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중동방문기

사우디의 아름다운 도시 젯다

carmina 2015. 6. 3. 11:44

 

 
 

아름다운 도시 제다 (1986)

 

제다는 사우디에서도 가장 외국사람들이 생활하기 편한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의 유명 대사관들이 시내 가까운곳에 주둔지를 이루어 살고 있고,

유럽이 가까워서인지 시내에는 유럽의 유명 브랜드가 있는 보석이나 장식품 그리고 의상들이 화려하다.

어느 점포는 알랑들롱이 왔다 간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평일날 저녁이나 휴일은 백화점에는 멋지게 차려 입은 외국 부인들,

그리고 고급 의상을 차려 입은 사우디 아가씨, 마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근처 백화점 옥상에는 화려한 광고게시판에서 수없이 많은 광고 그림이 펼쳐지고 있어

저녁에 할일없는 우리 직원들은 종일 그것만 봐도 좋다고 할 정도였다.

 

보석가게들은 우리들이 도저히 한국돈으로 환산이 불가능할 정도의 고가의 귀한 보석들이 즐비하고

그런 곳에는 여지 없이 발찌를 두른 사우디 여자들이 어슬렁 거리고 있다.

그런 것들을 보면 여기가 여자들이 감옥같은 중동이 맞나 할 정도로 이 곳은 다르다.

보석들의 가격이 너무 비싸 우리 같은 서민에게는 언감생심이다.

 

휴일이거나 시간만 나면 백화점의 씨디 코너를 찾았다.

이 곳에서는 씨디를 들어보고 살 수 있다.

어느 씨디건 간에 점원에게 얘기만 하면 즉시 개봉해서

헤드폰으로만 들을 수 있는 씨디 플레이어로 들어 볼 수 있다.

또 15개를 구입하면 1개를 무료로 주기 때문에 구입에 혈안을 올리기도 했다.

 

이 곳이 회교국가이긴 하지만 카톨릭 음악이나 기독교 음악의 씨디가 무척 많다.

어느 자켓에는 예수의 그림이 있어도 이들은 개의치 않는다.

공항에서 입국할때 그런 그림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금방 짐 검사대에서 걸리고

모조리 압수당하거나 심할 경우 입국거절 조차 당하는데

이 곳에서는 공개적으로 내 놓고 팔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자켓 그림중에 외국의 유명한 소프라노 앨토 가수들이

어깨를 들어 낸 드레스를 입은 사진이 있거나

혹은 중세의 유명 화가들이 그린 그림들이 많이 자켓의 표지로 등장하는데

이것도 어깨를 들어내고 겨우 가슴만 가린 것이 대부분이다.

이곳에서는 이러한 그림들을 모두 씨디의 플라스틱 케이스에 시꺼먼 유성펜을 칠해

그러한 난잡한 (?) 모습이 밖으로 보이지 않게 한다.

 

회사에서 근무하는 요르단 직원을 말을 빌면 이 곳에서도 창녀가 있다고 한다.

사우디라는 곳이 그런 곳이 전혀 없을 듯이 보이지만 음성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으며

어느 날은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대사관들이 밀집되어 있는 길거리에서 검은 차도르를 걸치고

차 태워 주기를 바라는 흑인 여자를 보더니 바로 저런 여자가 창녀라 하며 가르쳐 준다.

 

하긴 여자가 남의 차에 타는 것은 전혀 용납이 안 되는 이 나라에서

심심치 않게 그런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창녀가 있음을 증명해 준다.

그런 여자 옆에 차를 세우면 여자가 ‘집이 있느냐,

내가 그 집에 가도 되느냐’하고 묻는단다.

그러나 동양인 운전자에게는 절대 오지 않는단다.

남들이 봐도 부부가 아닌 줄 뻔히 아니까...

 

제다는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바닷가의 온갖 형상의 조각품들이 제다의 경관을 더 아름답게 해 주고 있는데

이 조각품들은 주로 제다시에서 건설 공사를 맡은 외국 건설업체에게

기부 형식으로 제공 받은 것으로서 그 나름대로 이정표 역할을 해 줄 뿐만 아니라

운전자들에게 굽이굽이 돌아가는 드라이브 길을 돌아 갈 때마다

색다른 것을 보는 즐거움을 준다.

 

조각품들은 주로 공사 잉여 자재를 이용했거나

혹은 교통 사고로 완전히 부서진 차의 반정도를 커다란 콘크리트 기둥에

위로 옆으로 심어 놓아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게도 하고

무언가 하늘을 향하는 듯한 조각들이 주종을 이루지만

어디에도 여자를 상징으로 하는 조각들은 없다.

 

홍해 바닷가를 나가면 절벽끝에 바다쪽으로 다리를 놓아 바로 위에서

바다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제다에서 차를 타고 사우디의 수도인 리야드쪽으로 가다보면

이슬람의 성지 메카가 나오는데 메카로 들어가지 않고 외곽으로 해서

리야드로 가는 길의 이름은 Animal Road라고 명칭을 붙였다.

그러니까 이슬람신자가 가는 길이 아니면 동물이나 다름없다는 얘기겠지.

 

리야드쪽을 한 참 드라이브해서 가던 어느 날.

작은 마을 중심지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 호기심에 내려 볼려 했더니

현지인들이 우리를 못오게 한다.

알고보니 그 곳은 죄인들을 공개적으로 처형하는 곳이었다.

나중에 돌아 오면서 보니 그 곳 한가운데 피를 흘렸던 자욱이

대리석에 벌겋게 물들어 있었다.

 

소풍을 가면 가끔 낙타를 타기도 했다.

현지 꼬마들이 낙타를 한 마리씩 가지고 손님을 타게 해주고 돈을 받는다.

그런데 낙타를 타는 방법이 안타깝다.

낙타가 너무 높으니 낙타가 무릎을 꿇어야 하는데

낙타의 정갱이를 돌로 때리니 낙타가 아파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다.

완전 동물 학대.

낙타를 타고 사진을 찍으니 사진 찍는 값을 별도로 내란다.

 

젯다에서는 작은 이야기꺼리들이 있다.

저녁이면 늘 젯다 한국영사관에 있는 세멘트로 된 테니스코트에서

땀 흘리며 테니스를 즐기고 돌아 오는 길에 사먹던 바나나 부침개가 무척 맛있었고

한인교회를 다니며 현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들이랑 교제가 많았다.

 

어느 날은 그 교회에서 예배 중 성찬식을 하느라

누군가 몰래 담은 포도주를 이용했는데 성찬식은 아주 적은 양의 포도주만

마시니 문제 없었지만 어느 건설회사 기능공 한 명이 어쩌다가 성찬식하고 남은

포도주를 모두 들이키고 취해서 운전하고 돌아가다가 그만 사우디 경찰에 걸려 버렸다.

그 사람은 감옥에 가고 영사관은 그 일로 인해 잠시 문을 닫아야 했다.

 

어느 날 영사관 주최로 교민 노래자랑을 한다 해서

나도 준비를 하고 저녁에 교민들 모여 노래하는데 내 순서가 와서

준비한 한국가곡을 열창하는 순간 그만 전기가 나가버려 어쩔 수 없이

마이크 없이 남은 부분을 부르고 난 뒤 전기가 들어왔으나

다시 부를 수 없어 포기했더니 나중 최종 순위 발표가 2등이 되었다.

1등 상품은 대한항공에서 협찬한 스위스 왕복티켓이었고

2등 상품은 필립스 다리미. 너무 차이가 나는 상품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