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국내여행기

통영국제음악제

carmina 2014. 5. 11. 16:48

통영국제음악제

 

년전부터 찜해 놓았다.

이곳에 가봐야지.

근대정치가 왕따 놓아 버림받은 세계가 알아주는 윤이상의 고향, 통영. 비록 윤이상 음악제는 북한에서 처음 시작했지만 정치적인 봄이 지난 한국에서도 윤이상의 음악을 새롭게 조명하고 국가적인 음악가로 부상시키기 위해 계획된 통영국제 음악제.

 

전기에 의하면, 윤이상씨가 한국에 들어와 간첩혐의로 구속되었을 카라얀 같은 세계의 내로라 하는 음악가들이 한국정부에 압력을 넣어 오랜동안 복역후 풀려나 다시 독일로 돌아갔으나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한다.

 

그래서 그런지...통영국제 음악제는 참가하는 단체가 한국보다 외국의 음악단체가 많은 듯하다. 개막 공연도 독일 뮌헨의 체임버 오케스트라. 그리고 전세계 현대음악들의 대가들의 잔치.

 

올해는 생활의 여유가 있는 듯해, 계획을 잡았다. 여러가지 루트를 계획했지만 아무래도 버스타고 내려가는 것이 제일 편리해 버스 예약하고, 하루 묵을 펜션 예약하고, 공연티켓도 예약해 두었다

 

업무때문에 갈지도 모른다는 상황은 이루어 있었지만 그래도 만약의 경우 해지하더라도 번에 못가면 후회할 같았다.

 

그리고 통영은 내가 좋아하는 생선회가 그득한 . 생선회..입에 군침이 돈다. 인터넷 검색해 보니 이건 그야말로 음악을 떠나서 아쉬움이 생길거야.

 

버스에 탔다.

1 좌석에 커다란 첼로가 앉아 있고 짐을 버스의 좌석위 짐칸에 넣을려 하는데 안에 바이올린이 들어있다여기서부터 음악이구나.

 

버스 안의 많은 이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구나.

 

4시간 반의 여행동안 내가 좋아하는 조윤범의 파워 클래식을 본다. 길가에 노란 개나리꽃이 만발했다.

 

황량한 곳에 있는 시외버스 터미날. 내려서 오른쪽으로 가야 하나왼쪽으로 가야하나. 앞에 보이는 버스 정류장에서 앉아 있는 여인에게 길을 묻는다무척이나 친절하게 시민문화회관 가는 길을 알려준다 

 

시민회관을 찾았으나 시간이 남았다. 독일인 명이 언덕을 내려온다. 뮌헨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이겠지. 점심도 먹었으니 시장을 가자.

 

어디선가 우렁찬 남성합창이 들린다. 귀에 익은 노래. '여자보다 귀한 것은 없네' 아마 행사도 길거리 공연이리라. 노래 부르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아는 사람은 알리라. 무대공연보다 길거리 공연이 즐거운 것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부르는 통영. 말굽처럼 생긴 바닷가에 배들이 정박해 있다. 앞에 나폴리 모텔이 있다. 그래서 동양의 나폴리인가

 

어릴 흔히 보아오던 바닷가 모습. 생선이 바다햇빛에 말라간다. 넓적한 , 도톰한 . 모두 그물 시렁에서 질서 정연하게 누워 있다. . 맛있는 반찬거리

 

유명한 중앙시장.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어시장. 골목에 생선장수 할머니들이 그득하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정겨운 모습. 생선좌판을 열고 늘어선 할머니들에게서 어릴 동네 옆집 앞집 건너편 친구 어머니 그리고 아주 친숙한 아주머니들의 모습을 본다.

 

무엇을 먹을까. 모든 살아 있는 어물들에 침이 꼴깍 꼴깍 넘어간다. 지금 시간 먹을 없지 않은가멍게를 먹자. 해삼을 먹자. 그리고 양식이긴 하지만 해삼을 먹자.

 

15000원어치를 사고 초고추장, 겨자 그리고 간장을 얻어와 시민회관 올라가는 길목에 정자에 앉아 얼른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 버렸다.

 

공연을 보러 언덕을 올라가는데 동백꽃이 피어 있다. 언덕에 자리잡은 시민문화회관. 회관의 전경은 바닷가. 작은 항구, 그리고 멀리 보이는 대형 선박들건물들의 색깔들이 유럽풍만 같았어도 아마 동양의 나폴리라고 칭해도 무난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사람들이 표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표를 찾고 주위를 보니 외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서울에서 공연장같으면 두리번 거리며 아는 사람을 찾았을테지만 여기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 분명하니 회관이나 구경하자. 곳곳에 각종 포스터들이 보기 좋게 붙어 있다.

 

지은지 얼마 안되는 시설도 깨끗하고, 안내하는 사람들의 질서가 보인다. 모두 TIMP 라고 새겨진 점퍼를 입고 비록 통영이라는 작은 도시이지만 시골틱하지 않은 것이 이상해 보일 정도이다.

 

조금 저렴한 티켓을 구매해서인지 이층으로 좌석을 잡았다. 잠시 이층 구석까지 가득 채운 관객들. 국제 음악제는 성공작품으로 봐야 한다. 토요일 하루 공연 3개를 보았는데 모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음악애호가들이 그득하다.

 

사투리가 많이 들리고, 갈색머리 높은 코의 모습들도 부지기수.

 

지휘자의 연미복의 디자인이 특이하다. 연주를 때마다 저런 지휘자의 특이한 복장을 눈여겨 보고 갖고 싶어한다. 입을 기회도 별로 없겠지만...지휘할 가끔 입어 보고 싶은 욕구가 많다.

 

 스물 서너명의 연주자.

귀에 익은 모짜르트의 곡부터 시작하여 관객의 기분을 좋게하더니 2번째 스테이지에서는 도무지 어려운 곡을 연주한다. 거의 졸음이 정도로 약음기를 끼고 연주하며, 화음도 거의 불협보면대가 각자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바이올린의 음이 반의 반음까지 소리를 내서 이리도 화음이 어려운가 보다.

 

피아니시시시시모로 끝낸 바이올린 협연자가 미안했던지 앵콜박수로 나와  신나는 파가니니의 변주곡을 연주한다.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포지셔닝과 보잉이 현란하다.

 

공연 프로그램 미리부터 관심을 가진 곡이 있다.

하이든의 'Farewell" 한국에서는 '고별'이라고 이름붙인 곡이다.

하이든이 어느 영주가 급여를 주는 오케스트라 단체를 지휘하는데 영주가 음악에 욕심이 많았는지 단원들의 휴가도 없이 혹사를 시켰다.

 

그래서 단원들이 고향에 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 '고별'

 

이야기는 익히 알지만 번도 공연장에서 연주를 적은 없다.

 

2악장 중간에 첼로 수석이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 이렇게 빨리 나가던가?  3악장 시작할 남아 있는 첼로 주자가 지휘자를 향해 무언가 눈으로 물어보니 지휘자가 그냥 냅두라고 하는 같다.

 

아마 나간 첼로 수석이 들어와야 하지 않느냐는 같은데 지휘자는 그냥 두라 한다. 이것도 연기인가?

 

3악장에는 아무도 나가지 않는다. 4악장 '비바체' ..비바체에서 단원들이 나갈 있을까?  4악장이 시작되자 마자 빠른 리듬이 흐른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음악이 모데레이토로 가더니 호른주자 명과 클라리넷 주자가 슬그머니 자리를 뜨고, 조금 비올라 주자가 뒤에서 슬그머니 일어나 무대 뒤로 사라진다. 그리고 계속해서 명씩 일어나 사라지고 급기야는 밖에 없는 더블베이스도 나가 버린다.

 

무대에는 악장과 2 바이올린 수석, 비올라 수석, 지휘자만 남아 있다. 그리고는 조금 지휘자와 비올라 수석이 나가 버리고 남은 2명만이 조용하게 음악을 연주하며 마무리 짓는다.

 

옆에 아내도 처음 이런 공연을 보았는지 신기해 한다. 나는 이미 이전에 공연 DVD 영상을 보아 알고 있다. 나중에 2명만 남으리라는 것을...

 

나중에 지휘자까지 나가버리니 사람들이 폭소를 터뜨린다.

 

무언가 특이한 것을 연주하는 통영 국제 음악제.

마치 윤이상의 뜻을 이어받은 같다.

 

곡의 앵콜 연주 공연이 끝나고, 지휘자는 사인회를 가졌다. 두번 공연은 앞으로 시간 .

 

회관 잔디가 다듬어진 조각공원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한 잔과 가지고 과자들과 과일로 심심함을 때우고, 누워 구름 없는 하늘을 본다좋다...이런 세월이..

 

2번째 공연.

이번엔 소극장으로 옮긴다. 여전히 소극장도 가득 찼다. 오늘 원래 예정되어있던 연주단체가 바뀌었다. 콰르텟 21이라는 현악 앙상블이었는데 며칠 전부터  홈페이지 프로그램에서 슬며서 빠져 버리고, 급조된 것인지 아니면 미리 준비된 것인지 개의 단체들이 주로 현대음악을 연주한다.

 

현대음악은  도무지 난해하다. 특별한 리듬도 찾기 힘들고 화음도 불협은 기본이고 박자도 때로는 불규칙하게 흐른다.

 

피아노 연주자부터 자리에 앉더니 피아노안에서 무언가를 뒤적이는 듯하더니 피아노의 현을 튕긴다. 이런 연주. 전에 대머리 피아니스트 임동창씨가 자주 사용하는 연주법비단 이것 뿐만이 아니고 자일로폰도 막대로 치는 것이 아니고 현악기 활로 옆을 스쳐가게 해서 소리를 내고, 플륫도 거의 바람떠는 소리를 내며 연주하는 적이 많았다.

 

윤이상의 곡도 역시 현대음악. 연주하는 사람도 듣는 이들도 모두 진지하다. 작곡자가 매번 소개되고, 무대위에 올라와 인사한다. 작곡을 전공하는 아들이 현대음악 때문에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인터미션없이 진행해서인지 1시간 만에 공연이 끝났다. 저녁 8 공연전까지 저녁 먹을 시간이 여유가 있다.

 

바닷가에 설치된 야외공연장에서 락음악을 시끄럽게 울리고 젊은애들이 많이 몰려서 소리를 지른다. 들썩이는 엉덩이들, 흔드는 팔들, 누가 여기를 시골이라 할까. 어느 문화는 도시와 시골의 격차가 없어져 버렸다.

 

락음악을 뒤로 하고 도로변에 몇개의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데 모두 하나같이 고장의 별미 충무김밥집의 원조라고 밝은 네온싸인 간판으로  붙였다.

 

나도 이젠 영악하여 간판의 말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 천천히 거닐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수없이 많은 충무김밥 중에서 오직 두개 김밥집 놓고는 모두 텅텅비어 있다.

 

그중 제일 사람 많은 퉁보할매집에 들어가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메뉴도 오로지 한가지. 충무김밥. 그것도 셀프 서비스서비스 받는 것은 오로지 국물 하나 가져다 주는 .  반찬도 오직 2가지. 이런 황금시장이 있을까요리도 하지 않는 같고 김밥도 다른 곳에서 말아 오는 같다.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반찬 2가지를 퍼주는데 2사람이 나누어 퍼준다. 모두 나이 지긋한 할머니들불과 가격은 4000 밖에 되지만 가게안의 손님 회전이 무지 빠르다.

 

그러나 반찬이 기막히게 맛있다. 양념 갑오징어와 큼지막한 깍두기. 오로지 메뉴하나로 전국에 충무김밥의 이름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충무 김밥의 역사를 보니뱃일하는 사람들에게 김밥을 싸다 주는데 김밥에 들어가는 반찬들이 쉽게 상하기에 고민하다가 이렇게 김밥따로, 반찬 따로 준비하니까김밥이 상하지 않았고  고장에서 흔한 갑오징어를 곁들여 입맛을 맞춘 것이 충무 김밥의 역사가 되었다맛을 보니 서울에서 먹던 충무깁밥과 맛이 사뭇 다르다. 밥도, 갑오징어도 맛이 다름을 확연히 느낀다.

 

손님들이 계속 밀려 들어오는데 식사를 다하고 자리에 앉아 있는게 미안해 보인다.

 

..이젠 이따 공연 끝나고 먹을 회를 사러 가자. 장터 아줌마들에게 물어보니 파장하는 시간이 대개 8 이후란다. 공연 후엔 선택의 여지가 적을 같아 미리 회를 놓아야 한다.

 

이미 어둑해진 시간, 중앙시장 좌판에 놓인 생선들이 아까 낮에 보았을 때보다 숫자가 많이 줄었다. 좌판을 지나가는데 커다란 생선하나가 물을 튀기며 솟아 오르려 기를 쓴다.

 

아줌마. 이게 뭐예요?

그거 돔이예요. 15000원에 드릴께 가져가세요.

좋아요. 워낙 싱싱해 보여서 흥정도 하지 않고 회쳐 달라 했다.

이따 11 정도에 먹을거니까 얼음좀 채워 달라 하고..

오늘 묵을 펜션에 취사도 된다 하니 매운탕꺼리도 달라 했다. 옆에서 어떤 이들이 와서 생선을 주문한다. 가격이 정해지자 마자 생선의 회를 쓰던 아줌마는 즉시 손님이 정한 생선의 머리를 커다란 칼로 칼집을 낸다. 손님은 이상 흥정해서는 안된다 하는 의미겠지

 

우리가 매운탕꺼리를 달라 하니 옆에 있던 다른 손님이 자기들은 매운탕 안할 것이니 우리가 가져가도 된다고 허락했는데도 생선파는 아줌마는 안된다고 손을 젓는다. 아마 이런 것들 모아서 따로 판매하는 같다.

 

생선냄새 안나게 비닐로 겹겹이 싸서 공연장 로비 물품 보관대에 맡겨 놓고 오늘의 마지막 공연을 봤다.

 

로비 라카도의 집시 바이올린.

바이올린세컨 바이올린, 피아노, 기타, 더블베이스 그리고 침발롬이라는 악기의 앙상블이다침발롬은 쳄발로의 변형같이 생겼는데 자일로폰같이 막대로 두들겨서 소리를 낸다.

 

단체는 한국에 것으로 알고 있다.

연주 시작 전에 무대위에서 더블베이스가 튜닝을 하다가 그만  소리를 내며 줄이 풀어졌다. 머쓱해진 연주자가 급히 튜닝을 할려고 애를 쓰는데 마음이 급한지 맞아 쩔쩔 매니 사람들이 박수를 준다. 그러다가 시간이 자꾸 가니 겨우 비스무리하게 맞추어 놓고 연주하는데 자꾸 줄이 풀어지는지 연주자는 연신 간간히 튜닝을 하려고 애를 쓴다.

 

기막힌 바이올린연주. 어쩌면 저리도 쉽게 연주할까. 덩치의 아저씨의 손놀림이 가히 신기에 가깝다.

 

재즈연주이다 보니, 피아노와 호흡이 맞는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연주하는데 마치 미리 정해 놓지 않고 즉흥연주하는 같다. 특히 침발롬의 연주는 스틱을 두드리는 연주자도 많은 음을 어찌 그리 정확하게 연주하는지 사람들은 연신 박수를 댄다.

 

연주하는 이도 듣는 이도 모두 흥에 겨워 있다그러나...더블베이스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꾸 신경쓰는 리더가 결국은 더블 베이스보고 무대 뒤로 가서 튜닝하라고 하고는 어쩔 없이 예정에 없던 곡을 연주하는지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연주로만 시간을 때운다. 그러나 튜닝이 점점 늦어지고 즉흥연주도 길어지니까 기다리다 못해 결국은 인터미션을 빨리 버렸다.

 

그리고 후반에 펼쳐진 더블베이스의 화려한 연주. 모든 연주자 하나 하나가 신들린 듯이 연주를 한다. 황홀한 음악이 나를 엑시타시로 빠져 들게 한다.

 

계속되는 앵콜에 끝난 시간이 10.. 어둑한 언덕을 내려와 택시를 타고 예약해 놓은 노을바다펜션으로 가는 길옆의 항구의 야경은 어찌 그리도 멋있던지..

 

언덕을 구비 구비 돌아, 어느 산속에 자리잡은 펜션에 도착하니 내가 누구라고도 안했는데 주인 아줌마가 나를 반긴다. 제일 늦게 손님이라고.. 

 

남자들 명이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고..

 

우리에게 주어진 작지만 깨끗한 . 7만원에 좋은 방을 얻었다 생각했다매운탕이 있기에 밥이 있으면 좋겠다 하여 공기나 없느냐 했더니 아줌마 밝게 웃으며 그냥 가져가라고 쌀을 조금 나누어 준다

 

회를 펼쳐 놓고 넣으니, 이런 황홀한 맛이..약간 얼음을 재워 놓았더니 육질이 단단해 져서 입에 씹히는 맛이 싱싱한 맛과 더해져 마치 혀를 먹는 같다.

 

많다고 생각했는데 금방 동나 버렸다. 아쉬워라 조금 사올걸.. 아쉬움은 매운탕과 늦은 시간에 먹는 한공기로 씻어 내렸다

 

아침. 몇시까지 잤나?

베란다문을 여니 앞에 맑은 바다. 한가운데에 김양식하는 하얀 스티로폴이 일정하게 놓여있고... 

 

바다. 날마다 이렇게 아침에 떴을 바다가 앞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내가 얼마나 바다를 그리워 하는지..

 

아내와의 약속이니까. 교회를 가야 했다. 어제 터미날에서 버스타고 가다가 '열방교회' 우린 차가 없으니 택시를 불러야 한단다. 깔끔한 택시가 왔다.

 

택시가 해안을 따라 구비 구비 돌아가는데 얼마나 풍광이 좋은지 자꾸 곳이 좋아진다. 평온한 마을, 고요한 바다. 바다가 그렇게 고요하지마는 않겠지만, 때론 넘실거리는 파도도 삶에 필요하리라.

 

택시비는 기본이 2200원인 같다. 우리가 묵은 곳은 바닷가라 버스편이 없어 비싼 요금 내고 시내로 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예배시간보다 훨씬 빨리 도착했네.. 

 

조용한 주택가, 패밀리마트에서 커피하나 사서 도로변 정자에 앉아 따끈한 모닝커피를 즐긴다. 비록 아침기운이라 쌀쌀하긴 하지만 바람속에 온기가 스며있는 것이 느껴진다.

 

최근에 지은 듯한 교회인데 화장실을 가니 일반인도 이용가능하게 놓아서인지 문고리도 떨어지고 화장지도 없고 관리가 소홀하다. 서울에 있는 교회들은 예배전에 최고급 영상, 음향시설들을 이용해서 예배전 찬양을 준비하는데 곳은 아직 시골이라 그런지 투박한 영상에 앞에 나와 찬양을 부르는 이들도 그리 세련되지 못한 리드를 한다.

 

그러나 교회 내부모습은 마치 온누리교회처럼 넓직하고 사각이 없을 정도로 설계가 되어 있다. 찬양대 지휘자의 청바지가 눈에 무척 거슬렸다. 단원들은 모두 까운입는데 자신은 입더라도 양복바지정도는 입어야 하는 아닌지..

 

우리같은 외지인이 많은 이유인가. 어디서 왔느냐며 아무도 반갑게 인사해주는 이가 없다.

 

. 의무방어전은 했고... 케이블카를 타러가자근데 여기가 어디냐. 케이블카는 어디서 탄다냐.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단아한 모습의 부인에게 물었더니 무척이나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버스는 한참을 시내를 돌아 벚꽃이 만발한 길로 접어 들고 어느 황량한 삼거리에 내려준다. 그러나 조금 올라가니 황량하기는커녕 얼마나 많은 관광버스들이 주차되어 있는지 그리고 케이블카 매표소 근처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놀라웠다.

 

표를 사고 번호를 보니 지금 탑승번호 알려 주는 방송과 안내판에 기록된 숫자를 보니 차례가 요원하다. 앞으로 한시간 기다려야 한다고..

 

멀리 케이블카가 줄지어 올라가는데도 워낙 사람이 많으니 이럴 밖에 없다.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섹소폰 연주를 하는데 마저 소음.  

 

아무래도 미륵산에 케이블카 타고 올라갔다가는 내려오는 시간때문에 귀경버스 타는데 문제생길까봐 안내소에 가서 물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내려오는데도 한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케이블카 포기

 

버스를 타고 다시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아까 버스안에서 옆에 아가씨가 친절하게 거저 통영 지도를 보니 윤이상 도로가 있네.

 

뭘까. 내려보자. 그러나..그냥 황량한 거리 단지 앞으로 도로에 커다란 공원이 들어설 예정인지 공사용 벽이 있고 윤이상의 커다란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인근의 방송통신대학을 이용한 통영국제음악제 행사 단체인 TIMP 커다란 본부가 보이고...

 

바닷가를 끼고 걸었다. 멀리 어제 공연을 시민회관이 보인다. 좋은 장소에 자리잡고 있네 좋은 장소를 바라보며 어떤 아저씨 둘이 회와 쏘주를 까고 있다.  

 

거리 곳곳에 국제음악제의 공연 포스터가 대형으로 붙어 있다. 그리고 각종 프린지 공연 리스트들..

 

브라스밴드소리가 들린다. 바닷가 무대에서 섹소폰의 합주가 한창이다. 공연계획을 보니 오늘은 종일 섹소폰만 연주한다. 거의 30 간격으로 전국 곳곳에서 자원한 단체들이 공연하고 있다.

 

오늘 우리가 예배본 교회에서는 합창공연이 계속 연이어 있다.

 

부산에서 왔다는 섹소폰팀의 테너섹소폰 주자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에 버금가는 앨토 섹소폰의 독주도 마치 비보이들 경연대회하듯이 주고받는다.

 

바닷가에 정박한 거북선에 들어가 한바퀴 둘러본다. 다른 것들은 모형이거나 만들어 놓은 것일텐데 눈길 끄는게 하나 있다. 배안의 화장실. 바다로 직접 떨어지게 만든 용변물. 하긴 이보다 좋은 수세식이 어디 있으랴.

 

오래 수군들이 썼던 모자를 쓰고 사진 찍고, 밖으로 나와 해변을 보니 제방에 오래된 풀이끼와 홍합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풀이 매생이인가파란 색의 이끼가 세월을 말해 준다.

 

시장안으로 들어갔다. 무언가 먹어야 후회가 없을 같아서..

 

펄펄 뛰는 생선들과 싱싱한 전복, 멍게 해삼이 유혹한다.

 

무언가 다른 것을 먹어 보자. 멸치 이마가 쪼글 쪼글한 할머니에게 어떻게 먹느냐 했더니 인근 식당에 가지고 가면 양념해 준단다. 조금만 사서 가지고 가니 배보다 배꼽이 크고 양이 작아서 안해 준단다. 멸치 반납

 

멍게비빔밥이 맛있다는데.. 별로 밥생각이 없다는 옆지기때문에 일인분 주는 곳을 찾으니 아무데도 없다이것도 포기

 

그냥 시장을 나오다가 눈에 뜨이는 메뉴. 도다리 쑥국이것도 일인분은 안된단다. 에라..포기할 없다. 봄에만 먹는 메뉴라는데..

 

횟집에 들어가 도다리 쑥국 2인분을 주문. 음식을 기다리는데 옆에서 식사를 거의 끝낸 부부가 막판에 서로 말다툼. 언성이 높아진다. 결국 남자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여자도 신경질 내며 일어 나간다.

 

시원한 도다리 쑥국. 작은 도다리 한마리가 하얀 배를 하늘로 향한 얌전히 누워 있다. 별로 생각이 없다던 아내도 국이 맛있는지 한그릇을 뚝딱 비운다.

 

그렇게 통영 먹거리는 끝났다. 생선을 사가지고 오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다. 기념으로라도 사가지고 와서 통영을 생각하며 구워 먹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언제든 다시 맘껏 통영을 즐기고 싶다.

 

한번으로 끝내기엔 너무 맘에 드는 곳이다.

 

있어라. 다시 오마..  안녕..

 

 

 

 

'국내여행 > 국내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봉평 허브나라  (0) 2014.05.11
천리포  (0) 2014.05.11
광양 매화축제  (0) 2014.05.11
제부도  (0) 2014.05.11
바다낚시  (0) 2014.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