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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 벼룩시장

carmina 2014. 5. 11. 16:18

황학도 벼룩시장

 

세상의 모든 , 하다 못해 벼룩같이 작은 물건도 있을 만큼 모든 것이 있는 . 벼룩시장. 그런 곳은 내가 세상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한 신기함이 가득 곳이다.   곳에 가면 무엇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 어떤 사람들이 나와서 물건을 팔까, 세상에 나와 있지 않은 무언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같다.

격주 휴무 토요일,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 황학동으로 가는 길에 하늘에서 눈이 쏟아 진다.하얀 솜털로 가득 민들레 꽃씨가 주말의 도로에 날리고 있다. 행여 창문 앞에 머물다 가면 좋으련만 송이 들이 도무지 한군데 붙어 있지 않고 계속 날리고 있다.

아무래도 차를 세울 장소가 없을 같아 차는 회사에 주차하고, 전철로 청계 7가를 찾아간다. 저기 멀리 벼룩시장이 보일 때부터 걸음은 빨라진다. 청평화시장 근처라 우선 옷가게부터 보이지만 사이로 각종 전자제품, 주머니 칼들, 모자들을 늘어 놓고 파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정겹다.

그러나 그렇게 시각을 자극하는 것보다 자극적인 청각이 솔깃. 이건 이장희 노래인데…  그건 , 그건 , 바로 , 때문이야
이곳에선 요즈음 유행하는 노래가 거리에 울려 퍼지는 것이 아니고 70년대 노래가, 그리고 수없이 많이 보이는 낡아 빠진 LP에서 온통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이 울려 퍼지는 같다. 패티김의 모습, 팻분, 조코코, 김정호, 양희은의 어린 시절 모습, 남진, 나훈아까지

낡아 빠진 디스크 앞에 쪼그리고 앉아 먼지가 가득한 그리고 낡은 자켓들을 행여 부서질세라 조심스럽게 넘겨 본다.

길가에 널려진 옷들도 예사 옷이 아니다. 누군가가 입다가 놓은 것처럼 구석 구석 때가 묻어 있고 헤진 곳도 있다. 아마 아파트에서 수거하는 폐품들 같아 보인다. 그리고 청계천 어느 구석에서나 있는 음악 비데오들, 씨디들.  그리고 음악테이프들이 그렇게 많은지, 레코드가게에서 팔다가 팔린 모든 테이프들이 곳으로 흘러 오는 같다. 거기다가 없이 많은 안경테들, 다듬어 유리 상자 안에 놓으면 제법 값이 있을 안경테들이 무더기로 진열되어 있어 자세히 보니 이미 유행에 뿔테들, 그리고 테두리가 안경테가 허름한 아저씨들의 손을 기다리고 있다.

시대가 무선전화시대라 그런지 수없이 많은 구형 무선전화기들 그리고 충전기 밧데리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그렇게 입구에는 그렇게 단순한 것들만 보이더니 점점 깊이 들어 갈수록 점점 종류가 다양해 진다. 외국에서 가지고 듯한 물건들, 멕시코의 챙이 커다란 모자 솜브레로, 아프리카에서 듯한 까만 흑단으로 목각인형들, 동남아에서 듯한 불상 그리고 목걸이들.

곳은 단순한 한국의 벼룩시장이 아니고 세계 만물상이 되어 버린다. 일본의 공항에서 소형 에프엠 라디오를 파는 곳이 있어 쪼그리고 앉아 만지작거리니 주인 아저씨가라디오 라디오라며 그게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가르쳐 준다. 웃고 파나소닉이라고 언뜻 눈에 보이는 라디오의 면을 보니 홍콩제인 같다. 그러나 다시 앞을 보는 순간 속으로 한참 웃고 말았다. 파나소닉이 아니고 파네소닉이다. 이렇게 철자하나 바꿔 마치 일본 제품인 것처럼 영어 모르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이런 물건들을 홍콩의 어느 골목에서 같다.

아저씨는 만원이라고 하다가 내가 일어서려니까 팔천원에 가져 가란다. 곱게 뒤돌아선다. 길가에서 칼을 파는 사람이 부지런한 칼이 얼마나 드는지 혼자 아래 마이크를 열심히 설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개 이런 장사군들은 앞에 바람잽이들을 놓고 설명을 하는데 사람은 그마저 없는지 혼자서 혹시라도 내가 앞에서 설명을 들으려 길을 멈추지 않을까 흘끔 흘끔 눈동자를 위로 쳐다 보며 목청을 높인다.

남자들이 몰려 있는 곳을 기웃거리니, 예의 장수. 꿈틀거리는 뱀을 앞에 놓고 뱀의 습성에 대해서 마이크를 목에 걸고 침을 튀기며 얘기를 한다. 뱀이 일직선으로 자기를 보고 있으면 위험하다. 그럴 때는 뱀의 모가지 부분을 눌러라. 그리고 뱀의 목을 잡고 힘줄을 느껴지면 밑으로 당겨라. 그러면 껍질이 홀랑 벗겨진다.  간혹 남자들이 뱀을 통째로 먹는데 뱀은 기생충이 있으니 아주 위험하다. 설명을 듣고 있는 남자들의 뒤통수에서 뜨거운 열기가 아니 정기가 뿜어 나오는 같다.

사진기를 가지고 갔다가 도무지 살아있는 표정들을 담지 못할 같아 진즉에 사진찍기를 포기해 버렸다. 점심시간도 지난 같아 골목으로 들어가니 온통 곱창집 뿐이다. 아무래도 기름에 볶는 곱창은 별로 맛이 없어 보인다.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는 손칼국수집을 찾으니 허름한 내부에 식탁조차도 많은 사람들이 지나 흔적이 보인다. 그래도 마주대하는 벽에는 SBS에서 곳을 다녀갔는지 TV화면을 사진으로 찍어 액자로 여기 저기 걸어 놓았다. 그러나 멀건 손칼국수의 맛은 별로였다.

어느 손수레에 올드 스파이스 애프터쉐이브를 놓고 팔기에 혹시 가짜가 아닐까 구석구석 들여다 보았으나 아닌 같아 7000원주고 하나 샀다.  . 나도 하나 샀다. 여기서 하나 샀단 말이야.

어느 군용용품을 파는 가게에는 방독면, 그리고 하다 못해 어느 대령의 체육모까지 팔고 있다. 그리고 장갑차병이 쓰는 보안경이 달린 철모가 보인다. 곳에 탱크는 없을까?  

전자제품파는 가게의 아저씨는 전기 인두로 열심히 회로기판의 무언가를 고치고 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들은 이렇게 모든 제품들을 곳에서 간단히 고쳐가지고 판매하나보다. 그래서 이런 곳에서 물건들은 잠시는 제대로 작동하지만 조금 쓰면 금방 못쓰게 되어 버린다.

무수히 많은 책들, 어린이 동화책에서부터 성인잡지까지 길거리에 널려 있다. 특히 어느 책파는 아저씨는 지휘봉으로 열심히 내용을 설명해 주고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권을 팔면 얼마나 이익이 남을까?  

길은 없이 이어져 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같아 왔던 길의 뒤에 있는 , 도로에 있는 길의 장사군들 속으로 다시 들어 간다. 쪽은 보도 위의 있는 물건들과 사뭇 성격을 달리 한다. 보도 위에 있는 물건들은 그래도 상품 성격들을 물건들이지만 보도 아래 쪽은 완전히 집에 있는 어느 물건들을 가지고 나온 같아 보인다.

유아용 유모차, 애들 쓰던 장난감, 어머님이 읽던 성경, 할아버지의 곰방대도 있고, 허름한 두루마기까지 종류가 물건의 처음과 끝을 달린다. 낚시도구들, 사냥도구, 등산등, 온갖 취미도구들이 길거리에 가득하다.  겨울용 코트를 입어 보며 즐거워하는 아줌마들의 모습이 재미있다. 물건들도 정렬되어 있지 않아 포개 포개 있고 사람들도 서로 비벼대며 지나치고 있다. 가운데서도 열심히 흥정을 하는 모습들이 보기좋다.

크로마하프가 눈에 보여 유심히 보니 조금 녹슨 같아 포기하다가 다시 어느 곳에 있는 크로마하프가 케이스는 조금 낡았지만 유난히 것인 같아 내부를 보니 액세서리까지 모두 갖추어 있다. 흥정하여 2만원에 하나 사서 들으니 가슴이 뿌듯하다.

각종 관악기들이 탐이 났지만 모두 조금씩은 부서져 있어 장식용밖에 쓸모가 없을 같아 포기한다. 그런 것들을 보며 내가 만약 카페를 하나 차린다면 곳에 많은 인테리어용 장식품들이 많아 아마 이곳에서 며칠을 보내야만 같다.

많은 물건들을 어떻게 일일이 기억을 해서 적을 있을까?  
시간을 보니 3시간을 족히 걸어서인지 힘이 들지만 도무지 곳이 없다.  그러고 보니 출발점에 다시 있다. 전철을 타러 청계천 상가를 천천히 걸어가는 곳에 쌓여 있는 수많은 물건들.  과연 세상 끝날까지 물건들을 모두 있을까?

곳에 모든 것이 있다. 모든 가족들의 사랑이 손길이 있던 물건들을 뒤돌아보며 걷는다. 전철 입구에 의자가 있어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래 조금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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