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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매화축제

carmina 2014. 5. 11. 16:47

광양매화축제

 

외도를 가고 싶었다.

인생을 멋지게 어느 노부부가 만들어낸 삶의 결실.

척박한 땅을 가꾸어 일년에 만명이 찾아오게 만든 열정의 땅을 보고 싶었다.

 

그런데..그런데..

바람이 불었다.

바람만큼이나 거센 봄바람이 불어 그만 앞길을 막았다.

 

그러나 매화피는 계절에 남쪽을 찾아야겠다. 어차피 여행은 쿠폰으로 주어지는거니까 쿠폰 4월까지 안쓰면 저절로 사라져 버린다. 4월을 어떻게 기다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

 

하루전에 광양으로 여정을 바꾸었다.

어차피 우리 오랜 선조의 고향 섬진강변이니 모습은 비슷하리라.

 

용산역에서 출발하여 정읍까지 KTX, 그리고 버스로 광양가서 올라오다 산외한마을을 거쳐서 다시 정읍으로 귀경 KTX 탄다.

 

아내는 나보다 훨씬 먼저 일어나 아이들 아침을 준비해 놓고 여행 먹거리들을 챙겼다.

 

오랜만의 KTX. 대전까지 한시간 밖에 걸릴 정도로 빠르긴 하지만 새마을호보다 좁은 같아 불편하다.

 

밖으로 펼쳐지는 대지는 아직도 겨울의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며칠간 봄이 금방이라도 듯이 포근한 날씨였다가 목요일 밤부터 비가 금요일까지 길게 내리더니 바람이 거세어 지고 기온이 급강하.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두터운 남쪽지방으로 결혼하러 떠나는 어느 신부의 모습이 추워 보인다.

 

정읍에 내리니 미약하게마나 눈발이 나린다. 또한 버스를 갈아타고, 잠시 휴게소에서 눈발은 더욱 굵어졌지만 쌓일 만큼의 눈은 아아니었다. 잠시 쉬고 다시 길을 떠난다. 우리 산천을 버스로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산천은 너무 다듬어 지지않아 안타깝다. 아니 다듬어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자기 집을 다듬어 놓기는 좋아하지만 주변은 책임 없다 생각하고 지저분한 채로 그대로 뿐만 아니라 처음 다듬어 놓은 곳도 지속적으로 관리를 안하니 모두 낡디 낡은 모습이 초라해 보인다.

 

구례까지 왔을까?  

조금씩 회색빛깔의 대지에 다른 색깔이 보인다. 노란색과 흰색들이 드문 드문 보이고 목적지에 거의 다왔을 때는 버스창으로 보이는 길가의 모든 나무들이 흰색 일색이었다.  

 

스쳐 지나가는 차량들이 많아 무렵, 우리 차의 속도가 늦어지기에 앞을 보니 모든 차가 거의 정지되어 있다길가에 자주 보이는 지명. 다압면. 다압초등학교. 청매실 농원, 청매실. 매실이 청매실이 아닌게 있나?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가설텐트들, 그리고 수없이 많이 주차되어 있는 버스들. 자가용들은 길가에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고, 한국의 모든 축제현장에서 있는 무질서가 이곳에도 당연히 존재한다.

 

사람들 모인 곳의 산은 그야말로 매화천지다. 섬진강을 앞에 끼고 오목하게 들어간 산이 산꼭대기만 빼고는 매화 매화.

 

오면서 수많은 매화들에 열리는 매실들은 나중에 제대로 수확되는 것일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다. 매실와인을 없을까? 와인은 포도로만 만드는 것일까이것도 국가의 자원일텐데..

 

길가의 수많은 잡상인들. 옥수수를 좋아하는 아내가 옥수수를 살려다가 묻는다. 혹시 국산이냐고.. 그래도 상인은 솔직했다. 중국산이라고이런 시골에서 파는 옥수수조차 중국산이라고? 참으로 우리네 먹거리가  문제다아내가 배가 고픈지 소세지 바를 하나 사서 먹는다. 그나마 소세지 알레르기가 있는 아내를 위해 소세지는 내가 먹어야 하고..

 

음식을 먹기 위해 들어간 거대한 텐트. 어느 환광지나 똑같은 메뉴지만 곳에만 먹을 있는 특별한 메뉴가 있다. 재첩국. 아직도 20년전 홀로 섬진강변의 하동을 여행할  먹어 보았던 재첩국의 맛이 입에 남아 있는 하다.

 

그러나..사람 많은 곳에선 대접받기 어려운것이 당연하고..우리는 음식을 주문할려고 해도 도무지 대꾸도 없는 아줌마 종업원들을 피해 다른 곳을 찾아 나섰다.

 

어디나 똑같은 대접이겠지만 그래도 가설텐트가 아닌 곳엔 나으려나 하고 찾아간 식당에도 역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스쳐간 흔적이 남아 있으나 그래도 바람을 피할 있어 기다렸으나, 재료가 떨어졌다고  아내가 신청한 비빔밥은 나오지 않고 재첩국만 나왔다.

 

역시 섬진강의 재첩국은 진미다. 서울 도심에서 파는 재첩국은 조개 껍질 채로 조금 나와 재첩국의 맛만 내는데 그치는데 곳은 재첩의 살만 나온다. 그러나 재접은 조개살 보다 국물

 

비록 하동에서처럼 많은 재첩은 들어가 있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국물 방울 남기지 않고 먹어 버렸다.

곁들여 나온 매실 장아찌나 매실 무침이 매실 특유의 때문인지 무척이나 달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이제 구경가자. 매화가 흐드러진 산을 올라 매화나무 숲으로 들어간다길가 곳에 매화가 주제가 유명 시인의 시들이 커다란 돌에 음각해 놓았다. 그러고보니 매화가 들어간 시들이 상당히 많으네.

 

서정주, 조지훈 유명시인들이 멋진 소재를 그냥 두지 않았다.

하긴 나도 대학생활 친구가 지은 매화에 관한 시를 받고 작곡을 두기도 했으니..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모두 포장되어 있다. 홍쌍리 여사가 운영하는 청매실 농원이라는 표시가 곳곳에 붙어 있다. 여인의 의지가 숫자로 헤아릴수 없는 많은 관광의 가치를 만들어 놓았다.

 

문화라는 것이 그런 것이다. 만든 드라마 하나가 전세계의 이민족들을 울리고 있고, 그에 따른 문화수출도 한국을 알리는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던 것은 아니니라. 단지 자신의 일에 충실했을 . 부수적인 일은 하늘이 기회라는것을 통해 만들어 주는 .

 

겨울연가가, 대장금이, 외국인들 입맛에 그렇게 맞을 줄이야 누가 알았던고.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시골 할머니들이 좌판을 벌였다. 묘목을 비롯해서, 나물들, 까기 힘든 밤을 하나씩 까서 팔고, 모두 직접 담근 매실원액을 펫트병에 넣어 팔고 있다. 저거 하나 사가지고 가야지. 체했을 마시면 좋고, 물에 마셔도 좋다.

 

매실을 이용한 떡을 판다. . 맛있다. 이것도 하나 사자.

감을 살짝 말려서 판다. ..맛있다. 이것도 하나 사자.

 

조금 올라가니 매실을 이용한 요리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명의 요리사가 흰색의 요리사복장에 요리모자를 쓰고 한껏 멋을 내며 요리를 하고 있다.

 

사진을 찍고 싶어 요리사에게 가까이 갔다가 방송으로 제지받는다. 요리중인 곳에 관광객들은 올라가지 말아 달라고..

 

매화가 가득한 언덕을 오르는데 연신 감탄이 나온다.

그리고 앞에 펼치는 장관 하나. 수없이 많은 항아리가 모여있다. 아마 매실 장아찌를 담그는 항아리일까

 

항아리 사이에 활짝 홍매화의 앙상블이 너무 멋있다.

 

항아리 아래로 보이는 섬진강.

섬진강 주변엔 아무 것도 없다. 아래 조용히 멈추듯 흐르고 있는 섬진강의 모습이 저리도 아름다울줄이야.

 

매일을 이용한 파전을 팔고 있지만 너무 먹은게 많아 포기.

 

언덕을 오른다. 대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다.

그런데 바람이 세찬날이라 하늘 높이 솟은 대나무가 하늘에서 춤을 추고 있다. 신기한 것은 바람이 거세게 불때마다 대나무가 뽀개지는 소리가 난다. 그렇게 세차게 불어도 쓰러지지 않는 대나무가 우리 민족의 기상이라고 모두가 말했듯이 대나무는 거대한 춤을 추고 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들을 다듬어 놓았다. 일부러 초가집도 만들어 놓고 사람이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연신 아궁이에 불을 때서 굴뚝으로 나오는 연기가 계곡을 덮는다. 이것도 연출인가?

 

시골의 정취가 가득하다. 시낭송회도 열렸는지 하얀 두루마기로 만든 시인의 옷을 입은 시인들이 마루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렇게 언덕을 내려와 주차장으로 오니 한바탕 잔치가 벌렸다. 경찰 군악대로 보이는 밴드가 신나게 연주하고 있고, 옆에 임시로 놓은 막사 안에는 인간마네킹, 페이스 페인팅가면만들기 각종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비록 멀리까지 내려와 작은 공간밖에 머물지 못했지만 여행이란 것이 오고가는 맛이지... 그런 것으로 위안삼는다.

 

버스가 올라가다 산외한우마을을 들른다 한다.

 

돼지고기를 안먹는 아내가 눈이 반짝거린다.

 

산외마을로 가는 길에 옥정호를 지난다. 옥정호. 호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인데 이렇게 스쳐 지나가는 뿐이니 아쉽다.

 

해가 뉘엿 뉘엿 지고 있다. 뒤로 숨었던 해가 길을 꼬불 꼬불 돌아다니 다시 얼굴을 내민다.

 

어둑할 때쯤 도착한 산외마을처음에 가정에서 시작한 한우판매가 이젠 산외면 전체가 한우를 파는 곳으로 변했다는 .

버스가 가는 길가에 온통 한우정육점이다. 고기를 사는 따로 있고 구워 먹는 띠로 있단다노량진 횟집같이..

 

안심 등심 600그램에 15000. 이렇게 수가..

등급이야 어찌되었던 참으로 가격이다. 조금 좋은 부위 600그램을 사서 식당에 들어가니 고기 한근당 7000원의 비용을 받고 고기를 구워준다. 배가 터지게 먹고 고기를 사가지고 진공포장해와도 비용은 60,000 원정도 밖에 들지 않았다.

 

포식한 아내가 만족해 한다.

 

이번 여행이 좋았다고 엄지손가락 2개를 집앞에서 쳐든다.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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