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와인은 멋이다

왕들의 와인

carmina 2015. 5. 19. 14:54

 

2010. 8. 26

 

 

 

왕들의 와인.

이미 미리 예고한 와인에 역사상 가장 큰 왕의 이름이 있네요.

Pio Cesaro Barolo

클레오파트라를 사랑했던 왕 시저..

 

이번 정기모임은 타이틀도 잘 붙인 것 같네요.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무척 돋보였습니다.

 

이태리 피에몬테 지방에서 생산한 와인병이 조금 별다른 빌라 스파리나 가비 디 가비.

피에몬테 지방의 이름만으로도 그 지방의 산세가 대충 짐작되었습니다.

Pie (Foot) Monte (Mountain). 이라는 뜻이죠.

이태리어는 모르지만 스페인를 조금 알기에 어원을 대충 알지요.

그리고 사라브라이트만 등 유명 성악가나 합창단이 부르는

Pie Jesus 라는 유명한 노래가 있거든요.  주님의 발. 

 

아크룩스 님의 사진에서 보듯이 병 모양이 무슨 약병같이 생겼어요.

맛은 사과향이 가득하지만 입안에 퍼지는 부드러움.

입안을 우선 차가움으로 Washing 하고

 

두번째 Fontanafredda Dolcetto d'Alto Treiso

와인 이름만으로 이 와인은 달콤한 와인이구나 생각했습니다.

Dolce 가 음악용어로 '달콤하게'라는 말이라..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약간 축축하지만 부드럽고 이상하게 어떠한 맛도 캐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다시 보니 아하.. 그곳에 Font 라는 말이 있네요.

분수? 혹은 연못? 

마치 먼길을 걸어온 나그네가 연못에서 물한잔 마시고 그 물에서 달콤함을

느끼는 것을 연상해 봅니다. (별 연상을 다합니다.^^)

술마시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이 마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Pio Cesaro Barolo

 

역시 왕의 모습입니다.

큼지막한 이름을 맨 위에 써 붙이니 그 밑의 글씨들이 다 죽어 버립니다.

오래된 것이라 해서 디캔팅해서 마셨는데

디캔팅하기 전의 맛은 조금 눅눅하고 입안에 가득차는 느낌이 있었지만

디캔팅 후는 조금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눅눅함이 사라진 맛이랄까요? 그리고 와인을 한 모금 머금은 후 입에 뽀글뽀글 해보니

입안의 구석구석을 잘 맛사지 해주는 시원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다른 와인도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비싼 와인이라는 깃털와인

Bruno Rocca Coparossa Barbaresco 무려 2000년 산이네요.

10년을 묵은 와인이라..

깃털와인의 레이블이 참 돋보입니다.

드디어 여기서 와인 맛이 납니다.

 

처음 화이트와인의 피아니시모에서 시작하여 피아노 그리고 메조포르테로 나가더니

이 와인에서 포르테로 나갑니다.

 

강하게 코를 자극하는 것이 소주를 즐기던 사람이 위스키 한 잔 마시는 것처럼

입안의 맛과 기분이 좋아집니다. 역시 와인은 이 맛이야..

 

음식 하나 하나에 이름을 붙이고 싶을 정도로 특색있는 요리와 데코레이션..

흠..이건 정말 예술입니다.

 

 

거기에 나중 입가심하라고 내 놓은 호주산 쿠퍼스 흑맥주.

이전에 모임 후 길 건너 가서 마신 생맥주하고는 비교가 안됩니다.

확실히 시니어 모임이니 맥주도 달라지는군요.

 

시니어 모임에 참석한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무척이나 진기한 경험을 하게 만들어 주시고

금액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가격도 비싼 와인을 마시며

인생의 긴 세월을 함께 한 여러분들과 밤이 이슥하도록

인생의 피같은 물방울을 즐겼습니다.

 

와인이 모두 사라진 후 남은 것은..노래 뿐..

 

닥터 존님의 멋진 바리톤 음색과

닥터의 닥터이신 이 봉희님의 고운 음색

그리고 브룩스님의 어려운 노래 열창..

마틸다님의 프로다운 가창력...

 

참 멋진 시간이이었습니다.

 

어제 날짜 달력에 별표 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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