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중동방문기

두바이 주마간산

carmina 2014. 5. 14. 10:35

 

 

2008. 6. 17

 

 

 

 

아프리카 수단을 가야할려면 두바이에서 트랜짓해야 한다.

 

두바이에 도착하기 위해 비행기가 두바이 상공을 낮게 비행하는데 보이는 두바이의 시내모습은 불빛 만으로도 그 화려함이 보인다. 질서 정연한 도로의 가로등, 그리고 일부러 해안가를 굽이 굽이 돌아가게 만들어 놓은 드라이브로. 똑 같은 금맥 석유가 생산되는 나라임에도 두바이는 다른 중동국가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오죽하면 서울이 두바이의 모습을 벤치마킹할려고 할까. 그러나 가끔 신문에선 발전의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노동자 문제. 인프라 문제, 사회문제 등등..

 

두바이 도착은 새벽 4 10. 예정보다 1시간이 빨랐다. 이럴 수도 있나? 새벽시간인데도 많은 여행객들이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우린 이 곳에서 무려 9시간을 기다렸다가 수단가는 비행기를 타야하기에 지난 번 여행을 불편을 경험삼아 잠시 쉴 수 있는 무료호텔 바우쳐를 신청해 놓았다. 지난 여행시는 9시간 라운지에서 기다리는 어려움을 겪었으니..

 

새벽의 두바이 거리를 택시타고 호텔로 향한다. 잠들어 있는 거리이지만 화려함이 눈에 보인다. 외국을 다닐 때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의 빌딩을 포함한 모든 건물에 상호를 알리는 어지러운 간판이 도시 미관을 해치는데 반해 외국은 그런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간판이 있어도 보기에 딱 적당한 정도의 사이즈와 가짓수로 스스로의 이름만 보여준다.

 

잘 정리된 거리. 깨끗하고, 새벽이라 막히지 않는 도로. 우리 일행이 잠시 쉬기 위해 묵는 호텔은 TAJ Palace. 호텔 입구에 들어서면서 한 눈에 고급호텔임이 보인다. 카운터에서는 말쑥하게 차려입은 파키스탄인들이 손님을 맞는다. 대부분의 중동국가의 중간 정도의 서비스 인력은 파키스탄인들이 차지하는 것 같다. 영어도 잘하고 얼굴도 비교적 깨끗한 편이기에 이런 일이 적당하다. 그 새벽시간에 호텔 바닥을 청소하는 인종들은 스리랑카나 방글라데시인들일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모두 투명하고 모든 공간이 밝다.

 

잠시 쉬는데도 아침 식사가 제공되고 방에 들어서니 일반 웨스턴 스타일의 방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호텔방에 들어서자 마자 카드키를 넣으니, TV 소리가 반긴다. 모델을 보니 삼성TV. 새삼 긍지를 느낀다. 

 

아직 새벽. 아직은 몸에 피로가 느껴진다. 조금 자는 척 하다가 아침식사를 비행기에서도 잠에 취해 걸렀기에 카페테리아가 문을 열자마자 찾아갔다. 중동지방이다 보니 중동지방 특유의 메뉴들이 가득하다. 올리브, 대추야자로 만든 피클 등.. 다른 곳에서 먹기 힘든 반찬만 골라 조금만 먹고 다시 올라와 잠을 청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또 다시 두바이에 올 기회가 있을까?  지금 기회를 마지막으로 알아야 한다. 지금 잠이 무슨 말이냐. 혼자 중얼거리며 샤워를 마치고 카메라 하나 챙기고 로비로 나갔다. 시간 8 . 2 ~ 3시간 시내 드라이브좀 하게 차편을 제공하라 했더니 금방 새까만 멋진 SUV를 하나 불러준다. 58. 첫 눈에 파키스탄인이다.

 

누구랑 같이 갈까 하다가 미리 얘기해 놓지 않았기에 경제적이진 않지만 차에 올랐다.

 

아침 출근길로 모든 사람들과 승용차들이 바쁜 시내로 천천히 미끄러지듯 흘러나가고, 여기 저기 활기찬 제 3국인들이 거리를 돌아다니지만 그렇게 돌아다니는 것은 모두 가난한 이들 뿐이다. 실제로 두바이 인구의 20프로에 불과한 두바이 사람들은 이렇게 이른 시간에 시내를 돌아다니는 일이 없다.

 

먼저 구 도시로 가기로 했다. 오래 전 사우디에서 눈에 익었던 건물들이 양 옆으로 진열되어 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그 꼬부랑 글씨들, 그러나 그렇게 오래된 건물 저 멀리 희미한 곳에 높은 빌딩들이 보인다.

 

중동지방 사막의 황량함이 이 곳에선 눈 뜨고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다. 모두 잘 다듬어진 부잣집 정원같이 길가의 나무들, 그 옆으로 잔디밭 등. 미국처럼 자기 집 앞에 잔디를 의무적으로 다듬어야 하는 것처럼 이 곳에선 그런 길가 잔디들이 어지럽게 자라 있는 곳이 없다. 모두 정부에서 관리하기에 그 뜨거운 날 얼굴 까만 이국인들이 잔디를 다듬고 있다.

 

바닷가에 별로 크지 않은 요트들이 정박되어 있다. 두바이의 도시들을 수상택시들이 오가며 교통수단 역할을 한다고 한다. 아울러 바닷가에 있는 요트들은 모두 레스토랑 대용이다. 밤이면 사람들이 해안에 와서 선상식사를 즐기고 커다란 가림막아래 모여 놀다 간다한다.

 

해변의 커다란 가림막이나 구조물로 만든 쉼터도 모두 새것처럼 보인다. 어디 하나 무허가상가 건물이나 쓰레기가 뒹구는 곳이 없고 비닐 쪼가리 하나 빵봉지 하나 돌아다니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철저한 도시관리가 부럽기만 하다.

 

구시가지의 오래된 건물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지하에 두바이의 옛날 생활을 보여주는 박물관을 만들어 놓았다 한다. 시간 없어 들어가보지 못함이 아쉽다. 몇 몇 배낭 여행객이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구시가지의 건물들 중에서 마구 부숴버리는 곳이 있다. 시에서 매년 건물들의 안전검사를 실시하여 이상이 있는 건물들은 모두 부수고 새로 짓는다 한다. 두바이는 도시 전체가 공사 중이다. 세계의 모든 타워 크레인의 27%가 이 곳 두바이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두바이는 어디 가나 공사중인 곳을 볼 수 있다.

 

두바이에서 제일 크다는 모스크를 찾아간다. 마치 유럽의 성당처럼 우아해 보이지만 들어갈 자격이 없을 것 같다. 그냥 배경으로 사진 하나 찍는다. 두바이는 모든 도로변에 나무를 심기 위해 수없이 많은 곳에서 나무심을 자리에 미리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스프링쿨러의 호스를 매설하고 있다. 나무 하나에 수도꼭지가 하나씩 연결되어 모든 나무가 항상 푸르름을 유지 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길가의 잔디밭도 골프장의 잔디만큼이나 정갈하게 다듬어져 있다. 

 

조금 복잡한 도로 변을 벗어나 주메이라라고 이름 붙여진 해안도로 접어드는데 길가의 가로등에 질서정연하게 걸려있는 광고물. 삼성의 핸드폰 광고. 전 세계 누구나 삼성을 안다. 핸드폰으로.. 가전제품으로..

승용차는 주로 일제이지만 현대나 기아차도 자주 눈에 보인다. 돈 많은 사람들은 독일제 벤츠를 이용한다. 일제차는 중동의 기후에 맞게 제작되어 인기가 높다 한다. 그러나 반면 미제는 몸집이 크기만 하고 이 곳 기후에 안 맞아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아마 뿌리 깊은 미국불신풍조에서 나온 생각이리라. 이 곳은 여성도 운전이 가능하다. 술 파는 곳도 있고..

경제를 위해선 종교의 원칙도 변할 수 있다. 이것이 두바이의 정신이다.

 

해변도로를 따라 가다가 사람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는 해수욕장에 잠시 차를 세웠다. 백사장의 모래를 손으로 집어 보니 심히 고운 모래가 손에 느껴진다. 몸이 선탠으로 새까맣게 변한 서양인들이 모래밭에 누워 선탠을 즐기고 물속에 들어가 있다. 이 곳은 바닷가에서 여자도 수영이 가능하고 사람들은 대개 뜨거운 낮시간을 피해 밤에 수영한다고 한다. 바닷가 곳곳에 안전 조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처럼 해수욕장에 들어간다고 입장료를 받는 것이 아닐터인데 이런 서비스들은 모두 정부에서 제공하는가 보다.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해안을 어슬렁거리던 경찰이 나를 향해 손가락을 젓는다. 사진찍지 말라는 표시겠지. 경찰이 멀리 사라진 뒤에 몇장 찍어 댔다.

해안가에 인공으로 커다란 제방을 만들고 있다. 운전수의 설명에 따르면 바닷가 저편에 더 월드라는 인공섬을 만드는데 이 곳 제방에서 보트나 헬리콥터를 타고 갈 수 있도록 공사중이란다. 더 월드는 바다 한가운데에 지구의 대륙의 모습을 본떠 만든 인공섬으로 각 대륙을 일반 분양하여 현재 약 35프로가 분양 완료되었단다.

 

이 곳도 사람들의 손길이 닿는 지역인지라 백사장입구에 있는 벤치주위에는 많은 작은 쓰레기들로 지저분하다. 담배꽁초, 병뚜껑. 그러나 큰 쓰레기들은 보이지 않는다. 우선은 눈에 보이는 큰 쓰레기들은 보이는대로 치우고 작은 쓰레기들은 기계를 이용하여 청소하는 것 같다.

 

두바이의 자랑은 세계에서 제일 높게 짓고 있는 버즈 두바이타워 뿐만이 아니라 버즈 알 아랍이라는 7성호텔이 유명하다. 보통 고급 호텔은 별 다섯개짜리 5성이고 조금 더 좋은 것이 6, 아마 신라호텔정도가 6성에 속할 것이고 이 곳 두바이에만 있는 7성 호텔이 바로 버즈 알 아랍이다. 돛단배 모양을 한 버즈 알 아랍은 하루 숙박비가 최저 3, 000불정도에서 최대 25,000불 정도라며 팜프렛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이 금액에 아침은 불포함이라고..

 

외관으로 봐도 화려할 것 같은 7성호텔을 배경으로 사진 하나 찍고 호텔 앞으로 가니 바로 앞에 물을 이용한 인공 놀이 시설이 있다. 버즈 알 아랍 앞에 있는 주메이라 비치 호텔도 바로 앞에서 보니 상당히 웅장하게 보인다.

 

주메이리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팜 주메이리라는 인공 섬으로 유명하다. 인공섬을 팜트리 즉 야자 열매모양의 섬을 만들어 신도시를 개발했다. 거의 모두 분양되었고 이 섬을 만드는 공사의 모습을 내셔날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본 적이 있다. 거대한 섬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준설공사가 이루어지고 얼마나 많은 건물들이 지어지는가. 설명에 의하면 5성급 호텔이 팜 주메이리 안에 35개가 세워진단다.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느냐 했더니 메인도로만 갈 수 있다 하며 들어서는데 도로 양쪽으로 마치 우리나라 신도시에 들어서 아파트처럼 멋진 모습들의 아파트들이 메일도로 주변에 열을 지어 섰다.

 

이미 지어진 아파트들은 사람들이 입주해 있는 듯 오가는 사람들과 혹은 짐 나르는 일꾼들이 보인다. 비록 아파트 모양들이 모두 같지만 디자인 감각이 있는 아파트이고 아랍전통 문양이 디자인에 반영된 것이 보인다. 메인도로를 조금 더 가다 보니 그 안 쪽에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듯 현장들이 보이고 승용차는 들어갈 수 없도록 해 놓았다.

 

한바퀴 돌아 보지 못함이 아쉽지만 아직 공사중이니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다시 인공섬을 나와 밖으로 나오니 현대식 오피스건물들이 고가도로옆으로 즐비하게 늘어 서 있다. 운전기사 설명이 한 쪽은 인터넷 관련사 빌딩이고 또 한 쪽은 컴퓨터 관련사 건물들이라 한다. 그리고보니 마이크로 소프트, 아이메이트, 시스코 등의 간판을 단 건물들이 즐비하다. 마치 우리 나라의 테헤란로 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우리 같이 다닥 다닥 붙은 빌딩군이 아니라 여유있게 자기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형 교각들. 미쓰비시가 터키회사와 같이 짓고 있는 도시철도라 한다. 끝없이 어이지는 교각들. 거의 천문학적인 공사금액일 것 같다. 운전기사가 자기도 일본 무역회사사람을 알고 있다고 명함을 보여주는데 소지쓰 명함이다. 일본인과 알고 있다는 것으로도 자랑스러운 이들.. 기업의 이름은 나라의 얼굴과 같음을 새삼느낀다.

 

교각건너편에 보이는 이상한 건물. 겨울을 모르는 두바이사람들의 욕심과 부의 과시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즐길 수 있는건 우리도 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듯 대형 실내 스키장. 실내는 늘 영하 9도를 유지하고 충분한 슬로프가 있다고 자랑한다.

 

멀리 보이던 버즈두바이 즉 세계에서 가장 높이 올라가고 있는 두바이의 자랑, 삼성이 짓고 있는 최고층 타워이다. 버즈 라는 말은 탑이라는 말이라 한다. 이미 대만에 있는 세계최고층의 높이를 돌파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올라갈려는지 그 뒤로 세계 최대 쇼핑센타가 세워진다 하니 두바이의 변화가 얼마나 갈지 상상을 못하겠다.

 

팜 주메이리보다 2배나 큰 팜 제벨알리를 짓고 있고 그 보다 더 큰 인공섬을 짓고 있다 바다 한가운데 더 월드를 짓고 있는 나라. 두바이공항을 이륙할 때 보이던 더 월드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몇 년 후에 완공될 지 모르지만 바다와 면한 육지를 매립하는 일반적인 상식을 떠나 바다 한 가운데 대형 인공섬 수 십개를 만드는 역사를 만들어 놓고 수 백년 후에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일컬어 짓겠지?  참으로 대단한 두바이의 발상이다.

 

이 모든 것이 불과 몇 명의 강한 의지력과 추진력으로 이루어 졌다는 사실이 높이 칭찬받을 만 하다.

 

 

 

아프리카 수단을 가기 위해 잠시 들른 두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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