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노래 한곡의 추억

나의 애창곡 (33) 잊지는 말아야지 (노래 백영규)

carmina 2015. 5. 18. 13:36

 

 

잊지는 말아야지 (백영규 노래)

 

잊지는 말아야지 만날순 없어도

잊지는 말아야지 헤어져 있어도

헤어질 땐 서러워도

만날 땐 반가운 것

나는 한마리 사랑의 새가 되어(새가 되어)
꿈속에 젖어 젖어
님찾아 가면 내님은
날반겨 주시겠지

 

1979년 7월 15일 오전

 

눈물이 왈칵 흘렀다.

전역하는 날 전우들과 악수를 나누면서도

울지 않고 헤어지리라 하고 다짐하고

일부러 덤덤하게 헤어졌는데

위병소를 나오며 이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그만 나 혼자 눈물이 왈칵 흘렀다.

 

1997년 어느 날 

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에게서 하이텔 메일이 왔다.

하이텔의 전국 전화번호안내서비스로 오래전 친구의 연락처를

알아 전화해 보았더니 당시 삼총사이던 친구들이 모두 일찍

하늘나라로 갔다고...

 

무심코 읽고 넘겼는데 나에게도 찾고 싶은 친구가 있었다.

20년전 군생활을 같이 하던 친구인데

당시는 나보다 졸병이었지만  같이 외부 교회 성가대봉사 다니고

소속해 있는 중대의 군종으로 서로 무척이나 친했던 사이라

제대후에도 만나고 싶었지만 친구는 집이 대구이고 제대할때

전화번호도 알지 못하고 떠나 연락을 전혀 못했다.

뒤로 친구가 보고 싶어 대구에 114 물어보아도

당시는 세대주가 아니었을 테니 개인 이름으로 전화번호가 없어 찾는 것은 어려웠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났다.

 

01410 접속해서 4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를 택하고

우선 대구 경북지방에서 친구이름을 찾았으나 없어

다음은 어디를 찾아야 하나 하고 망설이다가 인근 지역의 부산 경남을 찾았다.

그곳에는 명의 친구 이름이 있었다.. 

즉시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으나 어느 아주머니가 받으시고 옛날 친구인가 해서

전화한다고 했더니 직장전화를 가르쳐 주었다.

가르쳐 번호로 전화를 걸어 우선 목소리를 확인해 보았으니

음성이 친구는 아니었다.

인천에서 군생활 했느냐고...

"아닙니다 저는 의정부에서 했습니다." 

 " 그래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거니 같은 분이 대답을 했다.. 

사람이 두개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구나..

 

난감했다. 포기할까 생각도 했고...

다음에 남은 지역은 서울인데

분명 서울은 이름하나로 수없이 많은 전화 번호가

있을것이 뻔하고...

그러나 시도해 보았다.  아니 이럴수가 ....

이름은 서울 지역에 하나밖에 없네..  광진구에...

한가닥의 희망을 가지고 다이얼을 두들겼다.  신호는 가는데 무응답....

그리곤 일을 하느라 종일 잊었다.

퇴근 시간이 지나서 집에 갈때쯤 전화번호를 적은 메모를 보고 다시 생각나

한번 시도를 보았다..  이번엔 누군가 응답을 하는데

첫음성이 여자목소리인데  남쪽 사투리다.

그리고 대구지방의 말투 같았고..

남편께서 인천에서 군생활하지 않으셨습니까?.”

인천이 아니고 부천이라 하는것 같던데  실례지만 그러시죠?”

그럼 부천이 아니고 부평일 겁니다. 화학부대 아니었나요?”

맞아요. 화학부대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얼굴은 순간 무척이나 밝아졌다.

고향이 대구 맞지요?”

. 맞습니다.”

확신을 가졌다.

XXX 지금 계시나요?”

아니요. 직장에 있어요

직장 전화번호를 알수 있을까요?”

그러시는지요?”

군에서 같이 있던 친구인데 컴퓨터로 남편의 전화번호를 알아보고

제가 찾는 친구인가 해서 전화드리는 겁니다.”

그래도 .....”

군에서 같이 군종생활 했습니다

그래요? 그럼 0000-0000 으로 보세요

같은 신앙인이라는 것을 확인했는지 의심없이 가르쳐 주고...

직장이름이 뭐죠?”

포스코예요

. 감사합니다

즉시 전화를 돌리면서 퇴근했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

신호가 가고 들리는 상대방의 목소리.

! 맞다. 드디어 찾았다. 이름을 확인하지 않아도

20년전의 목소리의 색깔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실례지만  XXX 인가요?”

. 그렇습니다

정경석이란 이름을 기억하십니까?”

아니... (놀라움)  그럼 기억하고 말고요

때부터 서로의 정담은 정말 오랫동안 계속되고

내가 건설회사에 있다는게 신기하다면서

하긴 자기도 그런 철강회사에 있다고 웃는다.

 

내가 오늘 약속이 있어 내일 다시 전화걸기로 하고 그날

차안에서 혼자 얼마나 즐거웠던지  오디오의 볼륨을 맥시멈으로

틀어놓고 신나는 쿰파르시타,  그리고 웨버의 뮤지칼중

PHANDOM OF THE OPERA에서 나오는 경쾌한 음악에

차가 흔들리고 벨트를 몸도 흔들릴정도로 크게 들으니

차창밖에서 들리는 세상의 소리는 하나도 없고

오로지 음악소리밖에 없더라.  

 

이렇게 한 친구를 찾았고

또 한 친구 대대군종을 찾아야했다.

전역 후 그 친구 집에 가서 하룻밤 잔 적이 있기에

대전의 그 친구가 다니던 교회이름을 찾아 수소문했는데도

찾을 수 가 없었다.

 

내가 군시절 독학으로 일본어 하는 것을 보고

그 친구는 내게 영어회화를 해야 한다고 적극 권했었다.

대학시절 영문학 F학점으로 썸머스쿨까지 받을 정도로 관심밖이었는데..

그래서 군에서 전역하자마자 나는 당시 아무도 관심없던

영어회화에 빠져 들었고 그게 내 인생을 바꾸었다.

 

한참 세월 지난 2011년 어느 날.

그토록 찾던 친구에게서 쪽지 하나가 도착했다.

내 아이디를 어찌 알았는지 모르지만 너무 반가와 즉시 답장을 했건만

도무지 답변이 없다.

아이디를 수십번 확인하고 재송부해도 답변이 없다가

한참 뒤에야 메일이 왔다. 얼마나 반가운지..

내게 영어를 권하던 친구는 미국 워싱턴에 살고 있었다. 그러니 못찾지.

우린 페이스북으로 장시간의 채팅을 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서로의 아내가 옆에서 놀리고 있다.

그렇게 서로 찾더니만 드디어 찾았다고..

 

잊지는 말아야지 만날순 없어도

잊지는 말아야지 헤어져 있어도

헤어질 땐 서러워도

만날 땐 반가운 것~~~~

 

우린 지금도 날마다 페이스북으로 서로의 소식을 듣고

소식을 전하고 있다.

 

친구야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