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와인은 멋이다

피노누와 번개

carmina 2015. 5. 19. 14:56

 

 

Pinot Noir

 

불어로 굿나잇은   Bon Noir 라고 하고

Noir 는 검다는 뜻이기에 아침에 출근할 때

오늘의 컨셉은 블랙으로 검은 와이셔츠로 입었습니다.

그런데 나만 그럴 줄 알았는데 다른 이들도 모두 검은 색 일색이네요.

 

미리 겁을 먹고 시작한 피노누아 번개.

 

첫 번 마신 프랑스 부르고뉴 피에르 앙드레

이 와인을 마시면서 문득 올해 작고하신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생각났습니다.

이름이 같아서라기 보다 자기만의 독특한 길을 걷는 장인의 정신이랄까요?

유명식당이 절대 조미료를 쓰지 않는 요리로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가지듯

이 피에르 앙드레도 그런 맛이었습니다.

와인을 애호하는 사람의 입맛에 맞추었다기보다

와인을 만든 농부의 고집이 살아 있는 와인.

처음 잔에 따른 후 마신 부케의 향기는 지독할 정도 였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냄새가 부드러워 지면서 감칠 맛이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어느 와인 샵이나 혹은 와인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라벨의 프랑스 와인 홉노브 피노누아.

역시 대부분의 와인카페에서 보유하고 있듯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금방 와인이란 이런 맛이어야 하는거야 할 정도로

평범했기에 많은 사랑을 받는 듯 합니다.

와인을 잘 몰라 어떤 와인을 선택해야 할지 모를 때 이 홉노브 피노누아를 선택해 보세요.

아마 같이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좋아할 것입니다.

 

다음 미국산 로보트 몬다비의 피노누아.

이 와인도 미국인의 입맛에 맞춘듯 그다지 입에서 거부하지 않습니다.

적당한 탄닌과 적당한 아로마..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이나 맥도날드를 좋아하듯

이 와인도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을 것 같습니다.

 

칠레산 코노 수르 와인.

다른 와인과 다르게 연한 색갈이 독특했습니다.

향기도 좋고, 잔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으니 향기가 눈으로 넘어 들어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부감은 들지 않았습니다.

 

다음 뉴질랜드산 와인 두가지

셀레니 피노누아와 빌라 마리아 피노누아

솔직히 와인 경험이 일천하여 뉴질랜드 산 와인은 처음입니다.

지역이 비슷해 호주산 와인이랑 비슷할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맛이었습니다.

뭐랄까...아직은 조금 거부감이 좀 있다고 할까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다음은 디캔팅하여 마셔본 도메인 페블리 피노누아

역시 아크룩스님 설명처럼

일부러 디캔팅하여 마치 와인 고수인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하죠?

그러나 역시 디캔팅하여 와인의 잠을 깨게 하니

맛이 다르네요.

저는 이 와인 강추입니다.

아침 들을 거니는 산뜻함, 잠을 깬 신부의 모습입니다.

신맛도 적당하고, 강한 향에도 거부감이 없습니다.

입안에 오래 머금고 싶을 정도로 입안에 가득한 강한 맛이 느껴지네요.

스트롱하다고나 할까요?

와인의 맛도 점점 약한 것에 만족하지 못하나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새로운 루마니아 산 피노누아

공산권에서는 어떤 맛일까?

정확하게 무어라고 기억은 못하겠지만

아직은 우리 입맛에 맞추기엔 조금 부족하네요.

 

이걸로 끝나는 줄 알았겠지만

오늘은 제가 준비한 특별한 술이 있습니다.

Ricard (히캬)라는 압상트식의 리큐르

언젠가 출장다녀오며 외국공항에서 압상트를 달라 했더니

이걸 주네요. 압상트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으니 설명은 생략하고요.

 

이 리큐르도 물에 희석시키면 압상트같이 우윳빛으로 변합니다.

허브향과 한약재인 팔각의 진한 향이 코를 자극합니다.

입안에 가득 퍼지는 향으로 여자들이 좋아하지요.

 

 

병에 붙은 설명서에 의하면 물에 5:1 의 비율로 희석시키라 하지만

희석시키지 않고 그냥 마시는게 좋더군요.

 

제가 퇴근하고 바로 모임장소로 가야 하기에

병을 가지고 출근할 수가 없어 조그만 병에 담아갔음을 양해 바랍니다.

그래서 지금 집에 있는 병을 사진 찍어 올립니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신 까실이님과 준비해 주신 아크룩스님 폭풍님

맛있는 음식으로 즐겁게 해준 쉡쉡님 그리고 정성으로 서빙해 주신 헤롱이님 

그리고 같이 해준 모든 부숑의 열성당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어제도 제가 제안했듯이

앞으로 모임 후에는 그냥 헤어지지 말고

간단한 소감을 돌아가면서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다음 번개는 제 공연 관람입니다.

표 충분히 드렸으니 많이 오셔서 가을을 멋진 음악과 함께 지내시고요.

표가 모자르면 더 드리겠습니다.

특히 가족과 함께 관람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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