의 생을 본받고 싶어서

영등포를 지나 수원쯤 오니 열차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서서 가는 사람도 많이 눈에 보인다. 아마 짧은 거리를 가는 사람들이리라.  앞 뒤에서 애들의 조잘 거림이 끊임 없이 들리며 책에 파 묻히다가 천안에 오니 열차가 도착 안내 방송을 하면서 밖에 눈이 많이 쌓여 있으니 내릴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말에 얼른 창가를 보니 정말 눈이 많이 쌓여 있다.

언제 저렇게 눈이 왔지. 열차 옆에 서 있는 빨간 가로등 아래로 내리는 눈 송이들이 제법 함박눈에 가깝다. 그 모습이 얼마나 평화스러운지 열차가 출발하지 않고 한참 서있기를 바랬지만 열차는 맘이 없는지 1분만에 출발해 버린다. 아쉬운 마음에 계속 창가를 바라 보았지만 그 평화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역 이름도 생소한 곳들을 지나 온양과 도고온천을 지나니 자리들이 한산해 진다. 이젠 밤도 깊고 정말 외로움이 가득 밀려 들것 같았으나 오히려 너무 오랜만의 여행이라 이 호젓함이 더욱 좋다. 늘 승용차로 지나던 예산을 거치니 차 안에 사람그림자도 잘 안보이고 오가는 열차 안내원만이 나보고 앞의 의자를 돌려 놓고 편히 앉으라며 의자를 돌려 준다.

감사합니다. 사람이 많으면 친절도 조금 멀어지는 것인가?  언젠가 아내와 함께한 미국 기차 여행의 친절한 안내원들이 기억에 선하다.  뉴욕에서 워싱턴을 오가는 썰렁한 기차 안에서 손님도 별로 없는데 쉴 새없이 통로를 오가면 불편한 것이 없나 점검하는 그 들의 모습을 보며 무척 인상깊었었는데, 지금 이 열차의 안내원들이 그렇게 친절하게 자주 왔다 갔다 하며 주위를 살핀다.

이제 기차는 30분이면 기차는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 장항역에 나를 풀어 놓고는 알아서 가라고 기적을 울릴 것이다. 그래.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그립다. 온갖 추억과 사랑이 거쳐간 한국 특유의 여관방도 가끔은 들어 가 볼 만 하다. 역에 내리면 국밥을 한 그릇 먹고 싶다. 그것도 드럼통을 잘라 만든 탁자 가운데 구멍 위에 연탄 불로 그릇을 데우는 따뜻한 선짓국이나 내장탕이면 좋겠다.

여행은 그래서 떠난다. 미지의 세계를 그리워하며 또한 지나 온 것들에 대한 기분을 다시 한 번 느껴 보기 위해서 오늘도 나는 홀로 또 다른 미지의 장소로 떠나는 남편의 모습을 불평하는 아내의 눈길을 뒤로 하고 떠난다.

기차가 장항역에 도착하여 기차를 내리니 하얀 눈이 내리고 있다. 내린지 얼마 안되었는지 그다지 많이 쌓여 있지는 않으나 밤에 내리는 눈이라 더욱 아늑함을 준다. 마치 하얀 이불을 깔아 놓은 것처럼 아무도 밟지 않은 역 구내의 눈위에 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며  개찰구를 나서다가  잠시 눈을 의심한다.

아니 장항선의 종점이 이렇게 초라하단 말인가?  시골 간이역같이 썰렁한 역을 나서니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그런지 모든 상점들이 다 철시하고 조용하기만 하다. 몇 개 불을 밝혀 놓은 곳은 실내 포장마차들. 국밥을 먹고 싶어 여기 저기 두리번거려도 비슷한 곳을 찾을 수가 없어 포기하고 역 앞에 줄지어 늘어선 택시들 사이로 빨간 여관 간판을 찾아 들어가 찬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방에서 몸을 길게 누인다.

이른 아침에 습관적으로 눈을 뜨니 어제 늦게 잠이 들었는데도 늘 일어나는 출근시간. 이렇게 습관은 무서운 것이다. 억지로 잠을 더 청하고 느즈막하게 일어나 거리로 나오니 하얀 눈이 얇게 깔려 있다. 하긴 어제 밤에 도착했을 때 눈이 조금 내리고 있었으니

아침 먹을 만한 식당을 찾다가 포기하고 구멍가게에 들어가 우유를 하나 사며 군산가는 길을 물으니 도선사로 가서 배를 타고 가란다. 하긴 군산이 바로 지도상에 맞닿아 있을 만한 곳이니 배가 제일 빠르리라. 걸어서 5분 정도.

선착장이라고 해도 바로 앞에 가기 전까지는 선착장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군산행이라는 간판만 크게 보인다. 안에 들어가니 몇 몇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있고 표 파는 곳을 찾아 두리번 거려도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밖에서  표를 파는 줄 알고 밖에 잠시 나가 둘러 보아도 그럴 만한 곳이 없다. 다시 안을 들어와 살피다가 벽 한쪽을 보고서야 알았다.

아하 티켓 자동판매기로구나’  일반 1000원 학생 500, 출항 시간표가 빽빽한 것으로 보아 자주 다니는 모양이다. 티켓뒤에 주민등록번호를 적게 되어 있다.

출발 시간이 9시 반으로 되어 있는데 9 5분이 되니 문을 열어 준다. 바다가 보이고 배 한 척이 선착장으로 다가 오고 있다. 배가 도착하고 몇 명이 승객이 무표정하게 배를 내리고 배를 탈 손님들도 아무 지시도 없는데 아주 익숙하게 배에 오른다. 마치 시내 버스를 타듯이하긴 손님들 중에 여행을 떠나는 모습은 한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모두 출근을 하는 듯한 옷차림이다.

선실에 들어 서는 순간 밖의 차가운 공기와는 대조적으로 후끈한 바람이 가득하다.  겨우 열명 남짓한 손님을 태우고 배는 예정된 시간보다 15분이나 일찍 떠난다. 선착장의 시간표가 잘 못 적혀 있는 것인가?

눈 앞에 보이는 낮은 산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다. 잔잔한 바다를 가르고 배는 15분을 달려 맞은 편 둑 그러나 다른 도시에 손님들을 풀어 놓는다. 배를 내리는 눈에 보이는 것은 횟 집뿐, 왜 이리 우리 나라는 음식문화가 모두 같을까? 아침을 먹을 곳을 찾아 두리번거렸으나 역시 마땅한 곳이 보이지 않고, 편의점도 보이지 않는다.

택시가 길게 줄을 선 채 손님들을 기다린다. 금강하구둑으로 가는 길을 물으니 무조건 타라 한다.
아니 가는 길을 묻고 있는 거예요
.”
만원이면 금방 가요

나 그렇게 급히 갈 필요 없어요

그때부터 택시 기사의 표정이 바뀐다. 그럼 왜 자기들에게 물어 보느냐는 표정이다
.
그곳까지 가는 버스 타려면 어디로 가야해요
?”
중동 4거리에 가서 타세요

그 곳에 갈려면 어떻게 가요
?”
아 저기 큰 길거리에 나가면 가는 버스 있어요
.”
무척이나 무뚝뚝하게 변해 버린 택시기사와 계속 이야기하려니 짜증난다. 나보다는 그 사람이 더 짜증내겠지. 혼자 터덜 터덜 걸어가는데 손님을 태우고 가던 택시가 나를 부른다
.
중동까지만 가세요
.”
그럽시다
.”
조용한 아침 도로를 금방 달려 중동 사거리라는 곳에 내릴려고 하니 택시 기사가 마침 저기 버스가 온다고 서부교통이라고 써 있는 버스를 가르킨다. 버스기사가 오히려 친절하다. 한시간 마다 다니는 버스를 요행이 만났다. 버스가 출발하기 까지 시간이 있어 얼른 요기라도 할려고 두리번거렸으나 역시 아침을 간단히 먹을 만한 곳이 없었다. 에라 포기하자.

버스는 도심지를 잠깐 달리고 금방 시골길로 접어든다. 전주 삼례로 가는 이정표가 보이니 마음 한 구석에 죄스러움부터 앞선다. 차를 가지고 왔으면 거의 1년 넘게 가 보지 못한 장인어른 산소라도 갈 수 있을텐데..

인터넷에서 보아온 거대한 인공방조제 사이로 버스가 지나가고 강이 보인다. 바다에서나 볼 수 있는 갯벌이 보이는데 여기가 강인가, 바다인가?
황량한 벌판에 내리니 놀이기구들이 보인다. 어느덧 이곳도 위락지로 변해 버렸구나. 조용한 곳이어야만 할 곳에 위락시설이라는 것이 너무 구색에 맞지 않는다.

자연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들로 인해 언젠가는 이 나라도 황폐해지겠지. 그리고 우리는 후손에게 무슨 면목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라는지 도무지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해안 도로를 따라 길이 쭉 뻗어 있음이 보인다. 언덕에서 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저 멀리 언덕위에 전망대가 보이고 조그만 오솔길도 보인다. 우선을 허기를 해결해야 하기에 짜장면 체인점에 사람이 있어 들어갔더니 아직 장사 시작을 하지 않았단다. 할 수 없이 옆에 있는 편의점을 찾아 들어가 컵라면으로 때우고 커피를 마시고 싶어 일회용 커피를 찾으니 그것도 한 팩으로만 팔지 않기에 아쉬워하다가 마침 주인이 먹는 듯한 커피가 눈에 보여 저거라도 실례하자 하니 선선히 응한다. 편의점에서 찻 잔에 가득 채운 커피를 마시고 돈을 계산하려 하니 그냥 가란다. 아니 라면값보다 커피 값이 더 비쌀텐데 감사하는 마음으로 커피값을 대신한다.

철새를 볼 수 있는 곳을 물으니 이 도로변을 죽 따라 가면 철새를 많이 본단다. 지금이 제철이고 1월 말이면 모두 사라져 버린다고 하며, 요즘은 자주 카메라를 가진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차만 가끔 달리는 도로 변을 따라 가니 키가 높은 갈대 밭으로 인해 잠시 강이 보이지 않다가 갈대 밭을 지나니 강가의 갯벌이 보인다. 도무지 새같이 보이는 것들이 없어 한 참을 쳐다 보고 있었더니 갑자기 갯벌이 움직이며 족히 백 여마리가 넘어 보이는 한 무리의 새들이 하늘로 비상한다. 그 때 부터는 갯벌을 자세히 보고, 강가에 거뭇거뭇하게 보이는 물체들을 다시 한 번 눈 위에 손을 얹고 쳐다 보았다.

철새를 보러 온다는 사람이 망원경을 안 가지고 오는 우()를 범했다. 바로 눈 앞에 모든 것이 보일 줄 알았던 나의 착각. TV를 통해 보는 철새들의 무리는 모두 고성능 망원카메라에 잡힌 것들임을 까맣게 잊었다.

강가에서 멀리 갯벌을 살피고 있다가 아무래도 이 곳에 오래 있어야 할 것 같아 언덕 위에 있는 카페를 찾았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손님이 아직 아무도 없고, 종업원이 바닥을 닦고 있다가 아무데나 앉으라는 손짓을 해 보인다. 그랜드 피아노와 생음악을 연주할 수 있게 만든 시설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 같다.

강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오래 앉아 있을 생각으로 여장을 풀었다. 이렇게 한가하게 토요일의 여유를 즐기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혼자 흐뭇해 하고 있는 나는 어쩔 수 없는 나그네인가 보다.

음료수 한 잔 시켜 놓고 여유있게 어쩔 수 없이 싸들고 온 회사 업무 서류를 꺼내 놓고 일을 한다. 인터넷 이메일을 기다리는 것이 있어 카페주인에게 양해를 구해 노트북에 전화선을 연결하여 서류를 받고 음료수의 얼음이 다 녹을 때 까지 문서 작업을 하며 수시로 강가의 새가 날라 다니는 것을 본다.

일하면서 가만히 보니 저건 강이 아니다. 물이 조금씩 불어 나고 있는 것을 보니 내가 여태 착각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여기는 말로만 금강 하구언이고 실제로는 황해 바다의 시작임이 분명하다. 갯벌, 그리고 밀려오는 물결들

물이 거의 둑 가까이 밀려 오고 그동안 까마득히 보였던 바닷가의 점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그건 모두 새들이었다. 그리고 조금 먼 곳에 보이는 하얀 무리들은 분명히 두루미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새들이 한 바탕 휘 돌고는 시야에서 사라진다. 물과 갯벌이 만나는 곳에 있던 점들이 모두 오리로 확인되면서 나는 더 이상 이렇게 멀리서 새들을 보는 게 안타까워 서둘러 밖으로 나가 둑가에 섰지만 아직도 새들은 멀리 보인다. 저렇게 멀어서야 제대로 보겠나?  물은 점점 가까워 오는데 새들은 어느 정도까지만 오고 가까이 오지 않는다. 얄미운 것들.  사진좀 찍어 줄려 했는데

바다 멀리 보이는 곳까지 온통 새들의 무리지만 쉽게 비상하지는 않는다. 가끔 하늘을 휘 도는 무리들이 있지만 금방 내려 앉는다. 홀로 떠 돌아 다니는 녀석도 있다. 아무래도 나 같은 놈들인가 보다. 무리 중에 있기 싫어 하는 녀석..

저 새의 무리를 한 번 억지로라도 무리지어 날아 가는 모습을 보고파 물결을 일으키고자 돌을 던져 보지만 내가 던진 돌로 인한 파장은 새들의 무리까지 반도 가지 못한다. 점점 시야에 또렷이 보이는 청둥오리들, 저렇게 종일토록 유유히 떠 돌아다니며 새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가끔 날아 오르는 모습을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좀체 기회가 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큰 돌 위에 사진기를 얹어 놓고 독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조금 춥지만 않으면 바위가 넓은 돌 위에 누워 한참을 있고 싶었지만 오실 오실 한기가 밀려 들어 더 있다가는 감기에 또 한 번 걸릴 것 같아 잘 포장된 길을 따라 다시 원점으로 가는 길로 발걸음을 돌렸다.

장항이나 서천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옆의 놀이터를 보니 정말 대형 스피커를 틀어 놓고 마치 디스코텍의 디제이같이 외치고 갖은 소리를 내며 이 조용해야만 하는 곳을 오염시키고 있다. 눈 썰매장과 바이킹, 그런 것들을 타기 위해 사람들이 이 곳에 왔을까?  

하긴 철새를 볼 수 있는 전망대보다 그러한 놀이터에 차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으니 어찌하랴. 차라리 그런 시설물들 이렇게 조용해야만 할 장소에 만들지 말던가, 아니면 새들보고 다른 곳으로 가서 살라 하던가...   그래서 새들이 뭍가까이 오지 않는 것일까?

무척 실망하고 떨며 한 참을 기다리다가 서천행 버스를 타고 서천에 와서 조금 이른 기차표로 바꿔 달라 하니 입석밖에 없단다. 그거라도 좋다 하고 열차에 타니 다행히도 내가 앉은 좌석이 영등포까지 손님이 없어 입석표를 가지고 편히 앉아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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