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음악과 삶

자작곡 '외로운 나'

carmina 2014. 9. 13. 19:12

 

 

대학시절 첫 작품이었다.

 

당시 한창 유행하던 사월과 오월의 노래 '화'의 코드 진행이 너무 좋아

이 코드를 응용해서 내 곡을 만들어 보았다.

 

산으로 들로 혼자 기타하나 메고 자주 다녔다.

때로는 산에서 길을 잃기도 했다.

그 때의 생각이 나서 가사를 쓰고 순식간에 곡을 써내려 갔다.

 

그 때는 왜 그리 외로움을 느꼈는지..

내가 부르는 노래마다 마이너 조의 노래가 많고

늘 홀로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내게 친구는 없는 것 같았고

어릴 때 부터 책을 좋아하고 노래하기 좋아하며 교사가 되고자 원했던 내게

부모님이 형들과 같은 인생을 가라고 정해 준 공과대학에서

내겐 적성에 맞지 않는 학업을 열중할 만한 열정도 없었다.

 

그저 기타 하나 잡고 노래하기를 즐겼고

여기 저기 공단지역, 군인들, 양로원, 불우이웃들 모여 있는 곳, 등등

노래하는 곳이면 찾아 다니며 노래봉사가 즐거운 시간이었고

싱어롱 와이를 다니며 모은 두터운 악보들이 나의 제일 좋은 친구였다.

싱어롱 와이(Sing Along Y)에서 같이 노래부르던 친구들은 있었는데

담배를 피우고 거친 말을 좋아하는 그 들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

 

외로운 나 (내가 작사했고 작곡했다)

 

숲속에서 갈 길을 잃어버려 헤매었네

무작정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갔네

길바닥의 다람쥐가 나를 보고 피하고

나무위의 산새가 나를 보고 피하네

아~ 외로운 나의 마음이여

나를 반겨줄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아마 내가 간절히 원했던 사람은

같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어느 때든지 악보를 펼쳐 기타를 치며 같이 노래를 부를 사람.

늘 그걸 원했던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내겐 그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젊은 시절 영화 썸머타임 킬러에 여 주인공으로 나왔던

올리비아 핫세같이 작은 얼굴의 긴 머리를 가진 여자가 좋아하긴 했는데

노래도 같이 즐겨 부르고 항상 명랑하였으나

내 친구 중 이 남자 저 남자 기웃거리며 만나고 다니다가

그만 길가의 다람쥐 같이

나무위의 산새같이 먼 나라로날아가 버렸다.

 

그러한 외로움의 세월이 아직 내게 남아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