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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carmina 2014. 5. 11. 16:42

울릉도

 

예술적인 감성을 지닌 하나님이 울릉도에 펼쳐놓은 야외 조각전에 다녀왔다.

 

6 현충일이 23일의 여정.

 

합창단에서 년초부터 기획하여 구성해 놓은 울릉도 연주여행.

당초 울릉도가 고향인 단원이 있으니 엠티형식으로 가자고 계획한 것이 그만 울릉도에 가는 김에 연주도 하자 해서 급조된 지방연주.

 

엠티형식으로 가면 호응도가 적을텐데 연주이다 보니 참여인원이 많아져서 관광버스 한대 45 좌석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대규모 여행이 되어 버렸다.

 

울릉도는 섬에 들어갔다가 자칫 기상악화로 빠져 나올 수도 있다는 경우의 수를 감안해야 한다. 혹시라도 내가 월요일 출근못하면 휴가 처리 달라고 직원에 부탁하고...

며칠간 인터넷으로 날씨를 보니 대체로 좋아 걱정은 했다.

 

삼삼오오 일반 등산객 차림이 아닌 여행객들이 여행가방과 suit case 들고 강남에 모여 든다. 10년전 유럽단체 여행갔을 때도 느낀 것이지만 우리 합창단의 여행 복장은 모두다 개성이 있어 좋다. 대개 한국사람들의 단체 여행은 모두 복장이 천편일률적인데 우리들은 어느 여행시나 이런 자유스러움을 보여 준다.

 

동참하지 못한 단원이 미안하다며 떡을 오는 정성도 보이고 안에서 먹으라고 선식사업하는 단원이 곡물로 만든 엿과 간식꺼리를 준비해 놓았다.

 

아침에 여유롭게 출발해서인지 묵호항으로 가는 길이 많이 막힌다.

대개 떠날 때는 말이 없다. 그러다가 조금씩 술렁거리고 구석 구석이 키득거리며 시작된 농담들이 점점 소리가 커지고 모두의 웃음으로 변한다.

 

차가 어디로 가는 것인가. 도무지 눈에 익지 않은 길로 접어들고 차는 끝없이 커다란 고속도로에 정차되어 있다. 우리 버스기사는 성질이 급했던지 자꾸 갓길을 탄다.

 

다른 이가 갓길을 타는 것은 보기 흉하지만 내가 버스가 갓길로 다니는 것은 잠자코 있는 인간의 이중성.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인가?

 

급기야는 아침 전통 행사를 치르지 못한 단원들이 아우성친다. 아무곳이나 세워 달라고.. 남자들은 숲가에 서서 해결하고 여자들은 조금 깊이 들어가 우산쓰고 해결한다. 우산의 용도가 이렇게 쓰일 수도 있구나.

 

묵호에서 5시반에 출발하는 배를 타야 한다.

 

평상시 같으면 서울에서 묵호까지 3시간 정도면 적당할텐데 오늘은 3시간동안 경기도를 벗어나지도 못했다

 

휴게소에 내리니 가는 비가 내린다. 모두 지루한 여행길 잠깐의 휴식에 갈증을 식히고 커피 잔으로  남은 여행길을 위해 충전한다. 배는 고프지만 점심을 이미 다른 곳에 예약했기 때문에 먹지못하고 승차문막 휴게소에서 묵호까지 거리를 보니 180키로. 정도 거리면 제대로 뱃시간에 도착할 수나 있을까 걱정했는데 문막이후로는 시원하게 차가 빠진다.

 

어제 저녁에 멀미방지약인 키미테를 붙인다. 멀미는 별로 안하지만 이상하게 배멀미는 하는 편이라 준비했는데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이미 키미테를 붙이고 나왔다.

 

문막까지 가는 동안에 체인징 파트너를 해서 상대방에게 궁금했던 사항을 묻고 그걸 나중에 발표하게 한다.  40여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대화를 하는 버스 . 거의 아수라장이다. 마치 교회에서 예배시 통성기도 하듯이 30여분간에 걸쳐서 그렇게 떠들다가 사람 발표하게 하니, 가슴뭉클한 얘기부터 시작해서 해외여행시 재미있던 이야기. 그리고 미성년자들이 들으면 부끄러운 얘기들로 한바탕 웃음을 쏟아 놓는다.

 

살면서 이렇게 깔깔 웃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데 우리 합창단원들끼리 만나면 이렇게 배꼽을 잡고 눈물을 찔끔거릴 정도로 웃을 기회가 많다.

 

묵호 .

 

횟집이 즐비한 강원도 동해의 여느 항같은 묵호항. 커다란 선박들이 많이 정박되어 있고 항구에는 어릴 부터 보아 낯익은 풍경들이 보인다출항하는 어선에 얼음을 터널을 통해 제공하느라 만든 커다란 구조물, 그리고 커다란 창고. 비릿한 내음..

 

묵호 항에 이미 등산복차림의 여행객들이 터미날에 가득하다. 우린 이층으로 올라가 동태탕으로 가볍게 점심을 때우고 타기 전까지 바다를 어슬렁거린다.

 

정박되어 있는 배를 보니 이상한 우주선모습으로 생겼다. 마치 배에 커다란 기둥 3개가 있는 것처럼 사이로 물이 빠져 나가게 되어 있고 상당히 보였다. 백명이나 싣는건가?

 

바닷가에 낚시군들이 방파제에 앉아 바다를 뚫어지게 쳐다 보고 있다. 난간에 기대어 앞의 바다속을 보니 마치 연못속의 붕어 보는 것처럼 고기들이 즐비하다모두 전어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그렇게 고기가 많아도 낚싯군의 바늘의 유혹에는 넘어가지 않는 같다.   그러나 뜰채로 뜨면 그대로 건져질 것같은 전어의 무리들이 탁한 물속에서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다.

 

좌석이 지정되어 있는 씨플라워라는 이름의 배에 오르니 실내가 상당히 넓다. 실내 모습이 거의 비행기 수준이다. 창가에 앉은 우리들이지만 창가에 기댈 수도 없다. 그리고 갑판으로 나가지도 못한다.

 

혹시나 해서 구토물을 담는 비닐봉투도 챙기고 배가 천천히 포구를 빠져나갈 멀어지는 항구를 보는가 싶었는데 배가 속도를 높인다. 우와.. 생전 이렇게 빠른 배는 처음이네.. 이렇게 빨리 달리는데도 배가 요동이 별로 없다.

 

섬이 별로 없는 동해안인지라 서해에서는 좀체로 없는 수평선이 앞에 보인다. 자세히 보고 싶어 배의 선두쪽 선실로 가니 곳은 가만히 있지 못할 정도로 배의 롤링이 심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배가 바다 한가운데 버린다. 방송으로 스크류에 이물질이 걸려서 제거해야 한단다. 한참을 그렇게 기다리더니 이물질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서 속도가 조금 늦어지므로 울릉도에 도착시간이 조금 지연된다 한다. 그럴 수도 있구나.

 

배가 워낙 부드럽게 진행하니 멀미를 하는 이가 없는 같다. 안에서 주류를 팔지 않고 모여 앉아 음식을 먹을 장소도 없으니 다른 여행객들은 구석 구석 바닥에 앉아 소주와 가지고 간식들을 즐긴다. 다음 여행에 이런 시간들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해야 함을 자각한다. 물론 나에게는 이런 시간들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한다. 책이나...PMP..MP3...

 

선장은 정확하게 1시간전에 배가 몇시에 도착하는지 알려준다. 예정시간보다 30분이 지연되었다. 도착 10분전쯤에 멀리 불빛이 보인다. 점점 많아지는 작은 불빛들.. 울릉도..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

연락선을 타고 가면 울릉도라..

 

이전엔 그렇게 똑딱연락선을 타고 10시간 넘게 걸려 곳에 왔다.

그러니 울렁거릴 밖에 없지..

 

도착하니 선착장에 어둠이 깔려 있고 배에서 일렬로 내린 사람들이 팻말을 찾아 옹기 종기 모여 우르르 어디론가 몰려간다. 우리 일행도 하나..

 

25인승 버스 2대에 나누어 타고 대아리조트라는 곳을 찾아가는데 선착장에서부터 비탈길의 연속이다. 선착장에 횟집에 보이고 금방 주택가로 지나는가 싶더니 어느 언덕에 올라가 갑자기 도원경처럼 말끔한 건물들이 앞에 펼쳐지며 이름이 보이는 대아리조트.

 

우선 저녁부터 해결하자. 부페식이지만 반찬은 별로다. 반찬도 3가지가 오징어. 그래도 배가 고프니 챙겨먹자. 울릉도에 오면 즉시 회를 먹을 있다는 꿈을 깨지는가 싶었는데 뒷차에 도착한 일행들이 회를 사가지고 온다는 소식에 밥숫가락을 놓고 말았다. 회를 먹어야지...

 

4명씩 방을 배정받고 배정받은 언덕위에 군데 군데 지어놓은 별실로 방을 찾아 가는데 충무로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만큼이나 높은 에스컬레이트를 두개를 갈아타고 다시 내려서 대형 마트에나 있는 무빙워크를 따라 올라가는데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올라타서인지 무빙워크가 재채기를 한다.

 

짐을 풀고 4명씩 있도록 주어진 방에서 다같이 모여 회를 먹기엔 방이 좁다.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온 회들..오징어, 숭어같이 생긴 사대기, 문어...푸짐한 회를 보니 밥을 그렇게 먹었는데도 침이 꼴깍..

 

이층 복도에 모두 길게 앉았다..그리고..이어지는 파티..밤이 깊고..

녹색병이 뒹굴고..대취하고 울릉도에서의 첫밤을 길게 누워 보낸다.

창밖에는 나비만큼이나 나방이 열심히 방안으로 들어올려고 노력한다. 안되...여긴 방이야... 나가서 놀아..

 

아침...

오래된 습관으로 일찍 눈이 떠졌다.

창문을 여니   앞에 펼쳐지는 바다..

파란 바다가 파도 하나 없이 잔잔히 머물러 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 가는배 희망을 싣고..

 

노래가 절로 나온다.

다른 사람들 깰세라 얼른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혼자 산책을 나온다. 내가 묵은 숙소옆에 선인봉가는 길이라는 팻말이 있다.

 

천천히 뒷짐을 지고 언덕을 올라간다. 길가에 이름모를 빨간 꽃들이 낯선이를 반긴다.  가다 쉬고..가다 쉬고..

그러나 올라 갈수록 계속 이어지는 굽은 .. 시야가 별로 좋지 못하다.

 

다시 내려오니 이방 저방에서 일어나는 기척이 보이고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모여든다. 어제 장시간의 여행과 늦게까지 지속된 회식에도 불구하고 표정들이 모두 밝다.

 

대아 리조트는 콘도식이 아니라 숙박객들이 모두 식당에서 매식을 해야 하는 같다. 아마 규모로는 울릉도에서 제일 같고 항구에 그다지 크지 않은 모텔이나 여관들도 보인다.

 

곳에 콘도는 없을까? 콘도가 있으면 회같은 것을 사다가 콘도에서 먹으면 좋겠구만...콘도가 보이지 않는다.

 

울릉도에서 영업하는 버스들은 다른 지역의 단체여행처럼 한개 팀의 여행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버스 대가 개팀의 일정을 시간에 맞추어 운행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 팀하고도 마찰이 많았다. 다른 팀처럼 여행만을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린 연주까지 해야 하기에 일정이 복잡했다.

 

아침식사 오전 관광을 위해 다시 도동항 선착장으로 나왔다. 선착장을 중심으로 바다를 끼고 오른쪽과 왼쪽으로 산책길이 있다. 우선은 오른쪽 길로 산책을 시작했다. 선착장 앞에 오징어를 비롯한 횟감들을 노천에 놓고 파는 사람들이 있고 가파른 언덕 옆으로 산책길로 가니 밑의 바다는 배가 닿는 곳인데도 물이 맑다. 중간에 해삼과 멍게를 파는 장삿군이 있다. 이런 것을 때마다 우린 이리 이런 장삿군들의 모습이 초라해야만 하고 영세해야만 할까 하는 의문을 갖는다. 허름하고 깨끗하지 못하고..

 

가파른 바위를 보니 온통 태곳적 용암이 흘러내리다가 바다에서 굳어버린 형상으로 남아 있다. 사이 사이에 풀이 자라고 이름모를 꽃이 피어있다. 산책길은 금방 끝이 나있다. 사진도 찍고 담소도 하고...바닷가 난간에 모두 기대어 노래를 한다. 무반주 합창...이런 모습이 우리의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산책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유람선을 기다리는 동안 길가의 참새들처럼 주루륵 앉아 무찌빠를 하며 자리 뺏기를 한다. 10살먹은 어린이나 50 넘은 사람들이나 놀이는 모두 같은건가? 아니면 우리 합창단원들만 그런건가?

 

섬을 바퀴 도는데 2시간 걸린단다.

유람선타는 곳에 독도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배낭을 멘채 기다리고 있다. 독도페리라고 이름지어진 희고 커다란 배가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유람선은 일반 배와 같다. 선실도 있고 먼저 올라간 사람들은 얼른 이층 난간에 자리를 잡고 있다. 배가 천천히 떠나니 출렁거리는 갑판. 사람들은 갑판 한가운데에서 중심을 잡느라 서로 손을 잡고 넘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도 모두들 신이 난다.

 

배가 가고..배의 양옆으로 갈매기가 따라 온다날렵하게 바다의 수면을 헤쳐가며 고기를 잡아 먹는 야성본능이 배안의 사람들이 던져 주는 새우깡을 공중에서 잡아 채는 본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섬을 일주하는 보이는 기기 묘묘한 바위 형상들. 특별히 울릉도는 화산이 터져 이루어진 하나에 불과하기에 용암이 흘러내리다가 바다에 닿는 마지막 종착지에는 기이한 바위들이 멀리 보인다. 투구모양의 바위, 촛대같이 생긴 바위, 아기 모양의 바위, 커다란 거북이 모양, 제일 눈길을 끄는 것이 코끼리 모양의 작은 .

작은 섬에 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있어 코끼리코가 물속에 코를 담그고 있는 모습같아 보여 코끼리 섬이라 한다. 그리고 신기한 것이 섬의 바위도 건조한 지역에 사는 코끼리의 각질 피부처럼 바위도 그렇게 생겼다.

 

처음에는 갑판위에서 갈매기와 풍광을 즐기던 사람들이 둘씩 선실로 사라진다. 지난 너무 피곤했던가. 그래도 갑판에 놀아야 재미있지. 새우깡을 손에 들고 갈매기가 나꿔채길 기다려 보지만 절대 사람의 손에 들고 있는 새우깡은 건드리지 않는다.

 

그러나 손에서 떠나기가 무섭게 공중에서 새우깡을 나꿔채는 모습은 거의 예술의 경지에 가깝다. 그리고 바다위에 떨어진 새우깡도 뒤에 쳐져 있던 무리들이 주워 먹는다.

 

새우깡이 꽤나 기름기가 많을텐데 저렇게 많이 먹어도 괜찮을까조타실에 있는 선원들이 자꾸 갈매기 새우깡을 사라고 부추기고 커피와 맥주를 사라고 방송으로 떠들고 있다. ...조용히 가자..

 

주위의 풍경들은 아무래도 사진으로 봐야 제대로 표현이 같아 이상의 풍경 설명은 생략하자.

 

유람선 관광 도동항앞의 식당에 점심을 위해 들어갔는데 역시 반찬이 별로다. 이번 울릉도 여행에서 제일 불만족했던 것이 식당의 메뉴들이었다. 울릉도에서 먹거리는 특이한 것이 별로 없다.

 

식사 후에 섬의 내륙을 돌아보기로 했다. 버스 2대에 분승하고 투어를 시작하는데 기사가 헤드마이크를 끼고 안내를 하는데 보통 재담이 아니다.

 

도로 옆에 있는 울릉도의 명물들을 익살스럽게 소개하는데 이런 익살에 그냥 넘어갈 우리 단원들이 아니다. 같이 익살스러운 얘기를 맞받아치는데 이건 거의 코미디 수준이다.

 

그리고 울릉도는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모든 길이 언덕이다울릉도는 섬의 도로가 완벽하게 환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로가 중간에 끊겨 있다.

 

가이드가 울릉도의 여러 이야기들을 하면서 매미나 나리   태풍때마다  울릉도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설명해 주는데 자연의 파괴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한다.

 

울릉도에 억지로 길을 만들어인지 도로 곳곳에 터널이 많다. 울릉도에는 4거리가 별로 없으니 신호등이 없는데 터널임구에는 신호등이 있다.   터널이 1차선이라 터널 저편에서 차가 오면 멈추어야 한다.

 

차가 언덕을 오른다. 작은 섬이 구비 구비 돌아가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급커브들을 돌아가는 운전실력이 완전한 베테랑이다. 일부러 험하게 몰아 손님들 입에서 비명이 나오게 한다.

 

산꼭대기를 돌아 돌아 올라간 곳은 나리 분지.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평지가 있는 곳이란다. 산으로 둘러쌓인 산꼭대기 분지에 그다지 넓어 보이지 않은 공간에서 농삿꾼들이 밭일을 하고 있다.

 

곳에서 쉬어가고 싶지만 오후에 공연 리허설을 해야 하는 우리들에겐 머물러 있을 시간이 없다. 급한 생리현상만 해결하려 차를 내리니 오래 너와집이 외롭게 넓은 평원을 지키고 있다. 이미 사람이 생활했던 흔적은 찾을 없고, 텅빈 공간에 흙냄새만 가득하다. 마당에 짚으로 만든 화장실이 오래된 시골에 있는 같아 반갑다.

 

다시 가파른 고개길을 아슬아슬하게 내려와 연주준비.

 

울릉도에 올해 새로 완공한 한마음회관. 450규모의 작은 공연이지만 공식 인구 그리고 실제 거주 인구 천명 밖에 살지 않는 공간에 정도의 공연장은 거의 사치에 가깝다.

 

무대위 발판도 우리를 위해 새로 놓았고 피아노를 오는데 아직 비닐도 벗기지 않는 제품이다.

 

연습 간식시간에 준비한 짜장면. 얼마나 맛있던지..공연 이렇게 간식으로 짜장면을 먹는다는 아이디어가 참으로 산뜻했다.

 

공연을 보러 사람들이 별로 없다.

비록 도동항이나 곳에 플랭카드를 걸었지만 곳은 지역적인 특성상, 밤에 운전하기 쉽지 않은 곳이라 차가 다니기 어렵고, 일반 시내 버스도 많지 않는 관계로 다른 지역에서는 늦은 시간에 올래야 수가 없다.

 

우린 혹시 관광객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것도 쉽지 않음을 알았다. 일부러 공연 관람을 위해 버스기사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는 곳까지는 오는 것은 도무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도 거의 80명가까운 인원이 자리를 빛내 주었다.

그것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지..

 

우린 밤에 숙소로 돌아가 그냥 수가 없어 모여 앉았다. 그러나 무언가를 먹고 싶어도 나갈 있는 방법이 없어 생각해 것이 배달. 오케이...통닭 마리를 주문했다. 생맥주도.. 이것만 해도 얼마나 좋던지..

 

지금 생각하니 밤에 밖에 나가 별을 보지 못했던고..공해 없는 곳이라 별도 맑았을텐데...지금 생각하니 못내 아쉽지만 아마 하늘이 흐려서 별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위안감으로 대신한다.

 

아침.

아침에 서둘러 짐을 싸서 모두 도동항으로 나와 짐을 어느 선물가게에 맡기고 어제 가보지 않았던 도동항 왼편 해안산책길을 걸었다.

 

쪽길은 울릉도가 화산으로 용암이 흘러내려 만들어진 섬이라는 흔적을 여실히 보여준다. 해안가 움푹 들어간 곳에 있는 바닷물은 거의 수정에 가까울 정도로 맑다. 그리고 바위들은 마치 금방이라도 돌이 녹아 돌물이 뚝뚝 떨어질 같이 매달려 있고 바위들이 용암에 엉켜붙어 노출된 채로 그대로 대롱 대롱 걸려 있는 기이한 모습들을 본다. 이곳의 멋진 풍경들도 사진으로 대체한다.

 

산책로를 만들기 위해 없는 곳을 일부러 바위를 깍아 길을 만들었는데 바위의 깨끗한 표면도 너무 진기해 자꾸 만지게 된다멀리 깍아 지른 위에 소나무 하나 우뚝 서있고, 마치 바다를 지키는 등대같이 보인다.

 

원래 등대까지 가기로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들어가는 것은 시간상 맞을 같아 배가 닿도록 만들어진 작은 선착장에 머물다 돌아왔다.

 

낮엔 주일이라 도동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며 찬양하고 오후에 배출발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교회뒤로 천천히 걸어 올라가니, 독도 박물관이 있어 내부를 둘러 보았으나 각종 독도가 우리 것이라는 문서가 많이 진열되어 있긴 하나 너무 문서나 지도만 진열해 놓아 강하게 어필하는 감이 없다. 무언가 디자인 감각이 필요함을 느끼고 나오니 안내데스크에서 아가씨가 독도 기념 볼펜을 하나 주며..오늘 찬양 들었습니다 하기에 미소로 응답한다.

 

케이블카..

한번에 거의 30명을 태우는 케이블카가 산정상으로 순식간에 우리를 데려다 준다. 시원한 바람이 좋고 트인 시야가 좋다.

 

시내를 바라 있는 전망대가 5분거리에 있고 바다를 바라  있는 전망대가 20분거리에 있다.

 

우선 5분거리에 있는 전망대를 찾았다 아래에 도동항이 보인다. 골짜기에 하얀 콩을 메우듯 구석 구석이 집들이 가득하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 원래 길이 좁으니 위에서는 길이 보일 리가 없다.

 

울릉도는 이렇게 골짜기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그것도 모두 비탈에.. 울릉도를 걸어서 여행하는 것은 도무지 어려울 같다

 

20 거리의 전망대는 한참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코스지만 이런 곳에 20분정도도 투자 안하면 손해 보는 같아 다리가 아파도 걸어내려가니 파란 바다가 앞에 펼쳐진다. 파란 바다에 중간 중간에 갈색은 모두 미역이나 파래라 한다. 가슴 가득히 시원한 바람을 안고 왔다.

 

전망대에 다녀오니 일행들이 팥빙수 파티, 막걸리 파티가 한참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와도 시간이 남는다. 명이 어슬렁거리면 회나 먹으러 가자고 부추겨 바닷가 좌판에서 서로 나누어 오징어, 쥐치, 해삼들의 회를 사고는 인근 식당에 들어가 즐기는데 어느 한사람 두사람 몰려 들어 그만 전체 파티가 되어 버렸다.

 

누가 회를 사오는지도 모르고 그냥 주는대로 먹고 마신다.

주지회림?

정말 대단한 정성들이다. 아름다운 모임을 위해 아낌없이 지출하는 모습들은 아름답다.

 

이제 떠나자. 동해 바다로.

울릉도에 때보다 배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정확한 시간에 배가 출항. 이렇게 시간 맞추어 울릉도를 떠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우린 운이 좋다. 울릉도에 일년 날씨가 맑은 날이 많지 않은 곳에서 여행하는 동안 비도 안오고 별로 흐린 날씨도 없었다.

 

창으로 바라보는 바다는 평온하기만 하다맑은 바다청명하다. 파도도 없고 배가 진행함에 따른 찰랑거림이 있을 뿐이다. 위를 배가 바다의 표면을 스쳐가고 있다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도무지 배를 탄다고 믿어지지 않을만큼 배는 흔들림이 없다. 날씨가 좋아서인지..배가 좋아서인지..

 

세상에나..울릉도에서 묵호까지 2시간 20분에 주파해 버렸다앞으로 얼마나 빨라질런지..

 

묵호항에서 서울로 오는 . 그것도 그다지 멀지 않았다. 5 반에 울릉도를 출발해 묵호항에 7 50 도착. 차에 옮겨타는 시간 30. 오다가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뻐근한 몸을 다같이 맨손체조로 풀고.. 배가 고프니 라면 하나 우동하나 사먹고..서울에 도착하니 12 ..  이정도면 준수하지 않은가?

 

집에 도착하니 새벽 1 30. 그냥 꼬꾸라져 버렸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들과 함께 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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