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와인은 멋이다

야외 와인 번개

carmina 2015. 5. 19. 22:59

 

 

세상에..

아무리 야외번개를 약속했다 해도

이럴 수는 없는거야.

송내 전철역에 내리니 여전히 비가 오고

만나는 장소에 가도 우중충한 쉼터,

신문지가 널브러져 있고, 의자는 젖어 있고...

여기서 모인다고?

 

그런데..세상에..

몇 사람의 노력이 얼마나 멋있는 야외번개를 치루었는지

이럴 수는 없는거야..

헤롱이님이 주섬 주섬 주위를 정리하고

가지고 온 먹을 것 늘어 놓고

막 배달되어 온 피자 한 판에

마틸다님이 가져온 건국이래 제일 맛있다는 떡볶이

랜턴으로 만든 조명을 빛으로 삼아

아크룩스님 만들어온 와인슬리퍼를 옆에 놓으니

이 보다 더 좋은 만찬장소가 없는거야.

 

 

세상에..

누가 비오는 날 이렇게 열 몇 명이 어두운 공원의

겨우 비만 피할 수 있는 작은 공간에 모여서

달콤한 와인을 먹는다고 생각할까?

이럴 수는 없는거야...

 

어쩌다 처음 만나 같이 앉은 여자 둘이

서로 잘 아는 한 친구를 두고 있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그게 와인 때문에 아는 사람이면 이해가 되겠어.

거 왜 있잖아...

한국사람들은 2.5단계만 넘어가면 다 아는 사이라고..

그런데 둘이 나이도 같고 공통점이 비슷하다 보니 꼭 한 단계만에 서로 이웃이 되네

서로 외국어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고

이차로 노래방가서 마이크를 잡는데

세상에..

이럴 수는 없는거야..

내가 좋아하는 신효범노래를 그렇게 맛깔스럽게 부르는 여자를 난 처음봤어..

 

세상에..

새로 온 키크고 멋진 남자가 노총각이래..

그것도 좋은 직장에..

이럴 수는 없는거야..

그레이프의 적령기의 아가씨들은  어쩌자는 말이냐..

 

세상에..

무슨 와인을 이름도 모르고 마셔?

오늘은 그냥 주는대로 마시래

라벨도 잘 안 보여주고..

이럴 수는 없는거야..

적어도 폭풍님이 안 왔다면

아크룩스님이라도 나서서.

이 와인은 어느 나라 어느 지역 산입니다.

맛이 어떻고, 돗수는 어떻고..  부라 부라..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거 몰라도 와인 맛있는 건 여전하더군요.

이럴 수는 없는거야..

 

세상에..

나 그레이프 온 뒤로 노래방에 같이 간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내가 그레이프랑 노래방가서 잔뜩 기 죽고 왔어

이럴 수는 없는거야.

도대체 어제는 무슨 날이었기에

내가 그런 전력을 깨트린거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비가 온다..

비는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지저분한 것들을 씻어내고

생명을 자라게 하고

늘 새로움을 만든다..

 

그레이프도 어제 새로움의 역사를 썼다..

 

No Reverse, No Recre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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