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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억 "88올림픽 자원봉사"

carmina 2015. 8. 25. 13:14

 

1998년도에 1988년도의 추억을 생각하며 써 놓았던 글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오늘

저는 무척 바빴습니다.

일부러 하루를 휴가를 냈지요.

88올림픽 전날이었습니다.

남들 개회식 보고 있을때 저는 김포공항 대한 항공청사안에서

밀려드는 외빈들의 영접에 공항게이트 여기 저기를 뛰어다니고 있었지요.

 

저는 자원봉사자였습니다.

다니고 있던 회사에 알리지 않고 지원을 한 후,

토플시험을 두번이나 치루고,  오랄 테스트 및 인터뷰를 거친후에

밤에만 하는 통역자원봉사를 지원하여 김포공항에서

VIP영접이라는 중책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그만 회사에서 알아버렸습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회사로 공문을 보낸거죠.

사장님의 배려 덕분에 조금 일찍 퇴근하였지요.

 

회사에서 5시까지 일하고 공항으로 가서 밤 12시까지 봉사를 했습니다.

주로 하는 일은 골드뱃지달고 들어오는 외국VIP들에게

귀빈 접객실로 안내, 입국수속을 대신해주고 귀빈용 숙소로 가는 차량을

준비하여 떠나보내는 것이었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무척이나 뚱뚱한 한 가족이 골드뱃지를 달고 귀빈용 출구로

나왔습니다.  아마 어느 서남아 국가의 장관정도 되는 사람이었죠.

딸도 거구였지만 장관의 아내는 정말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뚱뚱했습니다.  걷기가 힘들 정도였지요.

 

공항귀빈실에 잠시 기다리게 하고 귀빈용 숙소인 신라호텔로 가는

승용차를 준비했지요. 그 때는 현대자동차에서 소나타라는 모델을

시판하기전에 귀빈용으로 사용했습니다.

 

공항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는 소나타를 보더니 장관 아내 왈...

"차가 적으니 다른 것으로 바꾸어 주세요"

저도 대충 눈대중해보니 소나타의 승객석 문이 조금 좁다고

생각했지요.  장관아내는 구석에 있는 25인승 버스를 보더니

"저 버스는 문이 넓으니 가능하겠네요" 

기사랑 대충 협의한끝에 승객수는 적지만 버스를 동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버스는 입구의 발판이 조금 높아 도무지 장관의 아내는 발을

그 입구에 올려 놓지 못했습니다. 

난처했습니다. 우리는 또 한 번 주차장을 두리번 거렸습니다.

 

그 당시 현대자동차의 소나타이전 모델은 스텔라였지요.

그 차를 보더니 저 차를 한 번 시도해 보자고...

차를 불렀습니다.

앞 좌석의 의자를 최대한 뒤로 밀고 장관 아내는 몸을

옆으로 해서 그 거구를 겨우 겨우 집어 넣었습니다.

문을 간신히 닫고 기사에게 '출발'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차가 안 떠나요.

기사가 저를 부르더니 통역좀 해 달라고..

너무 뚱뚱하여 기사와 승객석 중간의 기어바꾸는 스틱이

커다란 엉덩이로 완전히 밀려 있었지요.

기어를 넣지 못하겠으니 승객석 문쪽으로 최대한 붙여서

앉아 달라고...

 

다른 에피소드도 많은데 다음에 하지요..

 

지금도 장농에는 무수히 많이 뱃지가 달린 초록색의 유니폼과

자원봉사 목걸이, 훈장 등이 걸려있습니다.

10년이 정말 빨리 지나가 버렸네요.